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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박4일 홋카이도 여행의 마지막 밤,

추억을 만들기 위해 

우리가 간 곳은 이자카야 <쿠시도리>

처음 일정을 계획할 때만 해도 

<쿠시도리>는 삿포로에서 가려던 곳인데 

어쩌다보니 삿포로에서는 다른 이자카야를 가게되었다. 

그래서 아쉬움이 많이 남았는데 

마침 오타루에도 쿠시도리 지점이 있길래

저녁 식사 겸 찾아갔다. 

한국에서 이자카야는 비싼 술집인데 

이자카야의 본고장인 일본에서는 결코 그렇지 않았다. 


두 차례의 경험만으로 일반화 하기엔 무리가 있겠지만, 

내가 갔던 두 곳의 이자카야에서 느낀 점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하나는 앞서 말했든 이자카야는 단순히 술집이 아니라 

식사와 술을 겸할 수 있는 식당이라는 점이다. 

두번째는 이자카야에서 느낀 일본인들의 술문화에 대한 것이다. 

이것 역시 짧은 경험으로 일반화하기엔 조심스럽지만 

우리 주위의 사람들은 대부분 하이볼이나 생맥주 등 

도수가 낮은 술들을 

가벼운 안주거리나 식사에 반주처럼 곁들여 먹고 있었다. 

그 와중에 혼술을 하는 사람들도 몇 보았고 

부부나 나이드신 분들끼리 오신 경우도 봤는데 

우리나라의 경우 연령별로 찾는 술집이나

각각의 분위기가 서로 다르다는 점을 생각하면 

이런 특징들은 매우 신선하게 느껴졌다. 


특히 오타루에 있는 쿠시도리는 제법 넓은 공간에 다양한 사람들이 있었지만, 

한국인은 우리 둘 밖에 없었는데 

들어갈 때만 해도 꽉 차있던 좌석이 

우리가 안주 위주로 사케와 하이볼을 한 잔 하며 2시간 가량 보내고 나오면서 보니 

이렇게 모두 비어있었다. 



우리 뒷편으로 있던 다인석 테이블에는 회식이라도 왔는지 

정장을 입은 분들이 대여섯 앉아 술을 마시고 있었는데 

무슨 얘기를 하는지는 물론 알 수 없지만 

맥주, 하이볼, 사케 등 제각각의 술잔을 놓고 

별다른 소란없이 

각자 즐기듯 마시는 모습도 이색적이었다. 

일본 역시 우리 사회 만큼이나 사회적 삶이  

개인의 삶을 억압하는 문화라고 들었는데 

음주 문화는 많이 다른 것 같아 이 점 역시 인상적이었다. 


그렇다면 이 사람들은 스트레스를 뭘로 푸나?

잠시 궁금해하다 내 마음대로 찾은 답 하나 

그건 바로 담배!

실내 흡연이 허용된 나라라더니 

과연 우리 자리 양쪽에서 연신 담배를 피워대는데 

그야말로 너구리 잡는 줄~



다시 쿠시도리 얘기로 돌아와서

쿠시도리는 일본 곳곳에 지점을 둔 이자카야다. 

삿포로에도 몇 개가 있는데 

특히 삿포로역과 스스키노 쪽 쿠시도리에는 

워낙 한국인 관광객이 많아  

한국어 메뉴판도 있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가 간 오타루 지점은 소도시여서 그런지 

한국어는 커녕 영어로된 설명 역시 부분적으로만 되어 있었다. 

게다가 종업원도 영어는 거의 하지 못해 

전날 갔던 이자카야에 이어 또다시 간단한 영어 단어와 손짓이 동원되었다. 

하지만, 전날 경험을 토대로 

표정이나 몸짓을 이용해 소통하다보니 

오히려 재미있는 추억으로 남았다. 



일정 금액을 내면 2시간 동안 무제한 술을 마실 수 있다는 노미호다이 안내판. 

다니면서 본 많은 이자카야 앞에 노미호다이 안내 광고를 볼 수 있었는데 

술을 많이 먹는 사람에게는 경제적인 선택이 될 수 있겠다. 



음주 보다는 안주에 관심이 많은 우리는 

그냥 한 잔씩 시켜마시기로~



자리에 앉으면 이렇게 에피타이저가 먼저 제공된다. 

무를 갈아서 만든 것 같았는데 

우리는 별로라 많이 남겼다. 

옆자리 일본 아저씨 잘 드시는 걸 보니 그 쪽 사람들이 좋아하는 맛인듯~



꽃별이는 하이볼 주문. 



나는 사케. 

잔을 접시에 받혀서 테이블에 놓고 

술병째 가져다가 자리에서 따라주는데 

잔이 넘쳐 접시에 흐를 만큼 많이 따라줬다. 

우리나라 청하와 비슷하지만, 훨씬 깔끔하고 맑은 맛.  



감자하고 소고기 꼬치였던가?

이자카야에서 먹는 꼬치는 무조건 진리. 



중간에 더 많은 꼬치를 주문해서 먹었는데

먹느라 정신없어 사진을 못찍음ㅋ.

특히 맛있었던 건 옆자리 사람이 먹는 걸 보고 따라 주문했던 

닭날개 꼬치. 

닭날개를 통째로 구워서 주는데 

정말 맛있다. 


꼬치만 먹으니 속이 허전해 밥도 주문. 

이 또한 옆자리에서 혼술하던 아저씨를 따라 시켰다. 

닭고기가 들어간 솥밥인데 

쌀과 재료가 담긴 솥을 

테이블로 가져와  즉석에서 조리한다. 



중간에 불조절도 안하는데 

밥이 저절로 되니 신기했다. 

밥과 함께 먹으라고 놓아준 반찬?



닭고기가 들어간 솥밥. 

조리에 20여분 정도 걸린 듯~

짭쪼롬한데다 즉석에서 한 밥이라 그런지 정말 맛있었다. 



쿠시도리의 다양한 꼬치구이 종류들. 






끝으로 알뜰 팁 하나!

쿠시도리는 오후 7시 이전에 입장하면 

하이볼을 한 잔까지는 170엔에 판매한다. 

원래 가격보다 훨씬 저렴한 편~

우리는 7시를 조금 넘어 입장해 아쉽게도 할인 혜택을 받지 못했으나 

쿠시도리에 갈 분들은 참고하시길~



말도 잘 안통하고 

설명이 필요한 메뉴에 대해 조언을 구하기 힘들어 아쉬웠지만, 

현지인들의 음주 문화를 들여다볼 수 있었고 

또 음식들이 모두 맛있어서 만족했던 

오타루 이자카야 <쿠시도리> 후기는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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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빨간마트료시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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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다녀온(2019.6.18-21) 홋카이도 여행의 동반자는 딸아이. 

여행을 준비하면서 우리는 서로 역할을 나누기로 했는데 

관광 일정은 내가, 

식사나 맛집 선정은 딸아이가 맡기로 했다. 

둘 다 술을 많이 마시는 편은 아니지만, 

일본 여행이 처음인데다 우리로서는 국내에선  좀처럼 가보기 힘들었던 

이자카야에 가보기로 했다. 


숙소에서 멀지 않고

구글 평점이 높다며 딸이 인도한 곳은 

아이요라는 이름의 이자카야. 

프랜차이즈라 지점이 여러 군데 있나본데 

우리가 간 곳은 오도리 공원 근처에 있는 곳이었다. 



가게 문앞에 즐비한 안내판. 

일어 까막눈인 우리에게는 그냥 숫자가 적힌 그림판일 뿐...ㅎㅎ



밖에서 보던 것과는 달리 내부는 꽤 넓은 편이다. 

이렇게 커튼?이 처진 다인석도 있고 



그 곳을 지나 계단 몇 개를 걸어올라가면 

꽤 넓은 공간에 오픈형 좌석들이 준비되어있다. 



삿포로 여행을 하면서 마주친 수많은 직원들처럼 

이 곳의 직원 역시 무척이나 친절했다. 

다만 한 가지,

우리로선 매우 안타까운 문제가 있었으니...

그 분께서 영어를 전혀 하지 못한다는 사실. 



그나마 메뉴판이 사진으로 되어 있는게 얼마나 다행인지...ㅎ



주당인 형부에게서 들은 바 있는 "노미호다이?" 만큼은 바로 알아듣고 

"노"라고 말한 후 

삿포로에 왔으니 삿포로 클래식과 

하이볼을 주문했다. 

참고로 노미호다이란 일정 시간 동안 무제한으로 다양한 주류를 

자유롭게 마실 수 있는 일종의 주류 뷔페. 

많은 이자카야에서 운영하는데 

삿포로 클래식 생맥주 기준으로 보통 3잔 정도 먹는 것과 비슷한 가격이니 

술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애초에 노미호다이로 주문하는 것이 경제적이다. 



안주가 나오기 전에 

술과 함께 작은 그릇에 담겨 나온 음식은 

감자 샐러드. 

이자카야에서 자릿세 개념으로 받는 금액에 

포함된 에피타이저 같은 것이라고~

듣던대로 삿포로 감자가 맛있어서인지 

시장이 반찬인 건지 아무튼 맛있었다. 



이자카야 필수 메뉴인 꼬치구이.

각각 다른 종류의 꼬치구이 5개를 주문했는데 

모두 맛있었다. 



사실 꼬치구이야 어디서든 비슷한 맛이니  

뭔가 새로운 걸 먹어보자며 

메뉴판을 열심히 탐독했으나 

안타깝게도 다른 메뉴들은 그림만으로는 이해불가. 

결국 비장의 무기인 파파고를 이용해

직원에게 메뉴 추천을 요청하니 

직원이 이 집의 베스트 메뉴라며 연어알덮밥?을 권해 주문해봤다.


얼마후 이렇게 생긴 밥이 작은 통에 담겨나왔다. 



직원이 사진 속에 보는 것처럼 "축"이라고 씌여진 통에서 

연어알과 멸치를 퍼서 밥 위에 올려주었다.  

그런데, 재밌는 건 직원이 이렇게 하면서 "아이요"라고 큰 소리로 선창하면 

우리는 물론, 이 곳에 있는 손님들 모두 함께 아이요를 따라 하는 것이다. 

우리야 처음이라 잘 몰랐지만 

다른 사람들은 이미 익숙한 듯 다들 흥겹게 큰 소리로 외치며 따라했다. 



둘러보니 관광객은 우리 밖에 없는 듯했는데 

주변 사람들도 우리를 배려하느라 그랬는지 

모두들 큰 소리로 "아이요" "아이요" 하면서 즐겁게 소리쳐 주었다. 

덕분에 우리도 한껏 흥이 나서 

함께 아이요를 외쳤는데 

축하받는 느낌과 함께 뭔지 모르게 동질감?친밀감?? 같은 감정들이 생겨났다. 



밥을 다 퍼준 후 직원이 

역시 번역기를 동원해 우리에게 무언가를 설명하고 싶어하는 모습이 역력했는데 

little squid, luck 등의 단어들을 보여줬다. 

무슨 뜻인지 잘 이해하지 못하고 그냥 고맙다고 했는데 

밥을 먹다보니 꽃별이가 먹던 밥에서 꼴뚜기가 한마리 나왔다. 

유추해보면 아마도 그 꼴뚜기를 먹는 사람에게 행운이 온다는 뜻이 아니었을지... 

우리끼리 그냥 그렇게 이해하기로~ㅋ



아쉽게도 우리 입맛에는 연어알이 너무 짜고 비려 

맛은 별로 였지만, 

낯선 이방인들을 위해 함께 외쳐주고 즐거운 추억을 만들어준 사람들의 

따뜻한 마음만은 오랫동안 기억하게 될 것 같다. 




하이볼 1, 삿포로 클래식 생맥주 1, 꼬치구이 5, 연어알밥 2

총합 3811엔. 

처음 가본 이자카야라 잘 몰랐는데 

오타루에서 갔던 쿠시도리와 가격 비교를 해보니 이 곳이 조금 비싼 편인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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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빨간마트료시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