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일 : 2020. 1.22.
9박10일 겨울 제주 여행 기간 내내
흐리고 바람은 불었지만
본격적으로 비가 온 것은 이 날이 처음이자 마지막.
올레길을 걷기 위해 제주에 와있던 나를
오로지 먹방을 목적으로 서울에서부터 찾아온 스와니는
비가 오니 막걸리 마시기 좋겠다며
아침부터 검색에 들어갔다.
그녀가 길고 긴 시간 동안 검색한 끝에 찾아낸 맛집이
바로 여기 <천짓골 식당>
서귀포 시내 맛집 골목으로 유명한
아랑조을 거리 인근에 있는 돔베고기 전문 식당이다.
돔베고기란 갓 삶은 돼지고기 수육을 덩어리째 도마에 얹어 썰어 먹는 제주의 현지 음식으로
돔베는 도마의 제주 방언이란다.
제주는 일교차가 크지 않은 섬이라
이 곳에서 자란 흑돼지들은 스트레스가 적으며 체질이 건강하고
질병에 대한 저항성도 강해 고기의 질이 우수해서
예로부터 이 지역에서 자란 흑돼지는 맛있기로 유명했다고~
제주 흑돼지 유명한 거야 진작부터 알고 있었지만
늘 구이나 제육 볶음으로만 먹어봤을 뿐
제대로 된 돔베고기는 이 날 <천짓골 식당>이 처음.
겨울비 내리는 저녁 무렵,
한적한 서귀포 어느 골목에 들어서자
<천짓골>식당이 보였다.
since 1992년이라...
30년 가깝게 한 자리에서 장사를 하며 입소문을 타고 있는 곳이라니
일단은 신뢰가 갔다.
영업시간은 18:00-22:00 (주문은 21:00까지)
매주 일요일은 정기휴무
테이블은 모두 좌식으로
방석깔고 바닥에 앉아야 하는 구조.
메뉴는 딱 두가지.
백돼지로 만든 돔베고기와 흑돼지로 만든 돔베고기.
두가지 다 양은 600g으로 동일.
여자 둘이 먹기에 양이 너무 많은 것 같아
남길 생각을 하니
가격 면에서 흑돼지 돔베고기를 주문하기엔 조금 아까운 생각이 들어
그냥 백돼지 돔베구이를 주문했다.
음식이 나올 때까지
자리에 비치된 안내문?을 읽어보며 예습.
이렇게 자세하게 설명이 되어있는 식당을 가면
음식 나오는 동안 지루하지 않고
뭔가 전문적이고 배우는 듯한? 기분과
운영자 나름의 철학을 이해할 수 있어 좋다.^^
난독증 고객을 위해 대신 요약하자면
주문시에는 기호에 따라 쫀득, 살쪽, 비계쪽, 부드러운 부위 등을 요청하면 고려해 준다는 것.
또 하나는 고기를 먹는 방법에 대한 설명이다.
소금을 찍어먹거나
젓갈만 찍어먹거나
마늘, 된장 찍고 김치와 같이 먹거나,
취향대로 쌈을 싸먹거나 하면 된다는 것.
주문 추가시는 300g 단위로도 가능.
백돼지 300g은 19000원, 흑돼지 300g은 27000원.
고기가 나오기 앞서 차려진 기본 반찬.
그저 그런 신 김치처럼 보이는 평범한 모습과는 달리
저 김치와 돔베 고기를 함께 먹으니 환상의 조합.
드디어 나온 돔베 고기.
저렇게 덩어리째 그대로 도마에 얹어 나오는데
직원 분께서 즉석에서 썰어줄 줄 뿐만 아니라
위에서 설명한 여러가지 방법대로 먹어보라며 직접 설명해주신다.
고기 두께도 두껍게 혹은 얇게 썰어주시며
최고의 맛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셔서
여러 식감중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두께로 먹을 수 있도록 해주신다.
처음엔 반 정도 썰어놓고 가시길래
많이 바쁘신가보다 했는데
그게 아니라 미리 썰어놓으면 고기가 말라서 그렇게 하신단다.
마저 써실 때는 그 동안 식은 고기를 다시 뜨거운 물에 살짝 담궈 썰어주시는데
그 모습에서 장인 정신마저 느껴졌다.
직원 분의 설명에 따라 다양한 방법으로 먹어본 후
이후에는 취향대로~
개인적으로는 김치,마늘과 함께 먹은 돔베고기가 가장 맛있었다.
600g을 둘이 어떻게 먹냐는 처음의 걱정과는 달리
우리는 한 점도 남기지 않고 다 먹었는데
이럴 줄 알았으면 기왕 먹는 거 흑돼지 돔베고기를 주문할걸 하고 아쉬워했다.
우리가 스스로를 너무 과소평가한 듯ㅋ
이 좋은 안주에 비까지 오니
오늘은 막걸리가 정답이라며
스와니가 내가 각 1병씩 먹은 제주도 막걸리.
제주에는 우도 땅콩 막걸리나 감귤 막걸리, 조막걸리 등 다양한 막걸리가 유명하지만,
달착한 맛 싫어하는 우리에게는 언제나 이게 최고!
서비스로 제공되는 몸국.
원하면 리필 가능하지만 만약 남길 경우 3천원의 벌금이 있으니
먹을 만큼만 요청하시길~
사실 돔베고기라는 이름과 도마에 나오는 형식이 특이할 뿐
따지고 보면 그저 돼지고기 수육에 불과한데
신기하게도 이 집 돔베 고기는 정말 쫀득하고 부드러우면서 맛있었다.
그것이 육질 때문인지 아니면 삶는 기술 때문인지
그것도 아니면 도마 위에서 즉석으로 썰어주는 기분 탓인지는 알 수 없으나
인생 수육으로 기억할 만한 맛이었다.
게다가 테이블에서 직접 썰어주시고 또 설명도 해주시면서
조금이라도 더 맛있게 대접하려는 직원 분들의 성의와 친절함이 인상적이었던 곳으로
서귀포 맛집으로 강력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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