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추워지니 새삼 따뜻한 음식이 먹고싶은 요즘.
마침 삼성동에 갈 일이 생겨
몇 년전까지만 해도 단골로 다니던 평가옥으로 약속 장소를 잡았다.
한 때는 한 달에 1-2번 정도는 꾸준히 찾던 단골이었는데
이 근처를 지날때마다 항상 손님이 많은 모습은 봐왔지만
식당 안에 들어선 건 거의 5년만에 처음인 듯~
평양 음식 전문 식당으로 유명한 평가옥은
분당과 강남, 광화문, 여의도 등에 열개 넘는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우리가 이 집에서 즐겨먹는 메뉴는 어복쟁반.
뜨끈하고 담백한 국물 탓에 겨울이면 늘 생각나는 것과는 달리
원래는 평안도 지방에서 여름철에 즐겨먹던 보양식이라고한다.
어복은 평안도 사투리로 소의 뱃살 부위를 의미한다고~
어른 4명인 우리는 어복쟁반 대자(88000원)와
녹두전(한 장에 7천원)을 주문했다.
개인적으로 녹두전 맛이야 다 거기서 거기라고 생각하는 나에겐
평범한 맛이었다.
주문과 함께 셋팅된 반찬.
양파 샐러드.
소스만 괜찮았어도 맛있게 먹었을텐데 도대체 이게 무슨 맛?
동치미를 무친 건지, 단무지를 무친 건지
너무 짜고 물컹해 한 입 먹어본 후 모두 고개를 절레절레
오이지와 오이피클의 중간 맛이라고 해야하나?
아삭하고 간도 잘 맞아 맛있게 먹었다.
사진에는 없지만 배추김치가 있었는데
색도 곱고 시원하니 맛있었다.
그런데 더 달라고 했더니 다시 채워준 김치는
그 김치가 아니라 신김치여서 어이가 없었다.
나름 고급 음식점을 표방하는 식당에서
그런 식으로 리필을 해주는지...
메인인 어복쟁반.
양지와 다양한 부위를 푹 삻아서 쟁반에 담고
육전과 버섯 등의 채소에 뜨거운 육수를 부어 끓여서 먹는 음식이다.
확실히 대자라 양이 많고
고기와 육전으로 둘러싸인 안쪽에는 배추와 버섯, 떡국떡 등이 들어있는데다
만두도 함께 들어있어 푸짐하다.
고기는 대체로 얇고 연해 질적으로 나쁘지는 않았다.
하지만, 육전을 제외하고는
누린내가 심하게 나서 거부감이 들었고
가장 맛있는 게 버섯이었을 정도로 고기 맛은 별로였다.
어복쟁반을 먹고 나서는
남은 육수에 냉면 사리를 넣어 온면으로 먹기도 하고
밥을 볶아 먹기도 하는데 우리는 늘 그렇듯 밥을 볶아 먹었다.
양파와 영양부추, 신김치, 김가루 등을 넣고 볶아주는데
이 역시 예전 그 맛은 아니었다.
너무 오래만에 방문이라 그런지
음식 맛도 그전과는 사뭇 달랐고
카운터 보는 분이나 일부 직원들은 뭔가 화난 표정.
물론, 바빠서 그럴 수도 있겠지만
서비스 마인드 자체도 동네 일반 한식집만도 못한 수준이라 이 역시 실망.
옛 생각이 나서 모처럼 찾은 식당에서
그 시절의 향수는 커녕
오히려 옛 기억을 헤치는 경험을 하고 오게 되서
매우 아쉽고 안타까운 <평가옥> 후기는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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