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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8.06.28 Because I knew you I have been changed for good.<위키드> 관람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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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관람했던 <킹키부츠>의 감동이 채 가시기도 전에

우리는 <위키드> 티켓을 사기 위해

아침 일찍 길을 나서야 했다.

<킹키부츠>처럼 미리 인터넷으로 표를 사면 물론 편했겠지만

그런 낭비는 또다시 할 수 없다는 꽃별이의 선언에 의해

울며 겨자 먹기로 따라 나섰다.

 

런던의 많은 뮤지컬 극장들에서 운영하고 있는 데이시트 티켓 제도는

일정량의 티켓을 공연 당일 아침 10시부터 판매하는 제도다.

대개 회당 20매 정도 판매하며 1인당 2매까지 구매가 가능하다고 한다.

인기가 많을수록 대기자도 많아서 10시 보다 훨씬 전에 극장으로 가야 한다.

우리가 <위키드> 공연장인 아폴로 빅토리아 극장에 도착한 시각은

8시 10분쯤이었는데

우리 앞에 이미 8명이 있었다.

 

꽃별이는 런던에 올 때마다 데이시트 티켓을 이용했다는데 

줄 서있는 사람들은 거의 한국 사람들이었다고~

우리가 간 날 역시 1등만 외국인이었고

나머지 대기자들 그리고 우리 뒤에 온 팀 역시 한국인ㅎㅎ

역시 우리나라 사람들은 어딜가나 부지런한 듯^^

이 정도만 해도 대기자가 많은 건 아니라는데

정말 구하기 힘든 표는 <라이온 킹>이라고~

 

 

10시 정각이 되니 매표소가 문을 열었고

앞 사람부터 차례로 입장.

우리는 중앙에서 약간 비껴난 맨 앞줄 티켓을 장당 28파운드에 구매할 수 있었다.

데이시트의 경우 무조건 맨 앞자리 좌석이고

늦게 갈수록 사이드 좌석에 앉게 된다.

맨 앞자리라서 고개는 좀 아팠지만

뒷자리에서 본 적있다는 꽃별이 말로는

극장이 너무 커서 뒷쪽 보다는 맨앞자리가 훨씬 낫다고~

아무튼 아침 일찍 일어나 고생한 보람은 있었다.

 

 

공연 30분 전쯤 입장하니

어제 갔던 극장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많은 사람들이 로비를 메우고 있었다.

킹키부츠 전용관인 <아델피>와 이 곳은 규모 자체가 다르니까 당연한 일이겠지만...

 

워낙 장기 공연이다보니 매니아층도 두텁고

어린 관객들도 많아 그런지

극장 한 편에 이렇게 캐릭터 상품을 판매하는 곳까지 있었다.

 


 

극장 안에는 팝콘이나 음료수를 파는 곳은 물론,

주류를 파는 바까지 있어서

공연 전에 많은 사람들이 술을 마시고있었고

인터미션 때는 무대 앞에서 아이스크림을 팔기도 했고

또 공연 중 와인이나 맥주를 마시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래도 공연 관람 분위기는 전혀 어수선하지 않았는데

자연스럽고 자유로운 느낌이라 나쁘지 않았다.

 

막이 열리기 전에 모습.

 

뮤지컬 <위키드>는 그레고리 머과이어가 쓴 동명 소설을 각색해서 만든

브로드웨이 뮤지컬이다.  

소설 <위키드>는 동화 <오즈의 마법사>의 줄거리를 기본 틀로 하지만,

그 내용을 재해석해서 새로운 시각에서 써내려갔기때문에

서로 다른 이야기라고도 할 수 있다.

더 이상 이야기하면 스포일이 될 수도 있으니 여기까지만~

다만 나처럼 영어 실력이 부족한 사람들은

가기 전에 원작 소설을 읽어보거나

유튜브에서 OST를 찾아 여러번 듣고가면 내용 이해에 큰 도움이 된다.

아무래도 이 작품은 동화적 요소가 있어서 그런지

전날 봤던 <킹키부츠>에 비하면 영어 리스닝이 크게 어렵지는 않았다.

 

 

공연을 보는 내내

상상력과 창의력으로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낸 원작자의 기발함도 놀라웠지만

그 내용을 무대라는 좁은 공간 위에서 춤과, 노래, 연기로 보여주는 

배우들과 스텝들에 대해 연신 감탄을 할 수 밖에 없었다. 

특히 주연인 글린다역과 엘파바역의 두 배우는

그야말로 요물 ㅋㅋ

이 역을 맡기 위해 태어난 게 아닐까 싶을 만큼 연기력도 노래도 최고였다.

 

 

덕분에 갱년기 장애로 인해

남성 호르몬이 넘치는ㅋ 메마른 나 조차 이따금 콧등이 시큰해지고

눈물이 고이는 이색적인 경험을 했으니...

이 작품을 세번째 본다는 꽃별이 역시 눈물이 그렁그렁.

처음 볼 때는 정말 많이 울었다고.....

그러고 보니 꽃별이 옆에 앉아서 보던 여자 분은 거의 흐느끼는 수준.
소설을 읽어본 꽃별이 말로는

거의 모든 등장 인물들의 죽음으로 끝나는 원작 소설에 비하면 

뮤지컬은 비극적 요소를 많이 제거했다는데

더 이상 말하면 스포일이 되니까 여기까지만~

 

킹키부츠도 그랬지만

이 공연에 나온 모든 곡들 역시 정말 아름답고 또, 감동적이었다.

<위키드>는 내 생애 최고의 뮤지컬이라 단언할 수 있을 것 같고

똑같은 공연을 3번이나 보는 꽃별이를 전에는 이해할 수 없었지만

지금은 부러울 뿐~

돌이켜보니 런던에서 보낸 시간 중 가장 좋았던 시간이

바로 <위키드> 관람 시간이었던 것 같다.

나도 <위키드>의 팬임을 꽃별이에게 인증?ㅋ받기 위해

우리가 가장 좋아하는 노래 "For Good"을 함께 중창으로 부르기로 했는데

이 가사 언제나 외워지려나...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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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빨간마트료시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