​ ​ ​​ 지금부터 시작 :: 관악산 둘레길 걷기 2편-2구간(서울대~호압사) 과 3구간(호압사~석수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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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에 걸었던 관악산 둘레길 1구간에 이어

오늘은 나머지 구간인 2, 3 구간을 걸었어요.

2구간 시작점인 서울대학교에 가기 위해

저는 서울대 입구역에서부터 걷기 시작했어요.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역명과는 달리 서울대 입구역에서

서울대학교까지는 꽤 먼 거리지요.  

오죽하면 서울대 3대 바보 중 하나가

서울대 입구역부터 서울대까지 걸어가는 사람이라는 말이 있겠어요?

나머지 두 바보는 뭔지 궁금하신가요?

하나는 서울대학교 축제 가는 서울대생(정말 재미없다더라고요 ㅎㅎ)

다른 하나는 고등학교때 1등 했었다는 자랑하는 서울대생이래요.

 

걷기를 좋아하는 저에게도

소음과 매연이 난무하는 대로를 걷는 건 고역이예요.

하지만, 길가에 핀 꽃나무들도 보고 사진도 찍다보니

마음까지 환해지더라고요.

 

 

 

드디어 서울대학교 입구,

그 유명한 "샤" 앞이네요.

 

 

저는 이 조형물을 볼 때마다 어디선가 들은

이 구절이 늘 떠올라요.

누군가 조국의 미래를 묻거든

고개를 들어 관악을 보게 하라

 

왠지 모르게 저까지 비장한 마음^^이 드네요.

 

서울대를 지나 이제  관악산에 들어섭니다.

 

 

이 길을 쭉 따라 올라가면

공원도 있고 등산로도 있고 둘레길 구간도 나타나기때문에

각자 체력과 여건에 맞게 경로를 선택할 수 있어요.

 

 

안전이나 건강을 위해 중요한 사항들이 표지판에 씌여있어

한 번씩 읽어봅니다.

꾸준한 운동은 역시 건강의 필수 조건이네요.

 

 

둘레길에 가시는 분은 이렇게 옆길로 빠져야 해요.

2구간은 서울대 입구~호압사까지 3.4KM 구간인데요

별칭이 "도란도란 걷는 길"

이름도 참 정답죠?

 

 

2구간은 1구간에 비해 가파른데다

돌길, 바위길도 있고 계단도 더 많아요.

둘레길 보다는 등산 느낌? 

 

 

하지만, 전망도 더 좋고

특히 삼성산 성지와 산림욕장, 호압사 등을 지나가기때문에

볼꺼리도 많고 묵상을 하기에도 좋지요.

 

 

이런 계단들이 제법 많이 나와요.

오르다 힘들면 중간 중간 쉬면서

과일도 먹고 커피도 마시고~



 

그렇게 걷다가 산림욕장을 지나

삼성산 성지에 도착했어요.

이 곳에는 1883년 기해박해때 순교하신

외국인 신부님 세 분의 유해가 안장되어 있다고 해요.  

 

 

젊은 나이에 자신이 믿는 진리를 전파하기 위해

머나먼 타국에 와서 결국 죽음에 이른 세 분의 약력을 하나하나 읽어봤어요.  

저는 비록 천주교 신자는 아니지만

경외심이 느껴지더라고요~

여기는 천주교 신자들이 성지 순례하러 오시는 곳이고

기도와 묵상 공간으로 만들어져서 그런지

이런 저런 생각을 하기에 참 좋았네요.

 

삼성산 성지를 지나면 곧 호압사가 나오면서

둘레길 3구간이 시작되는데

3구간은 호압사~석수역에 이르는 3.3KM구간이예요

호압사는 무학대사가 1393년에 창건한 절이라고 하니

그야말로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곳이네요.

 

 

호압사 앞에는 이렇게 잣나무 산림욕장이 조성되어 있어요.

데크로 쭉 이어져있어서 걷기도 편하고

피톤치드가 뿜어져나오는 산림욕도 할 수 있어서 그런지

산책나온 분들이 꽤 많더라고요.

 

 

산림욕장을 지나면서 부터는 둘레길에서 사람들을 별로 마주치지 못했어요.

둘레길 오른쪽으로 대로가 있어서 그런지

차량 소음이 심해서 아쉬웠고요.

그렇게 걷다가 돌틈 사이에서 우연히 이 꽃을 발견했을 때의 반가움이란...ㅎㅎ

 

 

요즘 흔하게 볼 수 있는 제비꽃이지만

돌틈 사이를 비집고 피어있는 모습이

너무 대견하고 고와서 한 컷 찍었지요.

혹시 혼자 다니는 게 좀 외롭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사진을 찍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저도 혼자 다닐 때면 꼭 카메라 챙겨 나가는데

다정한 친구처럼 느껴져서 덜 쓸쓸하더라고요.

나중에 기억이나 기록할 때도 좋고요.

저의 중년 쇼핑 아이템중 최고가 바로 이 카메라예요. ^^

 

 

뿌리는 다르지만 가지가 이어져 하나로 된 연리지.

볼 때마다 참 신기해요.

자연은 인간에 대한 일종의 비유와 상징이라 생각하는 편인데

연리지 역시 그렇네요.

 

 

봄에는 꽃만 꽃이 아니죠.

이제 막 돋아나기 시작하는 새순도 얼마나 곱고 예쁜지~

초록이 주는 신선함과 생명력이 정말 좋아요.

 

그렇게 꽃과 나무와 성모님, 신부님, 부처님, 이름모를 작은 새들과 함께한

오늘의 둘레길 산책?의 막바지 무렵,

석수역으로 나가는 둘레길 끝지점에 세워진 표지판을 읽어보니

새삼 오늘 제 몸이 정말 건강해졌겠다 생각했어요.

 

 

하지만, 제가 느끼는 걷기 효과는 따로 있어요.

걷기는 늘 매순간 내딛는 그 한 발에 집중하게 하고

걸으면서 떠올리는 이런 저런 상념을 통해

내가 미처 몰랐던 내 생각을 만날 수 있어요.

간혹 마음이 힘들 때

열심히 걷다보면 마음이 가라앉기도 하고요~

 

그래서 저는 걷기가 주는 육체적 건강 보다는

정신 건강에 더 큰 도움을 준다고 믿어요.

그래서 땀이 날 정도의 속도로 걸어야 걷기가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말은

언제나 무시하지요. ㅎㅎ

늘 설렁설렁,

제주 올레 걷기 정신인

"놀멍, 쉬멍. 걸으멍" 걷는 게 제 걷기 철학?이랍니다.

덕분에 오늘도 5시간 정도 소요된 것 같고요~ 

 

 

근데, 오늘 놀라운 정보를 하나 입수했어요.

"서울 둘레길" 앱이 있다니~

목표나 목적을 갖는 걸 그다지 좋아하지 않아서ㅋ

완주에 도전할 맘은 없지만,

걷기 좋은 길 찾는데는 도움이 될 것 같으니 일단 다운받아야겠네요.

 

이렇게 해서 두 번으로 나누어

관악산 둘레길 1-3구간 완주했네요.

1구간 걷기가 궁금하신 분은 아래 링크 참고하세요.^^

 

2018/04/02 - [나와 너, 사람 읽기 ] - 관악산 둘레길 걷기 1편-1구간(까치산 생태육교~서울대 정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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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빨간마트료시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