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북쪽 끝에 있는 몽마르트 언덕.
19세기 후반 이래 가난한 예술가들이 모여들었던
파리의 낭만이 살아있는 곳이라기에 꼭 가보고 싶었던 곳.
하지만, 집시나 소매치기가 많아 치안이 좋지않다고 해 조금 망설였는데
막상 가보니 그냥 사람 많은 일반 관광지일 뿐
특별히 더 위험한 곳이라는 생각은 들지않았다.
Abbesses(아베스) 역에서 내리면
작은 공원이 있고
그 안에 세계 각국의 말로 "사랑해"라고 써 있는 "사랑해 벽"이 있다.
지나가는 길이라 잠시 들렀다가
사람이 너무 많아
오늘의 목적지인 몽마르트 언덕으로 향했다.
파리에서 가장 높은 곳이라더니
과연 오르막길을 지나 수많은 계단을 올라가야 했다.
가는 길에 예쁜 가게니 카페, 빵집도 많아 지루한 줄 모르고 걸었다.
계단을 오르는 게 조금 힘들다고 느껴질 즈음
아카시아의 그윽한 향기가 바람에 실려와
피로를 씻어줬다.
마침내 계단을 다 오르니 한 쪽 구석에 달리 미술관이 있었다.
달리는 스페인 사람이지만 파리에서 오래 살았기때문에
스페인에는 물론, 여기에도 미술관이 있다고 한다.
입장료는 15유로.
달리 그림을 좋아하지만 루브르 박물관도 입장료가 15유로인데...
너무 비싼 것 같아 눈물을 머금고 돌아섰다.
미술관을 지나니 예쁜 레스토랑과 개성적인 상점들, 기념품 샵들이
골목마다 즐비했다.
몽마르트의 상징인 거리의 화가들도 간간히 눈에 띄지만
가난한 예술가들의 예술혼이 곳곳에 스며들어있으리라 기대했던
상상 속 몽마르트와는 많이 다른 모습이라 조금 실망했다.
거리를 넘쳐나는 사람들과 상품의 홍수에 현기증을 느끼며 정상에 도달하니
그래도 여길 오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 이유는 바로 <사크레쾨르 대성당>과 눈 앞에 펼쳐진 전망때문.
몽마르뜨 언덕 정상에 세워진 이 곳은
바로 <사크레쾨르 대성당>
프랑스가 프로이센과의 전쟁에서 패한 뒤 침체된 국민의 사기를 고양시킬 목적으로
모금한 돈으로 지어졌다고 한다.
웅장한 로마네스크-비잔틴 양식으로
파리에서 본 다른 성당들과는 다른 독특한 건축물이었다.
마침 이 날이 승모승천 대축일이라
성당에서 예배가 진행중이었다.
하지만, 관람이 허용되었으므로 우리는 조용히 실내를 관람했다.
전날 노트르담 대성당의 감동이 채 가라앉기도 전이었지만,
사크레쾨르 대성당은 노트르담 성당과는 또다른 독자적인 아름다움과 감동을 느끼게 해주었다.
특히 실내에서 울려퍼지던 성가대? 소녀들의 맑은 음색이 잊혀지지 않는다.
성당 관람을 마치고 나오니
눈 앞에 이런 광경이 펼쳐지며
파리 시내의 풍경이 한 눈에 들어왔다.
낡은 건물을 부수고 새로 짓기 보다는
보수와 유지를 지켜나가려는 프랑스의 정책적 일관성이
결국 파리를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로 만든 비결이 아닐까 생각했다.
내려올 때는 계단 대신 푸니쿨라를 탔다.
나비고가 있으며 푸니콜라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사실 몽마르트는 시내에서 가기에는 접근성이 좋지않지만
구경꺼리도 많고
다양하고 저렴한 가격의 기념품들을 살 수 있어 좋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언덕 위에 위치해있는 사크레쾨르 대성당의 위용과
그 곳에서 내려다보이는 전망을 보기 위해 꼭 들러봐야 할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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