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저기서 들려오는 단풍 소식을 듣고있자니
마음은 연신 들썩거리지만
역시나 멀리 떠날 수 없는 것이 내 현실.
진짜 여행자에게는 일상이 여행이라는 말로 행복회로를 돌려가며
단풍이 곱기로 유명한 과천 서울대공원으로 출발했다.
사시사철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않는 서울대공원에는
모두 3개의 둘레길이 있다.
그 중 하나인 호숫가 둘레길은
해오름다리~미리내다리~동물병원~관리사무소로 이어지는 2.7km의 구간이다.
여기에는 안전사고를 우려해 34년 동안 출입을 제한해오다 지난 6월부터 개방된
0.6km 구간이 포함되어있다.
가는 방법은 지하철 4호선 대공원역 2번 출구로 나가서
코끼리열차 타는 곳에서 왼쪽 혹은 오른쪽으로 걸어가다
호숫가로 들어가는 길이 나오면 그리로 가면 된다.
호수 위로 지나가는 스카이 리프트.
평일이라 그런지 사람을 태우지 않은 빈 리프트가 더 많았다.
리프트에 앉아 내려다보는 호숫가 풍경은 어떤 모습일까?
이 구간이 바로 34년만에 개방했다는 둑방길이다.
바닥에는 야자수 매트가 깔려있고
왼쪽에는 메타세콰이어 나무가 심어져있는데
정말 걷기 편하고 아름다운 길이다.
그야말로 산좋고 물좋고 정자까지 좋은
무릉도원 같은 이런 곳에서도 역시나 문제는 있었다.
길 옆에 놓인 피크닉 테이블에
할아버지 몇 분이서 술을 드시고 계셨는데
도대체 언제부터 드시고 계신건지
정오도 채 되지않은 시간에 벌써 빈 병 몇 개가 나뒹굴고 있더라는~
서울 몇몇 국립 공원에서 음주를 법적으로 금지시켰다는데 이 곳은 아닌가보다.
하기야 불법인 곳에서도 버젓이 술판을 벌이는 모습을 본 적 있으니
법 규정만의 문제는 아니겠지만
공공장소에서 더군다나 공원처럼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찾는 곳에서
지나친 음주는 삼가하는 것이 좋지않을까 싶다.
호수 건너편으로 바라다보이는
아름다운 단풍과 서울랜드.
이렇게 날씨가 맑은 가을날 호수가 주는 또다른 선물은
호수에 비친 그림자다.
잔 물결이 일렁이는 물 속에 떠있는
구름과 하늘, 그리고 나뭇잎들.
중간 지점쯤에 있었던
호숫가 바로 옆 드넓은 잔디밭과 피크닉 테이블에는
나들이 나온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도시락이나 커피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내가 가 본 피크닉 장소 중 최고의 스팟이라 할 수 있을 듯~
수많은 나무 중에서도 한 눈에 눈길을 끌던
단풍 나무.
'나도 너처럼 곱게 물들어 가고 싶어.'
호숫가 둘레길은 여기서 잠시 끊어져
저 계단을 올라 다리를 건너가야 한다.
단풍 나무나 은행 나무 만큼 화려한 단풍은 아니지만
나는 이 벚나무의 단풍에 늘 마음이 끌린다.
아까 걸어온 메타세콰이어 나무길이
어느 새 반대편에~
물 위에 비친 그림자 세상을 볼 때마다
자연은 어쩌면 신이 우리에게 보여주는 하나의 은유일 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다.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은
어쩌면 물 위에 비친 세상처럼 모든 것이 희미한 그림자 세상일지도...
우리가 지금은 거울로 보는 것 같이 희미하나
그 때에는 얼굴과 얼굴을 대하여 볼 것이요,
지금은 내가 부분적으로 아나
그 때에는 주께서 나를 아신 것 같이 내가 온전히 알리라.
-고린도전서 13:12
한 나무 전체가 같은 빛으로 물든 것 보다
이렇게 여러 빛깔이 함께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는 것도
이맘 때만 볼 수 있는 아름다움.
우리 사는 세상도 이런 사람, 저런 사람
다양한 사람들이 제각각의 빛으로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게 진짜 아름다운 사회.
호숫가 둘레길을 걷고난 후
다음 코스인 동물원으로 향해가다가
국립현대미술관 야외 정원에 잠시 들렀다.
예쁘다고 밖에 표현할 수 없는 나의 표현력이 안타깝다.
벤치에 앉아 잠시 차를 마시고
동물원 삼림욕장을 향해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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