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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8.04.26 길에서 길을 묻다 1-2 블루마운틴 카툼바 맛집 <Yellow Del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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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곳을 여행할 때

어떤 방법으로 식당을 찾으시나요?

국내에서야 뭐 여러 방법이 있겠지만

제 경우는 해외에선 좀 어렵더라고요.

사실 외국에서 혼자 돌아다닌 여행은 이번이 처음이라

두렵기도 했고

영어가 딸리는데다 울렁증까지 있어서

혼자서 식사 주문이나 제대로 할 수 있을지 걱정이 많았습니다.

 

블루마운틴에 트래킹을 갔던 이 날의 식당은

트립 어드바이저 평가를 토대로 결정했어요.

트립 어드바이저는 세계 각국의 여행자들이 평가하는 거라서

우리 입맛과는 조금 안맞을 수 있도 있지만

블로거 맛집에 수없이 낚여본 저로서는

트립어드바이저가 그나마 믿을 만 하더라고요.

 

 

대중 교통을 이용해

블루마운틴 에코포인트나 시닉월드로 가려면 카툼바 역에서 내려서

버스로 갈아타야하는데요

역 주위에 식당이 제법 많아요.

정작 에코포인트 쪽에는 식당이 별로 없으니

이 쪽에서 식사하고 가는 것이 훨씬 낫고요.

울월스나 알디 같은 마트들도 있으니

필요한 물품도 이 근처에서 미리 구입하세요.

 

 

"트립 어드바이저" 평가를 기반으로

결정한 오늘의 식당은 <Yellow Deli>예요.  

카툼바 역에서 걸어서 5분 정도면 갈 수 있는데다

에코포인트로 가는 686번 버스 정류장도 가까워 편리해요.

가까이서 보니 외관도 맘에 들었고

아침 시간인데도 손님들이 많아서 믿음이 가서

일단 들어가보기로 했어요.  

 

이 때가 시드니에 여행온 지 2주 정도 지났을 때인데

처음엔 좀 어색했던 커피 주문은

이 무렵엔 익숙해져서 별로 울렁증 없이 주문할 수 있었지만

식사는 이 날 처음 주문해보는 거라 그런지

좀 떨리더라고요.

게다가 입구에서 안내받을 때

전혀 예상치 못했던 질문에 허를 찔려서 순간적으로 당황했지요.

아무래도 여기가 빵집이라 그런건지

여기서 먹을래, 가져갈래 그걸 묻더라고요.

헐~그런 건 내 예상 질문에 없었는데...ㅋ

하지만, 이내 진정하고 여기서 먹을거라고 말하니

앉을 자리를 정해 주었어요. 휴~ㅋㅋ

 

밖에서 보던 것보다 매장이 훨씬 넓어서

미니 2층도 있고 가게 안쪽으로 넓은 공간도 있었어요.

저는 다락방 느낌이 나는 아늑한 미니 2층으로 안내받았습니다.

 

가게 이름처럼 불빛이 노랑노랑해서

뭔가 80년대 경양식 집ㅋ 분위기인데도

촌스럽다기보다는 따뜻한 느낌.  

 

곧 메뉴판을 가져다 주었는데

다행히 제가 영어 독해를 회화 보다는 잘 하는 편이라

-우리 세대의 비극이지요. 의사 소통을 위한 도구로서의 영어가 아니라 문법 위주의 시험 영어에 최적화된ㅠㅠ - 메뉴 선택에는 별 문제가 없었어요.

진작에 회화 중심의 실용 영어를 배웠어야 하는데

VOCABULARY 22000도 모자라 33000까지 외워가며

평생 한 번도 쓸 일 없는 단어와 문법만 주구장창 외워댔으니..쯧쯧  

 

 

메뉴판 내용은 VOCABULARY  500 정도만 외웠어도

충분히 이해가 가능한 내용이었고요

트래킹을 위해 든든하게 먹어야 했기에

제일 비싼 버거와 롱블랙을 주문했어요.

 

 

버거는 내용물은 튼실했지만 제 입맛에 간이 조금 짰고

같이 나온 칩스는 바로 튀긴 포테이토 칩인데

바삭하고 신선해서 좋았어요.

하지만, 이 집에서 정말 맛있었던 건 롱블랙.

호주 커피 특유의 진한 맛이면서도 쓰지 않고 원두도 신선~

 

 

음식을 거의 다 먹을 무렵

식당 종업원이 저에게 다가와서는

이것 저것 묻더라고요.

이 때쯤 오늘 제가 혼자서 음식 주문을 했다는 뿌듯함을 만끽하고 있던 데다

들어올 때 종업원과 나눈 몇 마디 기본적인 대화로 인해

제 회화 능력에 대한 근자감이 하늘을 찌를 때라서 그런지

저 역시 울렁증 없이 그냥 영어가 나오더라고요.

어디서 왔냐,

언제 왔냐 얼마나 있냐 등등

여행용 영어 회화에서 한 번쯤 본 적있는 문장들이라

자연스럽게 모범 답안대로 대답했는데

갑자기 여기 음식이 어땠냐 하고 묻는데

어라, 이건 예상 질문에 없었는데....

그냥 좋았다고 하면 될껄

이미 터진 영어 방언은 어쩔 수가 없었어요. ㅠㅠ

이 집 맛있다는 소문듣고 왔는데 커피와 칩스는 정말 맛있었지만 버거는 좀 짰다했다니

미안하다고 말하는데 표정을 보니 당혹감이 보이더라고요.

아차차, 호주 사람들은 원래 겉으로는 친절하고 따뜻하지만

절대로 속마음을 말하지 않는다던 친구의 말이 생각나면서

아, 나 지금 뭐라고 했지 생각하며

내가 원래 짠 걸 안좋아한다. 하지만, 정말 맛있게 먹었다. 고맙다라고 덧붙이고 급 마무리.

역시 나이가 들수록 말을 줄여야...ㅠㅠ

어쨌든 그렇게 식사와 계산을 끝내고

뿌듯함 반, 찝찝함 반 그렇게 반반인 마음으로

본격적인 트래킹을 하기 위해 세자매봉으로 향했습니다. 

 

2018/04/25 - [여행, 길 위에서 세상 읽기 /호주 시드니 17'] - 길에서 길을 묻다 1-1 <블루마운틴>(세자매봉 에코포인트~루라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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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빨간마트료시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