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지기인 우리 다섯명 중 나를 뺀 네명의 친구들이
이구동성으로 가고 싶어한 <뮤지엄 SAN>
오크 밸리 리조트에 온 목적 중 하나가 이 곳 관람이었지만
사실 저는 입장 직전까지도 꼭 가보고 싶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어요.
그러나, 교양없는 무식쟁이ㅋ라고 친구들이 저를 비난할까봐
전혀 반항하지않고 그냥 입장했지요.
그런데 티켓을 구매하려고 보니 또 다른 문제가 있더라고요.
티켓 종류가 두 가지인데
갤러리만 보면 1만5천원, 제임스 터렐 전시관까지 다 보면 2만8천원이라기에
저는 그냥 갤러리만 봤으면 했거든요.
근데 친구들은 "기왕에 여기까지" 왔으니 다 보자는 거예요.
역시나 다수결의 원칙에 입각해 2만8천원짜리로 표를 구입했는데
결론은?
그녀들이 옳았고 저도 옳았네요.
이게 무슨 뜻이냐면 갤러리는 충분히 볼 만한 가치가 있어요.
전시 내용도 그렇고 뮤지엄 건물이나 인테리어도 그렇고
야외 조경도 정말 멋지고 좋더라고요.
하지만 제임스 터렐 전시관은
"안봐도 될껄"에 저희는 만장 일치.
구체적인 뮤지엄 탐방기
지금부터 시작해요.
일단 <뮤지엄 SAN>이라는 이름부터 설명할게요.
SAN은 Space, Art, Nature에서 앞글자만 딴 거고요
바로 이 이름이 이 뮤지엄의 지향점이자 설립 의도라고 할 수 있을텐데
직접 관람을 해보니
뮤지엄의 이름과 내용이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뮤지엄 입장은 오전 10시부터인데요
저희는 일요일 10시 좀 넘어 매표소에 갔는데 줄이 길지는 않았어요.
매표 마감은 오후 5시고 관람은 오후 6시까지.
뮤지엄만 보실꺼면 표를 산 후 바로 입장하면 되고
제임스 터렐 전시관도 보실꺼면 표를 사면서
바로 전시관 관람? 체험?? 시간을 예약하셔야 해요.
제임스 터렐 전시관은 10:30-17:30까지
30분 간격으로 예약을 받는데 매회 28명으로 입장 제한이 있어요.
뮤지엄 부터 관람한 후 제임스 터렐관을 보셔도 되고
그 반대로 하셔도 상관 없어요.
저희는 뮤지엄에 10:10분쯤 입장하면서
제임스 터렐관 예약을 12:00로 했는데
여유있게 둘러보기에 딱 좋았어요.
매표소를 지나 입구로 들어가면
기념품 샵이 나오고
여기서 바깥으로 나가면
이렇게 야외 조형물과 조각공원
그리고 패랭이꽃밭과 자작나무 숲이 있는플라워 가든이 있어요.
아직 나무가 그렇게 오래 되지 않아서인지 숲이라기보다는
인공적으로 만들어놓은 느낌이 강해서 조금 아쉬웠어요.
게다가 4월말이라 패랭이 꽃도 조금 밖에 피지 않아 아쉬웠는데
이 꽃들이 다 피면 정말 붉은 카펫을 깔아놓은 듯 멋질 것 같아요.
이 곳을 지나면 워터가든이 나오는데
붉은 색 조형물이 인상적이예요.
특히 물 위에 비친 그림자와
물 속에 깔려있는 돌들이 자아내는 분위기가 무척이나 신비로웠어요.
뮤지엄 산은 이제껏 제가 가본 어떤 미술관이나 박물관 건물 보다
외부는 물론 내부 건축도 뮤지엄 스러운 곳이 아닐까 해요.
저 앞에 건물이 뮤지엄 건물인데
그 건물 입구에서 표 검사를 해요.
만약 시간이 없거나 뮤지엄에 관심이 없으시다면
표 끊지 마시고 여기까지라도 한 번 가보세요.
플라워 가든과 조각 공원, 워터가든만으로도
충분히 멋져요.
뮤지엄의 내부로 들어가서 계단을 올라가면
종이 박물관(페이퍼 갤러리)가 있어요.
오크 밸리가 한솔 제지 소유의 리조트인 건 아시죠?
그래서 이 곳에 종이 박물관을 세웠다고 하는데
종이의 역사나 제지 기술의 역사와 같은 설명은 물론
국보, 보물 등 다수의 지정문화재를 소장하고 있다고 해요
설명 내용도 간략하고 이해하기 쉽게 되어있어서 좋았어요.
솔직히 저는 박물관을 좋아하는 편이 아닌데
이 곳은 전시장 내부의 건축은 물론
전시 형태가 독특해서 마음에 쏙 들었어요.
종이박물관에서 나오면 청조갤러리로 이어지는데요
이 곳에는 한국 미술을 대표하는 회화 작품들과
종이를 매체로 하는 판화, 드로잉 작품들이 소장되어 있고요
조각 작품들도 전시되어 있었어요.
게다가 그 유명한 백남준의 비디오 아트 작품도 전시되어 있었는데
솔직히 저는 백남준 선생 작품은 아무리 봐도 이해가 잘~ㅠㅠ
이외에도 기념품 샵이나 판화 공방,
그리고 에코백이나 머그잔에 무늬를 그려 자신만의 작품을 만드는 체험 공간 등도 있어서
시간이 있다면 체험해보는 것도 좋은 추억으로 남을 것 같네요.
실내 관람 시간은 최소 1시간 이상은 걸리고요
저희는 워낙 천천히 봐서 1시간 40분 정도 걸린 것 같아요.
여기까지 실내 관람을 마치면 밖으로 나오게 되는데요
밖에는 스톤 가든이라고 여기저기 돌무더기가 있어요.
이 스톤 가든은 신라고분을 모티브로 했다는데
딱딱한 돌로 저렇게 부드러운 느낌의 곡선을 만들어놓다니 신기했어요.
스톤 가든은 나무가 심어진 정원의 중간 중간에 조각 작품들도 있어서
돌 무더기 사이를 슬슬 걸으면서 산책하기 좋아요.
모든 관람을 마치고
오늘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제임스 터렐 전시관> 앞으로 갔어요.
시간이 되니 두 사람의 해설자?가 나타나
두 팀으로 나눠 인솔하고 전시관에 입장했습니다.
제임스 터렐 전시관에서는 사진 촬영이 금지되어 있지만
딱 한 곳 야외에서 사진 촬영을 허가해주는 곳이 있어요.
이 사진은 그 곳에서 찍은 사진이예요.
전시 체험? 시간은 30분이고
인솔자를 따라서 공간을 이동하면서 전시를 체험? 관람??하게 됩니다.
독특한 체험들이긴 한데 말로 설명하긴 어렵고요
어차피 각자가 체험하고 느끼는 프로그램이니 관심있으신 분은 직접 체험해보세요.
참고로 리플렛에 나와있는 글을 올려드릴게요.
제임스 터렐은 시각예술에서 사물을 인식하기 위한 도구이자 항상 조연이었던
"빛"이라는 매체를 작업의 주연으로 끌어올렸다는 점에서
타 작가들과는 다른 예술적 특징을 갖고 있습니다.
그의 작품들은 관람자들로 하여금 하늘과 빛을 관조하는 가운데
명상과 사색의 시간을 누리게 하며
그 시간을 통해 우리는 내면의 영적인 빛을 마주하는 '빛으로의 여정'을 경험하게 됩니다.
직접 체험해보니 작가의 취지나 의도에는 충분히 공감할 수 있었고
독특한 경험이기도 했지만
명상이나 사색에 온전히 몰입하기에는
여러모로 상황이 좋지 않아서 아쉬웠네요.
갤러리 입장료가 2만8천원이라면 부담스럽긴 하지만
한 번쯤 아니, 사실 저는 여러번 가볼 만하다고 생각되는 곳이었어요.
비용이 부담되면 제임스 터렐 전시관은 안가도 후회되진 않겠지만
그거야 또 개인차가 있으니까요~
다녀온 친구 말로는 금요일, 토요일에 하는 저녁 프로그램이 정말 감동적이라는데
그건 5만원이라네요 ㅎㄷㄷ
하지만, 예술 작품이나 체험이 주는 가치를 단순히 화폐 가치로만 환산할 수는 없는 거니까
각자의 형편과 상황에 맞게 결정하시길~
2018/04/30 - [나와 너, 사람 읽기 ] - 강원도 1박2일 여행 1 원주 <소금산 출렁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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