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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가고 싶은 여행지 1위로 꼽히는 

예술과 낭만의 도시 파리지만

솔직히 나는 꽃별이가 유럽의 다른 멋진 국가들을 다 놔두고 

왜 하필이면 파리로 유학을 갔을까 내심 원망ㅋ스러울 정도로

파리 여행이 내키지않았다.

그러니 여행 가기 전에 가졌던 기대감이 무너져

다녀온 후에는 우울증에 걸리기도 한다는

"파리 신드롬"은 애초부터 나와는 먼 얘기.

 

하지만, 그런 나조차 절대로 버릴 수 없는

한 조각의 기대감이 있었으니 그건 바로~

산책.

파리가 얼마나 걷기 좋은 도시인지 익히 들어온데다 

내 두 발로 걸은 시간과 공간만이 진짜 내 여행이라고 믿기에 

파리에서의 산책에 대한 기대 만큼은 버릴 수가 없었다.


그리하여 파리에서 나는

꽃별이의 표현에 따르면 불도저처럼 불도징ㅋㅋ을 하며

수 많은 거리를 걸었다. 

실제로 걸어보니

과연 이제껏 들었던 찬사들이 과장이 아니라고 생각될 만큼

파리에는 시대를 초월하는 건축물들과 

밤이 되면 더욱 빛나는 아름다운 거리의 풍경들이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심을 걷는 일은 

역시나 소음과 많은 사람들과 자동차와 자전거 등 주의해야할 것이 많아서 

늘 긴장을 늦출 수 없었고 며칠 지나니 감흥도 별로~

그것이 내가 파리의 거리가 아니라 공원으로 발길을 돌린 이유이고

거리에서 얻지못한 고요와 평온을 나는 공원에서 찾을 수 있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좋았던 곳이 바로 쏘(Sceaux)공원. 

 


가는 방법은  RER B선을 타고 쏘역에서 내려서 조금 걸어야 한다.

쏘역에서 공원에 이르는 길에는

마치 전원마을 처럼 예쁜 집들이 많다.

벽과 담장은 온통 장미 넝쿨로 덮여있고 

정원에는 각종 꽃들과 손질 잘 된 잔디가 깔려있는...

그런 집을 보면 자꾸 서성거리게 되고 낮은 담을 넘어 정원 안으로 들어가고 싶어진다. 

왠지 그런 집에는 마음 착한 사람이 살고 있어서 

정원에 들어오는 것 쯤은 쉽게 봐줄 것도 같은데...

물론, 실제로 무단 침입을 한 적은 없다. 

내 옆엔 꽃별이가 혹시 엄마가 무슨 사고치지않나 매의 눈으로 감시를 하고 있었으니까.ㅋ



 

주택가를 지나 공원에 들어서니

이렇게 울창한 숲이 우리를 맞아줬다.

너무 정형적이고 인공적인 느낌이 들긴 하지만 

우리에겐 매우 이색적으로 느껴졌던 나무.  

 

 

나무 사이를 걸어나오니

거대한 호수가 펼쳐져 있었고 

그 옆으로 산책로와 나무들의 행렬이 펼쳐져있었다. 

 

 

어떻게든 안나가려고 핑계를 대던 나무 늘보의 환생,  꽃별이도

파리와서 가본 공원 중 최고라며 나오길 잘 했다고 자화자찬.

억지로 끌려온 주제에...ㅋㅋ

그냥 생수만 한 병 달랑 들고온 우리와는 달리 

잔디밭 위에 피크닉용 담요를 깔고 앉아서 

피크닉 박스에서 뭔가를 꺼내 먹는 사람들이 눈에 띄었다.

저런 게 진짜 영화 속에서나 보던 파리지엔의 삶인건가

우리는 부러움을 들킬까봐 몰래 힐끔거리며 

샌드위치라도 싸올껄 후회했다. 

 

그러다가 호수 앞 벤치에 앉아 쉬고있는데

동네 주민인 듯한 노부부가 스쳐지나갔다.

할아버지와 눈이 마주쳤는데 미소를 건네기에 

나 역시 봉주르 읊조리며눈 인사를 건넸는데 

지금도 쏘공원을 떠올리면 그 때의 미소가 되살아난다. 

여행 중에 보거나 겪는 수많은 풍경과 경험들 중에서

가장 오래 남는 건 역시 그 곳 사람들과 관련된 어떤 이미지인 듯~

 

따뜻한 햇볕을 쬐며 자는 건지 조는 건지

아니면 알이라도 품고 있는 건지 모를 청둥오리?가 보이길래 

새를 사랑하는 꽃별이를 위해 한 컷.

 

 

공원 입구에서 볼 때는 잘 몰랐는데

쏘공원의 호수는 제법 컸는데

공원 전체의 면적이 무려 180 ha라고....

평일이라 그런지 사람도 거의 없고

그야말로 정적과 고요함의 끝판왕이었던 <쏘공원>

 

 

호숫가 한 가운데 있던 분수대를 지나

계단을 오르니

지금은 <박물관>으로 쓰인다는 쏘 성이 있었고

그 뒤편에 정원이 조성되어 있었다.

 


이 곳은 17세기말에 

베르사유 정원을 만든 앙드레 르 노트르에 의해 만들어졌다고. 

딱 봐도 정확하고 기하학적으로 만들어진 전형적인 프랑스 공원 느낌으로

"작은 베르사유 정원"라는 별칭이 이해가 갔다.


 

공원 내에서는 산책하는 사람들을 별로 만나지 못했는데

공원 내에 야외 카페에는 제법 많은 사람들이 모여있었다.

 


도심 한가운데 자리잡은 울창한 나무들과 수 많은 조각상들,

바람에 살랑살랑 일렁이는 호수의 잔물결과 그 위를 유영하던 새들,

걷다 지치면 편안하게 쉴 수 있는 벤치와 드넓은 잔디밭.





쏘공원을 비롯해 파리의 여러 공원을 걷다보면

산책이 그들의 일상임을 깨닫게되고

프랑스가 그토록 위대한 예술가와 철학자들을 낳은 것이

산책 문화와 무관하지 않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객관적인 근거는 없다. ㅋㅋ


기껏 여행가서 공원엘 갔냐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는 걸 보면

확실히 여행지에 대한 취향은 제각각이라 권하기 조심스럽지만,

여행을 떠나는 이유가

이미 익숙한, 잘 알고있는 곳들을 직접 보는데만 있는 건 아니라고 믿는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은 곳이다.

특히, 사람이나 세상에 대한 피로감이 극에 달해

자기만의 방으로 들어가고 싶은 여행자라면 

샌드위치와 생수 한 통, 혼자가 아니라고 느끼게 해줄 음악과 책 한 권 정도를 챙겨

여길 간다면 정말 찐한 힐링을 받고 올 수 있으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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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북쪽 끝에 있는 몽마르트 언덕. 

19세기 후반 이래 가난한 예술가들이 모여들었던

파리의 낭만이 살아있는 곳이라기에 꼭 가보고 싶었던 곳.

하지만, 집시나 소매치기가 많아 치안이 좋지않다고 해 조금 망설였는데

막상 가보니 그냥 사람 많은 일반 관광지일 뿐

특별히 더 위험한 곳이라는 생각은 들지않았다.  

 

Abbesses(아베스) 역에서 내리면

작은 공원이 있고

그 안에 세계 각국의 말로 "사랑해"라고 써 있는 "사랑해 벽"이 있다.

 

 

지나가는 길이라 잠시 들렀다가

사람이 너무 많아

오늘의 목적지인 몽마르트 언덕으로 향했다.

 

파리에서 가장 높은 곳이라더니

과연 오르막길을 지나 수많은 계단을 올라가야 했다. 

가는 길에 예쁜 가게니 카페, 빵집도 많아 지루한 줄 모르고 걸었다.  

 

 

계단을 오르는 게 조금 힘들다고 느껴질 즈음

아카시아의 그윽한 향기가 바람에 실려와

피로를 씻어줬다.

 

 

마침내 계단을 다 오르니 한 쪽 구석에 달리 미술관이 있었다. 

달리는 스페인 사람이지만 파리에서 오래 살았기때문에

스페인에는 물론, 여기에도 미술관이 있다고 한다.

입장료는 15유로.

달리 그림을 좋아하지만 루브르 박물관도 입장료가 15유로인데...

너무 비싼 것 같아 눈물을 머금고 돌아섰다.

 

 

미술관을 지나니 예쁜 레스토랑과 개성적인 상점들, 기념품 샵들이

골목마다 즐비했다.

몽마르트의 상징인 거리의 화가들도 간간히 눈에 띄지만

가난한 예술가들의 예술혼이 곳곳에 스며들어있으리라 기대했던

상상 속 몽마르트와는 많이 다른 모습이라 조금 실망했다.

거리를 넘쳐나는 사람들과 상품의 홍수에 현기증을 느끼며 정상에 도달하니 

그래도 여길 오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 이유는 바로 <사크레쾨르 대성당>과 눈 앞에 펼쳐진 전망때문.

몽마르뜨 언덕 정상에 세워진 이 곳은

바로 <사크레쾨르 대성당>

프랑스가 프로이센과의 전쟁에서 패한 뒤 침체된 국민의 사기를 고양시킬 목적으로

모금한 돈으로 지어졌다고 한다.

웅장한 로마네스크-비잔틴 양식으로

파리에서 본 다른 성당들과는 다른 독특한 건축물이었다.

 

 

마침 이 날이 승모승천 대축일이라

성당에서 예배가 진행중이었다.

하지만, 관람이 허용되었으므로 우리는 조용히 실내를 관람했다.

전날 노트르담 대성당의 감동이 채 가라앉기도 전이었지만,

사크레쾨르 대성당은 노트르담 성당과는 또다른 독자적인 아름다움과 감동을 느끼게 해주었다.

특히 실내에서 울려퍼지던 성가대? 소녀들의 맑은 음색이 잊혀지지 않는다.

 

성당 관람을 마치고 나오니

눈 앞에 이런 광경이 펼쳐지며

파리 시내의 풍경이 한 눈에 들어왔다.


 

낡은 건물을 부수고 새로 짓기 보다는

보수와 유지를 지켜나가려는 프랑스의 정책적 일관성이

결국 파리를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로 만든 비결이 아닐까 생각했다.

 

 

내려올 때는 계단 대신 푸니쿨라를 탔다. 

나비고가 있으며 푸니콜라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사실 몽마르트는 시내에서 가기에는 접근성이 좋지않지만

구경꺼리도 많고

다양하고 저렴한 가격의 기념품들을 살 수 있어 좋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언덕 위에 위치해있는 사크레쾨르 대성당의 위용과

그 곳에서 내려다보이는 전망을 보기 위해 꼭 들러봐야 할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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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르담 성당이라고 하면 대부분 파리에 있는 노트르담 성당을 떠올리지만 

프랑스어로 노트르담은 "우리의 성모 마리아"라는 뜻으로

사실 프랑스에도 여러 개가 있고 캐나다와 네덜란드에도 같은 이름의 성당이 있다고 한다. 

실제로 이번에 여행 갔던 스트라스부르에도 노트르담 성당이 있더라는~

그래서 이 곳의 정식 명칭은 

"파리의 노트르담 성당"이라고.


파리의 노트르담 대성당은 1163년에 착공되어 

18세기에 가서야 완성되었다고 하는데 

이후 프랑스 혁명때 훼손되어 

수없는 공사와 복원 작업 끝에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고 한다. 


직접 보니 그 위용과 예술성에 압도당해 

저렇게 위대한 건축물을 어떻게 인간의 힘으로 만들었을까 감탄이 절로 나왔다. 

특히 건물 외관에 새겨진 섬세한 조각들과 

내부의 장미창을 보며 

이 곳이 단순히 종교적 건축물이 아니라 

인류의 보물로 평가받는 이유에 대해 충분히 공감할 수 있었다. 


성당의 정면에는 문이 세 개 있는데 그 중 가운데 문은 

"최후 심판의 문"이라 불린다. 

심판의 날이 아직 오지 않았기때문에 특별한 날에만 연다는데 

여기 새겨진 조각은 죽은 자들이 깨어나 심판을 받고 천국과 지옥으로 간다는 내용이라고.


성당 정면 왼쪽 문은 "성모 마리아의 문"으로 

성모 마리아의 인생을 묘사한 3단 조각이 있다. 

가운데 예수를 안고 있는 마리아상에서 왼쪽으로 세번째 조각상은 

자신의 목을 손으로 들고있는데 그가 바로 생드니다. 

생드니는 몽마르뜨에서 참수 당한 후 

자신의 목을 들고 11km나 걸어갔다는 순교자.  

 


사진은 없지만 맨 오른쪽 문은 "성 안나의 문"으로 

예수 탄생의 기원을 주제로 한 조각들로 장식한 문에 

성모 마리아의 어머니인 안나의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성당 내부 관람 동선은 오른쪽 문으로 들어가 왼쪽 문으로 나오게 되는데 

여전한 테러의 위험때문에 소지품 검사를 실시하고 있었다. 

성당 내부 관람은 무료지만

종탑이나 보물실은 별도의 티켓을 사야 입장할 수 있다. 


노트르담 성당 내부에서 반드시 봐야할 장미창. 

노트르담 성당에는 모두 3개의 장미창이 있는데 

사진 속 북쪽 장미창이 가장 화려하고 처음의 원형을 유지하고 있다고 한다. 



천주교 신자도 아니고 

건축 예술에 대한 지식도 없지만 

그런 나 조차도 소름이 돋을 만큼 무한한 경외심과 예술적 감동을 받았던 

파리의 <노트르담 대성당>



건물이 너무 크기때문에 

가까이에서 보는 것보다는 

다리 건너편 쪽에서 봐야 전체적인 외관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사람이 너무 많기도했고 계단을 올라가야한다기에

종탑에 오르지 않고 그냥 왔는데 

조금 고생스럽더라도 보고 올껄 두고두고 아쉬움이 남는다. 



-추천 동선(전 구간 도보 이용 가능)

1. 마레지구에서 점심 식사, 추천 레스토랑은 여기에~

2018/06/06 - [길 위에서 세상 읽기 (해외)/프랑스 18'] - 파리 맛집 후기 2. 가성비 최고의 스테이크 집 랄레 르투르(L'Aller retour)

2. 마레지구 산책 

3. 노트르담 대성당 

4. 셰익스피어 앤드 컴퍼니 

2018/06/11 - [길 위에서 세상 읽기 (해외)/프랑스 18'] - 낡은 피아노와 애기(Aggie)가 있는 서점 <셰익스피어 앤드 컴퍼니>


-이 책에 적힌 노트르담 성당의 문과 조각에 관한 설명은

프랑스 여행 안내 책자인 <프랑스 데이>에서 발췌한 것임을 밝혀둔다.

2018/03/23 - [길 위에서 세상 읽기 (해외)/프랑스 18'] - 이토록 완벽한 여행안내서라니~<프랑스 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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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에 봤던 영화 <비포 선셋>에서 

남자주인공의 출판 기념회 장소로  나왔던 곳. 

인상 깊게 본 영화도 아니고 

영화 속 서점의 장면이 특별히 기억에 남는 것도 아니지만  

이 곳에 몇 번 다녀왔다는 꽃별이의 적극적인 추천으로 가게된 곳. 

위치는 노트르담 대성당 근처. 


파리에서 영국 작가 셰익스피어의 이름이 들어간 서점이 유명하다니?

좀 의아했는데 알고보니 이곳은 파리를 사랑한 미국인이 

1951년에 문을 연 영어권 문학 전문 서점이라고 한다. 

단순히 책만 파는 곳이 아니라 작가 지망생들을 후원하기도 하고 

문학과 관련한 다양한 이벤트도 진행한다고~


도대체 이 서점에 뭐가 있길래 이렇게 유명할까 했는데 

직접 가보니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서점"이라는 말에 공감이 갔다. 

그래서인지 책을 읽거나 사는 사람보다는 서점 내부를 둘러보는 관광객들이 많았다. 

아쉽게도 내부는 사진 촬영이 금지.



서점 2층의 구석방에는 고양이 한 마리가 잠들어 있었다. 

그 아이 곁에는 메모가 한 장 붙어있었는데 

이 고양이의 이름은 애기(Aggie).

책을 좋아하는 고양이라 밤새 책을 읽다 잠들었으니 깨우지 말라고~

사실이 아닐까 의심될 만큼 곤히 잠들어 있던 고양이의 평온한 모습. 

그 곁에 놓여있던 낡은 피아노에는

피아노를 치기 원하는 사람은 누구나 자유롭게 치라는 메모가~

서점에 올 때마다 혼자서 피아노를 치고갔다는 꽃별이는 

이 날도 잠깐 연주를 했다. 

다행히 고양이는 깨지 않았고...


책장을 가득 메운 책들과 

한 쪽 구석에 놓여있던 낡은 피아노, 

소음? 속에서도 좀처럼 깨지 않던 고양이 애기.

영화 속 한 장면처럼 내 기억 속에 새겨진 추억 한 장. 




-추천 동선(전 구간 도보 이용 가능)

1. 마레지구에서 점심 식사, 추천 레스토랑은 여기에~

2018/06/06 - [길 위에서 세상 읽기 (해외)/프랑스 18'] - 파리 맛집 후기 2. 가성비 최고의 스테이크 집 랄레 르투르(L'Aller retour)

2. 마레지구 산책 

3. 노트르담 대성당 

2018/06/11 - [길 위에서 세상 읽기 (해외)/프랑스 18'] - 파리의 노트르담 대성당

4. 셰익스피어 앤드 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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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베르니는 모네가 말년에 살았던 곳으로

그가 즐겨 그린 수련 연못과 아름다운 정원으로 유명한 곳이다.

생라자르역에서 출발하는 루앙행 기차를 타고 50분 정도 가다가  

베르농 역에서 내려 지베르니행 관광용 기차나 버스를 타면 된다.

나비고는 이용할 수 없으며 기차표를 구입해야 한다.

기차표는 미리 예약할수록 싸고  출발 시간대별로 요금 차이가 있다.

우리는 갈 때는 11시( 9유로) 올 때는 18시경에 출발(11유로)하는 기차를

1인당 왕복 20유로에 이용했다.

 

 

베르농 역에 내려 밖으로 나오면

바로 앞에 이렇게 생긴 관광용 기차와 셔틀 버스가 기다리고 있다.

우리는 색다른 경험을 해보고 싶어서 기차를 선택.

티켓은 기차를 운전하는 기사분께 직접 구입하면 되는데

왕복티켓으로만 판매하며 가격은 1인당 8유로.

 


지베르니까지는 20분? 정도 소요되는데

가는 길에 명소를 지날 때마다 불어와 영어로 그 곳에 관한 설명을 해준다.

관광 기차는 파리에서 출발하는 기차 시간에 맟춰 역에서 출발하고

막차 시간이 5시 몇분으로 조금 이른 편이니 내릴 때 확인해보시길~ 

 

지베르니에 도착해 기차가 내려주는 곳에서

모네의 집과 정원이 있는 곳까지는 조금 걸어야 한다.

몇 개의 카페와 박물관을 지나 도착한 모네의 집과 정원 매표소 입구.

 

 

오랑주리 박물관이나 인상파 박물관 등과 결합된 다양한 통합권도 팔고 있었지만

우리는 모네의 집(정원 포함)입장권만 구입.

가격은 9.5유로.

평일이라 그런지 현장 학습 온 학생들도 많고

관광객들도 꽤 많아서 줄이 제법 길었다.

표를 사서 들어가니 이렇게 기념품 샵이 나왔는데

원래 이 공간은 모네가 수련 연작을 그렸던 아틀리에였다고~

 

 

기념품 샵에서 밖으로 나가니

이렇게 아름다운 정원이 펼쳐졌다.

획일적인 것을 싫어했던 모네의 취향이 고스란히 드러나있던 정원.

꽃밭 한가득 피어있는 꽃들이 제각각 다른 종류의 빛깔과 종류였음에도

어지럽고 무질서하기보다는

서로가 서로의 배경이 되어주며 아름다움을 더하고 있었다. 

역시 화가의 정원은 남다르더라는~

 

 

 

 

집 앞으로 펼쳐진 정원을 지나 지하도를 건너

모네가 그토록 사랑한 연못 정원으로 갔다.

아직 수련이 피는 시기가 아니라 조금 아쉬웠지만

그의 그림 속에 등장하는 일본교와

연못의 물, 수양버들을 비롯해

그가 그린 풍경들을 볼 수 있어 좋았다. 

그리고, 그의 정원이 "세상에서 가장 크고 아름다운 팔레트"라 불리는 이유에 대해서도 충분히 공감할 수 있었다. 

 

 

 

모네의 그림 속 풍경들이 고스란히 살아있는 모네의 정원과 연못을 걷다보니

세잔이 모네를 두고 했다는 감탄,

"모네는 하나의 눈이다. 그러나 그 눈은 진정 얼마나 대단한 눈인가"라는 말이 떠올랐다.

아무리 위대한 화가라도 그 자체로 완벽한 자연의 아름다움을 재현해낼 수는 없겠지만

그것을 자신의 방식대로 캔버스에 재해석해낸 모네의 그림을 보면

그가 어째서 "빛의 마술사"라는 찬사를 받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카메라로는 도저히 담을 수 없던 모네의 연못.

따사로운 봄햇볕에 일렁이던 물결,

그 위에 비친 파란 하늘과 하늘거리며 물속으로 흘러내리는 것 같던 수양버들가지

그리고 부유하던 연잎들.

 

 

한가로이 거닐기에는 사람이 너무 많아 발걸음을 돌려

정원 앞에 있는 모네의 집으로 향했다.

모네는 이 곳에서 죽기 전까지 40년을 살았다고 한다.

 

 

이 곳에는 그가 살던 당시의 실내 장식과 가구가 있었고 

그의 아틀리에도 있었다.

 

 

  

 

모네 역시 당시의 다른 인상주의 화가들처럼 일본 미술에 관심이 많았다고 한다.

그 때문에 모네의 집 곳곳에 그가 수집했던 일본화들이 많이 걸려있었다.

 

 

며칠 전, 고흐가 생을 마친 <오베르 쉬르 우아즈>를 다녀와서인지

나는 이 곳에서 고흐 생각이 많이 났다.

모네 역시 젊은 시절 끼니를 걱정할 만큼 가난했고 

또 사랑하는 아내를 잃는 슬픔을 겪기도 했으며

말년에 백내장으로 고통받기도 했지만

비교적 젊은 나이에 화가로서의 재능을 인정받고

이렇게 아름다운 곳에서 안정적인 말년을 보내며

마음껏 자신이 그리고 싶은 그림을 그릴 수 있었다는 점에서

전반적으로 행복한 생을 살았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이에 반해 고흐는 살아 생전에는 단 한 점의 그림만을 팔았을 뿐

세상으로부터 자신의 천재성을 인정받지 못한 채

평생을 가난과 고통, 고독에 시달리다 결국은 권총 자살로 생을 마감했으며

죽은 지 11년이 지나서야 처음으로 개인전이 열리고 

뒤늦게 인정을 받았으니...

과연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라는 말이 실감나지만

시대를 앞서간 그의 천재성과 고독한 삶은 어떻게 보상받을 수 있을까?

새삼 운명의 가혹함에 비애감이 느껴졌다.

 

관람을 마친 후 

근처 카페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후

뒷쪽 언덕을 산책했다.

오르세 미술관에서 봤던 모네의 그림 속에 그려진 

개양귀비꽃 언덕과 같은 풍경이 거기 있었다. (실제 모네가 그린 풍경은 이 곳이 아니다)

 

 

아직은 꽃이 만개하지 않아 아쉬웠지만

화가가 그린 풍경과 실제 풍경을 보면서 비교해보니 

그가 자연을 해석하고 그것을 자신의 그림에 표현한 방식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기차 예약을 미리 해두어야하는 점이 조금 번거롭긴 하지만

<지베르니>는 모네와의 연관성을 떠나 

산책하기 위한 장소로도 최고의 공간이다.

우리는 지베르니에 가기 전에

오르세 미술관과 오랑주리 미술관에 갔었는데

이 곳에서 보았던 풍경을 그가 그린 그림 속 풍경과 비교해보는 것도 재미있었고

그의 그림을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어 좋았다.

 

얘약이나 대중 교통 이용이 번거롭다면

여행사 데이투어 상품을 통해

이 곳만 혹은 오베르 쉬르 우아즈와 묶어서 다녀오는 상품을 이용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

 

 지베르니 카페 추천

2018/06/10 - [길 위에서 세상 읽기 (해외)/프랑스 18'] - 지베르니에 간다면 사과주 한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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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유학 생활 10개월째인 꽃별이가

현지인 친구들이 추천한 곳이라며 나를 데려간 카페 <안젤리나>

루브르 박물관이나 콩코드르 광장에서 가까운 편이고

루브르 박물관 안이나 룩소 공원 등 파리 곳곳에 분점도 있다.

 

 

가게 입구에서 볼 땐

빵 종류와 음료를 파는 카페인 줄로만 알았는데

다양한 식사 메뉴도 함께 팔고있었다.

2층도 있고 매장 내부가 무척 넓었는데

그 많은 테이블이 거의 채워졌을 만큼 많은 사람들이 있어서 놀랐다.

입구쪽에 전시되어있는 디양한 빵과 케잌 디저트들을 구경한 후

지배인의 안내를 받아 자리를 잡고 앉았다.

 

시드니에서도 마찬가지였지만

파리 역시 카페 입구에서 직원의 안내를 기다려야하는 곳이 많은데

이 곳 역시 그랬다. 

게다가 테이블에 앉을 때 직원이 의자를 빼주는데

이런 형식에 익숙하지 않은 우리는 어색 어색 ㅋㅋ

 

말 나온 김에 프랑스에서의 식당 매너에 대해 주워들은 내용을 정리해보자면

메뉴판을 받아 메뉴를 결정한 후라도

우리나라에서 처럼 "여기요~"하고 직원을 부르면 절대 안되고

직원이 올 때까지 기다려야 한단다.

식사를 마친 후에도 직접 카운터에 가서 계산하는게 아니라 직원에게 청구서를 요청해야한다. 

이 때도 직원을 말이나 손짓으로 부르면 안되고

자연스럽게 눈이 마주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직원이 작은 쟁반 위에 청구서를 가져다주면 

거기에 지불할 돈이나 카드를 올려놓으면 

잔돈을 가져다주거나 카드 결제를 해준다.

도대체 돈 한 번 내는데 몇 단계를 거치는 건지..,?

혹시 직원이 너무 안온다 싶을 때는 직원을 너무 대놓고 쳐다보는 것도 실례고-무슨 이런?ㅋㅋ-

자연스럽게 알아채도록 지긋이 응시해야한단다.

한국의 빨리 빨리 문화에 익숙한 나로선 기다리는게 제일 어려웠다는~ㅎㅎ

 

만약 프랑스인들과 식사할 일이 있다면 특히 주의할 점은

테이블에서 손과 팔의 위치와 자세.

식탁에서 두 손에 턱을 괴고 앉아있는 것은 상대방을 무시한다는 의미이며

두 손을 식탁 아래로 내려놓는 것도 실례라고 한다.

그럼 도대체 어쩌라고?

그냥 가볍고 자연스럽게?? 식탁 위에 올려놓으라고

가기 전에 읽은 어떤 책 내용이 생각나 꽃별이에게 물어보니

실제로 그렇다고들 하긴 하는데 친한 친구들끼리는 크게 따지지는 않는다고~

우리는 가족이고 한국 사람이니까

우리끼리는 그냥 기본만 지키는 걸로 합의.ㅎㅎ

 

아무튼 그렇게 해서 드디어!!! 직원이 주문을 받으러 왔고

우리는 이 집 명물이라는 몽블랑과 알롱제와 함께 아이스초코를 주문했다. 

원래는 핫초코가 유명하다는데 이날 날씨가 너무 더워서 우리는 아이스초코로 대체.

 

 

<안젤리나>에서는 알롱제를 한 잔만 주문해도

이렇게 차주전자에 따로 나오는데

함께 나온 찻잔에 따라서 마신다.

 

여기서 잠깐 프랑스에서 커피 주문할 때 알아두어야 할 사항에 대해~

파리의 대부분 카페에는 메뉴판에 아메리카노가 없다.

우리가 생각하는 아메리카노와 비슷한 커피는 "알롱제"라고 한다.

그리고 카페 라테가 아니라 카페 오레를 파는데

우유가 이태리어로 라테(latte), 프랑스어로 레(lait)이므로

둘 다 커피가 들어간 우유라는 점에서 비슷한 맛이었다.  

또 하나 스타벅스나 프렛 같은 미국이나 영국 브랜드 카페가 아니라면

아이스 커피는 팔지않는다.

간혹 파는 경우도 가격이 일반 알롱제보다 비싼 편.

그러니 파리에서 아이스 커피를 마시고 싶으신 분들은 스타벅스로 가시길~

우리나라 만큼은 아니지만 스타벅스는 쉽게 찾을 수 있다.

 

 

우리가 이 날 음료와 함께 먹었던 빵은 몽블랑.

몽블랑(이탈리아어로는 몽테비앙코)은 흰 산이라는 뜻과

프랑스와 이탈리아에 걸쳐있는 알프스 산맥에서 제일 높은 봉우리인 몽블랑을 뜻하는

두가지 의미를 갖고 있다.

이탈리아와 프랑스에서 처음 만들기 시작한 케익으로 디저트의 한 종류다.

위에는 밤 크림이 있고 밑에는 하얀 크림과 머랭이 들어있는데

달지만 알롱제와 먹기에는 괜찮았다.

다만 꽃별이가 시킨 아이스초코가 많이 달아서

단 음식을 좋아하지 않는 나로선 속이 뒤집히는 맛ㅋ

달콤한 디저트를 좋아하는 꽃별이조차 최악의 조합이었다고 인정할 만큼

아이스초코와 몽블랑을 함께 주문한 건 좋지않은 선택이었다.

다만 각각 따로 먹으면 훌륭한 디저트라는 것에는 우리 둘 다 동의.

 

총 지불액은 23유로.

디저트치고는 꽤 비싼 가격이었기에

나처럼 단 것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권하고 싶지않지만

파리에서 몽블랑 맛이 궁금하거나 품격있는ㅎㅎ 디저트 카페 체험을 해보고 싶다면

가볼 만 한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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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빨간마트료시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