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그 많은 나라 중 영국에 오게된 이유는
물론, 파리와 거리상 가깝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가장 큰 이유는 뮤지컬 매니아인 꽃별이때문~
이미 두번이나 런던 여행을 했던 꽃별이는
런던에서 가장 좋은 기억으로 뮤지컬 공연 관람을 들었고
내게도 적극 추천했다.
10년 전쯤 예술의 전당에서 <맘마미아>를 본 것이
마지막 공연 관람이었던 나 역시
런던에서 공연 관람의 추억을 남기고 싶었기에
런던 뮤지컬 예습에 들어갔다.
뮤지컬은 19세기 말 영국에서 처음 탄생했다고 한다.
이후 런던은 뮤지컬의 성지로 자리잡게 되었고
현재는 런던 웨스트엔드 지역에만 50여개 이상의 뮤지컬 전용 극장이 있을 정도.
웨스트엔드와 함께 세계 뮤지컬의 양대 산맥인
미국 브로드웨이 뮤지컬 역시 영국에서 건너간 것이지만
성격은 많이 다르다고한다.
브로드웨이 뮤지컬은 쇼적인 요소를 많이 중시하는 반면
웨스트엔드 뮤지컬은 음악을 중시하면서
문학과 철학적 주제를 다룬 작품들이 많다고~
그리고 또 하나 알게된 사실은
우리나라에서 흔히 세계 4대 뮤지컬이라고 알려진 네 작품
즉, <캣츠><레미제라블><미스 사이공><오페라의 유령>은
"뮤지컬 빅4"를 잘못 번역한 것이다.
원래 의미는 영국 웨스트엔드의 유명 제작자인 카메론 매킨토시에 의해 제작된
가장 성공한 네 작품을 가리키는 말이다.
그러니까 이 작품들은 세계 4대 뮤지컬이 아니라
Cameron Macquintosh's Big Four를 의미라고 한다.
뮤지컬에 대해 사전 정보를 알아보다가
<킹키부츠>와 <위키드>를 보기로 했다
꽃별이는 표 값을 줄이자며 둘 공연 다 데이시트 티켓을 사자고 했지만
아까운 시간을 줄 서느라 낭비하기 싫어
<킹키부츠>는 사전 예매를 하고 <위키드>만 데이시트 티켓을 사기로 타협했다.
<킹키부츠>는 꽃별이가 todaytix 앱에서
H열 중앙 좌석을 1인당 32파운드에 구입했다는데
데이시트(맨 앞자리)로 사면 20파운드면 살 수 있다고~
비싸게 산 편이지만 그래도 좋은 자리에서 봤으니 그걸로 오케이.
<킹키부츠>를 공연하는 <ADELPHI> 극장은
이 날 우리가 갔던 트라팔가 광장에서 가까웠다.
7시 30분 공연을 보기 위해 7시쯤 입장했는데
평일 임에도 빈 좌석은 별로 눈에 띄지 않았다.
특히 우리 앞줄에는 단체 관람이라도 오신
노인 분들이 스무 분 정도 앉아계셨는데
공연에 대한 반응이 정말 뜨거웠다.
롤라가 야한 농담을 할 때마다 너무 즐거워 하시더라는~^^
영국 노인분들은 다 이런가?
다들 참 젊게 사시는 듯.
우리 공연 문화와 많이 다르다고 생각한 건
공연 중에 맥주나 와인 등을 마시는 게 허용된다는 사실.
극장 안에 주류를 파는 바가 있어서
공연 시작 전에 그 곳에서 많은 사람들이 술을 마시기도 했고
또 인터미션 때 나가서 사오기도 했다.
그런데도 공연 관람에 전혀 방해가 되지 않았고
그런 분위기 자체가 무척 자연스럽고 자유롭게 느껴졌다.
오기전에 유튜브에서 노래도 찾아보고
꽃별이가 줄거리도 예습 시켜줘서
전체적인 내용 이해는 어렵지않았지만
문제는 극 중에 쉴 새없이 터져나오는 농담을 내가 거의 알아듣지 못했다는 사실.
주위 사람들이 박장대소를 이어가는 동안
멀뚱멀뚱 앉아있어야 했던 1인.ㅋ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은 정말 재밌고 감동적이었다.
보기 전엔 쇼적인 요소가 강한 다소 선정적인 작품일거라고만 생각했는데
뮤지컬에 나오는 노래들도 정말 좋았고
배우들의 탄탄한 노래와 춤 실력, 연기력을 바탕으로
재미와 감동을 적절하게 배합한 훌륭한 작품이었다.
내용을 이야기하면 스포일이 될 수 있으니 생략하고...
이 공연은
"킹키부츠"라는 상징을 통해
우리가 가지고 있는 편견과 고정관념 그리고 우정의 소중함에 대해
되돌아보게 하는 작품이다.
공연 중에 들었던 모든 노래들이 다 좋았지만
특히 공연 마지막에 나오는 노래
"Raise you up"과 "Just Be"는 곡은 물론, 가사가 정말 와닿았다.
Just be who you wanna be!
역시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건
누가 뭐라든 자기가 원하는 사람이 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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