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외출이었는데
저녁만 먹고 집에 가려니 뭔가 억울해 들렀던 <티앙팡>
꽃별이와 꼭 한 번 가보려고 오랫동안 별렀던 곳이다.
'이런 후미진 골목에 그런 우아한 티 전문점이 정말 있을까?' 의구심 속에 재차 지도를 확인했는데
낡은 건물 한 켠에 이렇게 입구가 나타났다.
건물 주변의 풍경과는 어울리지 않던
화려한 입구.
계단을 내려가보니 반지하에 이런 모습의 매장이 있었다.
영국 여행때 즐겁게 쇼핑했던 포트넘 메이슨의 차들과
프랑스 여행에서 구입했던 마리아쥬 프레르의 차들
그 외에도 다양한 브랜드들의 차들이 예쁜 틴 케이스에 담겨 전시되어 있어
입구에서부터 정신줄을 놓을 지경~ㅎㅎ
코로나로 인한 건지 아니면 시간대가 늦어서 그런건지
아무튼 우리가 갔을 때는
우리까지 두 팀만 있었는데
조용하고 아늑한 분위기가 내 마음에 쏙~
앤티크한 소파와 테이블, 소품들은 물론
조명까지 너무 예뻤던 <티앙팡>
2001년에 오픈했다니 역사가 무려 20년.
더군다나 뭐든 쉽게 바뀌는 이 부근에서
그것도 이렇게 으슥한? 뒷골목에서 그 세월을 버텨왔다니
일단은 신뢰가 가더라.
메뉴판 내에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는 FAQ도 한 번 읽어보고~
우리는 아이스티를 시켰어서 해당 사항이 없었으나
일부 허브티나 중국차, 녹차는 끓는 물 리필도 가능하다니
따뜻한 차 마실 분들은 참고하시길~
티 전문점답게 메뉴에 애프터눈 티세트도 있는데
가격은 2인 35000원으로
미리 예약해야한단다.
티의 종류도 정말 다양했는데
우리가 주문한 건 킬리만자로 아이스티와 망고 아이스티.
킬리만자로 아이스티는 밀크티에 우유 거품을 올린 듯한 맛으로
단 맛이 있는 편~
망고 아이스티는 아이스 홍차에 냉동 망고를 넣은 맛인데
나는 별로 였지만 꽃별이는 만족함.
가격은 둘 다 8400원.
개인적으로는 티 양이 너무 많은 것 같아
다음에는 둘이서 티 하나에 케이크를 시키면 어떨까 싶었는데
메뉴판 주의 사항을 보니 1인 1주문이 원칙ㅋㅋ
이 곳에서 특이했던 건 바로 이 얼음.
망고 아이스티에는 장미 얼음이,
킬리만자로 아이스티에는 곰돌이 모양의 얼음이 들어있었다.
한 자리에서 20년 역사의 내공은 바로 이런 디테일 하나하나에 있는 게 아닐까 싶더라.
저녁을 잔뜩 먹었는데도
뭔가 아쉬워하는 꽃별이를 위해 추가로 주문한 토끼푸딩.
서빙해주신 분 말로는 얼굴이 뭐가 잘못되었다는데
난 잘 모르겠고
그다지 토끼 스럽지도 않은데
꽃별이는 내가 잘 못 알아본다고 구박 ㅋㅋ
푸딩 옆에 곁들여진 건 팥 앙금.
푸딩이지만 전혀 달지 않고
맛도 그렇지만 식감도 영락없는 연두부.
가격은 4500원.
티 전문점은 런던이나 대만 여행때 몇 번 가봤을 뿐
한국에서 가본 건 이번이 처음인데
생각보다 분위기도 좋고 티 종류도 다양해 마음에 쏙 들었다.
가격 부담이 있는 편이긴 하나
먹어보고 싶은 차 종류가 많아 앞으로 단골 예약^^
https://colorlessideas.tistory.com/1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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