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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서 여행갈 때면 미리 일정을 꼼꼼히 짜는 편인데 

이번 여행은 꽃별이와 함께이다 보니 

그녀의 스타일대로 그 때 그 때 즉흥적으로 결정을 하고 다녔다. 


에든버러의 대표적 랜드마크인 에든버러 성에 갔다가 

건너 편에 보이던 칼튼 힐과 아서스시트 풍경을 바라보다

멋져 보여서 그리로 가고 

에든버러 야경을 보러갔다 프리 시티투어 안내문을 보고 

다음 날 오전은 프리 시티투어로 결정. 


시티투어가 처음인 나와는 달리

꽃별이는 유럽 다른 나라에서 많이 해봤다고~

알고보니 에든버러 뿐만 아니라 유럽 전역에 프리 시티 투어가 있단다. 

이용 방법은 사전에 예약해놓고 

예약 시간에 맞춰 정해진 장소로 가면된다는데 

"프리"라는 단어와는 달리 사실은 공짜가 아니다. 

그렇다고 강압적으로 참가비를 걷는 것은 아니고 

투어가 끝난 후 자기가 만족한 만큼의 비용을 지불하는 것이다. 

대개는 1인당 5-10유로를 지불하는데 

만족감이 크다면 그 이상을 지불하기도 하고

정말 돈이 없다면 더 적은 돈을 낸다해도 뭐라고 할 사람은 없겠지만.

그래도 공짜라더니 왜 돈받냐는 억울한 마음 보다는 

가이드 역시 우리와 같은 생활인이고

투어 덕분에 낯선 도시에 대한 여러 정보들을 손쉽게 얻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을

갖는 게 더 바람직한 여행자의 태도가 아닐까 생각했다.

예약은 여기서~

http://www.neweuropetours.eu/Edinburgh/en


솔직히 고백하자면 나는 생존 영어만 겨우 가능한 수준이기때문에 

가이드가 말하는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리라 예상했다.

하지만, 한번쯤 경험해보고 싶은 마음도 있었고

무엇보다도 나 때문에 꽃별이가 프리 투어를 못듣게 될까봐 미안했기때문에 

기꺼이 참가했다. 

결론적으로 내용은 반도 이해 못했지만ㅋ

에너지가 넘치는 가이드를 만나서 

기를 받은 즐거운 시간이었다. 


에든버러의 경우 주제별로 다양한 시티투어가 있는 듯한데

우리는 이 날 오후에 런던으로 가야했기때문에 

오전 시간에 있는 기본적인 시내 투어 프로그램으로 예약했다.


10시에 맞춰 지정된 장소에 가니 

정말 많은 사람들이 모여있었다. 

담당자가 시티 투어 왔나며 예약을 확인하더니 

번호표를 주었다. 

영어 뿐만 아니라 독일어, 스페인어로 진행되는 투어도 있었는데

영어로 듣기를 원하는 관광객은 60-70명쯤 되었다. 

한 팀을 20명 정도로 나눠 세 명의 가이드가 인솔. 

우리 팀을 담당한 가이드는 사라라는 젊은 여성 분. 

딱 보기에도 활달하고 에너지가 넘치는 분위기인데다

목소리가 정말 우렁차서 깜놀.ㅎㅎ

매일 이 일을 한다면 조만간 성대결절이 오지 않을까 심히 걱정되었다. 

스코트랜드 토박이로 스코틀랜드에 대한 자부심이 넘치는 사람이었다. 

비록 영어는 잘 못알아듣지만 

비언어적 의사 소통 능력이 뛰어난 나는ㅋ 

그녀의 행동이나 표정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지루하지 않았다. 



투어 시간은 3시간 정도가 소요되는데

돌아다니면서 보니 

가이드 투어를 하는 팀들이 정말 많았다. 

워낙 인원이 많고 팀이 여럿이다 보니 

투어하다가 일행을 놓치는 경우도 많다고해 정신을 바짝 차려야 했다. 


그냥 사진만 찍고 스쳐 지나가는 여행이 아니라 

그 곳의 역사나 문화, 유래, 책에는 나오지 않는 비하인드 스토리 같은 것들에 대해

들을 수 있어 참 좋다고 생각했지만

알아 들은 내용도 많지않은데다 그나마도 지금은 가물가물~ㅠㅠ

나이 탓 하고 싶진 않지만 치매 초기가 아닐까 심히 의심. 



영국의 상징은 사자, 웨일즈의 상징은 용인 반면 

스코틀랜드의 상징 동물은 유니콘이라고~



<Saint Giles Cathedral>



에든버러 출신의 영국 철학자 데이비드 흄의 동상. 

가이드 말로는 흄의 엄지발가락을 만지면 소원이 이루어진다던가, 일이 잘 풀리다던가?

아무튼 좋은 일이 생긴다고~

정말 많이들 만지고 지나가는지 엄지발가락이 맨들맨들ㅋ



<The Writer's Museum>


스코틀랜드 출신의 유명한 작가들 세사람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 월터 스콧 경, 로버트 번즈와 관련된 여러가지 물건들이 보관되어 있는 박물관. 




에딘버러 올드 타운 거리 



훨씬 더 많은 곳들을 보고

재미있는 설명을 들었지만

아쉽게도 두 가지를 동시에 하기가 힘들어 사진 찍기를 포기.

그럼에도 기억이 안나니 차라리 사진을 찍어둘 걸 살짝 후회됨. ㅋ

꽃별이 말로는 자신이 유럽 여행 중 만난 프리투어 가이드 중 

이 날 우리 가이드가 단연 최고라고~


영어 리스닝이 조금이라도 가능하다면 

에든버러 뿐만 아니라 유럽 여행에서

한 번쯤 프리시티투어를 꼭 해보길 추천하고 싶다. 

그리고, 하나 더 조언하자면 

가급적 일정 중 첫날 가이드 투어를 하는 게 좋을 것 같다. 

낯선 도시에서 가이드와 함께 걸으며 

지리와 기본적인 정보를 습득힌 후 

좋았던 곳을 다시 한 번 여유있게 가보거나 

투어 중 가이드가 추천해주는 여행 장소를 간다면

훨씬 더 좋은 여행을 할 수 있을 듯~


[길 위에서 세상 읽기 (해외)/영국 18'] - 에든버러 공항에서 시내로~

[길 위에서 세상 읽기 (해외)/영국 18'] - 에든버러 에어비앤비 이용 후기

[길 위에서 세상 읽기 (해외)/영국 18'] - 에든버러 여행지 1. 에든버러 성과 칼튼 힐

[길 위에서 세상 읽기 (해외)/영국 18'] - 에든버러 여행지 2 -노란 꽃 만발한 언덕 <아서스 시트>(Arthur's Seat)

[길 위에서 세상 읽기 (해외)/영국 18'] - 에든버러 맛집 추천 타이 음식점

[길 위에서 세상 읽기 (해외)/영국 18'] - 발길 닿는 대로 걸었던 에든버러의 밤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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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빨간마트료시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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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튼 힐 건너편으로 바라다보이던 노란 꽃이 피어있는 언덕을 찾아가기 위해 

우리는 칼튼 힐을 내려왔다. 

보이는 것 만큼 가깝지는 않아서 

넓은 차도를 건너고 또 공원을 지나 이리저리 가다보니 

이런 드넓은 잔디밭이 나왔다. 



한 쪽에서는 서너명의 아저씨들이 축구를 하고 있고 

또 다른 한 쪽에서는 이렇게 한가롭게 앉아 맥주를 마시고 있는 사람들이 있었다. 

세상 살이의 고단함이야 지구 상 어느 곳인들 다르겠냐만

우리나라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평일 오후의 풍경이라 그런지 

부러운 마음이 드는 건 어쩔 수가 없었다. 


초록의 싱그러운 언덕 곳곳에 노란 꽃이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저 곳이 

바로 <아서스 시트>(Arthur's Seat)

이 곳은 350만년전에 분출했던 회산의 일부로

높이는 250미터 정도

아래서부터 길이는 5km라고 한다.


정상 부근을 제외하고는 대체로 완만한데다가

걷기 좋은 흙길이라서 그런지 많은 사람들이 

가벼운 복장으로 자유롭게 걷고 있었다. 

등산이라기보다는 초원을 걷는 것 같은 느낌에 

우리도 소풍 나온 아이들처럼 마음이 들떠서 

콧노래가 절로~



그 틈을 놓치지 않고 꽃별이는 며칠 후 런던에서 볼 뮤지컬 예습을 시켜준다며 

<킹키부츠>와 <위키드>의 줄거리와 대사, 중간중간 삽입된 노래들을 불러가며 

나를 괴롭혔다. ㅎㅎ

그래도 덕분에 힘들다고 궁시렁대지 않으니 그것만으로도 감사.

열심히 들어주는 척 하면서 위로~ 위로~~



정말이지 알프스 소녀 하이디라도 된 기분.

이 날 온종일 거의 20km 가까이 걸었는데 

신기할 만큼 나도, 꽃별이도 피로감이 느껴지지않았다. 

처음부터 "정상까지 가자"하고 걸었으면 

앞만 보고 가느라 많은 것을 놓쳤을텐데 

이렇게 간세다리처럼 가다 못가면 말고, 가는 데까지 가보지 뭐 하는 맘으로 걷다가 

어느 새 정상 부근까지 오게되니 그게 더 좋았던 것 같다. 

어쩌면 인생도 그럴 지 모르겠다. 

반드시 이걸 이루어야지 하면서 앞만 보고 달려가느라 나머지를 다 놓치는 것보다는 

정말 좋아서 즐기면서 하다보면 어딘가에 닿게되는 그런 게 

더 행복한 거 아닐까?

너무 이상적인 얘기긴 하지만 말이다. 



제법 순탄하게 걸어왔는데

저 위로 정상이 보이는 지점 쯤에서 꽃별이가 더 이상 못가겠다며 주저앉았다. 

'정상에서 누가 우리를 기다리는 것도 아닌데 잠깐 쉬었다 내려가자' 하고 

앉아서 쉬다보니 슬금슬금 또 불도저 정신이 살아난다. 

저 위에 가면 뭐가 보일까 궁금해서 

꽃별이를 앉혀놓고 내가 우리 팀 대표로ㅋ 가보기로~


정상이 거리상으로 멀지는 않았지만 

위로 갈수록 바람이 거세고

이제껏 걸어왔던 흙길이 아니라 

돌 투성이 길인데다 아래쪽을 내려다보니 다리가 후들후들.



그래도 앞만 보고 조심조심 

네발로 걸어올라가니 

정상위엔 달랑 돌덩어리 하나만~


 

근사한 정상 표지석이라도 있었으면 좋았을텐데...

아쉬워 빙빙 돌다가 다시 하산. 

내려갈 때는 올라올 때와는 다른 방향으로 가기로 하고 

호수가 있는 곳으로 방향을 잡고 

버스정류장을 향해 걸어갔다. 

 


사실 에든버러에서는 2박3일만 머물렀을 뿐이라  

많은 곳을 돌아보지는못했다.

하지만 <아서스 시트>(Arthur's Seat) 한 곳만으로도 

에든버러는 충분히 갈 만한 가치가 있었다는 것에 우리는 공감했다.



지구에 온 어린 왕자가 밤 하늘 별을 볼 때마다 두고온 장미를 떠올리는 것처럼

어린 왕자에게 길들여진 여우가 익어가는 밀밭을 바라볼 때마다 

어린 왕자의 금발을 떠올리게 된 것처럼 

앞으로 노란 꽃을 볼 때면 자연스럽게 떠올리게될 <아서스 시트>,

그리고 그 길 위에서 꽃별이가 들려준 <For Good><Hold me in your heart> 등을 비롯한

뮤지컬 노래들,

초원에 흩어지던 우리 웃음소리. 

이 여행이 우리에게 남겨준 소중한 추억 한 장. 


[길 위에서 세상 읽기 (해외)/영국 18'] - 에든버러 여행지 1. 에든버러 성과 칼튼 힐

 

[길 위에서 세상 읽기 (해외)/영국 18'] - 에든버러 에어비앤비 이용 후기

 

[길 위에서 세상 읽기 (해외)/영국 18'] - 에든버러 공항에서 시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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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빨간마트료시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