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지금부터 시작 :: '길 위에서 세상 읽기 (해외)/호주 시드니 17'' 카테고리의 글 목록 (5 P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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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 여행을 두 달 동안 다녀왔다고 하면

저한테 시드니에 대해 참 많은 것들을 물어보시는데요

그 중에서 제가 가장 답하기 어려운 질문은 바로 이거예요.

"시드니 시내 관광 하려면 몇 일이면 되나요?"

모든 여행의 계획은

각자가 할애할 수 있는 시간적, 경제적 여건이 다 다른데

밑도 끝도 없이 이렇게 물어오면 정말 난감하더라고요.  

 

여행사에서 나온 시드니 패키지 상품을 보면

시드니 시내 관광을 반나절이나 하루면 "다" 할 수 있다고 장담하기도 할 만큼

시드니 시내는 좁고 또, 관광 명소들이 모여있어요.

하지만, 그 멋진 곳들을

휙휙 스쳐지나듯 보고 오는 건

관광은 될 수 있을지 몰라도 결코 여행이라 할 순 없지요.

그래서 저의 답은 언제나

시간과 돈이 허락되는 만큼 "최대한 오래"입니다.

그야말로 우문현답 아닌가요?ㅎㅎ

모두들 알고있는 광고문구처럼

여행은 "살아보는 거니까"요

더군다나 그 도시가 바로 세계 3대 미항이자

공기 맑고 하늘빛 고운 시드니라면야

더 말할 필요가 없죠.

 

 

일정이 워낙 길다보니

저는 시드니 시내에서부터 근교에 이르기까지 정말 많은 곳을 헤집고 다녔는데

일단은 시드니 시내 여행지부터 소개하려고 해요.

그 첫번째 장소는 바로 "록스"와 주말에만 열리는 "록스 마켓"입니다.

아, 순서가 순위는 아니고요

그냥 제 의식의 흐름ㅋㅋ에 따라 떠오르는 장소부터 써보려고요.

 

록스(Rocks)는

시드니의 랜드마크인 하버브릿지와 오페라 하우스, 현대 미술관 등이 모여있는

서큘라 키(Circular Quay)에서 가까워요,

1788년 영국에서 유배온 죄수들이

이 곳 바위에 오두막을 짓고 처음 정착한 곳이라고 해요.

미국이 원래 그 땅에 살고있던 인디언들을 몰아내고 세워진 것처럼

호주 역시 원래의 주인은 여기서 오랫동안 살아온 앱오리진들이예요.

그런데 영국이 자국의 죄수들을 이 곳으로 유형보내면서

식민지를 건설한 거죠.

그래서 호주 사람들에게

조상 얘기를 꺼내는 건 금기-조상이 다 유배온 죄수니까요-라는 농담^^도 있어요.

여기에 덧붙여서 뉴질랜드 사람들에게

호주는 죄수들이 세운 나라고

뉴질랜드는 간수들이 세운 나라니까

뉴질랜드가 더 살기 좋은 나라라고 하면 그렇게 좋아한대요.ㅎㅎ

 

어쨌든 록스(Rocks) 지역은 이런 역사적 배경을 가지고 있어서

식민지 초기 호주모습을 엿볼 수 있는 곳이예요.

미로처럼 얽혀있는 좁은 골목에 카페와 상점, 오래된 펍들이 자리를 잡고 있어

그냥 기웃거리는 것만으로도 재미있고

걷다가 힘들면 아무 카페에나 들어가

커피 한 잔과 베이커리를 즐기기에도 좋아요.

 

 

본격적으로 록스 지역 탐험?을 하기 전에

록스 초입에 있는 록스 센터에 들러보세요.

센터내에 관광 안내소가 있어서

록스 지역은 물론 시드니 관광에 관한 많은 자료와 정보를 얻을 수 있어요.

게다가 이 곳에는 기념품이나 수공예품을 파는

상점들도 입점해 있고

아이들이 특히 좋아할 재미있는 구경거리도 있어요.

 

 

그건 바로 스티키(Sticky) 매장인데요...

여기서는 이렇게 고운 빛깔의 호주 전통 사탕들을 직접 만들어서 판매해요.  

투명한 유리 창문을 통해 사탕 만드는 과정을 지켜볼 수 있어요.

고운 빛깔의 말랑한 캔디를

엿가락처럼 여러번 쳐서 길고 가늘게 뽑아

작게 잘라내는데 무척 신기하더라고요.

 

하지만, 록스의 진짜 볼꺼리는 바로

주말마다 열리는 록스마켓이예요.

평일에는 비교적 한산한 이 곳이

주말이면 인산인해를 이루는 이유도 그 때문이고요

 

 

호주의 특산물은 물론, 다양한 종류의 기념품과

예술적인 수공예품이나 디자이너의 작품 등을 판매하는 노점들,

세계 각국의 다양한 먹거리와  길거리 공연으로 활기찬

주말의 록스 마켓은

다민족 국가인 호주의 문화적 다양성을 보여줍니다.

 

 

원래부터 시장 구경을 좋아하는 저야 당연히 호기심을 느꼈지요.

하지만, 10년째 이민 생활을 하고 있는 제 친구와 그녀의 딸 선이는

가본 적도 없으면서 '뭐 별거 있겠냐'며 시큰둥하더라고요.

사실 서울 거주자인 저도 인사동 주말 시장 같은 곳을 일부러 찾아가지는 않으니

그 마음이 충분히 이해가 갔지만요.

그래도 주말에 사람 많은 곳에 영어도 못하는 친구 혼자 보내기가 영 불안했는지

두 모녀는 저와 동행해주었는데

웬걸요?

여행자 친구 덕분에 좋은 구경했다고 고마워하더라고요. ^^

 

 

<록스마켓>에는

예쁘고 개성 강한 수공예품이나 디자이너 상품들이 참 많아요.

저와 친구도 몇 가지 구입했는데

아쉽게도 가격은 결코 싸지 않습니다.

싼 물건을 사려면 우리나라 남대문 시장에 해당하는

패디스 마켓으로 가세요.

 

우리가 가장 흥미롭게 구경했던 곳은 바로 여기예요.

"스페이스 아트"(Space Art)라는 설명대로

어떤 화가 분께서 스프레이 라커와 몇 가지 도구들을 이욯해

우주의 아름다움을 표현한 멋진 그림을

그 자리에서 즉석으로 그려?내시더라고요.

완성된 그림들도 멋있었지만

그 과정이 너무 신기해

한참동안 멈춰 서서 넋을 잃고 바라봤지요.

 

 

시장 구경에 먹는 즐거움이 빠질 수 없겠죠?

마켓 한 편에 이렇게 세계 각국의 다양한 음식들을 팔고 있어서

식도락도 즐길 수 있어요.

 

 

토, 일요일 10:00-17:00에만 열려서 아쉽긴 하지만

시드니 일정 중 주말이 포함되어 있으신 분께

<록스 마켓> 강력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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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에서 제가 두 달간 신세를 진 제 친구는

이민간 지 10년쯤 되었고 직업은 쉐프예요.

이 곳에서 살 때는 전업주부였는데

사업 비자를 받아 호주 이민을 간 거라서

자의반 타의반으로 식당 개업을 했어요.

낯선 땅에서 처음 해보는 일이 잘 되기가 쉽지 않죠.

제 친구 역시 이런 저런 실패도 많이 했고

또 고생도 엄청했는데 다행히 지금은 지역 내에서 제법 인정받는

맛집 사장님이 되었어요.

 

시드니에 방을 내어줄 친구가 있다는 것만도 놀라운데

더군다나 직업이 쉐프라니 다들 저를 엄청 부러워하더라고요.

아마 전생에 제가 나라가 아니라 대륙을 구한 게 아닐까 저 역시 늘 생각해요. ㅎㅎ

사실 처음에 시드니에 갈 때만 해도

눈썹 휘날리게 바쁘게 사는 내 친구 일을 좀 도와줘야겠다 했는데

그게 만만치 않더라고요.

일단 친구 성격 자체가 별스러워서ㅋ 뭐든 지가 해야 맘이 편한 성격이고

남 도움 받는 거 병적으로 싫어해요.

제가 친구 집에 머무는 조건으로 친구가 저에게 요구한 건 다 한가지!

자기가 여유있을 때는 같이 놀아달라는 것- 그거 하나였어요.

대신 보통 때는 각자 알아서 자기 일 하기! ㅋㅋ

덕분에 저도 바쁜 친구 눈치 안보고 마음껏 돌아다닐 수 있었고

친구 역시 저를 손님처럼 부담스럽게 대하지 않고

마치 오래산 부부처럼?ㅎㅎ

그렇게 무덤덤하게 각자의 생활에 충실할 수 있었지요.

 

그 바쁜 친구가

저를 위해 식당 일도 직원들한테 맡기고 공항까지 마중을 나왔더라고요.

나올 필요 없다고 큰 소리는 뻥뻥 쳤지만

정말 안나오면 어쩌나 속으로는 엄청 걱정했었는데...

역시 30년 우정, 모래성이 아니었어요. ^^

 

시험 기간이라 바쁜 친구 딸 선이는 같이 못나왔지만

대신 시내에서 만나 같이 점심을 먹기로 했다며

친구 집에 들러 가방을 정리한 후 바로 시내로 나갔지요.

2년전에도 보름 정도 묵었던 친구 집은 모든 게 그 때 그대로라

제겐 고향에 돌아온 듯 편안했어요.^^

 

친구 집은 시드니 시내 중심에서

기차로 20분 정도 걸리는조용한 주택가예요.

집값 비싼 시드니에서도 집세 비싸기로 악명이 높은 곳이라는데

그 이유는 학군이 좋기때문이래요.

호주에도 그런 게 있나 의아했는데

사람 사는 곳 다 거기서 거기인가봐요.

우리나라처럼 다 대학을 가야하는 분위기는 아니지만

그 곳도 명문 대학교에 입학하기 위한 경쟁은 엄청 치열하다더라고요.

 

어쨌든 그렇게 해서 선이를 만나러 시드니 타운홀역으로 갔어요.

선이는 초등학교 3학년 때 시드니로 이민와

지금은 대학교 3학년인데

저도 선이네 2주동안 머문 적이 있고

선이네도 매년 한국에 한 번씩 와서 자주 봤기때문에

저랑은 이모, 조카처럼 편한 사이예요.

쉐프 엄마 딸답게 입맛이 까다롭고

절대 미각이 발달해있어서

맛있는 음식점을 기가 막히게 잘 찾아내는 쓸모있는 아이랍니다.

 

저 같은 아마추어는 처음 가는 곳에서 식당을 고를 때면

블로그나 트립어드바이저 검색을 주로 이용하지만

제 친구 모녀는 본능과 직관에 따라 식당을 선택하더라고요.

그런데도 그녀들의 선택은 대체로 중간 이상이며

실패하는 경우는 거의 없어서 신기했어요.

이 날도 마찬가지 였고요.

 

 

우리나라로 치면 명동 같은 곳이 바로 시드니 타운홀 주변인데 

그 부근에 있는 월드 스퀘어 쇼핑센터에는

각양각색의 음식점들이 모여있어요.

한국인들 사이에선 이 곳에 있는 <마루>라는 일식 돈까스 집이 꽤나 유명한데

우리는 몇 군데 탐색하다가 친구 모녀의 직관에 의해

바로 여기 <GAZZI>를 선택했어요.

 

여기서 잠깐!

호주에서 식사를 하러 들어갈 때는 우리나라처럼 .거침없이 들어가 착석하면 안되고요

입구에서 일단 직원의 안내를 기다린 후

직원이 나와서 자리를 안내해주면 그 때  입장해요.  

로마에서는 로마법을 따라야지요.

 

이 곳은 일반적인 브런치 카페 레스토랑이에요.

우리는 다양하게 먹어보고 싶어서

각자 다른 것 세가지를 주문해 나눠먹기로 했어요.

음료는 호주에 왔으니 당연히 롱블랙!

 

 

또 잠깐이요!

호주에는 아메리카노라는 커피가 없어요.

우리나라에서 주문하는 아메리카노 커피와 같은 걸 원한다면

롱블랙을 주문하면 되는데

롱블랙은 매우 진한 편이라

만약 조금 연한 커피를 원한다면

뜨거운 물을 따로 요청해서 희석해서 먹어야 해요.

 

 

Pumpkin&Beetroot Salad

단호박과 비트 그리고 시금치와 양파, 치즈가 들어간 샐러드인데

새록새록 건강이 돋는 듯한 무난한 맛이었어요.

 

 

Mediterranean Breakfast

지중해식 아침 식사라?

그게 어떤 건지 궁금해서 주문한 메뉴인데

정말 아무 맛도 안나는 그냥 빵을 휴머스라는 병아리 콩 소스에 찍어먹어요.

너무 밋밋한 맛이라 세 메뉴 중에 가장 인기가 없었어요.

 

 

Grilled Chicken

흔한 그릴 치킨이지만 간도 잘 맞았고

고기 자체의 질도 좋더라고요.

곁들여진 브로컬리나 콩줄기도 맛있어서 인기 폭발이었지요.

 

일부러 찾아갈 정도는 아니지만

타운홀 근처를 지나다 선택 장애가 올 때 찾아간다면

최소한 돈 아깝다는 생각은 들지 않을 무난한 식당이에요.

이것으로 시드니에서의 첫번째 식사이자 환영 런치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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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발 시드니행 아시아나 비행기는

저녁 8시에 출발해요.

소요시간은 10시간 20분.

시드니와 한국의 시차는 2시간-섬머 타임일 때는 1시간-이니까

시드니 현지 시각으로 다음날 오전 8:20에 도착하는 거예요.

좁은 비행기에서 밤새 피로가 누적된 찌뿌드드한 몸으로

바로 여행해야한다고 생각하면 지치고 힘든 점도 있지만

시간에 쫓겨 여행하는 분에게는 매우 경제적인 시간표지요. 

 

 

이번 여행을 준비하면서 기대했던 것 중 하나가

바로 이 날 탑승할 비행기가 2층이라는 사실이예요.

촌스러운가요? ㅎㅎ

2층 비행기가 처음인데다가

어려서 이루지 못한 이층 침대에 대한 로망이

이 나이가 되어서까지 트라우마로 남아

2층이면 무조건 좋아보여요.

2층 버스, 2층 집...

그래서 좌석도 일부러 2층에 있는 2열씩 붙은 자리로 지정했어요.^^ 

 

출발 몇일 전에야 좌석을 지정했는데도

빈 자리가 많이 남아있었고 제 옆자리도 비어있어서

운 좋으면 혼자 앉아갈 수 있겠구나 내심 기대했는데...

그러면 그렇지요.

빈 자리는 찾아보기 힘들었고

옆자리 역시 어떤 아주머니 한 분이 이미 앉아계시더라고요.

그래도 남자 분이 아니라 다행이다 생각하고 반갑게 인사를 나누었지요.

다른 사람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저는 나이 들어가면서

같은 동성에 대해서는 초면이라도 경계심이 별로 안생기더라고요.

젊었을 땐 진짜 독야청청,

누가 말만 걸면 한 대 칠 것 같은 표정으로ㅋㅋ 앞만 쳐다봤었는데 말이죠.

내가 살아봤거나 살고 있거나 살고 있는 삶과

그들의 삶이 어떤 면에서건 닮아있다고 생각하면

다들 귀하고 연약한 존재들이니까요.

 

어쨌든 그렇게 열린 마음으로 먼저 인사를 건넨 이후

자연스럽게 시작된 수다 한 마당.

그 여사님은 호주에 살고있는 절친의 초대로

칠순 기념 여행을 가시는 거래요.

나도 친구네 놀러간다며

역시 나이들면 친구가 최고라는 공감대가 격하게 형성되었죠.  

그러면서 얼굴 한 번 본 적 없는 여사님 친구에 대한 얘기도 들어드리고

간간히 내 친구 이야기도 하다보니 금방 친해졌어요.

역시 아줌마들의 친화력이란~ㅎㅎ

 

그 여사님은 늘 패키지로만 다녔는데

난생 처음 이렇게 혼자서 장거리 여행을 가자니

영어도 못하는데 입국 심사 어찌 받냐며 걱정이 태산.

비슷한 처지지만 그래도 2년전에 호주 여행을 먼저 다녀온 선배로서

시드니에 대해 이런저런 아는 척을 하며

영어 못해도 아무 상관없다고 장담하니 조금은 안심하시더라고요.

사실 그 여사님만 해도 대단하신 거죠.

아무리 현지에 아는 사람이 있다고는 해도 그 연세에 혼자 그 먼길을 가신다니...

안해보던 일을 처음으로 해본다는 것 자체가

얼마나 많은 용기를 필요로 하는 건데요.

막상 해보면 정말 별 거 아닌데 말이죠.

여사님한테는 큰 소리 뻥뻥 쳤지만 사실 저도 속으로는 많이 긴장하고 있었거든요.

제가 그 여사님보다 젊긴 하지만, 어쨌든 저도 혼자는 처음이었으니까요.

하여간 한 살이라도 젊을 때 뭐든지 해봐야 해요.

겁먹고 망설이며 시간을 보내기엔 인생은 정말 짧지요.

 

그건 그렇고 로망이었던 2층 비행기의 탑승 소감을 얘기해볼게요.

아시아나 2층 비행기는 탑승할 때 계단을 올라간다는 사실을 빼곤

내부는 일반 비행기와 똑같아요.

그런데 정말 비행기가 어마어마하게 커요.

그래서 짐 찾을 때는 오래 걸리는 단점도 있어요.

짐이 나와도 나와도 끝이 없더라고요~

 

 

두좌석이 붙어있는 라인의 경우

창가쪽 자리엔 이렇게 구석에 수납 공간이 있어서

자잘한 물건들도 넣을 수 있고 기대어 잠을 자기에도 편하겠더라고요.

저는 화장실 갈 때 불편할 것 같아 복도쪽 자리를 택했지만요.

 

비행기가 곧 이륙하고

1시간 정도 지나니 기내식이 나왔어요.

시드니행 아시아나 항공기에는 기내식이 2회 제공되는데요

첫번째 기내식은 쌈밥과 치킨 감자구이? 중 선택 하는 건데

나와 여사님은 둘 다 쌈밥을 신청했어요.

그런데 승무원이 쌈밥은 떨어졌다며 알아보겠다고 가더니

잠시 후 나타나 승무원용으로 제공된 쌈밥이 있다며 그걸 주더라고요.

 

 

남의 밥 뺏어먹는 것 같아 미안하긴 했지만

확실히 맛은 있었어요.

대만 갈 때도 그런 적이 있는데

뒷좌석에  앉으면 간혹 이렇게 먹고 싶은 메뉴가 떨어지는 경우가 생겨요.

아무튼 승무원 분들의 양보 덕분에 맛있게 먹었어요.

 

식사 후 여사님은 주무시고

저는 영화를 보는데 중간에 승무원이 입국 카드를 나눠줬어요.

여기에는 여권번호랑 현지 주소, 연락처, 세관 신고할 것 등등

간단한 내용을 적거나 표시하면 되요.

혹시 처음 써보거나 기록 내용이 궁금하면

아시아나 항공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입국카드 견본 보고 예습하고 가세요.

돋보기를 안가져와 글자가 안보인다며 난감해 하시는 여사님을 위해

입국 카드도 대리 작성해드렸어요.

여사님도 인정하셨지만 오늘 옆자리 짝꿍 진짜 잘 만나신 듯~ㅎㅎ

아무튼 그렇게 영화를 보다, 졸다, 자다, 깨다

비몽사몽 간에 간간히 여사님과 대화를 나누다보니

어느새 아침 식사 시간이 되었어요.

아침 메뉴는 죽과 오믈렛 중 선택이었는데

다행히 이번엔 뒷좌석부터 서빙해주어서 원하는 걸 한 번에 선택할 수 있었어요.

새벽 시간이라 입맛이 없던 나와 여사님은 죽을 선택했는데

소화도 잘 되고 맛도 좋더라고요.

아시아나 오랜만에 타봤는데 기내식 많이 향상되었던데요.

그렇게 해서 장장 10시간 20분의 비행 끝에

무사히 시드니 공항에 도착했어요.

여사님과 함께 짐을 찾아 별 문제없이 세관을 통과한 후

입국장을 나서니 바로 앞에 여사님 친구분 모자가 마중을 나와 계시더라고요.

두 분은 마치 수십년 만에 만난 이산 가족처럼 감격의 포옹을 나누셨는데

옆에서 지켜보던 저도 흐뭇^^

역시 오랜 친구가 좋지요.

여사님을 친구분께 무사히 인수인계? 하고

아쉬운 작별 인사를 나눈후

저 역시 제 친구를 만나기 위해

갈 길을 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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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 비즈니스 라운지는

인천 공항 여객동 28번 게이트 근처에 있어요.

간판이 이렇게 큼지막하게 세워져 있어서

찾기도 쉬워요.

 

안내판을 따라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면 안내 데스크가 나오는데

여기에서 결제를 한 후

왼쪽 라운지로 갈 것인지

오른쪽 라운지로 갈 것인지를 결정하고 입장하면 됩니다.

둘 다 내부는 똑같다니 내키는 대로 선택하면 되는데

오른손 잡이인 저는 자연스럽게 오른쪽으로 들어갔지요.

 

 

입구 쪽에는 PC업무를 볼 수 있는 이런 조용한 방들도 몇 개 있었고요

조금 더 안쪽으로 들어가면 이렇게 휴식 공간이 있어요.

TV와 잡지류도 구비되어 있는데다 넓고 쾌적해서

출국 앞두고 시간 보내기엔 딱 좋아요.

 

 

이 곳은 특히 저처럼 혼자 여행하는 사람에게 좋은데요

이렇게 창가쪽에 1인석이 준비되어 있거든요.

창가 쪽에서 내다 보면 이런 전망.

 

 

이미 <마티나 라운지>에서 1차ㅎㅎ를 하고 왔기때문에

배는 고프지 않았지만

뭐가 있나 둘러봤어요.

주류 코너가 상당히 인상적이더라고요.

하지만 양주를 마시지 못하는 저는 패스~

 

 

땅콩, 나쵸, 프리첼 같은 가벼운 안주용 스낵도 구비되어있어서

가볍게 한 잔 하기에 좋은 구성이었고요

 

식사류는 야채볶음밥과 미트볼? 정도가 있었는데

먹어보지 않아서 맛은 잘 모르겠네요.

사과 쥬스, 오렌지 쥬스를 비롯해

다양한 종류의 캔음료와 커피.

 

 

간단한 샐러드와 과일

빵종류 몇 가지와 샌드위치도...

 

컵라면과 잔치 국수 인기가 아주 높더라고요.

 

 

공항라운지는 여행을 앞두고 시간을 보내기에

정말 좋은 공간이지요.

요즘은 라운지 이용을 무료 서비스로 제공하는 신용 카드들도 많으니

해외 여행 자주 가시는 분들은 하나쯤 만들어두시면 좋아요.

참고로 저는 BC 플래티늄 카드에서

PP카드를 무료로 발급해줘서 그걸 쓰고 있어요.

BC 플래티늄 카드는 월 1회 KBS 교향악단 공연도 무료로 볼 수 있고

국내선 동반자 무료 이용권, 해외 호텔 숙박권 1+1 , 제주 렌트카 24시간 무료 혜택을

연 1회 이용할 수 있어서 저는 유용하게 쓰고 있습니다.

가장 좋은 건 돈을 안쓰는 거겠지만

어차피 써야 한다면 알뜰 소비를 하자는게 제 주의거든요. ^^

 

이번에 이용했던 인천 공항 라운지 두 곳,

<마티나 라운지>와 <아시아나 비지니스 라운지>를 비교해보자면

식사가 목적이라면 <마티나 라운지>를

혼자서 시간을 보내거나 간단한 간식, 음료, 주류가 우선이라면

<아시아나 비지니스 라운지>를 추천합니다.

<마티나 라운지> 이용 후기는 여기에~

2018/04/09 - [여행, 길 위에서 세상 읽기 /호주 시드니 17'] - 출국 전 든든한 식사를 원할 때- 인천공항 <마티나 라운지>

 

 

2018/06/05 - 여행의 출발점, 공항 라운지 -인천공항 1터미널 <허브 스카이라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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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1월 1일.

무려 두 달간의 시드니 여행? 체류??를 위해

제가 출국했던 역사적인 날이에요.

워낙 긴 기간 동안 집을 비워야하니

두 달치 가사 노동을 미리 해놓고 가느라

떠나기도 전에 몸져 누울 지경이었답니다.

다행히 제가 탈 아시아나 항공 출발 시간이 저녁이라

여유있게 준비하고 길을 나섰어요.

 

공항 리무진 타러 가는 길,

때마침 불어온 바람에 낙엽이 우수수~

올해 단풍과 낙엽은 이것으로 작별이겠구나 생각하니

우리나라와 계절이 반대인 호주라는 나라가

새삼 멀긴 멀구나 와닿더라고요.

아쉬움과 걱정 반, 기대 반

여행 떠나는 마음의 반반 세트를 뒤로하고

씩씩하게 리무진에 올랐습니다.

 

성격적으로 늘 뭐든 미리미리 해놓아야 마음이 놓이는 본성탓도 있지만

공항에 이렇게 서둘러 온 이유는 뭐?

바로 공항 라운지 이용을 위해서~

공항 라운지야 말로 해외 여행의 꽃이지요.^^

저는 비씨 플래티늄 카드를 가지고 있는데요

PP카드를 연회비 없이 제공해주어서

1년에 지정된 횟수만큼 공항 라운지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어요.

 

오기 전에 검색해보니 인천공항 제1터미널 여객동엔

제 카드로 이용 가능한 라운지가

4-5개나 되더라고요.

그 중에 제가 선택한 곳은 바로 이 곳 <마티나 라운지>인데요

면세 구역내 43번 게이트 맞은 편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해서 올라가면 됩니다.

 

 

3-4인용 테이블이 25개 정도 놓여있는데

생각만큼 넓지도 안락하지도 않아서 당황했어요.

원래 계획은 식사 후 한 두 시간 정도 책 읽으면서 쉬었다 가려했었거든요,

 

다행히 듣던대로 음식은 괜찮더라고요.

비록 가짓수는 많지 않지만

동서양 음식은 물론, 분식류에 디저트와 주류, 다류까지

다채롭게 갖추어져 있었고 맛도 있었어요.

 

 

짜장밥, 까르보나라 떡볶이, 치킨윙, 잡채와 고기 볶음

 

 

취향대로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셀프 비빔밥 코너

 

 

피자, 김말이 튀김, 새우 튀김, 찐만두

 

 

샐러드 종류 몇 가지

 

 

여기에 더해 생맥주와 와인.

그리고 캔 음료 몇 종류와 컵라면.

그리고 다양한 종류의 차까지~

 

비수기에 평일인데도

사람이 많은 편이라 다소 어수선한 감은 있었지만

리필도 바로바로 되고

한 끼 식사로도 충분했어요.

하지만, 저처럼 식사 보다는 조용한 분위기를 원하거나

장시간 머물 사람에게는 추천하고 싶지 않네요.

 

결국 음식 보다는 편안한 좌석이 필요했던 저는

생전 내가 안할꺼라 생각했던 일을 도모하게 되었으니

그건 바로 라운지 투어.

먹을 껀 별로 없지만 분위기가 좋다는

<아시아나 비즈니스 라운지>로 2차를 하러 가게 되었는데요

그 이야기는 여기에~

2018/04/10 - 인천공항 혼자 놀기 좋은 곳- <아시아나 비즈니스 라운지>

 

 

2018/06/05 - 여행의 출발점, 공항 라운지 -인천공항 1터미널 <허브 스카이라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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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준비하는 과정은

언제나 설레임과 기대로 가득하지요.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여행 자체보다도

여행을 기다리는 그 순간을 더 사랑하게 되는지도 모르겠네요.

하지만, 여행과 관련해 제가 가장 좋아하는 시간은

바로 여행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와 얼마간 시간이 흐른 후

여행지에서의 기억을 하나하나 돌이켜보는 시간이에요.

  

떠나기 전에 꿈꾸던 막연한 환상과

터무니없이 높았던 기대감이

현실 속 경험과 만나면서 제 자리를 찾고  

그래서, 더 내 것이 된 진짜 여행의 시간이 바로 그 때지요.

쭉쟁이는 가고 알맹이만 남은 내 여행에 대한 기억.

그걸 떠올리고 정리하면서

내가 다녀온 여행이 진짜 내 시간이 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2017년 11월 1일부터 12월 30일까지 다녀온

호주 시드니 여행에 대한 기록을.


50세가 저물어가던 그 즈음에

제 인생에서 처음으로 긴 휴가가 주어졌는데

사실 처음부터 시드니를 가려던 건 아니었어요.

그렇게나 오래 시드니에 있을 생각도 아니었고요.

처음엔 그냥 제주도 한 달 살기를 갈까 고민 중이었는데

시드니에 이민간 오랜 친구가 방을 제공할테니

그리 와있으라고 해서 갑자기 결정되었어요.

사실 시드니는 이번이 두번째 여행이였고요

호주의 깨끗한 공기와 낮고 파란 하늘을 워낙 사랑하는 제겐

낙원의 이미지로 남아있는 곳이에요.

저차원적인 생존 영어만 가능한 제게

시드니를 혼자 여행한다는 건 언감생심 꿈도 못꿀 일이지만

유사시에 보호자 역할을 해줄 든든한 빽이 있으니 못 갈 이유가 없었지요.

 

어쨌든 그렇게 떠나게된 시드니에서는

주로 혼자 보내는 시간들이 많았어요.

친구는 워낙 바빠서

같은 집에 살아도 밤에 잠깐, 주말에나 만날 수 있었고  

저 역시 시드니의 구석구석을 여행하느라 좀처럼 집에 붙어있질 않았으니까요.  

서로에 대한 부담이 없으니 각자 편한대로

따로 또 같이 존중하며 사니 오히려 제가 많이 편했지요.

그 친구가 시드니로 이민간 후

중간에 몇 번 연락 끊긴 적도 있는데

그 때 잘 붙들어둔 보람이 있더라고요.

혹시 해외에 사는 친구 있으면 지금이라도 친하게 지내세요.

가까이 사는 친구도 좋지만

멀리 사는 친구는 나이가 들수록 더 쓸모가 많아요.^^

 

아무튼 그렇게해서 방값 비싼 시드니에서

여행자 혹은 장기 체류자로서 생활하던 날들의 기록을 시작하려해요.

어제 일도 기억하기 쉽지 않은 이 나이에

무려 5개월 전 일을 떠올린다는 건 쉽지 않은데다

어차피 모든 기억은 왜곡되기 마련이고

지나간 시간은 다시 올 수 없다는 이유만으로도 미화되기 마련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시간을 다시 떠올려보고 이렇게 기록으로 남겨두는 일은

어쩌면 같은 곳을 두 번 여행하는 것

아니, 앞으로 이 여행기를 볼 때마다 떠올릴 것까지 포함하면

반복해서 여행하는 것과 같으리라 생각해요.

그리고, 여행은 예습 보다는 복습이라 믿는 저에게 기록은 필수지요.

 

이 모든 이유에 더해

결국 내 인생은 내가 걸은 길의 총합이라는 점에서

여행의 기록은

먼훗날 내가 나를 돌이켜볼 수 있는 사료?가 될 수 있다고 믿기에

다른 누군가가 아니라 바로 나 자신을 위해

다시 한 번,

지금부터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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