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어를 회나 초밥, 혹은 샐러드로만 먹어온 내게는 무척이나 생소한 연어덮밥.
도대체 어떻게 먹는 걸까 궁금하던 차에
우연히 지나가게된 이 곳 <보편적 연어>
근처에 사는 사람이 아니라면 굳이 지나칠 일도 없을 것 같은
구석진 위치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밤에 지나면서 보니 가게 앞에 대기줄이~
샤로수 길 건너편 골목에 외따로 있는 이 식당을
어떻게들 알고 찾아가는지,
도대체 무슨 맛이길래 궁금해 찾아가게된 <보편적 연어>
점심 시간이 지나서 가서인지 손님이 없어
조용한 분위기에서 식사할 수 있었다.
동시 수용인원은 10명 좀 넘을 것 같은
아담한 규모.
생긴 지가 얼마 안되었는지 깔끔하고 정갈한 분위기였다.
이 집은 메뉴판이 정말 독특하다.
무슨 소책자처럼 두툼한데
앞부분엔 이 곳 사장님의 운영 철학과 요리에 대한 가치관, 경영 마인드? 등이 담긴
글들이 서너장쯤 실려있다.
글을 무척 잘 쓰시는 재밌는 분인듯~
밥을 먹으러 갔지만 누군가의 인생 철학을 듣게되는,
흔치 않은 경험.
내용이 궁금하면 각자 읽어보시길.
술 안주로 딱 좋을 듯한 다양한 단품 메뉴들도 있었는데
술 보다는 식사 위주의 식당인지
술 메뉴는 그리 다양하지않다.
특히 생맥주나 소주 같은 술들은 팔지않는다.
그 이유는?
이 역시 궁금하면 메뉴판에서 직접 답을 찾아보시길.
연어덮밥. (10900원)
처음 먹어보는 거라 이걸 비벼먹어야 하나 연어를 먼저 먹어야하나
결정장애로 고민하다 사장님께 여쭤보니 마음대로 먹으라고~ㅎㅎ
결국 연어 한조각을 고추냉이 간장에 찍어 먼저 먹어보았는데
이건 정말 내 인생 최고의 연어.
내가 연어를 좋아하지않게 만들었던 그 물컹한? 식감이 전혀 없었다.
말랑하면서 살짝 쫄깃한데다 비린내라고는 찾을 수 없는 놀라운 맛.
더 놀란 것은
연어 밑에 깔린 고슬고슬한 밥.
요즘 세상에 그것도 식당에서 솥밥을 지으신다는데
메뉴 책자?에 적혀있던
최고의 쌀밥을 향한 사장님의 집념의 결정체라 인정하지 않을 수가 없는 맛.
딱히 이렇다할 자극적인 양념이 없는데도
간이 정말 잘 되어있는 맛이었고
연어, 양파, 양배추 같은 채소는 물론,
후식으로 나온 포도 세알까지 신선한 재료의 식감이 그대로 전해진다는 사실.
같이 나온 장국 역시 담백하고 고급진 맛.
가기 전 찾아본 블로그에서
튀김류도 맛있다는 후기를 본 후라 주문한 <닭고기 튀김 정식>
닭 튀김 두가지 중 한 조각은 닭다리살, 한 조각은 가슴살인데
둘 중엔 닭다리살이 더 맛있지만,
둘 다 바삭하게 잘 튀겨진데다 튀김인데도 느끼한 맛이 별로 없어서
정말 맛있었다.
연어덮밥 맛이 궁금해서 찾아가게된 식당이지만
다른 메뉴들의 맛은 어떨까라는 또다른 궁금증을 불러일으켜
다시 찾아갈 날을 손꼽아 기다리게 하는 이 곳
<보편적 연어>
2018/06/28 - 바삭한 튀김이 생각날 때 샤로수길 맛집 <텐동 요츠야>
2018/08/25 - 빙수와 커피, 둘 다 좋았던 서울대입구역 카페 <가온길>
2018/09/04 - 다양한 종류의 빵을 즐길 수 있는 낙성대 빵집 <쟝 블랑제리>
'길 위에서 맛집 읽기 '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돼지갈비가 맛있는 마포 <조박집> (0) | 2018.11.04 |
---|---|
사당역 파스텔 시티 베트남 음식점 < 포베이 > (0) | 2018.10.23 |
방송 프로그램에 자주 나왔다는 <신림 순대 타운> 익산전주집 후기 (0) | 2018.10.08 |
원하는 초밥을 골라 먹는 즐거움 <스시히로바> 삼성본점 (0) | 2018.09.14 |
쫄깃한 모밀 면발이 예술인 서울대입구역 <연소바> (0) | 2018.09.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