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공원 호숫가 둘레길을 가볍게 걸은 후
오늘의 진짜 목적지인 서울 동물원 산림욕장길로 향했다.
<서울 동물원 산림욕장길 가는 방법> 1. 지하철 4호선 대공원 역, 2번출구로 나가 코끼리 열차(어른 1회 1000원) 또는 스카이리프트를 타고 동물원 입구에 내린다. 2. 마찬가지로 2번출구로 나가 동물원 매표소까지 걷는다. 내 경우는 동물원 정문이 아니라 그 곳에서 미술관 쪽으로 조금 올라가면 있는 북문으로 들어갔다. 출발점인 호주관 쪽에서 출발하려면 동물원 정문으로, 종착점에서 출발점 즉, 반대 방향으로 걸으려면 북문으로 가면 된다. 어차피 한 바퀴 도는 것이라 어디에서 출발하든 상관없지만 개인적으로는 북문쪽에서 출발하는 것이 더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
<입장권 구매> 산림욕장길을 걷기 위해서는 동물원 입장권을 구매해야 한다. 가격은 5천원.
<경로> 산림욕장은 동물원을 둘러싸고 있는 산길을 한 바퀴 돌아 조성되어 있으며 전체 길이가 8km인데 둘레길이라기보다는 산길에 가까워 오르막 내리막이 반복된다. 중간 중간 동물원 쪽으로 빠져나올 수 있는 샛길들이 나오긴 하지만 코스를 끝내려면 2-3시간 정도 소요되므로 물이나 간식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중간에 피크닉 테이블이나 쉴 수 있는 공간들이 자주 나오므로 도시락을 준비하는 것도 산행의 즐거움을 더하는 좋은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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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동물원 북문에 있는 매표소.
북문으로 입장해 왼쪽으로 조금 걷다보면 화장실 건물이 나오는데
그 곳에서 정면에 이렇게 철문이 보인다.
언뜻 보기에 닫혀진 것 같지만,
왼쪽에 있는 손잡이를 잡아당기면 문이 열린다.
철문을 나가 조금 걷다보면 이렇게 왼쪽으로
산림욕장으로 이어지는 계단이 있다.
에티켓 내용을 숙지한 후 계단을 오르기 시작.
초반부터 이어지는 계단을 오르며
그저 가벼운 둘레길로만 알고온 내 예상이 빗나갔음을 체감했다.
헉헉~
내 생각에 삼림욕길은 둘레길 보다는 가벼운 산행에 가까운 코스인 듯~
실제로 이 길을 걸으면서 만난 대부분의 분들이
등산복과 스틱등을 갖추고 걸었던 걸 보면
단순히 나만의 생각은 아닌 것 같다.
비온 후에는 낙엽이 물에 젖어 미끄러울 수 있으니
다른 건 몰라도 신발만큼은 등산화나 트래킹화 등 미끄럽지않은 신발을 신는 것이 좋다.
삼림욕장 코스에는 중간 중간 이렇게
테마숲과 그에 대한 설명에 관한 안내문이 나오고
벤치나 피크닉 테이블 등 휴식 공간 조성도 잘 되어있었다.
<사귐의 숲>을 지나면서 본 친밀한 사귐을 위한 방법들.
고개가 끄덕거려지는 내용이지만
나처럼 낯을 가리는 사람이 실행하기엔 커다란 용기가 필요.
그런데, 이 구간을 지나며 만난 어르신께서 내게 먼저 다정하게 말씀을 건네오셨다.
사진을 찍고 있는 나를 보시더니
"정말 예쁘지요?" 하시며 저 쪽으로 가면 더 예쁘다며
좋은 사진 많이 찍어가라고 말씀해주셨다.
'참 곱게 나이드셨구나' 생각되는 자연스러운 주름과
얼굴에서 느껴지는 연세와는 달리
신체 나이는 40대라고 해도 믿을 만큼 단단해보이시는 분.
나도 저 분처럼 곱게 나이들어가야지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이 날 산에서 본 단풍 보다 더 고운 분.
친밀한 사귐은 물론,
곱게 나이들어가기 위해서도 명심해야할 10가지!
꼭 기억해둬야지.
다양한 빛깔의 단풍으로 빛나던 가을 오후.
가을을 대표하는 국민 애송시
김현승 시인의 "가을의 기도"를 산길에서 만나니 더욱 울림있게 다가왔다.
이 가을과 더불어 내 영혼도 깊어지기를....
<독서하는 숲>이라 이름붙여진 이 곳.
날씨도 그렇고 평일이라 오가는 사람도 별로 없어
한적하고 고요함 속에 책을 읽기에도 좋은 분위기였다.
<쉬어가는 숲>
제각각 특색있기 다양한 테마들을 설정히는 일도 쉽지않았을 것 같다.
도심 속에 이렇게 고요하게 쉴 수 있는 공간을 만들기위해 애쓴 누군가에게
진심으로 감사.
깊은 산 속 옹달샘 같은 곳.
수질 기준이 식수로도 적합하다니
여름이라면 갈증해소에 더할 나위 없이 좋았겠다.
말로는 형언할 수 없는 가을 산의 아름다움.
단풍이 든 나무를 전체로 보는 것도 아름답지만
이렇게 하나씩 뜯어보면 친밀감이 더해져 더 곱게 느껴진다.
마치 어린왕자가 장미를 길들이듯
길 위에서 마주친 꽃과 나무들을 길들이는 나만의 방법.
오르락 내리락 다시 오르락을 반복하며 마침내 도착한 산림욕장 전망대야말로
산림욕길의 하이라이트.
동물원 식물원, 서울랜드를 비롯해 우면산과 63빌딩까지 조망되는
멋진 곳이다.
가을이 깊어갈수록 점점 더 쌓여갈 낙엽들.
숲이 우리에게 주는 유익함은 이루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겠지만
그 중에서도 내가 으뜸이라고 생각하는 건
바로 숲의 치유 효과.
숲을 걷다보면 어느새 일상에서는 쉽게 얻지못할 안정감과 평안함 속에 있는 나를 보게된다.
어쩌면 진짜 약은 병원이 아니라 자연 속에 있는지도...
오르막길을 열심히 오르고 또 다시 계단을 내려가니
드디어 산림욕장의 출발점(내게는 종착점)인 호주관 앞길이 나타났다.
평지가 아니라 산길로 8km다 보니
나에게는 걷기 편한 길은 아니었지만
가을을 느끼기에는 더할 나위 없이 좋았던 서울 동물원 산림욕장길.
이 가을이 가기전에 꼭 한 번씩 걸어보기를 강력 추천하고 싶다.
이 곳을 걷고 여세를 몰아 조금 더 걷고 싶다면
동물원 둘레길이나 동물원을 한 바퀴 도는 것도 좋고
서울 대공원 호숫가 둘레길을 걷는 것도 좋을 것 같다.
호숫가 둘레길을 이미 걷고온 나는
동물원을 한 바퀴 돌기위해 다시 고고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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