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시드니 여행을 한 시기는 호주에서는 여름인
11월에서 12월말 까지라 해가 정말 길었어요.
시드니에 야경 예쁜 곳이 많다는 사실은 익히 알고있었지만
7시가 훨씬 넘어서야 해가 지니
늦은 시각까지 혼자 돌아다니기가 처음엔 조금 무섭더라고요.
저는 원래 연약한 쫄보 아줌마거든요.ㅋㅋ
하지만, 시드니 생활에 점차 적응이 되고
그 곳 역시 사람사는 세상이라
기본적인 것들만 조심하면 별 문제 없겠다 싶어
혼자 <달링 하버>로 야경을 보러갔지요.
<달링 하버>는 보행자 전용 지역이라
자동차 신경 안쓰고 마음껏 걸을 수 있어요.
여러 크루즈들의 출발지이기도 하고
레스토랑과 펍, 카페, 쇼핑 센터 등은 물론
시드니 아쿠아리움, 해양 박물관, 영화관, 마담 투소 같은
시드니의 유명 관광지들이 모여있는 곳이라 볼 것도 할 것도 다양하고요.
시드니에 머무는 동안 여러 번 <달링 하버>에 갔지만
야경을 보기 위해 작정하고 찾은 것은
이 날이 처음이었어요.
크리스마스가 얼마 남지 않아서인지
이런 멋진 옷을 입고 캐롤 공연을 하시는 분들이 계셔서
귀도 즐겁고 눈도 즐거웠지요.
아직 해는 내려갈 생각도 하지않기에
달링 하버 주변을 내키는대로 걸어다니며
사람들을 구경했어요.
크리스마스 시즌이라 그런지
이 일대 레스토랑이나 펍에서 단체 파티하는 현지인들이 정말 많더라고요.
여기에서 출발하는 크루즈 선착장에도 줄이 꽤 길게 늘어섰는데
현란한 코스프레 복장과 화려한 파티복을 입고
크리스마스 악세사리로 치장한 사람들이 꽤 많았어요.
좀처럼 나이를 짐작하기 힘든 경쾌하고 발랄한 모습들을 보고있자니
제 마음도 10년쯤 젊어지는 느낌이었습니다.^^
나중에 친구에게 들은 얘긴데
호주에서는 크리스마스 휴가는 가족과 함께 보내는 걸 당연시하기 때문에
다른 종류의 모임들은 이렇게 미리 한다고 해요.
우리나라 연말 분위기와는 조금 다르구나 생각한 게
흥청망청 술 마시고 노는 분위기가 아니라
함께 춤도 추고 대화를 나누는 모습에서
모두가 즐기고 있구나 라는 느낌이 확 오더라고요.
회식 보다는 파티 느낌?
하기야 뭐 서로 워낙 다른 문화니까요. ㅎㅎ
기다려도 기다려도 해는 지지 않고 다리는 아프고 해서
달링 하버 근처 계단에 앉아 사진을 찍으며 시간을 보냈어요.
저는 해질 무렵 딱 이 시간에
물 위에 비친 그림자를 바라보는 걸 무척 좋아해요.
그냥 실체를 보면 선명하지만
물 위에 비친 그림자 세상은 흐릿한 것 처럼
어쩌면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은
결국은 우리가 가야할 그 세상의 그림자에 불과한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하면
위로가 되더라고요.
지금은 모든 것이 희미해서 우리는 다만 윤곽만 짐작할 뿐이지만
그 곳에서는 모든 것들이 선명해지지않을까 그런 기대감도 갖게 되고
잠시나마 마음의 평화가 느껴집니다.
기다리지 않아도
안달하지 않아도
낮이 가면 당연히 어둠이 밀려오듯이,
어둠이 지나면 다시 밝은 빛이 찾아오듯이
그 모든 것들이 선명하게 이해가 되는 날들이 오겠지요.
그런 저런 생각을 하며 다시 걷다보니
어느새 주위에 이런 풍경이~
정말 깜짝 놀랐어요.
분명히 낮에서 밤으로 넘어가는 길목을 지키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마치 타임리프처럼 순간적으로 시간을 넘어선 느낌?
더군다나 동화 속처럼 아름다운 형형색색 불빛들이
어두운 밤을 이렇게 아름답게 장식할 수 있다니 말이죠.
시드니에서 아름다운 야경을 보고싶은 분들은
오페라 하우스 쪽이나 시드니 타워도 좋지만
달링 하버에 꼭 가보세요.
시드니의 남대문 시장 격인 패디스 마켓이나 차이나 타운도 가까워서
쇼핑하기에도 좋아요.
걷다가 다리가 아프면 달링 하버 주변 레스토랑이나 펍에서
가볍게 한 잔 하시는 것도 추천합니다.
많은 레스토랑에서 점심 특선 메뉴나
해피아워(오후4-5시부터 2시간 정도)를 운영하고 있으니
참고하시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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