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지금부터 시작 :: 벚꽃 엔딩후 만개한 튤립 보러 <서울 숲> 나들이 (19.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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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온이 꽤 오른데다 

이번 주엔 비도 잦을 거라는 일기예보를 듣다가 

봄꽃 구경 할 날도 얼마 남지 않았겠다는 아쉬움에 

아침 일찍 길을 나섰다. 


오늘의 목적지는 서울 숲. 

개장 소식을 들은 지 얼마 되지않은 것 같은데

올해로 무려 14년이 되었단다. 

지하철로 30분이면 갈 수 있는 곳을 

이제서야 처음 가보게 되니 

역시 등잔 밑이 어두운건가?



가는 방법은 분당선 서울 숲 역에서 내려 3번 출구로 나가면 된다. 

하지만 서울 숲으로 들어가는 출구가 여러개이므로 

동선상 편리한 곳으로 들어가면 된다. 

나는 점심 식사를 먼저 하고 가느라 4번 출구로 나갔고 

식사를 한 후 갤러리아 포레 옆에 있는 입구를 통해 

서울숲으로 들어갔다. 



롤러 스케이트장 옆에 조성되어 있던 수선화 꽃밭. 



수선화도 이제는 거의 질 무렵인지 

시들어가는 꽃들이 많았다. 



그리스 신화에서는 

호수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사랑하며 그리워하다가 

결국은 물에 빠져 죽은 나르키소스가 

바로 이 수선화로 피어났다고 하고 

그래서 꽃말도 자기애. 



수선화 꽃밭 바로 옆쪽으로 조성되어 있던 튤립 꽃밭. 

승마 조각상 주위에 

노랑, 빨강 튤립들이 만개해있었다. 



튤립하면 자연스럽게 네덜란드를 연상해왔는데 

알고보니 튤립은 네덜란드 뿐만 아니라 터키와 이란의 국화기도 하단다. 

꽃말은 영원한 사랑의 고백이라고~

단, 노랑색 튤립은 짝사랑 혹은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라고 하는데 

같은 꽃인데도 색깔에 따라 꽃말이 달라진다니 신기하다. 

그럼 노랑색과 빨강색이 섞여있는 얘는 꽃말이 뭘까?

급 궁금 ㅎㅎ




미세 먼지 농도는 좀 높았지만 

아름다운 꽃들과 화창한 날씨가 

모든 시름을 잊게 만들었던 

봄날의 풍경. 



가까운 곳에 이렇게 멋진 풍경을 놔두고

난 이제껏 도대체 어딜 떠돌아다닌건지...



화사한 튤립들 사이에서 유독 돋보이던 민들레 홀씨. 



기왕에 왔으니 서울 숲 구석구석을 잘 돌아보기로 하고 

일단은 크게 한 바퀴 돌기로 하고 걷기 시작했다. 


걷다가 발견한 숲 속 도서관 앞 타일. 

타일 한 칸 한 칸에 예쁜 그림이나 메모가 남겨져 있어 

읽는 재미도 쏠쏠~





서울 숲 공영주차장 쪽 출입구와 접해 있던 

나비 정원과 곤충 박물관. 

나비도 보고 싶고 

공기 정화 식물 전시도 관람하고 싶었는데 

이런~

월요일엔 휴관이란다. ㅠㅠ



나비를 못보니 사슴이라도 보고 가야지 하고 

사슴 생태원 쪽으로 향했다. 

이제껏 아스팔트 길이라 조금 아쉬웠는데 

이 쪽은 흙길인데다 양 옆으로 벚나무들도 줄지어있어 

숲 길 분위기가 물씬~



불과 일주일 전만 해도 만개한 벚꽃들로 화사했을 

그 모습을 상상하면서 길을 걸었다. 

화무십일홍이라더니 

역시나 한치도 어긋남없는 자연의 시간표.




그렇게 잠시 걷다보니 어느새 생태숲. 

이 곳은 야생 동식물이 서식할 수 있도록 

자연 그대로의 숲을 보존한 곳이라고 한다. 

특히 이 곳에 있는 꽃사슴 우리에서는 

관람은 물론, 먹이 주는 체험을 할 수도 있다고~



생태숲 중간에 있던 보행가교. 

이 다리를 건너면 어디일지 궁금해 다리 위를 걸어가 보았다. 



다리 위에서 

내려다본 사슴 우리. 



다리를 계속 걸어가니 그 아래로 연못이 보였다.

연못 옆으로 자라고 있던 수양버들의 초록빛 이파리를 바라보고 있자니 

뭔지 모를 평안함과 아름다움이 느껴졌다. 

그러니 봄에는 꽃만 꽃이 아닌 것이다. 



가교를 건너가면 한강이 나온다기에 

서울 숲을 마저 다 보기 위해 

중간쯤에서 길을 돌이켜 다시 숲 산책을 했다. 



굵은 나무 기둥을 뚫고 자라난 생명력이 가득한 이파리. 



비가 오면

더욱 그윽한 향을 풍겨줄 라일락꽃도 활짝. 



서울 숲의 중심이라 할 수 있는 연못. 



잔디밭 위에서 편안하게 휴식을 취하고 있는 시민들. 

파리와 런던 여행때 도심 속 공원들을 산책하며

한 없이 부러워만 했던 내가 부끄럽다. 

문화나 역사도 내 것을 먼저, 

여행도 내 땅을 먼저 해야하는 것을....



연못 한 가운데 있는 분수는 

주말에만 가동한다고~




연못의 다리를 건너오니 

본격적으로 펼쳐진 튤립 정원. 



무질서하다기보다는 자유롭고 발랄해 보였던 

다채로운 빛깔의 튤립들. 

형형색색의 물감을 흩뿌려놓은 듯한 아름다운 풍경에 

여기저기서 탄성이 들려왔다. 




고운 튤립들과 더불어 

내 안의 감성을 일깨우던 아름다운 문구들.



다른 곳에서 봤더라면 그냥 흔한 문구일 뿐이었을 텐데 

꽃이 배경이 되어주니 

가슴에 콕콕 들어와서 박히더라는~



가장 소중한 것은 

바로 지금 이 순간. 

그러니 가장 소중한 사람 역시 

지금 바로 내 곁에 있는 당신!





꽃 보다 환한 얼굴로 사진을 찍는 사람들을 바라보면서 

어쩌면 이 봄날이 아름다운 건 

꽃 때문이 아니라 

꽃을 바라보는 우리의 얼굴 표정과 마음때문이 아닐까 생각했다. 



옛다 여기 봄이다 하고 던져주길래 

덥썩 받은 봄인데 

정들자마자 이별인건가?

오늘 낮기온이 무려 28도.



그렇게 올해의 봄꽃들과의 예정된 이별을 예감하며 

아쉬움을 느낄 무렵 

내 눈에 들어온 또 하나의 아름다운 문구. 




"내 인생의 봄날은 언제나 지금"?

분명 위로의 말일텐데 

어쩌지? 

나는 가을이 봄 보다 훨씬 더 좋아요.^^




쉼 없이 셔터를 누르고 

찍은 사진을 확인할 때마다 매번 실망하면서도 

포기할 수 없었던 사진 촬영. 




결국 내 능력으로는 카메라에 담아낼 수 없음을 겸허히 인정하고 

아름다운 꽃밭 풍경을 뒤로 하고 

걷다가 발견한 이 곳. 



프로 사진가의 포스를 팍팍 내뿜으며 

사진을 찍고 계신 분들을 흉내내며 

물에 비친 반영을 찍는 것으로 

이 날의 산책은 끝이 났다. 




서울 시내에도 벚꽃 명소는 많지만, 

튤립을 이렇게 많이 심어놓은 곳은 흔치 않기에 

더욱 귀하게 느껴졌던 서울 숲 튤립 가든. 

내일과 모레 비가 온 후에는 많은 잎들이 지겠지만 

벚꽃 엔딩 후 튤립이 그 허전함을 메웠듯 

또다른 꽃들과 무성한 잎들이 그 자리를 채워줄 것이다. 

그렇게 사시사철 각기 다른 아름다움을 보여줄 서울 숲, 

내가 사는 서울에 이런 공간이 있어서 정말 반갑고 고맙다.  


2019/04/22 - 서울 숲 근처 깔끔한 한식 추천 <할머니의 레시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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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빨간마트료시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