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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호선 타고 지나던 길에

충동적으로 나선 벚꽃 구경.

어쩌다보니 목적지는 동작역에 위치한 <국립 서울 현충원>

 

자가 운전자를 위한 현충원 주차 안내

주차료는 무료.

운영 시간은 오전 6시~오후 6시.

 

 

자주 지나다니는 길이건만

지금으로부터 30년도 훨씬 전에

학교에서 단체로 갔던 봉사활동 이후 처음 방문이었다.

이제껏 국가와 민족을 위해 귀한 목숨을 바친 영령들이 안장되어 있는 국립묘지로만 생각해왔는데 뜻밖에도 이 곳이 서울에서 대표적인 벚꽃 명소라고~

동작역 8번출구로 나가 정문에 들어서니

웅장하고 멋진 분수가 먼저 눈에 띄인다.  

 

 

벚꽃 명소라는 말이 무색하지않게

평일 임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꽃구경을 하고 있었다.

 

묘소로 이어지는 길 양쪽으로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벚꽃들.

 

 

가지가 위로 뻗어 자라는 일반적인 벚꽃나무와 달리

이 곳의 나무들은 수양 버들처럼 아래로 축축 늘어져있는 게 인상적.

 

 

이런 나무를 수양 벚나무라고 한다는데

처음 보는 종류라 신기하기도 하고

일반 벚나무에 비해 훨씬 더 꽃잎이 많이 달려있어

특이하고 화려하다.

 

 

 

 

 

정신없이 셔터를 누르는 사람들 틈에서

나 역시 꽃 사진을 찍느라 여념이 없었다.

 

 

 

 

 

그렇게 꽃 구경에 심취해 걸어 올라가다 보니

눈 앞에 나타난 묘지.

 

 

비록 본말이 전도되긴 했지만,

꽃구경 덕분에 찾게된 현충원에서

그간 잊고살았던 나라를 지켜주신 분들의 거룩한 희생을 떠올리며

잠시 감사와 위로의 묵념을 올렸다.

 

 

 

다양한 연령대와 구성으로 꽃구경 나온 사람들이

여기저기에서 탄성과 함께 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던

아름다운 봄날 오후.

 

 

가물어서 그런지 작은 개천은 물줄기가 빈약해보였지만

그 와중에도 화사한 봄꽃들은 서로 경쟁하듯

만발해있었다.

 

 

 

 

 

 

 

 

꽃구경하고 있는 인파들을 지나쳐

한적한 묘지길로 올라가니

어느 묘비앞에 연세 드신 노부부가 앉아계셨다.

누구를 찾아오신 걸까?

 

누군가는 화창한 봄날 오후, 봄꽃을 즐기기 위해 찾아온 장소가

또다른 누군가에게는 가슴 아픈 상실을 되새기는 안타까운 슬픔의 장소라니...

그러고보면 인생이란 얼마나 잔인한 것인지.

 

 

 

유독 많은 사람들이 모여있던 이 나무.

 

 

벚꽃의 한 종류인가?

희끄무레한 연분홍빛 벚꽃들 속에서

군계일학처럼 빛났다.

 

 

 

 

 

 

 

 

 

 

 

그렇게 산책하듯

현충원을 한 바퀴 돌고

현충문을 지나는 것으로

벚꽃 구경 삼아 돌아본 현충원 산책은 끝이 났다.

 

 

꽃구경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는 길에만 해도

며칠 후  이 곳을 다시 찾을 생각이었는데

이런!

일기예보를 보니 일요일부터 비, 바람이 불 예정이라

오늘로 벚꽃 엔딩이란다.

 

이래서 역시 쉽게 내일을 기약하면 안되는 듯~

카르페디엠의 진리는 꽃구경에서도 예외가 아님을 다시 한 번 되새기며

아쉽지만 이걸로 2019년 벚꽃에 안녕을 고한다.

 

 

2019/04/10 - 벚꽃 만개한 4월의 남산 둘레길(20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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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을 많이 먹지는 못하지만,

애주가를 자처하는 나에게

친구가 추천해준 <전통주 갤러리>

이름 그대로 한국 전통주의 상설 전시를 통해

각 지역의 특색이 담긴 한국 술의 다양성과 가치를 알리고 있는 곳이다.  

 

 

하지만, 이 곳을 가봐야할 진짜 이유는 따로 있으니

그건 바로 이 곳에서 운영하는 전통주 시음 프로그램때문이다.

 

이 곳에서 운영하고 있는 전통주 시음 프로그램은 크게 두가지인데

무료로 진행되는 전통주 시음 프로그램과

1인당 2만원을 내고 체험하는 프리미엄 시음 프로그램이 있다.

우리가 이용한 프로그램은 무료로 진행되는 정규 시음 프로그램으로

네이버를 통해 쉽게 예약할 수 있다.

예약하지 않고 방문할 경우에는 2~3종 전통주 시음 체험이 가능하다.

 

지하철을 이용할 경우 강남역에서 내려

언덕길로 조금 걸어가면 된다.

개관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까지. (월요일 휴관)

 

전체 3층 건물 중

1층에 전통주 갤러리가 위치해있다.

 

공간 자체는 그리 넓지않지만,

우리 전통 문화의 향기가 물씬 풍기는 인테리어가 편안한 느낌을 주고

곳곳에 전통주에 관한 해설이 쓰여있어

우리 술의 다양성과 가치를 깨닫게 하는 매우 유익한 공간이다.

 

뚝배기 보다 장맛이라 했지만

술병 디자인부터가 남다른 명인의 술, 어떤 맛일까?

 

 

시음 프로그램이지만 시음만 하는게 아니라

갤러리 안내, 전통주의 종류와 만드는 법 등에 관한 설명도 들을 수 있어 더욱 좋다.

개략적인 설명은 10분 정도면 다 끝나고

곧 시음이 시작된다.

 

시음 전에 시음용 작은 잔과 퇴구할 그릇, 생수를 나눠준다.

3월달 시음주는 막걸리 2종과 삼해 소주, 산애딸기스위트, 두견주.

각각의 술에 대한 설명을 들은 후 차례로 시음을 하게된다.

 

 

조금씩 마셨는데도 불구하고

도수가 강한 소주와 두견주가 있어서 그런지

살짝 취기가 느껴졌다.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시간은 30분 정도.

시음을 마친 후에는 자유롭게 갤러리를 관람한 후 돌아가면 된다.

 

 

다양한 술을 시음하는 것도 좋았지만

갤러리를 가득 메우고 있는

우리 전통주를 구경하는 것도 재미있고 독특한 체험이었다.

게다가 전통주들을 시중 보다 싼 값으로 구입할 수 있는 것 또한

이 곳의 장점.

다음에는 직접 술을 빚는 양조장들도 방문해 봐야겠다.

 

 

해외 여행을 갈 때면

맛있는 와인이나 맥주 등을 맛보려 와이너리나 브루어리를 일부러 찾아다니면서도

정작 우리 전통술에 대해서는 너무 문외한이었다는 사실에 대해 새삼 반성하며

앞으로는 매달 한 번씩 이 곳을 찾아 전통주에 대한 이해를 넓혀나가야겠다.

아울러 한국을 찾는 외국인들에게

우리 술을 소개하는 공간으로 이 곳을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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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대공원 호수 둘레길에 이어

동물원 산림욕장 길을 걸은 후라 다리가 조금 아프긴 했지만

그래도 얼마만에 온 동물원인데...

게다가 입장료를 5천원이나 냈는데 그냥 나가기는 너무 아쉬워

동물원도 한 바퀴 돌기로 했다.

 

원래는 동물원 둘레길을 돌까했는데

그리로 가면 동물은 볼 수 없는데다

(차는 거의 다니지않지만) 차도를 걷는 것보다는

동물원 안쪽으로 도는 것이 나을 것 같아

동물원 안쪽으로 들어가 크게 둘레길을 걸었다.

 

산림욕장길의 종착점이었던 호주관.

 

 

만화같은 데 보면 흔히 캥거루를 복서로 묘사하지만

사실 캥거루의 몸에서 정말 힘이 센 곳은 바로 저 꼬리라고...

 

 

동물을 구경하는 입장이 아니라

안에 갇힌 동물의 마음에 감정이입을 하게 되면서부터

동물원은 내게 즐거움 보다는 슬프고 안스러운 마음이 생겨나는 공간이 되었다.

그래서 젊은 시절, 사는 일이 내 맘같지 않다거나

때론 쳇바퀴 돌듯 좁은 공간을 살아가는 나 자신이 갑갑할 때면

역설적이게도 동물원을 찾게 되곤 했다.

하지만, 아주 가끔은 아무런 판단이나 생각없이

그저 낯선 동물들을 바라보는 자체만으로도 즐거웠던

순수한 동심을 간직했던 어린 시절이 그리워지기도 한다.

 

 

동물원 안쪽으로 크게 테두리를 만들어 돌다보니 만나게 된 시냇물.

평일 오후 시간이라 소풍 온 단체 관람객들도 다 빠져나가고

한적하고 고요해 마치 숲 속에 있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예전에 아이들과 동물원에 올 때면

많은 시간을 보냈던 놀이터.

그 때 아이들이 즐겁게 탔던 악어미끄럼틀은 지금은 다른 것으로 개조되고

놀이터의 시설물들도 교체되었지만

그래도 우리가 함께한 시간은 언제나 그 자리에~

 

 

서울 동물원을 즐기기에 가장 좋은 계절은 역시 가을이다.

서울에서 멀지 않은 곳에

이렇게 고운 단풍잎들을 바라보며

떨어진 낙엽을 밟으며 산책하기에 이보다 더 좋은 곳은 찾기 힘들 듯~

 

 

한 폭의 풍경화 같던 하늘과 구름과 나무.

연인끼리 데이트 하기에도

가족들이 나들이 하기에도

친구끼리 함께 걷기에도 좋은 곳이지만

이 가을날에 가장 어울리는 건 역시 혼자만의 산책.

 

 

예전엔 없던 조류관 조형물을 보니 조금 낯설긴 했지만

예쁘게 잘 꾸며놓았길래 기념으로 한 컷.

 

양 옆으로 늘어선 단풍든 나무 사이를 걸어가며

눈도 마음도 호강한 날.

 

 

자유롭게 뻗어나간 나무 줄기들이 저 높은 곳에서 만나

서로 얼키고 설키며

흡사 숲터널 같았던 서울 동물원 둘레길.

 

 

 

아직 물들지 않은 초록빛 이파리들도 많은데

벌써 낙엽이 되어 이렇게 쌓여있는 나뭇잎들을 보고있노라니

역시 모든 것에는 저마다의 시간이 정해져있는 것인지...

 

 

 

 

단풍은 단풍 자체로 볼 때보다

저렇게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볼 때가 더 아름다운 것 같다.

하늘처럼 자연스럽게 누군가의 편안한 배경이 되어주는 사람으로 나이들어가고 싶다.

 

 

 

수년 만에 찾아온 동물원이다 보니

새로운 얼굴들이 많이 늘었다.

그 중 가장 신기했던 건 바로 이 분. 렛서팬더

우리가 좋아하는 영화 "쿵후팬더"에서 사부님으로 설정된 그 동물이다.

이름에 팬더가 들어가지만 곰과는 상관없고

너구리과에 속한다고~

 

 

 

호랑이 우리 근처에서 전시중인

민화 작품들.  

이 그림들을 보다보니 수십년전에 개봉했던 영화 "미술관 옆 동물원"이 떠오른다.

정말 세월 참 빠르다.

 

 

우리나라 동물원에도 미어캣이 있었다니...

시드니 동물원에서 내가 가장 좋아했던 동물인데.

라이언 킹에 나온 티몬과는 달리

실제로 보면 어딘지 모르게 어수룩하고 뭔가 뻘짓을 일삼는 귀여운 녀석들.

반가운 마음에 한 컷.

 

 

동물원 정문 쪽으로 걸어나오다 보니

그 쪽에서도 전시회가 한창이었다.

풍경도 예쁘고 그림도 예쁘고~

이 날은 온통 예쁜 것만 보게된 아름다운 하루.

 

 

서울 대공원 호숫가 둘레길,

동물원 산림욕장 코스,

동물원 내부 둘레길 등 

서울 대공원 주변에는 정말 걷기 좋은 길이 많다.

이 세 경로를 하루에 다 걷기는 사실 만만치 않은 거리고

다 걷는다고 누가 상주는 것도 아니니까ㅎㅎ

한 코스라도 마음 내키는 대로 천천히 걸어보기를 권하고 싶다.

어느 코스를 걷든 가을은 거기에서 당신을 기다리고 있을테니까.  

 

2018/10/25 - 과천 서울대공원 호숫가 둘레길(청계호숫가 전망좋은길)

2018/10/27 - 이 가을이 가기 전에 <서울 동물원 산림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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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공원 호숫가 둘레길을 가볍게 걸은 후

오늘의 진짜 목적지인 서울 동물원 산림욕장길로 향했다.

 

 

<서울 동물원 산림욕장길 가는 방법>

1. 지하철 4호선 대공원 역, 2번출구로 나가

   코끼리 열차(어른 1회 1000원) 또는 스카이리프트를 타고 동물원 입구에 내린다.

2. 마찬가지로 2번출구로 나가 동물원 매표소까지 걷는다.

   내 경우는 동물원 정문이 아니라

   그 곳에서 미술관 쪽으로 조금 올라가면 있는 북문으로 들어갔다.

   출발점인 호주관 쪽에서 출발하려면 동물원 정문으로,

   종착점에서 출발점 즉, 반대 방향으로 걸으려면 북문으로 가면 된다.

   어차피 한 바퀴 도는 것이라 어디에서 출발하든 상관없지만

   개인적으로는 북문쪽에서 출발하는 것이 더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

 

<입장권 구매>

산림욕장길을 걷기 위해서는 동물원 입장권을 구매해야 한다.

가격은 5천원.

 

<경로>

산림욕장은 동물원을 둘러싸고 있는 산길을 한 바퀴 돌아 조성되어 있으며

전체 길이가 8km인데 둘레길이라기보다는 산길에 가까워 오르막 내리막이 반복된다.

중간 중간 동물원 쪽으로 빠져나올 수 있는 샛길들이 나오긴 하지만

코스를 끝내려면 2-3시간 정도 소요되므로 물이나 간식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중간에 피크닉 테이블이나 쉴 수 있는 공간들이 자주 나오므로

도시락을 준비하는 것도 산행의 즐거움을 더하는 좋은 방법이다.

 

 

서울 동물원 북문에 있는 매표소.

 

 

북문으로 입장해 왼쪽으로 조금 걷다보면 화장실 건물이 나오는데

그 곳에서 정면에 이렇게 철문이 보인다.

언뜻 보기에 닫혀진 것 같지만,

왼쪽에 있는 손잡이를 잡아당기면 문이 열린다.

 

 

철문을 나가 조금 걷다보면 이렇게 왼쪽으로

산림욕장으로 이어지는 계단이 있다.

에티켓 내용을 숙지한 후 계단을 오르기 시작.

 

 

 

초반부터 이어지는 계단을 오르며

그저 가벼운 둘레길로만 알고온 내 예상이 빗나갔음을 체감했다.

헉헉~

 

 

 

내 생각에 삼림욕길은  둘레길 보다는 가벼운 산행에 가까운 코스인 듯~

실제로 이 길을 걸으면서 만난 대부분의 분들이

등산복과 스틱등을 갖추고 걸었던 걸 보면

단순히 나만의 생각은 아닌 것 같다.

비온 후에는 낙엽이 물에 젖어 미끄러울 수 있으니

다른 건 몰라도 신발만큼은 등산화나 트래킹화 등 미끄럽지않은 신발을 신는 것이 좋다.

 

 

삼림욕장 코스에는 중간 중간 이렇게

테마숲과 그에 대한 설명에 관한 안내문이 나오고

벤치나 피크닉 테이블 등 휴식 공간 조성도 잘 되어있었다.

 

 

<사귐의 숲>을 지나면서 본 친밀한 사귐을 위한 방법들.

고개가 끄덕거려지는 내용이지만

나처럼 낯을 가리는 사람이 실행하기엔 커다란 용기가 필요.

그런데, 이 구간을 지나며 만난 어르신께서 내게 먼저 다정하게 말씀을 건네오셨다.

사진을 찍고 있는 나를 보시더니

"정말 예쁘지요?" 하시며 저 쪽으로 가면 더 예쁘다며

좋은 사진 많이 찍어가라고 말씀해주셨다.

'참 곱게 나이드셨구나' 생각되는 자연스러운 주름과

얼굴에서 느껴지는 연세와는 달리

신체 나이는 40대라고 해도 믿을 만큼 단단해보이시는 분.

나도 저 분처럼 곱게 나이들어가야지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이 날 산에서 본 단풍 보다 더 고운 분.

 

 

친밀한 사귐은 물론,

곱게 나이들어가기 위해서도 명심해야할 10가지!

꼭 기억해둬야지.

 

 

 

다양한 빛깔의 단풍으로 빛나던 가을 오후.

 

 

가을을 대표하는 국민 애송시

김현승 시인의 "가을의 기도"를 산길에서 만나니 더욱 울림있게 다가왔다.

이 가을과 더불어 내 영혼도 깊어지기를....

 

<독서하는 숲>이라 이름붙여진 이 곳.

날씨도 그렇고 평일이라 오가는 사람도 별로 없어

한적하고 고요함 속에 책을 읽기에도 좋은 분위기였다.

 

 

 

 

 

<쉬어가는 숲>

제각각 특색있기 다양한 테마들을 설정히는 일도 쉽지않았을 것 같다.

도심 속에 이렇게 고요하게 쉴 수 있는 공간을 만들기위해 애쓴 누군가에게

진심으로 감사.

 

 

깊은 산 속 옹달샘 같은 곳.

수질 기준이 식수로도 적합하다니

여름이라면 갈증해소에 더할 나위 없이 좋았겠다.

 

 

말로는 형언할 수 없는 가을 산의 아름다움.

 

 

단풍이 든 나무를 전체로 보는 것도 아름답지만

이렇게 하나씩 뜯어보면 친밀감이 더해져 더 곱게 느껴진다.

마치 어린왕자가 장미를 길들이듯

길 위에서 마주친 꽃과 나무들을 길들이는 나만의 방법.

 

 

오르락 내리락 다시 오르락을 반복하며 마침내 도착한 산림욕장 전망대야말로

산림욕길의 하이라이트.

동물원 식물원, 서울랜드를 비롯해 우면산과 63빌딩까지 조망되는

멋진 곳이다.

 

 

가을이 깊어갈수록 점점 더 쌓여갈 낙엽들.

 

 

 

숲이 우리에게 주는 유익함은 이루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겠지만

그 중에서도 내가 으뜸이라고 생각하는 건

바로 숲의 치유 효과.

숲을 걷다보면 어느새 일상에서는 쉽게 얻지못할 안정감과 평안함 속에 있는 나를 보게된다.

어쩌면 진짜 약은 병원이 아니라 자연 속에 있는지도...

 

 

 

 

오르막길을 열심히 오르고 또 다시 계단을 내려가니

드디어 산림욕장의 출발점(내게는 종착점)인 호주관 앞길이 나타났다.

 

평지가 아니라 산길로 8km다 보니

나에게는 걷기 편한 길은 아니었지만

가을을 느끼기에는 더할 나위 없이 좋았던 서울 동물원 산림욕장길.

이 가을이 가기전에 꼭 한 번씩 걸어보기를 강력 추천하고 싶다.

 

이 곳을 걷고 여세를 몰아 조금 더 걷고 싶다면

동물원 둘레길이나 동물원을 한 바퀴 도는 것도 좋고

서울 대공원 호숫가 둘레길을 걷는 것도 좋을 것 같다.

호숫가 둘레길을 이미 걷고온 나는

동물원을 한 바퀴 돌기위해 다시 고고씽!

 

2018/10/25 - 과천 서울대공원 걷기 좋은 길 1. 호숫가 둘레길(청계호숫가 전망좋은길)

2018/10/27 - 단풍이 곱게 물든 걷기 좋은 길, <과천 서울 동물원>

2018/10/18 - 상암동 월드컵 공원 2. 가을 정취 물씬 풍기는 <하늘 공원 억새 축제>

2018/10/07 - 걷기 좋은 길 <항동 철길과 푸른 수목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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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저기서 들려오는 단풍 소식을 듣고있자니

마음은 연신 들썩거리지만

역시나 멀리 떠날 수 없는 것이 내 현실.

진짜 여행자에게는 일상이 여행이라는 말로 행복회로를 돌려가며

단풍이 곱기로 유명한 과천 서울대공원으로 출발했다.

 

사시사철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않는 서울대공원에는

모두 3개의 둘레길이 있다.

그 중 하나인  호숫가 둘레길은

해오름다리~미리내다리~동물병원~관리사무소로 이어지는 2.7km의 구간이다.

여기에는 안전사고를 우려해 34년 동안 출입을 제한해오다 지난 6월부터 개방된

0.6km 구간이 포함되어있다.

 

가는 방법은 지하철 4호선 대공원역 2번 출구로 나가서

코끼리열차 타는 곳에서 왼쪽 혹은 오른쪽으로 걸어가다

호숫가로 들어가는 길이 나오면 그리로 가면 된다.

 

 

호수 위로 지나가는 스카이 리프트.

평일이라 그런지 사람을 태우지 않은 빈 리프트가 더 많았다.

리프트에 앉아 내려다보는 호숫가 풍경은 어떤 모습일까?

 

 

이 구간이 바로 34년만에 개방했다는 둑방길이다.

바닥에는 야자수 매트가 깔려있고

왼쪽에는 메타세콰이어 나무가 심어져있는데

정말 걷기 편하고 아름다운 길이다.

 

 

그야말로 산좋고 물좋고 정자까지 좋은

무릉도원 같은 이런 곳에서도 역시나 문제는 있었다.

길 옆에 놓인 피크닉 테이블에

할아버지 몇 분이서 술을 드시고 계셨는데

도대체 언제부터 드시고 계신건지

정오도 채 되지않은 시간에 벌써 빈 병 몇 개가 나뒹굴고 있더라는~

서울 몇몇 국립 공원에서 음주를 법적으로 금지시켰다는데 이 곳은 아닌가보다.

하기야 불법인 곳에서도 버젓이 술판을 벌이는 모습을 본 적 있으니

법 규정만의 문제는 아니겠지만

공공장소에서 더군다나 공원처럼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찾는 곳에서

지나친 음주는 삼가하는 것이 좋지않을까 싶다.

 

 

호수 건너편으로 바라다보이는

아름다운 단풍과 서울랜드.

 

 

이렇게 날씨가 맑은 가을날 호수가 주는 또다른 선물은  

호수에 비친 그림자다.

 

 

잔 물결이 일렁이는 물 속에 떠있는

구름과 하늘, 그리고 나뭇잎들.

 

 

중간 지점쯤에 있었던

호숫가 바로 옆 드넓은 잔디밭과 피크닉 테이블에는

나들이 나온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도시락이나 커피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내가 가 본 피크닉 장소 중 최고의 스팟이라 할 수 있을 듯~

 

 

수많은 나무 중에서도 한 눈에 눈길을 끌던

단풍 나무.

'나도 너처럼 곱게 물들어 가고 싶어.'

 

 

호숫가 둘레길은 여기서 잠시 끊어져

저 계단을 올라 다리를 건너가야 한다.

 

 

단풍 나무나 은행 나무 만큼 화려한 단풍은 아니지만

나는 이 벚나무의 단풍에 늘 마음이 끌린다.

 

 

아까 걸어온 메타세콰이어 나무길이

어느 새 반대편에~

 

 

물 위에 비친 그림자 세상을 볼 때마다

자연은 어쩌면 신이 우리에게 보여주는 하나의 은유일 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다.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은

어쩌면 물 위에 비친 세상처럼 모든 것이 희미한 그림자 세상일지도...

우리가 지금은 거울로 보는 것 같이 희미하나

그 때에는 얼굴과 얼굴을 대하여 볼 것이요,

지금은 내가 부분적으로 아나

그 때에는 주께서 나를 아신 것 같이 내가 온전히 알리라.

                                                          -고린도전서 13:12

 

한 나무 전체가 같은 빛으로 물든 것 보다

이렇게 여러 빛깔이 함께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는 것도

이맘 때만 볼 수 있는 아름다움.

우리 사는 세상도 이런 사람, 저런 사람

다양한 사람들이 제각각의 빛으로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게 진짜 아름다운 사회.

 

 

 

 

호숫가 둘레길을 걷고난 후

다음 코스인 동물원으로 향해가다가

국립현대미술관 야외 정원에 잠시 들렀다.

 

 

예쁘다고 밖에 표현할 수 없는 나의 표현력이 안타깝다.

벤치에 앉아 잠시 차를 마시고

동물원 삼림욕장을 향해 출발~

 

 

2018/10/27 - 이 가을이 가기 전에 <서울 동물원 산림욕길>

2018/10/27 - 단풍이 곱게 물든 걷기 좋은 길, <과천 서울 동물원>

2018/10/18 - 상암동 월드컵 공원 2. 가을 정취 물씬 풍기는 <하늘 공원 억새 축제>

2018/10/07 - 걷기 좋은 길 <항동 철길과 푸른 수목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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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공원>에서 내려오는 길에

이정표에 나와있는 대로

노을 공원으로 향했다.

비탈길이긴 하지만 내리막길이라 그리 힘들지 않았다.

차도와 만나는 길에서 길을 건너 왼쪽편으로 조금 내려가면 노을 공원 입구가 나온다.

 

 

서울에서 가장 아름다운 저녁 노을을 볼 수 있다는 이 곳은

조각 예술품과 전망대 등과 함께

파크골프장, 가족캠핑장, 누에 생태체험장 등을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참고로 이 곳에서도 하늘 공원처럼 맹꽁이 전기차가 운행되고 있다.

 

 

문제는 노을 공원 입구에서 전망대까지 가려면

비탈길을 올라야한다는 사실이다.

이미 평화의 공원, 하늘 공원을 산책하느라 체력 소모가 많았던 나는

천근만근인 다리를 이끌고 불굴의 의지로 비탈길을 올랐다. ㅎㅎ

 

 

가끔 사이클을 타고 이 길을 오르는 사람들을 봤는데

길이 워낙 잘 닦여있는데다

한가해 사이클을 타기도 좋은 장소란 생각이 들었다.

 

억새와 핑크뮬리때문에 다들 하늘 공원으로만 몰려갔는지

바로 옆 공원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

평일의 노을 공원엔 사람이 별로 없었다.

그로 인해 이 곳에서도 운행되는 맹꽁이 전기차 역시

텅텅 빈 채로 나를 스쳐지나갔다.

 

 

왼쪽으로 가면 조금 비탈지지만 노을 공원 전망대에 빨리 갈 수 있는 길,

오른쪽으로 가면 많이 돌아가지만 완만한 길과 파크 골프장 등으로 가는 길이다.

 

올라올 때는 빨리 전망대 구경만 하고 가야지했는데

막상 이렇게 한적하고 고요한 분위기를 보니

천천히 오래 걷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오른쪽으로 삥 돌아서 걷기로 했다.

아무리 몸이 힘들어도 좋은 길을 보면 그냥 지나칠 수가 없으니

나는 아무래도 산책 중독자인 것 같다.

 

길을 걷다보니 왼쪽으로는 드넓은 잔디밭이

오른쪽으로는 골프장이 펼쳐졌다.

우리나라 공원 안에도 이런 곳이 있었다니... 

공원처럼 자연스럽게 주택가 한 가운데에 위치해있던

시드니의 골프장들이 기억났다.

 

 

노을 공원은 잔디밭 조성도 잘 되어있고

매우 넓은데다

곳곳에 원두막처럼 생긴 휴식 공간도 많아서

요즘 같은 날씨엔 책 한 권, 커피 한 잔 싸들고

조용히 시간 보내기에 최적의 장소인 것 같다.

 

 

아이들을 위한 교육용 공간인 <누에 생태 체험장>

 

 

정겨움이 물씬 풍기는 <도시 농부 정원>

 

 

노을 공원이 진짜 유명한 이유는 바로 이 캠핑장.

사전 예약을 통해 이용할 수 있다는데

평일이라 이용객은 많지않아 보였다.

 

전망대 데크 근처에 위치한 카페&매점.

쥬중에는 운영시간이 밤 9시까지라니

이 곳에서 차 한잔 하며 노을을 바라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전망대 테크에서 내려다 본 한강.

팜플렛에 나와있는 문구대로

서울에서 "가장" 아름다운  노을을 볼 수 있는지는

직접 확인하지 못했으니 장담하기 어렵지만

날씨 좋은 날 가면 아름다운 노을을 볼 수 있으리란 사실 만큼은 분명할 것 같다.

다음엔 저녁 시간에 한 번 가보고 싶다.

 

 

전망대에서 내려오는 길에 보니

반딧불이 서식지라는 표시가 있었다.

서울에서도 반딧불이를 볼 수 있는 곳이 있었구나.

50년 동안 서울에 살았지만

여전히 내가 서울에 대해 아는 사실이 너무 부족함을

오늘 공원 탐방을 통해 다시금 깨달았다.

 

인적 드문 공원 길에

이따금씩 사이클을 타고 스쳐가던 사람들.

 

 

이렇게해서 오늘의 여정인 월드컵 공원 투어는 끝이 났다.

네개의 공원 중 난지천 공원은

버스정류장을 찾아가던 중 스쳐지났을 뿐

체력이 방전된 관계로 본격적인 산책은 다음 기회에~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억새나 핑크뮬리 등 가을의 정취를 물씬 느끼고 싶다면 당연히 <하늘 공원>을

경사가 없는 걷기 편한 길을 걸으면서

가을 꽃과 낙엽을 보면서 연못, 정원 등 풍경을 감상하고 싶다면 <평화의 공원>

해질녘 지는 해를 바라보며 명품 노을을 감상하고 싶거나

드넓은 잔디밭에서 캠핑을 하고 싶다면 <노을 공원>을 권하고 싶다.

 

2018/10/18 - 상암동 월드컵 공원 2. 가을 정취 물씬 풍기는 <하늘 공원>

2018/10/18 - 상암동 월드컵 공원 1. 걷기 좋은 공원 <평화의 공원>

2018/10/07 - 걷기 좋은 길 <항동 철길과 푸른 수목원>

2018/10/10 - 동작 충효길 2코스 현충원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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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공원 내에 있는 네 개의 공원

평화의 공원, 하늘공원, 노을공원, 난지천 공원 중

특히 가을철이면 가장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은 바로 여기 <하늘 공원>

 

월드컵 공원 내에 있는 공원 중 하늘과 가장 가까운 곳으로

가을이면 억새가 장관을 이루는 곳이다.

요즘은 핑크 뮬리에 댑싸리까지 심어져 있다는 소식과 인증샷이

각종 매스미디어와  SNS를 도배하고 있길래

평화의 공원을 한 바퀴 돈 후 하늘 공원으로 향했다.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가는 방법은

6호선 월드컵 경기장 1번 출구나

마포구청역 8번 출구로 나가면 된다.

평화의 공원에서는 다리 하나를 건너면 하늘 공원으로 갈 수 있는데

문제는 걸어서 가려면 291개의 하늘 계단을 올라가야 한다는 사실.

체력상 걷는 게 무리라면 하늘 계단 앞에서

맹꽁이 전기차를 타면 된다.

요금은 성인 기준 편도 2천원, 왕복 3천원.

 

 

하늘색 다리 뒷쪽으로 보이는 지그재그의 계단이 바로

하늘 공원으로 가기 위해 올라야 하는 하늘 계단.

밑에서 볼 때는 까마득해보였지만

막상 오르다보면 많이 힘들지는 않다.

물론 2-3번 정도 계단 중간에서 쉬어가며 오르긴 했지만~

 

 

하늘 계단 밑에 걸려있던 억새 축제를 알리는 현수막.

올해로 17회를 맞았다는 억새 축제 기간은 10월 12일에서 18일로 이미 끝났다.

그로 인해 다양한 이벤트와 밤 10시까지 개장하던 행사는 없어졌지만

축제와는 무관하게 하늘 공원에서는 여전히 가을 풍경을 볼 수 있다.

하늘 공원의 개장 시간은

10월은 오후 8시30분까지,

11월과 12월은 오후 7시30분까지다.

 

 

계단을 오르다 잠시 쉬는 중에

내려다 본 풍경.

해질 무렵에 등불이 켜지고

발 아래 서울 시내의 야경이 펼쳐지면

더욱 아름다울 것 같다.

 

 

계단을 올라

얼마간 더 걸은 후에야 도착한 하늘 공원.

쓰레기 매립지 난지도 였던 시절에

해발 98미터, 바로 그 쓰레기 산의 정상이었던 곳에 공원을 조성하고  

지금은 가을 정취가 물씬 풍기는 억새와 각종 가을 꽃들이 자라고 있다니

직접 보지 않았다면 상상조차 하지 못했을 것이다.

 

 

축제 기간이라서인지 그야말로 인산인해를 이루었지만

굽이굽이 좁은 오솔길 양옆으로 억새밭이 펼쳐져 있어

가을 정취가 물씬~

 

 

 

억새는 으악새, 새라고도 불리는데

흔히 억새와 갈대를 혼동하지만

억새는 산 또는 들에서 자라며 잎에 잎맥이 있고 줄기 속이 차있으며

1-2미터 정도의 높이까지 자라며 자줏빛을 띤 황갈색인 반면

갈대는 습지나 강가에서 잘 자라고 잎맥이 없으며 줄기 속이 비어있고

3미터 정도의 높이까지 자라며 갈색이다.

바람 쐬러 나왔다가 식물 공부까지 하고 가니

감성과 지성이 균형과 조화를 이루는 느낌.

 

 

억새밭 한 쪽에 있던 소원 터널.

소원을 적은 사람도, 상황도 다 다르겠지만

하나씩 읽어보니

사람들이 원하는 행복의 조건들은 대개 다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제각각의 간절한 소망이 꼭 이루어지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

 

 

억새밭이 끝나는 곳에서

시작된 핑크뮬리.

갑작스런 색상 변화에 눈 보다도 마음이 깜짝 놀랐다.

 

 

핑크뮬리의 실물을 본 건 이번이 처음이었는데

사진으로 볼 때는 그냥 그림 같다고만 느꼈는데

직접 보니 핑크빛 솜사탕,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신비함이 느껴졌다.

 

 

 

충격은 이것으로만 끝나지 않았으니

핑크 뮬리 옆에서 "나도 있지롱~"하듯 펼쳐져있던 댑싸리.

 

 

댑싸리라는 풀 이름 자체를 이 곳에서 처음 들었는데

핑크 뮬리 만큼이나 이색적이고 신기했다.

 

 

공원 끝에서 내려다본 한강 풍경을 끝으로

나는 하늘 공원 산책을 마쳤다.

 

 

계단을 오르는 일이 조금 힘들기는 했지만,

이 곳에서 보고 느낀 가을 풍경들이

그 모든 수고로움과 힘겨움을 충분히 보상해주었다.

축제는 끝났지만 여전히 그 곳에는 가을이 무르익어 가고 있으니

짧은 가을을 아쉬움 속에 떠나보내고 싶지 않다면

이 가을이 저물기전에 꼭 한 번 가보라고 강력 추천하고 싶다.

 

 

2018/10/27 - 이 가을이 가기 전에 <서울 동물원 산림욕장>

2018/10/25 - 과천 서울대공원 호숫가 둘레길(청계호숫가 전망좋은길)

2018/10/18 - 상암동 월드컵 공원 1. 걷기 좋은 공원 <평화의 공원>

2018/10/09 - 동작 충효길 1코스 고구동산길

2018/10/07 - 걷기 좋은 길 <항동 철길과 푸른 수목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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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 산이었던 난지도 위에 조성했다는 월드컵 공원.

언제 한 번 가봐야지 생각만 하다가

요즘 하늘 공원에 억새가 장관이라기에 큰 맘 먹고 길을 나섰다.

 

 

가기 전엔 월드컵 공원이 따로 있는 곳인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하늘 공원, 노을 공원, 평화의 공원, 난지천 공원을 합쳐 부르는 이름이

바로 월드컵 공원이었다.

기왕에 가는 거니까

한꺼번에 네 곳 다 돌아봐야지 했는데

생각보다 훨씬 넓어 결국 난지천 공원은 대충 돌아보는 곳으로 만족해야했다.

 

 

가장 먼저 들렀던 평화의 공원.

지하철 6호선 월드컵 경기장역에서 내려 1번 출구로 나가면

쉽게 찾을 수 있다.

 

 

공원 입구에 조성해놓은 꽃밭.

한 꽃밭에 다양한 종류의 꽃들이

제각각의 모양과 향기로 피어있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평화의 공원은  

자연과 인간, 문화의 공존을 지향하며  

2002년 한일 월드컵과 새천년을 기념하고

한반도의 평화를 기원하기 위해 조성된 곳으로

월드컵 공원 전체를 대표하는 공원이다.

 

 

공원 초입에 노천 카페 분위기가 물씬 나는 카페와

매점이 있었다.

요즘 같은 날씨에 가볍게 차 한잔 하기에 딱 좋은 야외 카페.

 

 

장승과 소나무를 둘러 세워

한국적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이 곳도 인상적이었다.

 

<난지 연못>

연못을 삥 둘러 테크가 조성되어 있으며

연못 위쪽 데크에서는 이렇게 미술 전시회가 한참이었다.

 

 

그림을 둘러보다 내 눈에 딱 띄인 이 작품.

고흐 그림들을 재구성해 그린 그림인데

이 그림을 그린 화가분은 아마도 나처럼 고흐 작품을 무척 좋아하시나보다.

구성도 재미있고 발상도 신선해

지나가시던 스탭분께 사진 찍어가도 되나 여쭈어보니 흔쾌히 허락해 주셔서 찰칵.

 

 

월드컵 공원 내에 있는 대표적인 조형물.

조금 딱딱한 느낌이긴 하지만,

기념 촬영하기에는 좋은 곳.

 

하늘 공원으로 바로 가려면 오른쪽 방향으로 돌아야 가깝지만

평화의 공원을 한바퀴 돌고 가려던 나는 왼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얕은 물 위로 이렇게 징검다리가 놓여있고

한 쪽에는 작은 폭포까지 있어

정겨움이 느껴졌다.

 

징검다리를 건너가 반대편에서 난지 연못쪽을 바라보면

이런 풍경이 펼쳐진다.

 

요즘은 계절에 상관없이 피지만

역시나 가을꽃의 대명사는 코스모스~

 

 

무리지어 피어있는 코스모스밭도  예쁘지만

이렇게 한 송이 한 송이 자세히 보면

마치 꽃이 내게 말을 걸어오는 것 같다.

이런 게 바로 서로를 길들이는 느낌이겠지.

 

 

 

꽃밭 건너편 으로 바위 위에 시를 새겨놓은 곳도 있었다.

오늘같은 가을날씨에 딱 어울리는,

서정주 시인의 <푸르른 날>이 적혀있어 찰칵.

별다른 목적 없이 걷다가 마주치는 그림 한 점, 시 한 편이

모두 내 가슴 한 편에 콕 들어와 박히는 느낌이었다.

 

 

길은 다시 서울 정원박람회 정원으로 이어졌다.

공원이 넓은 의미의 정원이라면

이 곳은 그 안에 조성된 작은 정원.

각각 다른 컨셉을 가진 아기자기한 정원들이 이어져있었는데

마음이 쉬어갈 수 있는 편안한 공간이었다.

 

 

 

 

 

사람들이 많은 광장 쪽 풍경과는 달리

공원 뒷쪽으로 이어지는 산책로에는

이따금 조깅하는 사람들이 지나갈 뿐

평일의 공원은 한적하고 고요했다.

 

 

평화의 공원에는 자전거 길도 잘 조성되어 있고

공원 입구에 서울시 자전거 따릉이도 대여할 수 있어

자전거를 타고 돌아보기에도 좋은 곳이다.

 

 

아직은 단풍이 부분적으로만 들어

한 나무안에서도 나뭇잎 색깔이 다양했는데

초록도 아닌, 빨강도 아닌

그렇게 여러 색깔로 뒤섞인 이맘때 나뭇잎 색깔이 더 예쁜 듯~

 

 

평화의 공원 한 구석에 있는 드넓은 잔디밭에는

단체 소풍온 아이들이 뛰놀고 있었다.

자유롭게 뛰어놀 수 있는 공간이 점점 줄어드는 이 도시에서

이렇게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공간이 있어서 정말 다행이다.

 

 

평화의 공원에서 하늘 공원 쪽으로 걸어가던 나는

잔디밭 위에 난 작은 오솔길을 발견했는데

그러고보니 이 곳 잔디밭에서는

"잔디에 들어가지마세요"라는 문구를 못 본 듯~

호주나 영국 공원에서 내가 부러워했던 점인데

아...우리나라도 이젠 그런건가?

그러니 행복의 파랑새는 결코 멀리 있는 것이 아닌 것이다.

이렇게 좋은 공원을 두고

비행기를 타고 열 몇시간을 날아가서 그들의 공원 문화를 부러워했다니...

 

 

평화의 공원은

계단을 올라야하는 하늘 공원이나

심하게 비탈진 노을 공원과는 달리 

거의 평지라서 노약자이나 어린 아이들도 산책하기에 정말 좋은 곳이다.

요즘 같이 쾌적한 날씨라면

간단한 도시락과 과일, 음료 등을 싸들고

가족들과 소중한 한 때를 보내며 일상의 묵은 때를 벗기기에 더없이 좋은 공간으로

강력 추천하고 싶다.

 

2018/10/18 - 상암동 월드컵 공원 2. 가을 정취 물씬 풍기는 <하늘 공원>

2018/10/07 - 걷기 좋은 길 <항동 철길과 푸른 수목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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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7코스로 조성된 동작 충효길 중  

2코스는 현충원 상도 출입문에서 동작역에 이르는 

2.6km 구간이다.

상도출입문에서 국립현충 내부길과 외부 담장길이 나뉘어지는데

각자 원하는 대로 길을 선택해서 이용하면 된다.

2코스 구간은 충을 테마로 충절을 기리는 추모의 길이다.  

 

 

나는 현충원 담장을 따라 걷는 바깥길을 택했다.

이게 바로 메모리얼 게이트.

 

담장 길을 따라 걷노라면 주기적으로 세워져있다.

굳이 좋은 한국말 두고 문이름을 영어로 지을 필요가?

추모의 문, 혹은 기억의 문 정도가 좋지않았을까 싶다.

 

 

길 한 켠에 자리하고 있던 철쭉나무에

그야말로 뜬금없이 피어있던 철쭉꽃 한 송이.

봄꽃인데 이 가을에 혼자만 꽃 피운 걸 보니 반갑다기 보다는 외로워보여 안스럽다.

 

 

현충원 담장길을 걷다가 발견한 동상.

아들이 어머니를 안고 있는 모습의 동상이었는데

그 옆에 부모님을 한 번 업어드리라고 쓰여있었다.

1코스에서 봤던 효도 전화에 이어

효를 강조하는 또 하나의 조형물.

 

 

희안하게 서있는 소나무 한 그루.

어떻게 저렇게 휘어져서 자랄까? 신기방기.

 

 

2코스는 동작역에서 끝나기때문에

동작역 방향으로 가면 되는데

느닷없이 내 호기심을 자극한 "이수폭포" 이정표.

이런 도심에 폭포가 있다니?

기왕에 온 거 폭포도 구경하고 가자 생각하고 방향을 바꿨다.

이정표대로 가니 나무 계단이 나와

쭉 내려갔다.

 

 

 

계단을 거의 다 내려올 즈음에 있던 <동작정>

나름 운치있어보였다.

 

 

이수 폭포는 차도 앞에 이렇게 인공적으로 만들어놓은 폭포였다.

날씨가 서늘해서인지 가동되지도 않았던 폭포.

이걸 보겠다고 그 많은 계단을 내려오다니...올라갈 일이 까마득.

 

 

그래도 2코스를 마무리하겠다는 일념으로

결국 내려왔던 계단을 다시 올라 갔다.

무당벌레, 잠자리, 나비 등 곤충 장식을 넣은 가로등의 디자인이 제법 귀엽다.

 

 

2코스의 마지막인 이 계단을 내려가서

왼쪽으로 조금만 걸어가면 동작역, 현충원 정문이 나타난다.  

 

 

계단을 내려가다 중간쯤에서 찍은 풍경.

그러고보면 서울도 꽤나 아름다운 도시라는 생각이 들었다.

 

동작 충효길 2코스 현충원길에 대해 종합적으로 이야기하자면

길은 단순하다.

현충원 담장을 끼고 산길을 도는 길이고 길이도 짧은 편이라서

걷기를 좋아한다면 나처럼 1코스와 함께 걷거나

현충원 내부길과 담장길을 둘 다 걸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코스 중간에 벤치나 정자가 있는데

나는 그 곳에서 준비해간 커피를 마셨지만

오래 걸을거라면 도시락을 준비해가서 먹는 것도 좋을 것 같다.

 

2018/10/09 - 동작 충효길 1코스 고구동산길

2018/04/07 - 관악산 둘레길 걷기 2편-2구간(서울대~호압사) 과 3구간(호압사~석수역)

2018/04/02 - 관악산 둘레길 걷기 1편-1구간(까치산 생태육교~서울대 정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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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작 충효길은

동작구내에 충효 정신이 깃들여있는 문화, 역사적인 공간들과

녹지 공간을 이어서 만든

전체 7개의 코스로 이루어진 길이다.

동작 충효길이 처음인 나는

일단은 1코스부터 걷기 시작.

 

동작 충효길 1코스는

9호선 노들역에서 시작해

고구동산, 서달산 잣나무길과 서달산 생태다리,

현충사 상도출입문까지 이어지는 구간으로

전체3.2km이다.

 

 

1코스를 걷기 위해서는

9호선 노들역 4번출구로 나가

파출소 앞 언덕길을 올라가야한다.

이 길을 조금 오르다보면

오른쪽으로 숲으로 이어지는 계단이 나타난다.

 

 

 

이 근처에 살지 않는 나는 이정표만 보고 걸었는데

밯향이 명확하지않은 경우가 많아

조금 혼동스럽기도 했다.

나처럼 초행이라면 초반엔 무조건 고구동산 방향으로만 따라가면 된다.

 

 

이내 도착한 고구동산.

농구장을 비롯해 몇가지 운동 시설도 있고

다른 곳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게이트볼 연습장도 있었다.  

 

 

시드니에 여행갔을 때

주택가 체육 시설에서 노인 분들이 부부나 지인들 혹은 가족 단위로

볼링이나 골프 혹은 테니스 등의 여러 스포츠를 즐기는 모습을 자주 봤었는데

확실히 우리 나라는

고연령일수록 혼자 운동하시는 분들이 많으신 것 같다.

 

 

운동 시설 끝 쪽으로 전망대가 있어 바라다보니

63빌딩을 비롯해 원효대교, 남산 등이 내려다 보였다.

 

 

동작 충효길 1코스는

중앙대학교 후문쪽 대로를 통과해 다시 숲길로 이어진다.

조금씩 물들어 가고있는 거리의 단풍들.

 

 

큰 길에서 다시 계단을 몇 개 오르면

이렇게 서달산으로 길이 이어진다.

몇 걸음 옮기지 않아도 이렇게 산자락을 만날 수 있다는 사실은

삭막한 인공 환경에 둘러싸여 일상을 살아가는

나같은 서울 사람들에게는 큰 축복이다.

 

서달산에는 아이들의 교육을 위한 자연 관찰로와 학습장은 물론,

숲 속 도서관도 자리하고 있다.

 

 

따가운 가을 햇볕을 막아주며

맑은 공기를 제공해주는 고마운 숲길.

 

 

동작 충효길이라는 테마에 맞게

충효 정신을 빛낸 위인들의 일화를 그린 만화도 전시되어있어서

재미있게 읽으며 걸을 수 있다.

 

 

 

걷다보니 나타난 숲 속 도서관.

지나면서 보니 무슨 행사라도 있는지

선생님이 읽어주시는 책 이야기를 들으며

꼬마 아이들이 대답하는 천진난만한 목소리가 들렸다.

숲 속 도서관에서 자연의 향기를 맡으며 책을 읽으며 자란 아이는

분명 커서도 자연과 책을 사랑하게 될 것이란 생각에 흐뭇했다.

 

 

간간히 이렇게 휴식 공간도 있어

쉬엄쉬엄 걷기도 좋고

 

 

어린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숲 체험장도 있었다.

 

 

나무 위에 매달려 있던 새 집.

자연을 망치는 것도 인간이지만

결국 이렇게 보호하고 치유할 수 있는 주체 역시 인간이라는 사실에 대해

더욱 경각심을 가져야 할 것 같다.  

 

 

요즘도 산신제를 지낸다니 신기하다.

무속 신앙이나 민속 신앙이 미신으로 매도되면서

점점 자리를 잃어가고 있는 요즘 같은 시대에

이런 것들을 전통의 한 부분으로 이해하고

조금은 열린 마음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 번쯤 구경하고 싶어 시간을 확인하니 이런, 새벽? 7시네.

하기야 산신님은 일찍 일어나실테니...^^

 

 

개인적으로 동작 충효길 1코스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길은 바로 여기.

피톤치드가 많이 나온다는 잣나무로 조성해놓은 숲길이다.

걷기 편한 데크로 되어있는데다

중간에 피크닉용 테이블과 의자도 있어

간단하게 간식을 먹기에도 좋은 공간이다.

 

 

잣나무 사이를 걷고난 후

다시 1코스를 향해 가다 만난 효도 전화 .

일상에서 잊고 지낸 부모님께 따뜻한 안부 전화를 드리라는 뜻으로 형상화한 의자란다.

좋은 취지지만 엊그제  부모님과 통화한 나는 오늘은 패스~ㅎㅎ

 

 

1코스가 끝나갈 즈음

코스에서 벗어나 잠시 달마사쪽으로 향했다.

달마사로 들어가는 계단을 몇 칸 내려가 바라본 서울 시내 풍경.

파란 하늘에 유독 눈에 띄던 저 검은 색깔의 정체가 뭘까?

구름이라기엔 전체적인 날씨와 너무 부조화라 이상하다 생각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바로 고양시 저유소에서 났다는 폭발화재로 인한 연기였다!

이 먼 곳에서도 저 정도의 검은 연기가 보일 정도면 정말 대형 화재였을텐데

인명 피해가 없어서 그나마 다행.

 

 

달마사에서 다시 1코스로 돌아와 마저 걸었다.

1코스가 거의 끝나갈 무렵 나타난 돌탑.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얼마나 오랫동안 이 탑을 쌓아올렸을까?

돌탑에 깃든 그들의 소원에 더해

내 소원의 돌도 하나 올리며

간절한 소망을 담아 염원하는 것으로

동작 충효길 1코스 걷기를 마무리하고

계속해서 2코스로 접어들었다.

 

 

충효길 1코스는 그다지 가파른 편이 아니라

남녀노소 산책 처럼 즐길 수 있는 코스다.

다만 중앙대 후문 쪽으로 나올 때까지는 매점을 찾을 수 없으니

물이나 간단한 간식 정도를 준비하는게 좋다.

덧붙여 코스 내에 있는 고구동산 전망대나

코스에 인접한 달마사 쪽에서 시내를 조망해보는 것도 강력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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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4/07 - 관악산 둘레길 걷기 2편-2구간(서울대~호압사) 과 3구간(호압사~석수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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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빨간마트료시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