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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베르니에서 모네의 집과 정원을 관람하고 난 후 우리가 갔던 레스토랑 겸 카페

La Capucine.

스프나 샐러드, 샌드위치 등의 간단한 식사 메뉴와 함께 

맥주, 와인 등의 주류와 커피를 비롯한 음료를 판매하고 있었다. 




식사를 하기에는 시간이 애매해서 

간단하게 와인이나 한 잔 할까 하고 둘러보던 우리 눈에 딱 띄인 것은 바로

사과주(Cidre)



사과주는 지베르니가 속해있는 노르망디 지역의 특산물이라기에 

시음해보려고 주문했는데 

한 병에 9유로로 가격도 매우 저렴. 


꽃별이 말로는 원래 사과주는 크레페와 먹는 게 제 맛이라는데 

여기는 메뉴에 크레페가 없었기때문에 

아쉬운대로 그냥 사과주만 마셨다. 



술이라기보다는 주스에 가까운 맛이었지만 

청량감이 있어 좋았다. 

게다가 야외 정원 바로 앞에 지역 특산물과 기념품,

빵과 꽃을 파는 매장도 있어

이 곳을 오가는 사람들은 물론

아기자기한 물건들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했다. 



지베르니에서 모네의 집을 관람한 후 

가벼운 식사와 휴식을 원하는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은 

<La Capucine>



지베르니 모네의 정원 여행기는 여기에~

2018/06/10 - [길 위에서 세상 읽기 (해외)/프랑스 18'] -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팔레트, 모네의 <지베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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퐁텐블로는 나비고를 이용해 갈 수 있다.

이곳에 있는 퐁텐블로 성은 베르사유 궁전이 지어지기 전까지

프랑스의 왕궁 중 가장 웅장하고 유명한 곳이었다는데

퐁텐블로 궁전과 정원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에 등재되어있다고~

근처에 있는 퐁텐블로 숲은 중세시대부터 오랫동안 왕실의 사냥터로 사용되어 왔다고 한다.

개인 여행자들의 경우 퐁텐블로 성을 들렸다 

밀레의 아틀리에로 유명한 바르비종까지 가기도 한다는데

거리는 가깝지만 교통도 불편하고 시간도 부족해 우리는 패스.

 

파리 교통카드 나비고에 관한 내용은 여기를 참고. 

2018/06/08 - [길 위에서 세상 읽기 (해외)/프랑스 18'] - 파리에서 근교 여행 계획이 있다면 반드시 "나비고"-나비고 이용방법, 구입장소, 가격


가는 방법은 리옹역에서 기차를 타면되는데

배차 간격이 오전 시간엔 1시간에 한 번, 오후엔 3-40분에 한 번 정도 있었다.

리옹역에서 퐁텐블로 아봉역까지는 40분 정도 걸리고

그 곳에서 1번 버스로 갈아타고 조금 더 가면 퐁텐블로 성 앞에 내려준다.

하지만, 정작 우리는 이렇게 간단한 방법을 알고서도

역을 지나치고 말았으니...

 

역을 하나 더 갔으니 반대편에서 기차를 타면 되겠다고 쉽게 생각했는데

문제는 배차 간격이 너무 길다는 사실.

근처에 거대한 숲이 있다기에

기차를 기다리느니 차라리 걸어가자고 꽃별이를 설득하고 기차역을 나섰다.

하지만 정작 검색을 해보니 퐁텐블로 성까지는 무려 5.4km

버스라도 타볼까하는데 도대체 정류장이 어딘지도 모르겠고

주변엔 온통 도로와 숲 뿐

게다가 지나가는 사람 조차 눈에 띄지 않았다.

도대체 사람이 사는 동네이긴 한 건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데 갑자기 우리 앞에 멈춘 빨간 자동차.

할머니 한 분이 창문을 내리며 불어로 무슨 일이냐고 물었다.

꽃별이가 상황을 설명하니 걸어갈 만한 거리가 아니라며 차에 타란다.

말로만 듣던 히치 하이킹?

고맙긴 하지만 모르는 사람 차를 타는 것도 그렇고 미안하기도 해서 망설이고 있는데

내리시더니 뒷 좌석에 있던 짐도 치워주시고 차문을 열어주셨다.

처음보는 외국인, 게다가 우린 젊은이?ㅋ 둘이고 당신은 노인인데

뭘 믿고 이렇게 친절을 베푸실까? 이해가 가지않있는데

나중에 꽃별이 말을 들으니  그 할머니는 오히려

뭘 믿고 자기 차를 탔냐며 꽃별이에게 농담을 하셨다고....

프랑스 사람들이 개인주의적 성향이 강하고 불친절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온데다

유학 생활 하면서 이런 저런 불친절을 겪어온 꽃별이에게도

이 날의 경험은 신선한 충격이었다.

역시 자신만의 좁은 경험을 가지고 어떤 나라에 대한 인상이나 사람들에 대해 일반화하고

선입관을 갖는다는 것은 옳지않다는 생각을 다시 한 번 했다.

 

차를 타고 가면서 꽃별이와 그 할머니가 나눈 이야기를 종합해보면 

그 분은 우리가 잘못 내린 그 역 근처에 사신단다.

마침 파리에서 모임이 있어 역에 차를 세워두고 기차로 파리에 다녀오시는 길이었다고 .

현재는 자신이 평생 살아온 퐁텐블로에서 환경 보전과 관련된 봉사활동을 하고 계신데

애향심이 매우 강한 분이시라고~

머나먼 타국에서 자신의 고향을 찾아온 사람들인데 어려움을 겪는 모습을 보니 그냥 지나칠 수 없어 자신의 목적지와 반대 방향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를 데려다 주신 사마리아의 선인. 

할머니 덕분에 편안하고 안전하게 퐁텐블로 성앞에 도착한 우리는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아쉽게 헤어졌다.

할머니를 오래오래 기억하고 싶어 혹시 같이 사진 한 장 찍어주실 수 있냐고 여쭤봤더니

흔쾌히 승낙해주시고 우리 사진까지 찍어주어주시겠다고한 멋진 분.

나도 저렇게 따뜻한 마음을 가진 노인으로 늙어가고 싶다는 소망을 주신 고마운 분.

 

그렇게 우여곡절 끝에 도착한 퐁텐블로성에 들어서니

곳곳에 공사 차량이 오가고 있었다.

이 날은 퐁텐블로성의 정기 휴관일인 화요일이었고

가기 전부터 그 사실을 알고있었던데다

내가 보고싶은 건 어차피 이 곳의 정원이었기때문에 

별로 아쉽지는 않았다.

 

 

말발굽을 본떴다는 퐁텐블로성의 계단.

앞에서 볼 때는 잘 몰랐는데 정원 둘레를 걷다보니

성의 규모가 정말 커서 놀랐다.

 

 

아름답고 웅장한 건물들을 보며 느낀 압도감과 감동을 간직하기 위해

열심히 셧터를 눌렀지만

역시 카메라로는 담을 수 없었던 감동.

사진을 다시 보니 그 때의 무력감이 되살아난다.

 

 

 

결국 사진 찍기를 포기하고 

눈에 담기 위해 한참을 바라보다

오늘의 진짜 목적지인 정원으로 향했다.

성을 앞에 두고 오른쪽으로 가면 영국식 정원이,

왼쪽으로 가면 프랑스 정원이 펼쳐지는데

우리는 일단 영국식 정원부터~

 

 

넓은 잔디밭을 지나니 이렇게 호수를 가운데 두고

그 둘레에 울창한 나무들이 있었다.

 

 

호수 한가운데는 한가로이 보트를 즐기는 사람들도 있었고

한 켠에는 새끼들을 돌보고 있는 오리?들도 있었다.

다복한 오리 가족들.


 

한없이 평화롭던 봄날의 풍경.

 

 

영국식 정원 산책을 마친 후 프랑스식 정원으로 향했다.

이 날 날씨가 많이 더워서

넓디넓은 퐁텐블로 성과 정원을 걷는 일이 쉽지 않았다.

걷다가 보니 이렇게 관광용 기차가 지나갔는데

걷는 걸 좋아하지 않거나 아주 더운 날씨라면 기차를 이용해서

성 주위를 한 바퀴 돌아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프랑스식 정원으로 가는 길.

 

 

건물 앞에 펼쳐진 넓은 잔디밭과 연못.

 

 

우아한 자태로 연못 위를 유영하고 있던 백조 한마리

 

 

 

 

정원 산책을 마친 후 마음같아서는 퐁텐블로 숲까지 가보고 싶었지만

컨디션이 좋지 못한 꽃별이가 강렬히 저항하는 바람에ㅋ

그냥 파리로 돌아가기로 하고 성앞에서 1번 버스를 타고 역으로 갔다.

 

 

애초에 우리가 내렸어야할 퐁텐블로아봉역.

비록 많이 돌아서 오는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그래도 덕분에 좋은 만남이 있었고

퐁텐블로를 떠올릴 때면 오랫동안 잊지 못할 따뜻한 기억을 가지게 되었으니

그걸로 충분히 의미있었던 퐁텐블로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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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방은 나비고로 갈 수 있는 근교 도시를 찾다가

우연히 알게된 곳이다.

원래는 베르사유궁을 가려했는데

RER이 파업중이라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가기가 너무 복잡했던데다

베르사유에는 사람이 정말 많다는 꽃별이 말에

미련 없이 포기하고 나니 갑자기 나비고 본전이 생각나서~ㅎㅎ

 

파리 교통카드 나비고 이용, 구입 방법은 여기에.

2018/06/08 - [길 위에서 세상 읽기 (해외)/프랑스 18'] - 파리에서 근교 여행 계획이 있다면 반드시 "나비고"-나비고 이용방법, 구입장소, 가격

 

가기 전에 찾아본 블로그에서

아무 것도! 없으니 굳이 시간내서 갈만한 곳이 아니라는 글을 보기도 했지만,

중세 도시의 원형이 남아있는 유서깊은 도시라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내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최악의 경우 기차 타고 산책다녀왔다고 생각하기로 하고

그다지 내켜하지 않는 꽃별이를 앞세워 출발~

 

꽃별이가 가기싫어 꾸물거린데다

파리 동역에서 타면 된다는 말만 믿고 시간 맞춰 나왔는데

승차장 찾으려 헤매느라 눈 앞에서 기차를 놓치고

다음 차를 타기 위해 1시간을 기댜려 2시가 다 되서야 출발.

게다가 생각보다 멀어서 1시간 30분 가까이 기차를 탄 듯.

 

역에서 내리면 바로 앞에 관광안내소가 있는데

우리는 수다떠느라 여길 지나치고 말았다는 슬픈 사연이~ㅋ

 

관광안내소도 못찾았고

검색을 해도 별다른 내용이 없어

본능과 직관에 충실해 그냥 어슬렁 거리며 골목을 걸었다.

돌로 된 길, 돌로 된 건물, 그리고 작은 창문들

파리와는 또다른 분위기인데다 대도시에서는 볼 수 없는 고요함과 한적함이 좋아

딱히 목적지없이 걸어도 지루하지않았다.

 

그러다가 우리 눈에 딱 띄인 <장미 정원>이라는 간판과

벽면을 가득 메운 활짝 핀 장미넝쿨.

이 곳이 지역 명소임은 나중에야 알게되었는데

이 때만 해도 그냥 예쁜 카페인 줄~

 

 

가게 앞을 기웃거리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기념품 샵과 카페를 겸한 내부가 눈에 들어왔다.

 

 

밖으로 나가는 작은 문이 있어 나갔더니

넓은 정원에 형형색색의 장미들이 한가득 피어있었고

그 사이사이에 테이블과 의자가 있어 차를 마실 수 있었다.

둘러보니 관광객은 우리 밖에 없고

몇 분 계신 노인분들은 다들 화분을 사러온 이 곳 주민들이신듯

서로 인사를 나누며 차를 마시거나 장미 화분을 고르고 계셨다.

 

 

정원을 둘러보다보니 울타리 밖으로 훨씬 더 넓은 정원이 펼쳐졌다.

여긴 그냥 판매용 전시장과 카페를 겸한 곳일 뿐

진짜 <장미 정원>이 바로 그 곳인데

무려 3헥타르에 달하는 장미 정원이 조성되어있다고~

하지만, 시간도 부족한데다 입장료가 8유로라는 말에

우리는 그냥 여기서 잠시 쉬다가기로 하고 장미차를 주문했다.

 

 

나는 따뜻한 장미차를

꽃별이는 아이스 장미차를 주문.

활짝 핀 장미꽃 향 속에 파묻혀

은은한 장미향을 마시니 입 속에도 장미가 피는 듯한 느낌이었다.

하지만, 꽃별이가 마신 아이스 장미차는 맹물에 가까운 맛이라

우리는 고개를 갸우뚱ㅎㅎ

 

 

그렇게 시간가는 줄 모르고 앉아있다가

이러다가는 동네 산책을 할 시간이 없을 것 같아

가던 길을 가기 위해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프로방에는 장미 정원 뿐만 아니라

길을 걷다 스쳐지나는 집들 정원에도, 담장에도

이렇게 탐스러운 장미가 한 가득 피어있어서

자꾸 발걸음이 멈춰졌다.

 

 

다음 목적지는 장미 정원에서 차를 마시면서 멀리 바라다보이던 <세자르 탑>

프로방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해 있는 그 곳에 가기 위해

좁은 골목을 따라 올라가기 시작했다. 

 

 

간혹 우리 옆으로 차는 지나갔지만

사람을 마주치기는 힘들었던 주택가.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건물들을 구경하면서 걷다보니

조금도 지루하지 않았고

아침에만해도 '거길 뭐하러 가냐고 했던 꽃별이의 궁시렁거림도

어느 순간부터 들리지 않았다.

 

 

언덕길이 끝나는 곳에 나타난 중앙 광장.

이 곳에 카페와 술집, 레스토랑들이 모여있었고

카페 테라스에서 식사를 하고 있는 사람들도 보였다.

 

 

 

중심가인데도 이렇게 한적하니

아무것도 없다는 어떤 분의 말씀 역시 틀린 말은 아니지만,

이런 날씨에, 이런 분위기라니...

우리 모녀에게는 우리가 원하는 모든 것이 있었다고 할 수도 있을 만큼

우린 이 곳이 좋았다.

여행지에 대한 취향이나 평가가 이렇게나 서로 다르니

과연 추천 관광지라는 게 있을 수 있는 것인지?

 

골목길을 가다보니 몇 군데 기념품 샵도 보였다.

사람이 너무 없어 들어가기조차 부담스러웠지만

용기내서 들어가 둘러보니

친절한 주인아주머니가 다가와 꿀 시식도 시켜주시고

이 곳 특산품인 장미 시럽에 대한 설명도 해주셨다.

 

 

돌틈 사이에서 혹은 돌 벽 위로 자라던 꽃들의 놀라운 생명력.

 

 

간간히 떨어지기 시작한 비를 맞으며 드디어 도착한 <세자르 탑>

이 곳은 12세기에 방어를 목적으로 세워진 곳으로

이후 종탑과 감옥으로 사용되기도 했다고 한다.

입구에 서 있는 안내문을 보니 오후 5시에 닫는다고~

5시가 거의 다 된 시각인데 그래도 쪽문이 열려 있길래

혼자 계단을 오르다가 어떤 여성분과 마주쳤다.

 

알고보니 이 분은 이 곳 관광안내소 직원인데 퇴근길에 나와 딱 마주친 것.

세자르 탑을 비롯해 이 지역의 관광할 만한 곳들은 대부분 5시에 문을 닫는다며

나보다 더 안타까워한다.

그러더니 나를 사무실로 데리고 들어가

책상 위에 관광 안내 지도를 펼치면서 걷기 좋은 동선을 지도에 표시해주었다.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다시 꽃별이가 기다리는 입구앞 벤치로 나와 일정을 의논하는데

곧 이어 그녀가 탑으로 올라가는 문을 잠그고 내려오는게 보였다.

내게 좋은 여행하라는 친절한 인사를 던지며 내가 걸어가야할 방향을 손가락으로 가리킨 후

그녀는 떠났다.

여행길에서 만나는 이런 친절한 사람들과의 우연한 만남은

시간이 오래 흐른 후에도 그 도시에 대한 좋은 기억으로 남는다.

그녀 덕분에 프로방 역시 미소와 친절을 간직한 도시로 내게 각인되었다.

 

 

세자르탑을 돌아 오른쪽 방향으로 가니

생 키리아스 대성당이 나왔다.

문이 열려있기에 들어가봤더니 아무도 없었다.

프랑스에 와서 많은 성당을 보았지만 이 곳엔 관광객이 없어서인지

성당 특유의 경건함을 느낄 수 있는 고요한 시간이었다.

 

 

 

관광안내소에서 받은 카다로그의 내용을 보면 

프로방에는 이 밖에도 박물관을 비롯해 여러가지 중세 유물과 유적들이 있다는데

우리는 너무 늦게 도착한 바람에 대부분 볼 수 없어 아쉬웠다.

프로방 여행을 계획한 분들이라면 조금 서두르는 편이 좋을 듯~

 

몇 방울씩 떨어지던 빗방울이 갑자기 굵어지기 시작했기에

우리는 21시47분에 있다는 마지막 기차를 타기로 하고

일단 이 곳에서 식사를 하기로 결정하고

다시 중앙 광장으로 갔다.

몇 개 안되는 식당이 그냐마 이미 닫은 곳도 있었고 사람들도 거의 없어 한산한데

그 때 매의 눈 같은 꽃별이의 눈길을 사로잡은 그림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그리하여 들어가게된 이 날의 식당, <Bistrot des remparts>

이 곳에 대한 리뷰는 여기에~

2018/06/10 - [길 위에서 세상 읽기 (해외)/프랑스 18'] - 나비고 이용 파리 근교 여행2-1 프로방 맛집 <Bistrot des remparts>

 

우리가 즐겁게 식사를 하는 동안

다행히 빗줄기는 잦아들었고

배도 부르겠다 막차 시간도 여유있게 남아있겠다

우리는 식사 전에 걷던 길을 마저 걷기로 했다.

식당에서 쭉 걸어내려오니 성으로 들어오는 문과 성벽이 있었다.

 

 

뚫려있는 성문 사이로 간혹 자동차만 오갈 뿐

여전히 사람을 찾아보기 힘들었던 이 곳에서

800년전 이 성벽을 지키기위해 보초를 서던 병사들을 상상하기는 쉽지 않았다.

하지만, 13세기에 세워졌다는 이 벽이

무려 800년 가까이 보존되어 있다는 사실도 놀라웠고

주위 환경과도 잘 어울려 가히 시간 여행을 떠난 느낌이었다.

무엇보다도 성벽 위에서 내려다 보이던 초원과

너무나 고즈넉하고 쓸쓸했던 비오는 봄날의 성벽은

내 눈이 아니라 내 마음에 고스란히 담겼다.

 

 

그렇게 성 밖으로 나와 성벽을 따라 걷다가

열린 문으로 들어가 다시 마을로 들어서니

우리가 식사를 했던 바로 그 중앙 광장이 나왔고

거기서부터 다시 언덕길을 내려와 우리는 역으로 갔다.

 

 

역까지 이어지는 제법 먼 거리를 걸으면서

우리가 마주친 사람은 어떤 꼬마와 그 아이의 아빠,

그리고 우리에게 가출 현장을 들킨 새끼 고양이 한 마리뿐~

그야말로 한적함의 끝판왕이었던 프로방.

그리고 우리에게 찾아왔던 잔잔한 평온함.

하지만, 그런 마음의 평화가 일순간에 깨지게된 사건이 있었으니~

 

프로방 역에서 막차를 기다리는데 갑자기 방송이 나왔다.

나야 어차피 불어 까막귀ㅋ라 내용도 몰랐지만 순간 꽃별이 얼굴에 당혹감이 나타났다.

무슨 일이냐고 물으니

방송에서 기차 수리때문에 막차가 운행되지 않으니 

역앞에 있는 대체 버스를 타고 파리로 돌아가라고 했단다.

이번 여행 중 여러번, 

프랑스 철도청 SNCF가 왜 그토록 악명이 높은지 확인하는 체험학습을 했지만

막차를 타야하는 우리로서는 당황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버스로라도 목적지에 데려다주는데 무슨 문제냐 생각하겠지만

기차보다 훨씬 느릴 수 밖에 없는 버스 속도도 문제인데다

버스로 파리에서부터 프로방 사이의 모든 역을 돌면서 사람들을 태워가기때문에

기차를 타는 것보다 훨씬 더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게다가 파리동역에서 숙소까지 다시 지하철을 타야하는 우리로서는

혹시라도 지하철이 끊기지 않을까 우려가 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렇게 노심초사하며 동역에 도착해 가까스로 지하철을 탈 수 있었으니

다행이라면 다행이고 지금은 그냥 지나간 일일 뿐이지만

그 때 당시에는 이런 저런 걱정이 많았다.

하여간 내가 프랑스 여행을 했던 5월에도 그리고 아직까지도 파리 철도청은 파업이라

수시로 취소되고 상황이 변화무쌍하니

파리에서 기차를 이용할 에정이라면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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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개인 취향일수도 있지만

이번 프랑스, 영국 여행 중 기억에 남는 여행 장소들은 모두 도시의 근교에 위치한 곳들이다.

파리에서 근교 여행은 주로 교통 카드인 나비고를 이용했는데

나비고는 시내 대중 교통 이용에도 편리하지만

특히 나같은 근교 여행 선호자에게는 필수품이라 할 수 있다.

 

나비고는 파리와 근교 지역(1-5존내)에서 운행되는

버스, 지하철은 물론 RER(일종의 교외선), 샤를 드 골 공항 철도 구간도 이용할 수 있어 편리하다.

다만 1주일 단위로 끊는데다

1주일의 개념이 시작한 요일로부터 7일이 아니라

무조건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이기 때문에 잘 계산해보고 사야한다.

예를 들어 내가 목요일에 나비고를 구매한다면 다음주 수요일까지가 아니라

목, 금, 토, 일요일 이렇게 4일만 이용 가능한 것이다.  

 

내 경우는 샤를 드골 공항에 수요일에 도착했는데

일주일권 나비고를 끊으니 그 주 일요일까지 즉, 5일만 이용할 수 있었다.

그래도 공항에서 시내까지 따로 지하철 티켓을 끊으면 10유로가 넘는데다

나비고를 이용하면 버스나 지하철을 잘못 타도 표를 재구매해야하는 걱정이 없으니 마음이 편했고 요금이 제법 비싼 RER 노선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어 편리하고 경제적이었다.

 

나비고 카드를 만드는 곳은

샤를 드 골 공항 2터미널이나 3터미널에 있고

증명사진-여권 사진도 상관없고 오래된 사진도 무관-울 가져가야한다.

사진을 한국에서 챙겨오지 못했다면 근처에 즉석 사진 부스를 이용하면 되긴 하지만

가격이 5유로라 번거롭고 아까우니 반드시 미리 챙겨가기를~

카드는 플라스틱 투명 케이스 안에 들어있는데

그 안에 있는 카드를 꺼내 사진을 붙이고 이름을 쓴 후

다시 플라스틱 케이스 안에 넣어 사용하면 된다.

여권에 표기된 이름대로 쓰면 되고

간혹 검표원이 부정 승차 확인을 위해 티켓을 요구할 때  

동일인인지 확인하기 위해 여권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는데

내가 만난 검표원은 대충 얼굴만 확인했다.

 

1주일(월요일-일요일까지) 이용 요금은 22.8유로.

나비고 카드를 만드는 보증금은 5유로인데 환불이 되지 않는다.

그래서 처음 만들 때는 27.8유로를 지불해야하고

그 다음주부터는 역마다 있는 자동기계에서 매주 충전해서 사용하면 되는데

이 때는 당연히 22.8유로만 내면 된다.

 

나비고 이용 방법은

개찰구를 들어갈 때 터치를 하는 것은 우리나라와 똑같지만 나올 때는 하지않는다.

하지만, 환승할 경우 목적지로 가는 동선 중에 카드 찍는 곳이 나오면 반드시 찍고 타야한다.

나비고를 가지고 있다고 해도 카드를 찍고 타지 않으면 부정 승차로 간주되서

벌금을 내야하므로 반드시 찍어야 한다.

특히 RER로 환승할 경우 표 찍고 타는 것을 잊지않도록 주의하길~

 

나비고로 갈 수 있는 파리 근교 여행지로는

베르사유 궁전,

중세의 흔적이 남아있는 프로뱅,

거대한 숲과 나폴레옹이 사랑한 성으로 유명한 퐁텐블로,

고흐가 생의 마지막 70일을 보낸 오베르 쉬르 우아즈가 대표적이다.

나는 이 중 베르사유를 제외한 나머지 근교 여행을 나비고를 이용해 다녀왔는데

정말 경제적이고 편리했다.

나처럼 근교 여행까지 하고 싶은 장기 여행자에게 나비고 이용을 적극 추천하고 싶다.



2018/06/08 - 나비고 이용 파리 근교 여행 1 - 고흐의 영혼을 만나러 <오베르 쉬르 우아즈>

2018/06/09 - 나비고 이용 파리 근교 여행2 - 중세 도시로 떠난 시간 여행 프로뱅(Provins)

2018/06/10 - 나비고 이용 파리 근교 여행2-1 프로방 맛집

2018/06/10 - 나비고 이용 파리 근교 여행3 - 정원이 아름다운 <퐁텐블로 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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