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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공원>에서 내려오는 길에

이정표에 나와있는 대로

노을 공원으로 향했다.

비탈길이긴 하지만 내리막길이라 그리 힘들지 않았다.

차도와 만나는 길에서 길을 건너 왼쪽편으로 조금 내려가면 노을 공원 입구가 나온다.

 

 

서울에서 가장 아름다운 저녁 노을을 볼 수 있다는 이 곳은

조각 예술품과 전망대 등과 함께

파크골프장, 가족캠핑장, 누에 생태체험장 등을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참고로 이 곳에서도 하늘 공원처럼 맹꽁이 전기차가 운행되고 있다.

 

 

문제는 노을 공원 입구에서 전망대까지 가려면

비탈길을 올라야한다는 사실이다.

이미 평화의 공원, 하늘 공원을 산책하느라 체력 소모가 많았던 나는

천근만근인 다리를 이끌고 불굴의 의지로 비탈길을 올랐다. ㅎㅎ

 

 

가끔 사이클을 타고 이 길을 오르는 사람들을 봤는데

길이 워낙 잘 닦여있는데다

한가해 사이클을 타기도 좋은 장소란 생각이 들었다.

 

억새와 핑크뮬리때문에 다들 하늘 공원으로만 몰려갔는지

바로 옆 공원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

평일의 노을 공원엔 사람이 별로 없었다.

그로 인해 이 곳에서도 운행되는 맹꽁이 전기차 역시

텅텅 빈 채로 나를 스쳐지나갔다.

 

 

왼쪽으로 가면 조금 비탈지지만 노을 공원 전망대에 빨리 갈 수 있는 길,

오른쪽으로 가면 많이 돌아가지만 완만한 길과 파크 골프장 등으로 가는 길이다.

 

올라올 때는 빨리 전망대 구경만 하고 가야지했는데

막상 이렇게 한적하고 고요한 분위기를 보니

천천히 오래 걷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오른쪽으로 삥 돌아서 걷기로 했다.

아무리 몸이 힘들어도 좋은 길을 보면 그냥 지나칠 수가 없으니

나는 아무래도 산책 중독자인 것 같다.

 

길을 걷다보니 왼쪽으로는 드넓은 잔디밭이

오른쪽으로는 골프장이 펼쳐졌다.

우리나라 공원 안에도 이런 곳이 있었다니... 

공원처럼 자연스럽게 주택가 한 가운데에 위치해있던

시드니의 골프장들이 기억났다.

 

 

노을 공원은 잔디밭 조성도 잘 되어있고

매우 넓은데다

곳곳에 원두막처럼 생긴 휴식 공간도 많아서

요즘 같은 날씨엔 책 한 권, 커피 한 잔 싸들고

조용히 시간 보내기에 최적의 장소인 것 같다.

 

 

아이들을 위한 교육용 공간인 <누에 생태 체험장>

 

 

정겨움이 물씬 풍기는 <도시 농부 정원>

 

 

노을 공원이 진짜 유명한 이유는 바로 이 캠핑장.

사전 예약을 통해 이용할 수 있다는데

평일이라 이용객은 많지않아 보였다.

 

전망대 데크 근처에 위치한 카페&매점.

쥬중에는 운영시간이 밤 9시까지라니

이 곳에서 차 한잔 하며 노을을 바라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전망대 테크에서 내려다 본 한강.

팜플렛에 나와있는 문구대로

서울에서 "가장" 아름다운  노을을 볼 수 있는지는

직접 확인하지 못했으니 장담하기 어렵지만

날씨 좋은 날 가면 아름다운 노을을 볼 수 있으리란 사실 만큼은 분명할 것 같다.

다음엔 저녁 시간에 한 번 가보고 싶다.

 

 

전망대에서 내려오는 길에 보니

반딧불이 서식지라는 표시가 있었다.

서울에서도 반딧불이를 볼 수 있는 곳이 있었구나.

50년 동안 서울에 살았지만

여전히 내가 서울에 대해 아는 사실이 너무 부족함을

오늘 공원 탐방을 통해 다시금 깨달았다.

 

인적 드문 공원 길에

이따금씩 사이클을 타고 스쳐가던 사람들.

 

 

이렇게해서 오늘의 여정인 월드컵 공원 투어는 끝이 났다.

네개의 공원 중 난지천 공원은

버스정류장을 찾아가던 중 스쳐지났을 뿐

체력이 방전된 관계로 본격적인 산책은 다음 기회에~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억새나 핑크뮬리 등 가을의 정취를 물씬 느끼고 싶다면 당연히 <하늘 공원>을

경사가 없는 걷기 편한 길을 걸으면서

가을 꽃과 낙엽을 보면서 연못, 정원 등 풍경을 감상하고 싶다면 <평화의 공원>

해질녘 지는 해를 바라보며 명품 노을을 감상하고 싶거나

드넓은 잔디밭에서 캠핑을 하고 싶다면 <노을 공원>을 권하고 싶다.

 

2018/10/18 - 상암동 월드컵 공원 2. 가을 정취 물씬 풍기는 <하늘 공원>

2018/10/18 - 상암동 월드컵 공원 1. 걷기 좋은 공원 <평화의 공원>

2018/10/07 - 걷기 좋은 길 <항동 철길과 푸른 수목원>

2018/10/10 - 동작 충효길 2코스 현충원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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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공원 내에 있는 네 개의 공원

평화의 공원, 하늘공원, 노을공원, 난지천 공원 중

특히 가을철이면 가장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은 바로 여기 <하늘 공원>

 

월드컵 공원 내에 있는 공원 중 하늘과 가장 가까운 곳으로

가을이면 억새가 장관을 이루는 곳이다.

요즘은 핑크 뮬리에 댑싸리까지 심어져 있다는 소식과 인증샷이

각종 매스미디어와  SNS를 도배하고 있길래

평화의 공원을 한 바퀴 돈 후 하늘 공원으로 향했다.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가는 방법은

6호선 월드컵 경기장 1번 출구나

마포구청역 8번 출구로 나가면 된다.

평화의 공원에서는 다리 하나를 건너면 하늘 공원으로 갈 수 있는데

문제는 걸어서 가려면 291개의 하늘 계단을 올라가야 한다는 사실.

체력상 걷는 게 무리라면 하늘 계단 앞에서

맹꽁이 전기차를 타면 된다.

요금은 성인 기준 편도 2천원, 왕복 3천원.

 

 

하늘색 다리 뒷쪽으로 보이는 지그재그의 계단이 바로

하늘 공원으로 가기 위해 올라야 하는 하늘 계단.

밑에서 볼 때는 까마득해보였지만

막상 오르다보면 많이 힘들지는 않다.

물론 2-3번 정도 계단 중간에서 쉬어가며 오르긴 했지만~

 

 

하늘 계단 밑에 걸려있던 억새 축제를 알리는 현수막.

올해로 17회를 맞았다는 억새 축제 기간은 10월 12일에서 18일로 이미 끝났다.

그로 인해 다양한 이벤트와 밤 10시까지 개장하던 행사는 없어졌지만

축제와는 무관하게 하늘 공원에서는 여전히 가을 풍경을 볼 수 있다.

하늘 공원의 개장 시간은

10월은 오후 8시30분까지,

11월과 12월은 오후 7시30분까지다.

 

 

계단을 오르다 잠시 쉬는 중에

내려다 본 풍경.

해질 무렵에 등불이 켜지고

발 아래 서울 시내의 야경이 펼쳐지면

더욱 아름다울 것 같다.

 

 

계단을 올라

얼마간 더 걸은 후에야 도착한 하늘 공원.

쓰레기 매립지 난지도 였던 시절에

해발 98미터, 바로 그 쓰레기 산의 정상이었던 곳에 공원을 조성하고  

지금은 가을 정취가 물씬 풍기는 억새와 각종 가을 꽃들이 자라고 있다니

직접 보지 않았다면 상상조차 하지 못했을 것이다.

 

 

축제 기간이라서인지 그야말로 인산인해를 이루었지만

굽이굽이 좁은 오솔길 양옆으로 억새밭이 펼쳐져 있어

가을 정취가 물씬~

 

 

 

억새는 으악새, 새라고도 불리는데

흔히 억새와 갈대를 혼동하지만

억새는 산 또는 들에서 자라며 잎에 잎맥이 있고 줄기 속이 차있으며

1-2미터 정도의 높이까지 자라며 자줏빛을 띤 황갈색인 반면

갈대는 습지나 강가에서 잘 자라고 잎맥이 없으며 줄기 속이 비어있고

3미터 정도의 높이까지 자라며 갈색이다.

바람 쐬러 나왔다가 식물 공부까지 하고 가니

감성과 지성이 균형과 조화를 이루는 느낌.

 

 

억새밭 한 쪽에 있던 소원 터널.

소원을 적은 사람도, 상황도 다 다르겠지만

하나씩 읽어보니

사람들이 원하는 행복의 조건들은 대개 다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제각각의 간절한 소망이 꼭 이루어지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

 

 

억새밭이 끝나는 곳에서

시작된 핑크뮬리.

갑작스런 색상 변화에 눈 보다도 마음이 깜짝 놀랐다.

 

 

핑크뮬리의 실물을 본 건 이번이 처음이었는데

사진으로 볼 때는 그냥 그림 같다고만 느꼈는데

직접 보니 핑크빛 솜사탕,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신비함이 느껴졌다.

 

 

 

충격은 이것으로만 끝나지 않았으니

핑크 뮬리 옆에서 "나도 있지롱~"하듯 펼쳐져있던 댑싸리.

 

 

댑싸리라는 풀 이름 자체를 이 곳에서 처음 들었는데

핑크 뮬리 만큼이나 이색적이고 신기했다.

 

 

공원 끝에서 내려다본 한강 풍경을 끝으로

나는 하늘 공원 산책을 마쳤다.

 

 

계단을 오르는 일이 조금 힘들기는 했지만,

이 곳에서 보고 느낀 가을 풍경들이

그 모든 수고로움과 힘겨움을 충분히 보상해주었다.

축제는 끝났지만 여전히 그 곳에는 가을이 무르익어 가고 있으니

짧은 가을을 아쉬움 속에 떠나보내고 싶지 않다면

이 가을이 저물기전에 꼭 한 번 가보라고 강력 추천하고 싶다.

 

 

2018/10/27 - 이 가을이 가기 전에 <서울 동물원 산림욕장>

2018/10/25 - 과천 서울대공원 호숫가 둘레길(청계호숫가 전망좋은길)

2018/10/18 - 상암동 월드컵 공원 1. 걷기 좋은 공원 <평화의 공원>

2018/10/09 - 동작 충효길 1코스 고구동산길

2018/10/07 - 걷기 좋은 길 <항동 철길과 푸른 수목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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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 산이었던 난지도 위에 조성했다는 월드컵 공원.

언제 한 번 가봐야지 생각만 하다가

요즘 하늘 공원에 억새가 장관이라기에 큰 맘 먹고 길을 나섰다.

 

 

가기 전엔 월드컵 공원이 따로 있는 곳인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하늘 공원, 노을 공원, 평화의 공원, 난지천 공원을 합쳐 부르는 이름이

바로 월드컵 공원이었다.

기왕에 가는 거니까

한꺼번에 네 곳 다 돌아봐야지 했는데

생각보다 훨씬 넓어 결국 난지천 공원은 대충 돌아보는 곳으로 만족해야했다.

 

 

가장 먼저 들렀던 평화의 공원.

지하철 6호선 월드컵 경기장역에서 내려 1번 출구로 나가면

쉽게 찾을 수 있다.

 

 

공원 입구에 조성해놓은 꽃밭.

한 꽃밭에 다양한 종류의 꽃들이

제각각의 모양과 향기로 피어있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평화의 공원은  

자연과 인간, 문화의 공존을 지향하며  

2002년 한일 월드컵과 새천년을 기념하고

한반도의 평화를 기원하기 위해 조성된 곳으로

월드컵 공원 전체를 대표하는 공원이다.

 

 

공원 초입에 노천 카페 분위기가 물씬 나는 카페와

매점이 있었다.

요즘 같은 날씨에 가볍게 차 한잔 하기에 딱 좋은 야외 카페.

 

 

장승과 소나무를 둘러 세워

한국적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이 곳도 인상적이었다.

 

<난지 연못>

연못을 삥 둘러 테크가 조성되어 있으며

연못 위쪽 데크에서는 이렇게 미술 전시회가 한참이었다.

 

 

그림을 둘러보다 내 눈에 딱 띄인 이 작품.

고흐 그림들을 재구성해 그린 그림인데

이 그림을 그린 화가분은 아마도 나처럼 고흐 작품을 무척 좋아하시나보다.

구성도 재미있고 발상도 신선해

지나가시던 스탭분께 사진 찍어가도 되나 여쭈어보니 흔쾌히 허락해 주셔서 찰칵.

 

 

월드컵 공원 내에 있는 대표적인 조형물.

조금 딱딱한 느낌이긴 하지만,

기념 촬영하기에는 좋은 곳.

 

하늘 공원으로 바로 가려면 오른쪽 방향으로 돌아야 가깝지만

평화의 공원을 한바퀴 돌고 가려던 나는 왼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얕은 물 위로 이렇게 징검다리가 놓여있고

한 쪽에는 작은 폭포까지 있어

정겨움이 느껴졌다.

 

징검다리를 건너가 반대편에서 난지 연못쪽을 바라보면

이런 풍경이 펼쳐진다.

 

요즘은 계절에 상관없이 피지만

역시나 가을꽃의 대명사는 코스모스~

 

 

무리지어 피어있는 코스모스밭도  예쁘지만

이렇게 한 송이 한 송이 자세히 보면

마치 꽃이 내게 말을 걸어오는 것 같다.

이런 게 바로 서로를 길들이는 느낌이겠지.

 

 

 

꽃밭 건너편 으로 바위 위에 시를 새겨놓은 곳도 있었다.

오늘같은 가을날씨에 딱 어울리는,

서정주 시인의 <푸르른 날>이 적혀있어 찰칵.

별다른 목적 없이 걷다가 마주치는 그림 한 점, 시 한 편이

모두 내 가슴 한 편에 콕 들어와 박히는 느낌이었다.

 

 

길은 다시 서울 정원박람회 정원으로 이어졌다.

공원이 넓은 의미의 정원이라면

이 곳은 그 안에 조성된 작은 정원.

각각 다른 컨셉을 가진 아기자기한 정원들이 이어져있었는데

마음이 쉬어갈 수 있는 편안한 공간이었다.

 

 

 

 

 

사람들이 많은 광장 쪽 풍경과는 달리

공원 뒷쪽으로 이어지는 산책로에는

이따금 조깅하는 사람들이 지나갈 뿐

평일의 공원은 한적하고 고요했다.

 

 

평화의 공원에는 자전거 길도 잘 조성되어 있고

공원 입구에 서울시 자전거 따릉이도 대여할 수 있어

자전거를 타고 돌아보기에도 좋은 곳이다.

 

 

아직은 단풍이 부분적으로만 들어

한 나무안에서도 나뭇잎 색깔이 다양했는데

초록도 아닌, 빨강도 아닌

그렇게 여러 색깔로 뒤섞인 이맘때 나뭇잎 색깔이 더 예쁜 듯~

 

 

평화의 공원 한 구석에 있는 드넓은 잔디밭에는

단체 소풍온 아이들이 뛰놀고 있었다.

자유롭게 뛰어놀 수 있는 공간이 점점 줄어드는 이 도시에서

이렇게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공간이 있어서 정말 다행이다.

 

 

평화의 공원에서 하늘 공원 쪽으로 걸어가던 나는

잔디밭 위에 난 작은 오솔길을 발견했는데

그러고보니 이 곳 잔디밭에서는

"잔디에 들어가지마세요"라는 문구를 못 본 듯~

호주나 영국 공원에서 내가 부러워했던 점인데

아...우리나라도 이젠 그런건가?

그러니 행복의 파랑새는 결코 멀리 있는 것이 아닌 것이다.

이렇게 좋은 공원을 두고

비행기를 타고 열 몇시간을 날아가서 그들의 공원 문화를 부러워했다니...

 

 

평화의 공원은

계단을 올라야하는 하늘 공원이나

심하게 비탈진 노을 공원과는 달리 

거의 평지라서 노약자이나 어린 아이들도 산책하기에 정말 좋은 곳이다.

요즘 같이 쾌적한 날씨라면

간단한 도시락과 과일, 음료 등을 싸들고

가족들과 소중한 한 때를 보내며 일상의 묵은 때를 벗기기에 더없이 좋은 공간으로

강력 추천하고 싶다.

 

2018/10/18 - 상암동 월드컵 공원 2. 가을 정취 물씬 풍기는 <하늘 공원>

2018/10/07 - 걷기 좋은 길 <항동 철길과 푸른 수목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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