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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구로구에 있는 항동 철길.

이 곳은 1959년에 건설되어 비료 화물 운반에 사용됐던 철로인데

지금은 철길 주변을 정비해 걷기 좋은 길로 만든 곳이다.

 

 

<가는 방법>

7호선 천왕역에서 내려

2번출구로 나간다.

오른쪽으로 보이는 롯데리아를 지나 쭉 걷다보면

길 건너편으로 지구촌 학교가 보인다.

신호등을 건너 지구촌 학교 옆 골목으로 들어가면

기찻길이 나타난다.

 

 

주택가에서 시작된 철길은

이내 숲길 사이로 이어진다.

 

 

주변에 밤나무들이 많은지 길 주변으로 밤송이 껍질들이 뒹굴고

길 옆으로 예쁜 가을 꽃들도 피어 있어  

깊어가는 가을을 느끼기에 더할 나위없이 좋은 장소다.

 

 

 

삐뚤빼뚤 손글씨로 쓰여진 역명도,

귀여운 강아지 역무원 그림도

개성과 해남까지의 거리가 적힌 이정표도

모든 게 정감있게 느껴졌던 항동 철길.

 

 

철길이 지나가는 길에 이렇게 <푸른 수목원>이 있었다.

입장료는 무료.

 

 

개원시간은 오전 5시에서 오후 10시.

도심 한 가운데에 이렇게 푸르른 공간이 있다니...

근처에 사시는 주민 분들은 참 좋겠다.

 

 

한가지 꼭 기억해야할 점은

도시락이나 돗자리는 반입 금지 품목.

 

 

생각보다 공간이 꽤나 넓은데다

다양한 종류의 꽃과 나무들이 잘 조성되어 있었다.

인상적이었던 건 장미 정원.

10월에 장미라니?

장미는 원래 5월의 여왕 아니었던가...

 

 

 

 

장미 외에도 다양한 꽃들이 가득했던 꽃밭들.

 

 

꽃밭 위를 날다가 이따금 내려앉았던 

호랑나비, 흰 나비 그리고 고추잠자리.

 

 

걷다보면 이렇게 연못 위로 나무 다리와 데크가

곳곳에 조성되어 있어

걷는 재미는 물론, 쉴 만한 곳도 많아 쉬엄쉬엄 걷기 좋았다.

 

 

연잎을 보니

연꽃이 피는 7월쯤 다시 와보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아이들이 즐겁게 건널 수 있는 돌다리도 있고

 

 

야외 공간에서 차 마실 수 있는 카페도 한 켠에 자리잡고 있었다.

 

 

운영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까지.

 

 

가을의 정취 중 압권은 뭐니뭐니해도 파란 하늘과 흰 구름.

흰 색과 파란 색의 조화를 보고있노라면

운동회 때 왜 굳이 청군과 백군으로 나누어 경기를 하는지 이해가 가더라는~

 

 

작은 규모이긴 하지만

식물원도 있었다.

 

 

걷는 속도와 머무는 시간에 따라

개인별로 소요 시간은 다르겠지만,

시간적으로 여유가 있다면

가급적 천천히 거닐면서

느림의 미학을 온 몸으로 느껴보기를 추천하고 싶은 <푸른 수목원>

 

 

푸른 수목원 관람을 마치고 나오면

수목원 바로 앞에 이렇게 이정표가 나온다.

이 곳에서의 걷기가 충분치 않은 사람들은

각자 원하는대로 더 걸어도 좋을 듯~

참고로 나는 구로올레 3코스로 갔는데

그 길은 천왕산 정상으로 이어지는 길이라 다소 경사가 심하다.

정상까지 가려면 비탈길을 걸어 올라 336개의 계단을 마저 올라가야하니 참고하시길~

그래도 3코스가 끝나는 곳에서 천왕역이 멀지않아

천왕역 이용자들에게는 편리할 듯~

 

 

2018/10/18 - 상암동 월드컵 공원 2. 가을 정취 물씬 풍기는 <하늘 공원 억새 축제>

2018/10/27 - 단풍이 곱게 물든 걷기 좋은 길, <과천 서울 동물원>

2018/10/27 - 이 가을이 가기 전에 <서울 동물원 산림욕장>

2018/10/25 - 과천 서울대공원 호숫가 둘레길(청계호숫가 전망좋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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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저녁으로 제법 선선한 바람이 불어와

슬슬 추심(秋心)이 동하는 요즘.

모처럼 나섰던 선정릉 산책기 지금부터 시작.

 

 

 

지하철 2호선 10번 출구에서 도보 7분.

자가용을 이용할 경우 매표소 바로 옆 지하주차장에 주차를 하면되는데

주차 요금은 2시간 이하일 때는 5분당400원,

2시간 초과시 5분당 600원.

주말일 경우는 근처 공영주차장 무료 이용이 가능하지만

좀처럼 자리가 나지 않으니 참고 하시길~

 

관람시간은

3~10월 : 06:00~21:00 (매표는 20:00까지)

11~1월 : 06;30~17:30 (매표는 16:30까지)

2월 : 06:00~18:00 (매표는 17:00까지)

정기 휴일은 매주 월요일

 

 

관람 요금

만25세~만64세: 1000원.

단체(10인 이상) : 800원.

강남구 주민은 50% 할인

 

 

선정릉은 선릉과 정릉을 합친 명칭.

선릉에는 성종과 성종의 후궁 정현왕후 윤씨의 능이 있다.

정릉은 성종과 정현왕후의 아들인 조선 제11대 중종의 능이 있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안내문.

음료를 제외한 도시락 종류나 돗자리도 반입 금지.

 

 

선정릉에 대해 보다 정확하고 자세한 내용을 알고싶다면

해설 프로그램을 이용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아쉽게도 시간이 맞지않아 나는 패스~

 

 

길 한 켠에 다소곳이 피어있던 쑥부쟁이.

가을 분위기가 물씬~

 

 

 

 

오랫만에 만난 호랑나비.

자연적으로 생겨났다고 믿기엔 너무 규칙적이고 대칭적인

호랑 나비의 무늬를 보며

새삼 조물주의 무한한 능력에 신비감을 느꼈다.

 

 

가장 먼저 들른 정릉.

능의 주인인 중종은 조선 제9대 성종과 정현왕후의 아들로 태어나

진성대군으로 봉해졌다가

연산군이 폐위되면서 중종반정으로 왕위에 올랐다.

조광조 등 사림을 등용하여 현량과를 실시하고

향약을 전국적으로 실시하여 새로운 향촌 질서를 확립했으며

비변사를 설치하여 국방체제를 정비했다고 한다.

 

 

정자각.

왕릉 제례때 제향을 올리는 정丁자 모양으로 지은 건물

 

 

홍살문(=홍문, 홍전문)

신성한 지역임을 알리는 문.

붉은 칠을 한 기둥 2개를 세우고 위에는 살을 박아놓았다.

 

 

향로와 어로.

홍살문에서 정자각까지 이어지는 길로

박석을 깔아 놓았으며

왼쪽의 약간 높은 길은 제향 때 향을 들고 가는 길이라 향로라 하며,

오른쪽 약간 낮은 길은 임금이 다니는 길이라 어로라고 한다.

세상 참 좋아졌네.

나같은 평민이 임금님이나 다니던 길을 마음껏 활보할 수 있다니...^^

 

 

비각

비석이나 신도비를 보호하는 건물.

 

 

정릉 주변을 한바퀴 돌아

흙길을 따라 산책을 했다.

일부러 찾아와야만 흙을 밟을 수 있는 맨땅을 만날 수 있다니...

조금 서글픈 느낌.

 

 

저 그루터기는 언제부터 저 자리에 놓여있었을까?

모든 것을 사랑하는 소년에게 주고 결국은 덩그마니 그루터기로 남은

동화 속 아낌없이 주는 나무가 떠오른다.

구름이 잔뜩 내려앉은 초가을날의 정취와

더없이 잘 어울린다고 느껴졌던 그날의 풍경 하나.

 

 

평소엔 산책나온 동네 주민들이나

점심 식사 후 짧은 산책을 즐기는 주변 직장인들이 제법 많이 오가는 곳인데

흐린 날씨 탓이었을까?

이 날은 사람들도 별로 보이지 않고

고즈넉해서 더 좋았다.

 

 

 

 

고개를 넘어가니 나타난 정현왕후의 능.

내가 이 동네에 살기 시작했던 어언 40년전엔

릉 주변에 철책이나 보호 난간 같은 것들이 전혀 없었다.

우리 또래 어린 아이들에게 릉은 무덤이라기 보다는 그냥 오르기 좋은 언덕같은 곳이었고

그 땐 동물 석상을 타고 올라 사진도 찍고 그랬는데....

변명하자면 그 땐 문화 유산이라는 개념자체가 없던 시절이었다.

어린 시절 우리 동네에 살던 아이들에게

선정릉은 문화재가 아니라 놀이터인 셈.

돌이켜보면 무지의 소치지만

그래도 아무런 걱정없이 마음껏 뛰놀 수 있었던 내 어린 날들은 돌이켜보면

정말 좋은 시절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시대가 달라졌고

선정릉은 우리의 소중한 문화 유산인 동시에

세계 유산으로 지정된 조선 왕릉 42기 왕릉 중에 하나이므로

아래 명시된 주의 사항을 엄수해야한다.

 

 

정현왕후릉에서 성종릉 쪽으로 가는 길에

여기저기를 파헤쳐 공사가 진행 중이었다.

 

이 곳은 수복방

조선 시대에 종묘, 왕릉 등을 관리하거나 제물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지내던 곳이다.

 

 

성종릉 앞 정자각.

 

 

수라간

제례 음식을 준비하던 곳으로 최근에 복원한 건물이라 그런지

세월의 흔적이 전혀 느껴지지않아 어색하게 느껴졌다.

 

 

성종왕릉 가는 길가에 피어있던 보랏빛 맥문동.

 

 

성종왕릉의 모습과

왕릉을 이루는 주요 요소?의 명칭들.

성종은 <경국대전><국조오례의>를 완성해 조선의 법과 예를 완성했으며

집현전의 후신인 홍문관을 설치하고 사람파를 등용했다는데

특히 시를 좋아하고 사냥과 풍류를 즐길 줄 아는 낭만군주였다고 한다.

 

 

성종왕릉에서 내려다 본 풍경.

 

 

한 바퀴를 다 돌 무렵 나타나는

선정릉 <역사문화관>

 

 

역사 문화관을 지나서 만나게되는

수령 500년 이상이라는 은행나무.

아직은 단풍이 들지않아 그저 웅장할 뿐이지만

노란 빛으로 물드는 늦가을이면 고운 모습을 드러낸다.

 

 

은행나무 옆에 위치한 재실.

왕릉의 관리와 제례 준비를 위한 공간이다.

 

 

콘크리트 빌딩이 숲처럼 우거진 곳 한 가운데에

어떻게 이런 공간이 있을까 싶을 만큼 고즈넉한

휴식과 힐링을 주는 <선정릉>

갑갑한 도심에서

잠시나마 마음 편히 숨쉴 공간을 찾는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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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에 걸었던 관악산 둘레길 1구간에 이어

오늘은 나머지 구간인 2, 3 구간을 걸었어요.

2구간 시작점인 서울대학교에 가기 위해

저는 서울대 입구역에서부터 걷기 시작했어요.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역명과는 달리 서울대 입구역에서

서울대학교까지는 꽤 먼 거리지요.  

오죽하면 서울대 3대 바보 중 하나가

서울대 입구역부터 서울대까지 걸어가는 사람이라는 말이 있겠어요?

나머지 두 바보는 뭔지 궁금하신가요?

하나는 서울대학교 축제 가는 서울대생(정말 재미없다더라고요 ㅎㅎ)

다른 하나는 고등학교때 1등 했었다는 자랑하는 서울대생이래요.

 

걷기를 좋아하는 저에게도

소음과 매연이 난무하는 대로를 걷는 건 고역이예요.

하지만, 길가에 핀 꽃나무들도 보고 사진도 찍다보니

마음까지 환해지더라고요.

 

 

 

드디어 서울대학교 입구,

그 유명한 "샤" 앞이네요.

 

 

저는 이 조형물을 볼 때마다 어디선가 들은

이 구절이 늘 떠올라요.

누군가 조국의 미래를 묻거든

고개를 들어 관악을 보게 하라

 

왠지 모르게 저까지 비장한 마음^^이 드네요.

 

서울대를 지나 이제  관악산에 들어섭니다.

 

 

이 길을 쭉 따라 올라가면

공원도 있고 등산로도 있고 둘레길 구간도 나타나기때문에

각자 체력과 여건에 맞게 경로를 선택할 수 있어요.

 

 

안전이나 건강을 위해 중요한 사항들이 표지판에 씌여있어

한 번씩 읽어봅니다.

꾸준한 운동은 역시 건강의 필수 조건이네요.

 

 

둘레길에 가시는 분은 이렇게 옆길로 빠져야 해요.

2구간은 서울대 입구~호압사까지 3.4KM 구간인데요

별칭이 "도란도란 걷는 길"

이름도 참 정답죠?

 

 

2구간은 1구간에 비해 가파른데다

돌길, 바위길도 있고 계단도 더 많아요.

둘레길 보다는 등산 느낌? 

 

 

하지만, 전망도 더 좋고

특히 삼성산 성지와 산림욕장, 호압사 등을 지나가기때문에

볼꺼리도 많고 묵상을 하기에도 좋지요.

 

 

이런 계단들이 제법 많이 나와요.

오르다 힘들면 중간 중간 쉬면서

과일도 먹고 커피도 마시고~



 

그렇게 걷다가 산림욕장을 지나

삼성산 성지에 도착했어요.

이 곳에는 1883년 기해박해때 순교하신

외국인 신부님 세 분의 유해가 안장되어 있다고 해요.  

 

 

젊은 나이에 자신이 믿는 진리를 전파하기 위해

머나먼 타국에 와서 결국 죽음에 이른 세 분의 약력을 하나하나 읽어봤어요.  

저는 비록 천주교 신자는 아니지만

경외심이 느껴지더라고요~

여기는 천주교 신자들이 성지 순례하러 오시는 곳이고

기도와 묵상 공간으로 만들어져서 그런지

이런 저런 생각을 하기에 참 좋았네요.

 

삼성산 성지를 지나면 곧 호압사가 나오면서

둘레길 3구간이 시작되는데

3구간은 호압사~석수역에 이르는 3.3KM구간이예요

호압사는 무학대사가 1393년에 창건한 절이라고 하니

그야말로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곳이네요.

 

 

호압사 앞에는 이렇게 잣나무 산림욕장이 조성되어 있어요.

데크로 쭉 이어져있어서 걷기도 편하고

피톤치드가 뿜어져나오는 산림욕도 할 수 있어서 그런지

산책나온 분들이 꽤 많더라고요.

 

 

산림욕장을 지나면서 부터는 둘레길에서 사람들을 별로 마주치지 못했어요.

둘레길 오른쪽으로 대로가 있어서 그런지

차량 소음이 심해서 아쉬웠고요.

그렇게 걷다가 돌틈 사이에서 우연히 이 꽃을 발견했을 때의 반가움이란...ㅎㅎ

 

 

요즘 흔하게 볼 수 있는 제비꽃이지만

돌틈 사이를 비집고 피어있는 모습이

너무 대견하고 고와서 한 컷 찍었지요.

혹시 혼자 다니는 게 좀 외롭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사진을 찍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저도 혼자 다닐 때면 꼭 카메라 챙겨 나가는데

다정한 친구처럼 느껴져서 덜 쓸쓸하더라고요.

나중에 기억이나 기록할 때도 좋고요.

저의 중년 쇼핑 아이템중 최고가 바로 이 카메라예요. ^^

 

 

뿌리는 다르지만 가지가 이어져 하나로 된 연리지.

볼 때마다 참 신기해요.

자연은 인간에 대한 일종의 비유와 상징이라 생각하는 편인데

연리지 역시 그렇네요.

 

 

봄에는 꽃만 꽃이 아니죠.

이제 막 돋아나기 시작하는 새순도 얼마나 곱고 예쁜지~

초록이 주는 신선함과 생명력이 정말 좋아요.

 

그렇게 꽃과 나무와 성모님, 신부님, 부처님, 이름모를 작은 새들과 함께한

오늘의 둘레길 산책?의 막바지 무렵,

석수역으로 나가는 둘레길 끝지점에 세워진 표지판을 읽어보니

새삼 오늘 제 몸이 정말 건강해졌겠다 생각했어요.

 

 

하지만, 제가 느끼는 걷기 효과는 따로 있어요.

걷기는 늘 매순간 내딛는 그 한 발에 집중하게 하고

걸으면서 떠올리는 이런 저런 상념을 통해

내가 미처 몰랐던 내 생각을 만날 수 있어요.

간혹 마음이 힘들 때

열심히 걷다보면 마음이 가라앉기도 하고요~

 

그래서 저는 걷기가 주는 육체적 건강 보다는

정신 건강에 더 큰 도움을 준다고 믿어요.

그래서 땀이 날 정도의 속도로 걸어야 걷기가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말은

언제나 무시하지요. ㅎㅎ

늘 설렁설렁,

제주 올레 걷기 정신인

"놀멍, 쉬멍. 걸으멍" 걷는 게 제 걷기 철학?이랍니다.

덕분에 오늘도 5시간 정도 소요된 것 같고요~ 

 

 

근데, 오늘 놀라운 정보를 하나 입수했어요.

"서울 둘레길" 앱이 있다니~

목표나 목적을 갖는 걸 그다지 좋아하지 않아서ㅋ

완주에 도전할 맘은 없지만,

걷기 좋은 길 찾는데는 도움이 될 것 같으니 일단 다운받아야겠네요.

 

이렇게 해서 두 번으로 나누어

관악산 둘레길 1-3구간 완주했네요.

1구간 걷기가 궁금하신 분은 아래 링크 참고하세요.^^

 

2018/04/02 - [나와 너, 사람 읽기 ] - 관악산 둘레길 걷기 1편-1구간(까치산 생태육교~서울대 정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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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부터 날씨가 흐려서

기온이 낮지 않을까 살짝 걱정했는데

길을 나서보니 이제 완연한 봄날이네요.

며칠 전만 해도 도대체 언제나 피려나 싶었던 벚꽃들도

어느새 만개해 있더라고요.

이래서 봄날 하루는 하루가 아니라고 했나봐요.

 

꽃피는 봄날을 핑계삼아ㅋ

오늘 제가 향한 곳은

관악산 둘레길(관악구 구간)이예요.

1-3구간 전체 거리가 15km로

전구간을 걷는데 6-7시간 소요된다고 해요.

하지만 저는 상춘객(賞春客) 마인드로 나섰기때문에

오늘은 워밍업^^ 차원에서 1구간만 걸었어요.

 

 

 

구간마다 테마가 있다니 놀랍네요.

제가 걸은 1구간은 애국의 숲길이었군요?

1구간의 출발점은

지하철 2호선 낙성대역과 사당역 중간쯤에 있는 까치산 생태 육교예요.

저는 낙성대역쪽에서 출발했는데

낙성대역 1번출구로 나가서 큰길을 따라 쭉 걷다 보면

바로 정면에 까치 생태육교가 보이고

오른쪽을 보면 이렇게 계단이 있어요.

 

계단을 걸어올라가면 둘레길 1구간 표시가 나오는데

그 때부터는 나무에 묶여있는 둘레길 리본만 따라서  

쭉 걸어가면 돼요.

 

 

갈림길처럼 헛갈리기 쉬운 곳에서는

무조건 리본만 찾으세요.

선택이 어려운 우리 인생길에도

내 갈 길을 선명하게 알려주는 방향 표시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관악산 둘레길은 명칭 그대로

관악산의 둘레를 따라서 걷는 길이기 때문에

등산로에 비하면 훨씬 덜 가파르고 편안해요.  

하지만, 가다보면 계단이나 오르막 길도 있기때문에

관절이 안좋으신 분은 주의하셔야 합니다.^^

 

 

걷다보니 이런 곳이 나왔어요.

무당골이라는 곳인데 옆에 세워진 표지판에 이런 설명이 있네요.

우리나라의 무속 신앙은 우주의 만물과 그 운행에는 각각 그 존재와 질서에 상응하는 기운이 깃들어 있어 인간이 제 스스로를 낮추어 그 기운을 거스르지않고 위하고 섬기면 소원을 성취하며 모든 일이 질서를 찾아 편안해진다는 확고하면서도 광범위한 범 우주적, 자연적 신관과 나름대로의 신앙체계를 갖추고 있는 한국의 민간신앙이다.  

왜 저렇게 길고 어렵게 설명했는지...한 문장이 무려 4줄!ㅋ

동굴처럼 생긴 바위의 안쪽을 들여다보니

새카맣게 그을린 흔적들이 있었어요.

그렇게 많은 초를 밝히며 간절히 기도했을 그 소원은 과연 어떤 것들이었을지

그들이 믿는 신은 과연 그 기도를 들어주었을지 문득 궁금해지더라고요.

그러고보면 인간이라는 존재는 참 연약하지요.ㅠㅠ

 

 

해가 구름 속에 숨어있는데도

기온이 높아 땀이 제법 많이 흐르더라고요. 

여기까지 오르느라 흘린 땀도 식히고 목도 축일 겸

벤치에 앉아 집에서 내려온 커피를 한 잔 했어요.

혹시 둘레길 가시는 분들

저처럼 커피나 간단한 간식, 과일 꼭 가져가세요.

가다보면 이렇게 중간 중간 쉴 수 있는 공간들도 많고

평일이라 사람도 거의 없어서

고즈넉하게 혼자만의 시간을 즐길 수 있어요.

 

태생이 간세다리-제주 방언, 게으름뱅이ㅋ-인 저는

설렁 설렁 걸으멍 쉬멍 놀멍 다니는 걸 좋아해요.

그래서 정상 정복이라는 과업을 달성하기 위한 등산보다는

둘레길이나 올레길처럼 설렁설렁 걸을 수 있는 길을 선호하지요.

하지만 저와는 달리 둘레길은 너무 재미없고 시시하다 생각하시는 산악인들은

둘레길에서 연주대로 빠지는 길도 있으니

그리로 가셔도 좋을 것 같아요.

 

 

거리에는 이미 목련, 벚꽃들이 화사하게 꽃을 피웠는데

여긴 산이라 그런지 아직이고요

아마 다음주 쯤이나 되어야 벚꽃이 피지 않을까 싶어요.

그래도 진달래, 개나리는 만개해서 나름 눈 호강했는데요

아직 아무 꽃도 피지 않고

나무의 새순도 별로 없는 이 즈음의 산에서는

진달래와 개나리는 그야말로 독보적인 존재감을 뽐내지요.^^

 

 

별로 높이 올라온 것 같지 않은데

전망대가 있어 내려다 보니 이렇게 도심이 내려다보이네요.

"야호"를 외칠 만큼은 아니었지만

어쨌든 답답한 가슴이 트이는 느낌이었어요.

 

 

어느새 조금 개인 하늘 사진도 한 장 찍어주고...

아직은 앙상한 겨울 나무의 모습이지만

하루가 다르게 초록빛 옷을 입겠지요.

 

1구간은 이렇게 낙성대로 이어지는데요

낙성대는 고려 시대 명장, 강감찬 장군이 태어난 곳이예요.

장군이 태어날 때 이곳에 별이 떨어졌다고 해서

낙성대(落星垈)라는 이름을 얻게 되었다고 하죠.

 

 

광장을 지나면

강감찬 장군의 위용이 살아있는 멋진 동상도 이렇게 세워져있어요.

 

 

1구간은 도로 건너편

영어마을 관악캠프 뒷쪽 길로 다시 이어져요.

처음 여기 왔을 때는 길이 너무 외진 것 같아

걸어가길 망설였었는데

여러번 다니다보니 지금은 별로 그런 생각이 안들더라고요.

다니다보면 동네 주민들도 오가고

또 서울대학교 쪽으로 이어지는 갈림길도 나오고요.

 

 

1구간 숲이 끝나는 언덕길이예요

이 길을 내려오면 큰 도로가 나오는데요

왼쪽으로 가면 서울대학교와 관악산 방면이고

오른쪽으로 가면 서울대입구역이 나와요.

그러니까 둘레길 2구간으로 계속 가려면 왼쪽으로 가시고

여기까지만 걷고 싶다 하면 바로 앞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타거나

오른쪽 길을 쭉 따라서 서울대입구역까지 가시면 되고요.

 

저는 1구간 걷는데 2시간30분 정도 걸렸는데

천천히 사진도 찍고 커피도 마시고

여러번 쉬었기때문에 그랬고요

천천히 걸어도  2시간이면 충분할 거예요.

 

바람 쐬고 싶은데 멀리 가기는 힘들다거나

산에는 가고 싶지만 등산은 버겁다하는 분들,

걷기 좋아하는데 기왕이면 좋은 공기를 마시며 걷고 싶다 하시는 분들에게

관악산 둘레길 걷기 추천드립니다.

걷기 좋은 4월에 꼭 한 번 다녀오세요.

 

마지막으로 둘레길 걷기 유의사항도 한 번 읽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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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빨간마트료시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