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박10일간의 제주 여행에서
3박을 머물렀던 금능리.
온종일 올레길을 걷고
저녁 무렵 숙소로 돌아갈 때면
맛집을 찾아갈 기력조차 남지않기 마련인데
숙소 근처에 있던 <금능자갈> 덕분에
편안하고 맛있게 식사할 수 있었다.
위치는 바다가 예쁜 제주에서도
예쁘기로 소문난 금능 해변 바로 건너편.
지금은 운영하지않는 일성콘도 구관과 대각선 위치에 있다.
10년도 훨씬 전에 일성콘도에 묵을 때도 이 식당에 와본 기억이 있어
주인장께 그 시절 얘기를 하니
이 식당은 30년 가까이 이 자리를 지키고 있단다.
뭐든 너무 빨리 교체되고 변화하는 세상에서
한 자리에 30년이라니...
고맙고 반가운 일이다.
제주 토속 음식과 일반 한식 메뉴를 골고루 갖추고 있어
선택의 폭이 넓다.
갈치조림이나 제육볶음을 먹고 싶었지만
혼밥인 내겐 양이 너무 많을 듯해 고민하다가
사장님께서 추천해주신 정식을 먹기로 했다.
동네 식당 치고는 꽤 넓다.
서민 반찬의 정수인 콩나물과 시금치, 어묵 볶음.
콜라비김치와 배추김치.
겨울 제주의 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콜라비가 이렇게 깍두기로 변신했는데
무 깍두기와는 또 다른 아삭한 식감과 단맛이 일품.
정식에 나오는 갈치가 무려 두토막.
이렇게 푸짐한 한 상, 1인분에 8천원이라니
놀라운 가성비.
그리하여 다음날 저녁 식사도 이 곳에서 하게되었는데
나를 기억하신 사장님께서
갈치구이 대신 오징어 볶음을 해줄까 물어보셔서
이번엔 오징어볶음으로~
집에서 매일 똑같은 반찬을 먹지 않듯
이 곳의 정식 역시 부분적으로 반찬이 교체된다고~
화려하지는 않지만,
그래서 더 포근하고 편안했던 <금능자갈>
일상에서 벗어나고 싶어 여행을 왔지만
어느 순간 내가 떠나온 일상이 그리워 질 때,
엄마 손맛처럼 다정한 밥상이 생각날 때 찾아가면 좋을 식당으로 강력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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