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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8.10.27 단풍이 곱게 물든 걷기 좋은 길, <과천 서울 동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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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대공원 호수 둘레길에 이어

동물원 산림욕장 길을 걸은 후라 다리가 조금 아프긴 했지만

그래도 얼마만에 온 동물원인데...

게다가 입장료를 5천원이나 냈는데 그냥 나가기는 너무 아쉬워

동물원도 한 바퀴 돌기로 했다.

 

원래는 동물원 둘레길을 돌까했는데

그리로 가면 동물은 볼 수 없는데다

(차는 거의 다니지않지만) 차도를 걷는 것보다는

동물원 안쪽으로 도는 것이 나을 것 같아

동물원 안쪽으로 들어가 크게 둘레길을 걸었다.

 

산림욕장길의 종착점이었던 호주관.

 

 

만화같은 데 보면 흔히 캥거루를 복서로 묘사하지만

사실 캥거루의 몸에서 정말 힘이 센 곳은 바로 저 꼬리라고...

 

 

동물을 구경하는 입장이 아니라

안에 갇힌 동물의 마음에 감정이입을 하게 되면서부터

동물원은 내게 즐거움 보다는 슬프고 안스러운 마음이 생겨나는 공간이 되었다.

그래서 젊은 시절, 사는 일이 내 맘같지 않다거나

때론 쳇바퀴 돌듯 좁은 공간을 살아가는 나 자신이 갑갑할 때면

역설적이게도 동물원을 찾게 되곤 했다.

하지만, 아주 가끔은 아무런 판단이나 생각없이

그저 낯선 동물들을 바라보는 자체만으로도 즐거웠던

순수한 동심을 간직했던 어린 시절이 그리워지기도 한다.

 

 

동물원 안쪽으로 크게 테두리를 만들어 돌다보니 만나게 된 시냇물.

평일 오후 시간이라 소풍 온 단체 관람객들도 다 빠져나가고

한적하고 고요해 마치 숲 속에 있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예전에 아이들과 동물원에 올 때면

많은 시간을 보냈던 놀이터.

그 때 아이들이 즐겁게 탔던 악어미끄럼틀은 지금은 다른 것으로 개조되고

놀이터의 시설물들도 교체되었지만

그래도 우리가 함께한 시간은 언제나 그 자리에~

 

 

서울 동물원을 즐기기에 가장 좋은 계절은 역시 가을이다.

서울에서 멀지 않은 곳에

이렇게 고운 단풍잎들을 바라보며

떨어진 낙엽을 밟으며 산책하기에 이보다 더 좋은 곳은 찾기 힘들 듯~

 

 

한 폭의 풍경화 같던 하늘과 구름과 나무.

연인끼리 데이트 하기에도

가족들이 나들이 하기에도

친구끼리 함께 걷기에도 좋은 곳이지만

이 가을날에 가장 어울리는 건 역시 혼자만의 산책.

 

 

예전엔 없던 조류관 조형물을 보니 조금 낯설긴 했지만

예쁘게 잘 꾸며놓았길래 기념으로 한 컷.

 

양 옆으로 늘어선 단풍든 나무 사이를 걸어가며

눈도 마음도 호강한 날.

 

 

자유롭게 뻗어나간 나무 줄기들이 저 높은 곳에서 만나

서로 얼키고 설키며

흡사 숲터널 같았던 서울 동물원 둘레길.

 

 

 

아직 물들지 않은 초록빛 이파리들도 많은데

벌써 낙엽이 되어 이렇게 쌓여있는 나뭇잎들을 보고있노라니

역시 모든 것에는 저마다의 시간이 정해져있는 것인지...

 

 

 

 

단풍은 단풍 자체로 볼 때보다

저렇게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볼 때가 더 아름다운 것 같다.

하늘처럼 자연스럽게 누군가의 편안한 배경이 되어주는 사람으로 나이들어가고 싶다.

 

 

 

수년 만에 찾아온 동물원이다 보니

새로운 얼굴들이 많이 늘었다.

그 중 가장 신기했던 건 바로 이 분. 렛서팬더

우리가 좋아하는 영화 "쿵후팬더"에서 사부님으로 설정된 그 동물이다.

이름에 팬더가 들어가지만 곰과는 상관없고

너구리과에 속한다고~

 

 

 

호랑이 우리 근처에서 전시중인

민화 작품들.  

이 그림들을 보다보니 수십년전에 개봉했던 영화 "미술관 옆 동물원"이 떠오른다.

정말 세월 참 빠르다.

 

 

우리나라 동물원에도 미어캣이 있었다니...

시드니 동물원에서 내가 가장 좋아했던 동물인데.

라이언 킹에 나온 티몬과는 달리

실제로 보면 어딘지 모르게 어수룩하고 뭔가 뻘짓을 일삼는 귀여운 녀석들.

반가운 마음에 한 컷.

 

 

동물원 정문 쪽으로 걸어나오다 보니

그 쪽에서도 전시회가 한창이었다.

풍경도 예쁘고 그림도 예쁘고~

이 날은 온통 예쁜 것만 보게된 아름다운 하루.

 

 

서울 대공원 호숫가 둘레길,

동물원 산림욕장 코스,

동물원 내부 둘레길 등 

서울 대공원 주변에는 정말 걷기 좋은 길이 많다.

이 세 경로를 하루에 다 걷기는 사실 만만치 않은 거리고

다 걷는다고 누가 상주는 것도 아니니까ㅎㅎ

한 코스라도 마음 내키는 대로 천천히 걸어보기를 권하고 싶다.

어느 코스를 걷든 가을은 거기에서 당신을 기다리고 있을테니까.  

 

2018/10/25 - 과천 서울대공원 호숫가 둘레길(청계호숫가 전망좋은길)

2018/10/27 - 이 가을이 가기 전에 <서울 동물원 산림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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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빨간마트료시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