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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대공원 호수 둘레길에 이어

동물원 산림욕장 길을 걸은 후라 다리가 조금 아프긴 했지만

그래도 얼마만에 온 동물원인데...

게다가 입장료를 5천원이나 냈는데 그냥 나가기는 너무 아쉬워

동물원도 한 바퀴 돌기로 했다.

 

원래는 동물원 둘레길을 돌까했는데

그리로 가면 동물은 볼 수 없는데다

(차는 거의 다니지않지만) 차도를 걷는 것보다는

동물원 안쪽으로 도는 것이 나을 것 같아

동물원 안쪽으로 들어가 크게 둘레길을 걸었다.

 

산림욕장길의 종착점이었던 호주관.

 

 

만화같은 데 보면 흔히 캥거루를 복서로 묘사하지만

사실 캥거루의 몸에서 정말 힘이 센 곳은 바로 저 꼬리라고...

 

 

동물을 구경하는 입장이 아니라

안에 갇힌 동물의 마음에 감정이입을 하게 되면서부터

동물원은 내게 즐거움 보다는 슬프고 안스러운 마음이 생겨나는 공간이 되었다.

그래서 젊은 시절, 사는 일이 내 맘같지 않다거나

때론 쳇바퀴 돌듯 좁은 공간을 살아가는 나 자신이 갑갑할 때면

역설적이게도 동물원을 찾게 되곤 했다.

하지만, 아주 가끔은 아무런 판단이나 생각없이

그저 낯선 동물들을 바라보는 자체만으로도 즐거웠던

순수한 동심을 간직했던 어린 시절이 그리워지기도 한다.

 

 

동물원 안쪽으로 크게 테두리를 만들어 돌다보니 만나게 된 시냇물.

평일 오후 시간이라 소풍 온 단체 관람객들도 다 빠져나가고

한적하고 고요해 마치 숲 속에 있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예전에 아이들과 동물원에 올 때면

많은 시간을 보냈던 놀이터.

그 때 아이들이 즐겁게 탔던 악어미끄럼틀은 지금은 다른 것으로 개조되고

놀이터의 시설물들도 교체되었지만

그래도 우리가 함께한 시간은 언제나 그 자리에~

 

 

서울 동물원을 즐기기에 가장 좋은 계절은 역시 가을이다.

서울에서 멀지 않은 곳에

이렇게 고운 단풍잎들을 바라보며

떨어진 낙엽을 밟으며 산책하기에 이보다 더 좋은 곳은 찾기 힘들 듯~

 

 

한 폭의 풍경화 같던 하늘과 구름과 나무.

연인끼리 데이트 하기에도

가족들이 나들이 하기에도

친구끼리 함께 걷기에도 좋은 곳이지만

이 가을날에 가장 어울리는 건 역시 혼자만의 산책.

 

 

예전엔 없던 조류관 조형물을 보니 조금 낯설긴 했지만

예쁘게 잘 꾸며놓았길래 기념으로 한 컷.

 

양 옆으로 늘어선 단풍든 나무 사이를 걸어가며

눈도 마음도 호강한 날.

 

 

자유롭게 뻗어나간 나무 줄기들이 저 높은 곳에서 만나

서로 얼키고 설키며

흡사 숲터널 같았던 서울 동물원 둘레길.

 

 

 

아직 물들지 않은 초록빛 이파리들도 많은데

벌써 낙엽이 되어 이렇게 쌓여있는 나뭇잎들을 보고있노라니

역시 모든 것에는 저마다의 시간이 정해져있는 것인지...

 

 

 

 

단풍은 단풍 자체로 볼 때보다

저렇게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볼 때가 더 아름다운 것 같다.

하늘처럼 자연스럽게 누군가의 편안한 배경이 되어주는 사람으로 나이들어가고 싶다.

 

 

 

수년 만에 찾아온 동물원이다 보니

새로운 얼굴들이 많이 늘었다.

그 중 가장 신기했던 건 바로 이 분. 렛서팬더

우리가 좋아하는 영화 "쿵후팬더"에서 사부님으로 설정된 그 동물이다.

이름에 팬더가 들어가지만 곰과는 상관없고

너구리과에 속한다고~

 

 

 

호랑이 우리 근처에서 전시중인

민화 작품들.  

이 그림들을 보다보니 수십년전에 개봉했던 영화 "미술관 옆 동물원"이 떠오른다.

정말 세월 참 빠르다.

 

 

우리나라 동물원에도 미어캣이 있었다니...

시드니 동물원에서 내가 가장 좋아했던 동물인데.

라이언 킹에 나온 티몬과는 달리

실제로 보면 어딘지 모르게 어수룩하고 뭔가 뻘짓을 일삼는 귀여운 녀석들.

반가운 마음에 한 컷.

 

 

동물원 정문 쪽으로 걸어나오다 보니

그 쪽에서도 전시회가 한창이었다.

풍경도 예쁘고 그림도 예쁘고~

이 날은 온통 예쁜 것만 보게된 아름다운 하루.

 

 

서울 대공원 호숫가 둘레길,

동물원 산림욕장 코스,

동물원 내부 둘레길 등 

서울 대공원 주변에는 정말 걷기 좋은 길이 많다.

이 세 경로를 하루에 다 걷기는 사실 만만치 않은 거리고

다 걷는다고 누가 상주는 것도 아니니까ㅎㅎ

한 코스라도 마음 내키는 대로 천천히 걸어보기를 권하고 싶다.

어느 코스를 걷든 가을은 거기에서 당신을 기다리고 있을테니까.  

 

2018/10/25 - 과천 서울대공원 호숫가 둘레길(청계호숫가 전망좋은길)

2018/10/27 - 이 가을이 가기 전에 <서울 동물원 산림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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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빨간마트료시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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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저기서 들려오는 단풍 소식을 듣고있자니

마음은 연신 들썩거리지만

역시나 멀리 떠날 수 없는 것이 내 현실.

진짜 여행자에게는 일상이 여행이라는 말로 행복회로를 돌려가며

단풍이 곱기로 유명한 과천 서울대공원으로 출발했다.

 

사시사철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않는 서울대공원에는

모두 3개의 둘레길이 있다.

그 중 하나인  호숫가 둘레길은

해오름다리~미리내다리~동물병원~관리사무소로 이어지는 2.7km의 구간이다.

여기에는 안전사고를 우려해 34년 동안 출입을 제한해오다 지난 6월부터 개방된

0.6km 구간이 포함되어있다.

 

가는 방법은 지하철 4호선 대공원역 2번 출구로 나가서

코끼리열차 타는 곳에서 왼쪽 혹은 오른쪽으로 걸어가다

호숫가로 들어가는 길이 나오면 그리로 가면 된다.

 

 

호수 위로 지나가는 스카이 리프트.

평일이라 그런지 사람을 태우지 않은 빈 리프트가 더 많았다.

리프트에 앉아 내려다보는 호숫가 풍경은 어떤 모습일까?

 

 

이 구간이 바로 34년만에 개방했다는 둑방길이다.

바닥에는 야자수 매트가 깔려있고

왼쪽에는 메타세콰이어 나무가 심어져있는데

정말 걷기 편하고 아름다운 길이다.

 

 

그야말로 산좋고 물좋고 정자까지 좋은

무릉도원 같은 이런 곳에서도 역시나 문제는 있었다.

길 옆에 놓인 피크닉 테이블에

할아버지 몇 분이서 술을 드시고 계셨는데

도대체 언제부터 드시고 계신건지

정오도 채 되지않은 시간에 벌써 빈 병 몇 개가 나뒹굴고 있더라는~

서울 몇몇 국립 공원에서 음주를 법적으로 금지시켰다는데 이 곳은 아닌가보다.

하기야 불법인 곳에서도 버젓이 술판을 벌이는 모습을 본 적 있으니

법 규정만의 문제는 아니겠지만

공공장소에서 더군다나 공원처럼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찾는 곳에서

지나친 음주는 삼가하는 것이 좋지않을까 싶다.

 

 

호수 건너편으로 바라다보이는

아름다운 단풍과 서울랜드.

 

 

이렇게 날씨가 맑은 가을날 호수가 주는 또다른 선물은  

호수에 비친 그림자다.

 

 

잔 물결이 일렁이는 물 속에 떠있는

구름과 하늘, 그리고 나뭇잎들.

 

 

중간 지점쯤에 있었던

호숫가 바로 옆 드넓은 잔디밭과 피크닉 테이블에는

나들이 나온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도시락이나 커피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내가 가 본 피크닉 장소 중 최고의 스팟이라 할 수 있을 듯~

 

 

수많은 나무 중에서도 한 눈에 눈길을 끌던

단풍 나무.

'나도 너처럼 곱게 물들어 가고 싶어.'

 

 

호숫가 둘레길은 여기서 잠시 끊어져

저 계단을 올라 다리를 건너가야 한다.

 

 

단풍 나무나 은행 나무 만큼 화려한 단풍은 아니지만

나는 이 벚나무의 단풍에 늘 마음이 끌린다.

 

 

아까 걸어온 메타세콰이어 나무길이

어느 새 반대편에~

 

 

물 위에 비친 그림자 세상을 볼 때마다

자연은 어쩌면 신이 우리에게 보여주는 하나의 은유일 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다.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은

어쩌면 물 위에 비친 세상처럼 모든 것이 희미한 그림자 세상일지도...

우리가 지금은 거울로 보는 것 같이 희미하나

그 때에는 얼굴과 얼굴을 대하여 볼 것이요,

지금은 내가 부분적으로 아나

그 때에는 주께서 나를 아신 것 같이 내가 온전히 알리라.

                                                          -고린도전서 13:12

 

한 나무 전체가 같은 빛으로 물든 것 보다

이렇게 여러 빛깔이 함께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는 것도

이맘 때만 볼 수 있는 아름다움.

우리 사는 세상도 이런 사람, 저런 사람

다양한 사람들이 제각각의 빛으로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게 진짜 아름다운 사회.

 

 

 

 

호숫가 둘레길을 걷고난 후

다음 코스인 동물원으로 향해가다가

국립현대미술관 야외 정원에 잠시 들렀다.

 

 

예쁘다고 밖에 표현할 수 없는 나의 표현력이 안타깝다.

벤치에 앉아 잠시 차를 마시고

동물원 삼림욕장을 향해 출발~

 

 

2018/10/27 - 이 가을이 가기 전에 <서울 동물원 산림욕길>

2018/10/27 - 단풍이 곱게 물든 걷기 좋은 길, <과천 서울 동물원>

2018/10/18 - 상암동 월드컵 공원 2. 가을 정취 물씬 풍기는 <하늘 공원 억새 축제>

2018/10/07 - 걷기 좋은 길 <항동 철길과 푸른 수목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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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빨간마트료시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