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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근교 여행을 계획하면서 내가 가보고 싶었던 1순위 여행지가 바로 여기,

<오베르 쉬르 우아즈>다.

용필이 오빠 노래 "킬리만자로의 표범" 속 한 대목

"나 보다 더 외롭게 살다간 고흐라는 사람도 있었는데..."라는 구절처럼 

살아 생전 재능에 대한 인정은 커녕 정신병과 지독한 가난,고독에 시달리던

빈센트 반 고흐가 끝내 권총 자살로 생을 마감한 곳이 바로 이 곳.

사실 그가 <오베르 쉬르 우아즈>에서 보낸 기간은 70일에 불과하지만

그 짧은 시간 동안 그는 무려 80여점의 그림을 그렸다고 한다.

고흐의 작품을 사랑하는 수 많은 사람들이

이 작은 마을을 찾는 이유도 바로 그 때문이다.  

 

비가 온다던 예보와는 달리 우리가 출발할 때는 하늘이 맑았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우산을 챙겨넣고 생라자르역으로 향했다.

<오베르 쉬르 우아즈>로 가는 기차는 생라자르역에서 떠나는데

한 번 환승해야하고

소요 시간은 1시간이 20분 정도 걸렸다. 

나비고가 있으면 추가 요금 없이 이용가능.

 

나비고에 관한 내용은 여기를 참고~

2018/06/08 - [길 위에서 세상 읽기 (해외)/프랑스 18'] - 파리에서 근교 여행 계획이 있다면 반드시 "나비고"-나비고 이용방법, 구입장소, 가격

 


오베르 쉬르 우아즈역에 도착한 시각은 1시 반쯤.

생라자르역을 떠날 때만 해도 파랗던 하늘에 짙은 먹구름이 몰려와 있었다.

역시 변화무쌍한 파리의 날씨.

날씨 탓인지 아직은 비수기인 탓인지 

주말임에도 기차역과 주변이 무척 한적했다.

기차역에서 내려 지하도로 길을 건너는데

지하도 안에 그려진 그림이 너무 예뻐서 찰칵.

 

 

역을 나온 우리가 가장 먼저 찾은 곳은

바로 관광안내소.

인터넷을 통해 지도나 정보 검색을 쉽게 할 수도 있지만

나는 아날로그 세대라서 그런지

관광 안내소에서 주는 자료나 지도를 보는 것이 더 편리하고 유용하다고 생각해

처음 가는 곳에서는 언제나 관광안내소부터 찾게된다.

 

 

그런데, 이 곳은 관광 안내 뿐만 아니라

잠시 쉬었다 갈 수 있는 쉼터 역할과 기념품 판매도 하고 있었다.

게다가 직원 분이 정말 친절해서

지도를 보며 우리가 가야할 곳과 동선에 대해 잘 설명해주어서

시작부터 기분이 좋았다.

기념품 매장을 둘러보다 고흐가 이 곳에서 그린 "오베르 교회"와 "까마귀가 나는 밀밭"

그림 엽서를 구입하고 본격적인 탐방에 나섰다.

 

조용하고 한적한 동네 풍경.

마을 주민들은 다들 어디서 무엇을 하는지 간혹 관광객들만 오갈 뿐

동네 주민들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수수하고 아담한 집들이 늘어선 주택가를 지나다가

장미 넝쿨이 너무 예뻐서 또 한 컷 찰칵.

 

 

관광안내소에서 조금 걸어가니 언덕 위에 오베르 교회가 나타났다.

고흐의 그림은 실제 교회의 모습과 형태 면에서는 같지만

푸른 하늘색과 붉은 지붕의 대비, 고흐 특유의 강렬한 붓자국이 인상적이었다.

특히 그림 속에 표현된 두 갈래 길은

실제로도 한 쪽은 마을을 향해서 다른 한 쪽은 마을의 공동 묘지를 향해서 나있다.

한 때는 자신의 아버지처럼 목사가 되기를 꿈꾸며 목회일을 한 적 있는 고흐는

왜 종교에서 구원을 찾지 못했을까?

왜 자신의 그림 속 아낙네처럼 마을로 이르는 길로 가지않고

무덤으로 가는 길을 택했을까?

살아생전 자신의 재능을 인정받지 못한 고흐의 고독과 슬픔이 새삼 안타깝게 다가왔다.

 

 

그렇게 한참 동안 교회와 그림과 주변 풍경을 바라보다가

교회 앞에 놓여있는 벤치에 앉아 쉬고 있는데

우리 앞으로 한 무리의 사람들이 지나갔다.

저마다 이어폰을 하나씩 꽂고 가이드를 쫓아가는 우리 나라 단체 관광객들이었다.

프랑스 여행을 다니면서 현지 투어하는 사람들을 많이 봤는데

인문학적, 역사적, 예술적 지식을 얻고싶다면

전문가와 함께 하는 투어도 많은 공부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나 꽃별이는 공부 보다는 자유를 좋아하는 간세다리들이라

그런 투어는 할 생각조차 안해봤지만...ㅎㅎ

부지런한 그들을 보며 우리도 슬슬 더 가보자며 언덕을 오르니

이렇게 호젓한 길이 나온다.

고흐 그림에도 나오는 오른쪽 길, 즉 마을 공동 묘지로 가는 길이다.

 

 

묘지 사진을 찍는다는게 왠지 모르게 죄스러워 사진을 찍지 못했지만

묘지에는 많은 무덤들이 있었고 몇 명의 여행자들이 있었는데

다들 고흐 무덤을 찾으려 배회하고 있었다.

두리번 거리던 우리 앞에 아까 그 단체 관광객들이 나타났고

그들을 따라가보니

그 곳에 고흐와 그의 동생이자 평생의 동지, 후원자였던 테오의 무덤이 나란히 있었다.

고흐가 세상을 떠난 몇개월 후 테오 역시 건강이 악화되어 세상을 떠났다는데

고흐의 작품이 그의 사후에나마 인정받게 된 것은 테오의 아내 덕분이라고 한다.  

또 이 곳에 두 사람의 무덤을 나란히 묻은 것 역시 그녀라고 하니

그녀 역시 빈센트 반 고흐와 그의 작품을 사랑하는 많은 사람들에게는 큰 은인일 것이다.

 

묘지를 돌아보고 나오는데 점차 빗줄기가 굵어져갔다.

챙겨온 우산을 펴서 꽃별이와 다정하게 함께 쓰고 묘지 앞에 있는 밀밭으로 갔다.

고흐가 생의 막바지에 그린 작품  "까마귀가 나는 밀밭" 의 실제 풍경은

그림 속 풍경과는 달리 아직 익지않은 초록빛 생명력으로 불타오르고 있었지만,

흐리고 비내리는 날씨에 무덤에 다녀온 직후라 그랬는지

아니면 이 곳이 고흐가 권총으로 스스로를 쏘았던 들판으로 추정된다는 이야기를 들어서인지

싱그러움 보다는 쓸쓸함으로 다가와 마음이 한없이 가라앉았다.

하기야 여행이라고 해서 뭐 꼭 늘 즐겁고 기분좋아야만 하는 것은 아니니까.

어차피 여행 역시 삶의 한 부분이라면 오히려 이런 게 더 자연스러운 감정일 지도...

 

"그 곳에 돌아가 나는 그림에 착수하였다.

붓이 내 손에서 빠져나가려는 것 같았다.

어렵지않게 슬픔과 깊은 고독을 표현했다."

어렵지않게...

다시금 그의 슬픔과 고독이 절절하게 와닿는다.

 

 

밀밭을 따라 걷던 우리는

고흐의 슬픔과 고독을 뒤로 하고

좁은 길을 걸어 내려와 오베르 성으로 향했다.

 

 

오베르 성의 내부는 관람료가 있지만

 

 

정원은 무료 관람이 가능하다.

화단에 예쁜 꽃들도 피어있고 정원 조성도 잘 되어있는데다

한 쪽에 벤치도 놓여있어 쉬었다 가기에 참 좋았다.

 

 

세월의 흔적과 흐린 날씨가 잘 어울렸던 오베르 성.

그러고 보니 여행 중 날씨가 반드시 화창하고 맑을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 든다.

어떤 장소들은 흐리고 비오는 날씨가 오히려 더욱 많은 생각과 느낌을 불러 일으키기도 하니까 말이다.

 

 

아무 말도 없이

아무 것도 하지않고 가만히 앉아서

바람과 공기의 숨결을 느끼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좋았던 오베르 성에

아쉬운 작별을 고하고 일어섰다.

다시 마을길을 지나 역으로 돌아가는 길에

오베르 쉬르 우아즈에서 고흐가 머물렀던 숙소, 라부 여관 앞을 지났다.

3층으로 되어있는 이 건물은 현재 1층은 레스토랑, 3층은 박물관이라는데

고흐가 머물던 방이 그대로 보존되어있다고 한다.

 

 

라부여관 건너편에는 고흐가 그린 오베르 시청이 위치하고 있다.  

 

 

이 앞을 지나는데 거센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해

우리는 근방에 있는 고흐 공원과 그 곳에 있다는 고흐의 동상을 미처 보지 못하고

결국 서둘러 기차역으로 향했다.

 

파리로 돌아오는 기차 안에서

점점 더 굵어지는 빗방울을 차창 밖으로 내다보고 있노라니

고흐가 죽기 전에 동생 테오에게 마지막으로 남겼다는,

"슬픔은 영원할 꺼야 "라는 말이 좀처럼 뇌리에서 떠나지않았다.

어떤 종류의 슬픔은 삶이 계속되는 한 사라지지 않는다.

하지만, 커다란 슬픔을 위로하기 위해 꼭 그만큼의 커다란 기쁨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때론 아주 작은 소소한 기쁨들 역시 우리가 삶을 살아가는데 위안이 됨을,

그 덕분에 슬픔을 간직한 채로도 삶은 어떻게든 이어져가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의미에서 오베르 쉬르 우아즈 여행에서 만난

고독한 고흐의 삶과 죽음, 그의 작품들, 그들의 무덤

그 모든 것들 역시 내겐 슬픔이고 기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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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개인 취향일수도 있지만

이번 프랑스, 영국 여행 중 기억에 남는 여행 장소들은 모두 도시의 근교에 위치한 곳들이다.

파리에서 근교 여행은 주로 교통 카드인 나비고를 이용했는데

나비고는 시내 대중 교통 이용에도 편리하지만

특히 나같은 근교 여행 선호자에게는 필수품이라 할 수 있다.

 

나비고는 파리와 근교 지역(1-5존내)에서 운행되는

버스, 지하철은 물론 RER(일종의 교외선), 샤를 드 골 공항 철도 구간도 이용할 수 있어 편리하다.

다만 1주일 단위로 끊는데다

1주일의 개념이 시작한 요일로부터 7일이 아니라

무조건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이기 때문에 잘 계산해보고 사야한다.

예를 들어 내가 목요일에 나비고를 구매한다면 다음주 수요일까지가 아니라

목, 금, 토, 일요일 이렇게 4일만 이용 가능한 것이다.  

 

내 경우는 샤를 드골 공항에 수요일에 도착했는데

일주일권 나비고를 끊으니 그 주 일요일까지 즉, 5일만 이용할 수 있었다.

그래도 공항에서 시내까지 따로 지하철 티켓을 끊으면 10유로가 넘는데다

나비고를 이용하면 버스나 지하철을 잘못 타도 표를 재구매해야하는 걱정이 없으니 마음이 편했고 요금이 제법 비싼 RER 노선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어 편리하고 경제적이었다.

 

나비고 카드를 만드는 곳은

샤를 드 골 공항 2터미널이나 3터미널에 있고

증명사진-여권 사진도 상관없고 오래된 사진도 무관-울 가져가야한다.

사진을 한국에서 챙겨오지 못했다면 근처에 즉석 사진 부스를 이용하면 되긴 하지만

가격이 5유로라 번거롭고 아까우니 반드시 미리 챙겨가기를~

카드는 플라스틱 투명 케이스 안에 들어있는데

그 안에 있는 카드를 꺼내 사진을 붙이고 이름을 쓴 후

다시 플라스틱 케이스 안에 넣어 사용하면 된다.

여권에 표기된 이름대로 쓰면 되고

간혹 검표원이 부정 승차 확인을 위해 티켓을 요구할 때  

동일인인지 확인하기 위해 여권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는데

내가 만난 검표원은 대충 얼굴만 확인했다.

 

1주일(월요일-일요일까지) 이용 요금은 22.8유로.

나비고 카드를 만드는 보증금은 5유로인데 환불이 되지 않는다.

그래서 처음 만들 때는 27.8유로를 지불해야하고

그 다음주부터는 역마다 있는 자동기계에서 매주 충전해서 사용하면 되는데

이 때는 당연히 22.8유로만 내면 된다.

 

나비고 이용 방법은

개찰구를 들어갈 때 터치를 하는 것은 우리나라와 똑같지만 나올 때는 하지않는다.

하지만, 환승할 경우 목적지로 가는 동선 중에 카드 찍는 곳이 나오면 반드시 찍고 타야한다.

나비고를 가지고 있다고 해도 카드를 찍고 타지 않으면 부정 승차로 간주되서

벌금을 내야하므로 반드시 찍어야 한다.

특히 RER로 환승할 경우 표 찍고 타는 것을 잊지않도록 주의하길~

 

나비고로 갈 수 있는 파리 근교 여행지로는

베르사유 궁전,

중세의 흔적이 남아있는 프로뱅,

거대한 숲과 나폴레옹이 사랑한 성으로 유명한 퐁텐블로,

고흐가 생의 마지막 70일을 보낸 오베르 쉬르 우아즈가 대표적이다.

나는 이 중 베르사유를 제외한 나머지 근교 여행을 나비고를 이용해 다녀왔는데

정말 경제적이고 편리했다.

나처럼 근교 여행까지 하고 싶은 장기 여행자에게 나비고 이용을 적극 추천하고 싶다.



2018/06/08 - 나비고 이용 파리 근교 여행 1 - 고흐의 영혼을 만나러 <오베르 쉬르 우아즈>

2018/06/09 - 나비고 이용 파리 근교 여행2 - 중세 도시로 떠난 시간 여행 프로뱅(Provins)

2018/06/10 - 나비고 이용 파리 근교 여행2-1 프로방 맛집

2018/06/10 - 나비고 이용 파리 근교 여행3 - 정원이 아름다운 <퐁텐블로 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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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여행했던 5월의 파리 날씨는 그야말로 변화무쌍.

어떤 날은 너무 더워서 반팔을 입고 다니다가도

다음날은 갑자기 바람이 쌩쌩 불어 점퍼를 입어도 썰렁,

매일 매일의 날씨 뿐만 아니라

하루에도 여러번 맑은 날과 흐린 날을 오가서

옷을 입었다 벗었다, 도무지 종잡을 수가 없었다.

 

파리에서 흐리거나 바람이 오는 날이면

우리가 동시에 떠올린 메뉴는 바로~쌀국수!

전세계에서 가장 맛있는 쌀국수는 베트남이 아닌 프랑스에 있다는 말이

과연 사실인지는 확인할 수 없지만 어쨌든 우리에겐 그랬다.

 

우리가 주로 갔던 곳은 <포14>였는데

파리에 이 곳과 쌍벽을 이루는 쌀국수집이 있다기에 가게된 곳이

바로 <포송흥>

특히 이 곳은 보분(비빔국수)이 맛있다길래 찾아갔다.

파리 유학생인 꽃별이도 소문 듣고 몇 번 찾아갔다가

매번 줄이 너무 길어 포기했다기에 가기 전부터 기대 만땅.

 

위치는 마레 지구가 있는 파리 3구에 있다.

12시 조금 넘어 도착해보니 우리 앞에 대기자가 열명 정도.

테이블은 다섯개 정도에 수용 인원은 30명이 채 안될 듯한 작은 식당.

 

기다리면서 보니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이 대기중이었다.

20분 정도 기다리다 입장해서 보분 하나와 쌀국수 하나를 주문.

쁘띠 사이즈로 충분하다는 얘기를 듣긴 했지만

라지 사이즈와의 가격 차이가 얼마 되지 않아서

라지 사이즈(8.8유로)를 시켰는데

양이 너무 많아서 두 가지 다 남겼다.

양이 많은 우리가 남길 정도이니 보통 여자라면 쁘티 사이즈로도 충분함ㅋ

 

보분은 베트남식 비빔국수로

바베큐 소고기에 땅콩과 각종 채소 님(스프링 롤)가 달콤 짭잘하게 어우러져 나쁘지 않았고

<포 14>의 보분보다 훨씬 맛있었다.

문제는 쌀국수.

딱 봐도 너무 기름져 보이는 육수 위에

올라와있는 고기들도 너무 두꺼웠고

국물에 고수 조각들을 섞어놓아 우리처럼 고수를 싫어하는 사람들은 골라먹기도 힘든 구조ㅠㅠ

면발 역시 내가 좋아하지 않는 굵은 면발.

고기완자는 고기라기보다는 소시지 맛.

 

 

맛 자체만 놓고 보면

보분은 <포송흥>이

쌀국수는 <포14>가 훨씬 맛있다.

하지만, 포송흥은 식당 공간도 너무 협소하고 대기줄도 긴데다

적은 인원이 간다면 다른 일행과 합석해야해서 불편하기도 하고

메뉴도 딱 두가지 밖에 없어 너무 단순하므로

전체적으로 <포14>에 더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포14> 후기는 여기를 참고~

2018/06/07 - [길 위에서 세상 읽기 (해외)/프랑스 18'] - 파리 맛집 후기 3- 파리에서 비오는 날에는 무조건 여기, 쌀국수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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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식으로 유명하다는 프랑스 여행인데다

물가 비싼 프랑스에서 늘 배고팠다는ㅋ 가난한 유학생 꽃별이를 위해 

미슐랭 맛집을 한 곳 가보기로 했다. 

그런데 막상 알아보니 

미슐랭 스타가 붙은 음식점들은 내 예상보다 훨씬 비쌌다. 

그나마 점심 특선 메뉴는 조금 저렴하다기에 

1인당 50유로 선에서 한 번 알아보라고 했더니 

꽃별이가 찾아낸 이 곳 <Les Climats>



오르세 미술관에서 가까운 곳이라 

오전에 오르세 미술관 관람을 마치고 가려고 2시로 사전 예약. 

입구에 이렇게 점심 특선 코스에 대한 자세한 안내가 붙어있다. 

안타깝게도 불어로만 되어있어 꽃별이의 통역이 필요했지만...ㅠㅠ



가게 앞 메뉴 설명 밑에 붙어있던 미슐랭 1스타 표시. 

많이 알려져 있듯이 미슐랭은 프랑스의 타이어 회사 이름으로

미슐랭 가이드는 1900년에 타이어 구매 고객에게 무료로 나눠주던

자동차여행 안내서에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책자속 식당 정보는 애초에는 부가적인 내용에 불과했으나

해가 갈수록 호평을 받으면서 점차 대표적인 식당지침서로 명성을 날리게 되어

현재는 미식가들의 성서와도 같은 위치를 차지하게 되었다고~

프랑스 쉐프들 사이에서는 미슐랭 별점을 최고의 명예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몇년 전에는 한 유명 쉐프가 미슐랭 가이드 평점이 낮아지자 자살을 한 사건도 있었다.

반면 미슐랭가이드의 평가 자체를 거부하는 쉐프들도 있다는 기사도 본 적 있다. 

하여간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미슐랭 가이드 별점.  

 

입구에 들어서니 고전적인 내부 인테리어가 고급스럽고 멋졌다. 

여직원이 우리를 맞으며 예약 확인을 했고 

우리가 입고 있던 겉옷을 받아 어디론가 가져갔다가

나올 때는 겉옷을 뒤에서 받쳐들고 입는 걸 도와줬다. 

오~이런 거 영화에서만 봤는데...

어색하고 불편ㅋㅋ


직원의 안내를 받아 테이블로 가니 

메뉴판 두 종류를 가져다줬다.

한 개는 평범한 메뉴판인데 한 개는 완전 두꺼운 책. 

뭐지? 했더니 와인리스트란다. 

헐~꽃별이 설명에 따르면 이 집은 원래 와인이 유명하다고.

주문하겠다고하면 소믈리에가 와서 테스팅도 해주고 설명도 해준다는데

복잡하기도 하고 비싸기도 하고...

점심 때니 와인은 패스하고

입맛을 돋궈준다는 아페리티프(식전주)만 시켜 맛보는 걸로~

아페테리프는 10유로.

 

점심 특선은 세가지 코스로 나오므로

앙뜨레, 메인, 그리고 디저트를 각각 선택해야하는데

선택 가능한 메뉴는 코스별로 세가지 정도였다.

복잡한 걸 싫어하는데다 입맛이 저렴한 나는 이 모든 선택이 귀찮고 번거롭기만 했기에ㅋㅋ

모든 걸 꽃별이에게 위임.

우리는 각기 다른 메뉴를 주문해 서로 나눠먹기로~

 

사진엔 없지만 앙뜨레가 나오기 전에 입맛을 돋구기 위한

작은 아뮤즈 부쉬와 아페리티프가 나왔고

잠시 후 앙트레(전채요리)가 나오면서 본격적인 코스가 시작되었다.

 

이 날 우리가 주문한 앙트레는 바로 이 두 가지

 

 

절인 연어였던가?

3주 전 일인데 기억이 가물가물ㅠㅠ

생선 위에 채소가 덮여나왔는데

식감도 좋고 독특해서 맛있게 먹음.

 

 

송아지 머리 고기에 하얀 아스파라거스 튀김이 곁들여나옴.

흰 아스파라거스 튀김이 맛있었다.

 

앙뜨레에 이어 나온 메인 음식

 

생선 요리였는데 엄청나게 짰다.

재료도 신선하고 소스도 괜찮았는데 생선 자체가 너무 짜서 먹기 힘들 정도~

 

 

돼지고기를 재료로 한 요리인데 특히 껍질의 바삭함이 잘 살아있었다.

조리법이 독특하고 소스나 같이 곁들여 나온 채소들도 좋았다.

마지막으로 나온 디저트

 

 

꽃별이의 만류를 무시하고 시킨 치즈 세트.

그래도 프랑스에 왔는데 치즈는 먹어줘야지 생각하고 시킨 건데...ㅠㅠ

외국 사람들이 우리나라 청국장에 거부감을 느끼듯

나 역시 지나치게 발효된 치즈의 향과 맛에 도저히 적응할 수 없었다는~

 

 

초코렛과 펜넬이 들어간 타르트 디저트.

생각보다 달지 않고 초코의 단맛과 펜넬의 상큼한 맛 잘 어울려 맛있게 먹었다.

 

디저트를 마지막으로 식사는 끝이 나고

마지막에 또다른 디저트?가 나왔다.

커피는 다른 곳에 가서 마시려고 했는데 단 음식이 또 나오니

그냥 여기서 마시기로 하고 주문했는데 아뿔사!

커피 달라고 했더니 에스프레소를 가져왔다.

알롱제를 달라고 했어야 하는데...ㅠㅠ

뭐 어쨌든 덕분에 평소에는 잘 먹지 않는 에스프레소(6유로)도 한 잔 하고

드디어 식사 끝.

 

 

입맛이야 제각각 다른 것이고

더군다나 다른 나라의 음식 맛을 평가하기는 조심스럽지만

프랑스 요리는 일단 눈으로 먹는 음식이라는 말에 공감이 갔다.

하나하나 다 앙징맞고 식재료의 조화는 물론

플레이트나 요리의 색감까지 고려해 마치 예술 작품을 보는 것 같았다.

그리고, 미슐랭 1스타 레스토랑에서 비록 점심 메뉴긴하지만

45유로에 세가지 코스를 먹을 수 있으니 가성비 역시 무척 좋은 편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여기에 더해

한 상에 다 차려서 먹는 우리와는 달리

일정한 단계에 따라 띄엄띄엄 여유를 두고

대화와 식사를 즐기는 프랑스의 코스 요리는  

우리와는 다른 식문화를 체험해본다는 점에서도 좋은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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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별이가 유학 초기부터 단골로 삼았다는 PHO 14. 

알고보니 여기가 파리 쌀국수 3대 맛집 중 하나라고~


정식 이름은 PHO BAHN CUON 14

우리나라 관광객들 사이에서도 진작부터 소문난 맛집인데 

오페라역 근처에도 지점이 있어서 그 곳을 많이 이용하는 듯 하다. 

내가 이용한 곳은 차이나 타운이 있는 파리 13구 지점으로 

지하철을 이용할 경우 14호선 종점 OLYMPIADE역에서 하차해 조금만 걸으면 된다. 


식사 시간에 가면 대기가 길다고 하는데 

살짝 비껴 가서인지 대기는 없었고

현지인들도 제법 많이 보였다. 


외국에 나가면 현지 음식에 잘 적응하는 편이긴 하지만 

해장이 필요하거나 비 오고 바람 부는 날이면 

이렇게 뜨끈한 국물을 한 번 먹어줘야 속이 풀린다. 

쌀국수 종류의 선택은 메뉴판 설명을 읽어보면 되는 

국수 위에 토핑되어 나오는 고기 종류에 따라 원하는 대로 결정하면 된다.  

고기 완자나 소의 내장이 토핑으로 나오는 메뉴도 있지만 

내 입맛에는 맞지 않을 듯 해서 

그냥 덜 익힌 슬라이스 소고기만 토핑으로 나오는 3번 메뉴로 주문했다. 

사이즈에 따라 가격이 조금 다른데 라지와 스몰의 가격 차이는 0.5유로밖에 되지 않는데다 

우리는 대식가^^니까 라지 주문(8.6유로)

고수는 원하지 않으면 빼달라고 하면 된다. 


쌀국수를 주문하면 이렇게 숙주와 허브, 양파절임, 소스와 레몬 등이 기본 셋팅된다. 

양파 절임이 상큼하고 개운해서 그냥 먹어도 맛있고 

쌀국수에 넣어 먹어도 맛있다. 





사진에는 없지만 작은 빨간 고추도 나오는데 

월남 고추가 맵다더니 2-3개만 넣어도 정말 매콤한데 

모처럼 매운 걸 먹으니 속이 시원하게 확 풀렸다. 



<PHO14>는 쌀국수의 생명은 역시 육수에 있음을 보여주는 표본. 

쌀국수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던 꽃별이가 

어째서 베트남도 아니고 프랑스에서 쌀국수에 맛들였는지 

직접 먹어보니 이해가 가는 훌륭한 맛이었다. 

양도 많고 가격 역시 착한 편이라 모든 면에서 나 역시 대만족. 


이 집 쌀국수가 은근히 중독성이 있어서 

나는 파리에 머무는 동안 3번이나 먹으러 갔기때문에 

쌀국수 외에 다른 메뉴도 시켜보았다. 

옆 자리에 앉아있던 프랑스 할머니들이 너무 맛있게 드시길래 

베트남식 비빔 국수인 보분(분짜, 메뉴판에 나와있는 6번 9.5유로)을 주문했는데 

국수가 쌀국수가 아니라 소면 느낌인데다 

달짝지근하기만 하고 얼마전 홍대앞에서 먹은 분짜가 그리워지는 맛이었다. 

그 외에 

8번 CHA GIO(8.5유로)는 베트남식 튀김 만두로

바삭한 질감과 튼실한 만두 속 내용물이 좋았고



10번 BAHN CUON(7.8유로) 베트남식 찐만두는 맥주를 부르는 맛으로 

부드럽고 쫀득하고 아무튼 정말 맛있게 먹었다. 



맥주는 베트남 맥주와 칭다오 맥주 두 종류만 있었는데 

330ML에 5유로였던가? 아무튼 다른 메뉴에 비하면 비싼 편이었다. 



직원분들이 대부분 베트남 사람들인 것 같은데 

다들 영어나 불어를 기본적으로 하는 듯 하고   

메뉴판에 영어로 메뉴에 대한 설명이 적혀있으니 불어울렁증은 갖지 않아도 좋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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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비싼 파리에서 가성비 좋은 스테이크집으로 소문났다는

랄레 르투르(L'Aller retour)

스테이크와 샐러드, 감자튀김, 와인 한잔과 커피까지 모두 합쳐

12유로라는 놀라운 가격의 점심 특선 메뉴가 있다기에

전날 예약해두고 점심을 먹으러 갔다.

 

12시부터 영업이라 정각을 딱 맞춰가면

너무 식사에 집착하는 사람처럼 보일거라는 말도 안되는 논리를 내세우며ㅋ

12시 15분이라는 부자연스러운 시각에 예약해서 시간 맞춰 들어갔으나

우리가 1등인데다 심지어 예약자가 우리 밖에 없다는 말에

꽃별이와 나는 뻥 터졌다. ㅋㅋ

도대체 예약은 왜 한간지???

이집 정말 맛집 맞냐며 의심의 눈초리로 꽃별이를 바라보는데

우리 다음으로 도착한 모녀 역시 한국 사람.

어디 블로그에서 낚인 거 아니냐고 하니

여기서 저녁을 먹은 적 있다는 꽃별이는 이 집이 진짜 맛집 맞단다.

반신반의하며 일단 주문.

 

점심 특선인데도 고기 종류와 사이드메뉴, 와인도 선택할 수도 있어 좋았다.

여기에 추가로 앙뜨레(전채 요리)로 에스카르고도 주문했다.

 

 

식사에 앞서 에스카르고와 빵, 와인이 먼저 나왔다.

껍질 까서 요리된 달팽이는 예전에 먹어본 적 있지만

직접 까보긴 처음.

잘 안되는 나와는 달리 그래도 몇 번 먹어봤다는 꽃별이는 능숙하게 까서 내 접시에 놔주었다.

애벌레 물어다 주는 어미새의 역할이 꽃별이의 것이 되다니...많이 컸군ㅋㅋ

껍질 깐 달팽이는 올리브 소스에 빵과 함께 먹으니 색다르고 맛있었다.

 

곧이어 나온 이 날의 식사.

 

 

스테이크는 레어 미디엄으로 주문했는데 질기지 않아 좋았고

감자튀김이 바삭하지 않아 유감이지긴 했지만 

스테이크 소스도 맛있고

 

 

식사 후 나온 에스프레소 커피 역시 나쁘지않았다.

 

둘이 점심 특선 세트와 에스카르고를 먹고 나온 총금액은 30유로 정도.

식사를 하다 보니 현지인으로 추정되는 손님들도 꽤 많았고

서빙하는 직원이 매번 음식에 대해 설명해주고 친절해서 좋았다.

확실히 관광객들이 많이 오는지 직원이 영어도 잘 하는 편이라

불어를 못한다고 해도 이용에 전혀 문제가 되지 않을 듯~

 

결론적으로 말해 분위기도 좋고 가성비도 만족했던 곳으로

마레지구나 노트르담 대성당과도 멀지 않아서

근처 관광과 함께 묶어서 추천하고 싶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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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유학 생활 10개월째인 꽃별이가

현지인 친구들이 추천한 곳이라며 나를 데려간 카페 <안젤리나>

루브르 박물관이나 콩코드르 광장에서 가까운 편이고

루브르 박물관 안이나 룩소 공원 등 파리 곳곳에 분점도 있다.

 

 

가게 입구에서 볼 땐

빵 종류와 음료를 파는 카페인 줄로만 알았는데

다양한 식사 메뉴도 함께 팔고있었다.

2층도 있고 매장 내부가 무척 넓었는데

그 많은 테이블이 거의 채워졌을 만큼 많은 사람들이 있어서 놀랐다.

입구쪽에 전시되어있는 디양한 빵과 케잌 디저트들을 구경한 후

지배인의 안내를 받아 자리를 잡고 앉았다.

 

시드니에서도 마찬가지였지만

파리 역시 카페 입구에서 직원의 안내를 기다려야하는 곳이 많은데

이 곳 역시 그랬다. 

게다가 테이블에 앉을 때 직원이 의자를 빼주는데

이런 형식에 익숙하지 않은 우리는 어색 어색 ㅋㅋ

 

말 나온 김에 프랑스에서의 식당 매너에 대해 주워들은 내용을 정리해보자면

메뉴판을 받아 메뉴를 결정한 후라도

우리나라에서 처럼 "여기요~"하고 직원을 부르면 절대 안되고

직원이 올 때까지 기다려야 한단다.

식사를 마친 후에도 직접 카운터에 가서 계산하는게 아니라 직원에게 청구서를 요청해야한다. 

이 때도 직원을 말이나 손짓으로 부르면 안되고

자연스럽게 눈이 마주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직원이 작은 쟁반 위에 청구서를 가져다주면 

거기에 지불할 돈이나 카드를 올려놓으면 

잔돈을 가져다주거나 카드 결제를 해준다.

도대체 돈 한 번 내는데 몇 단계를 거치는 건지..,?

혹시 직원이 너무 안온다 싶을 때는 직원을 너무 대놓고 쳐다보는 것도 실례고-무슨 이런?ㅋㅋ-

자연스럽게 알아채도록 지긋이 응시해야한단다.

한국의 빨리 빨리 문화에 익숙한 나로선 기다리는게 제일 어려웠다는~ㅎㅎ

 

만약 프랑스인들과 식사할 일이 있다면 특히 주의할 점은

테이블에서 손과 팔의 위치와 자세.

식탁에서 두 손에 턱을 괴고 앉아있는 것은 상대방을 무시한다는 의미이며

두 손을 식탁 아래로 내려놓는 것도 실례라고 한다.

그럼 도대체 어쩌라고?

그냥 가볍고 자연스럽게?? 식탁 위에 올려놓으라고

가기 전에 읽은 어떤 책 내용이 생각나 꽃별이에게 물어보니

실제로 그렇다고들 하긴 하는데 친한 친구들끼리는 크게 따지지는 않는다고~

우리는 가족이고 한국 사람이니까

우리끼리는 그냥 기본만 지키는 걸로 합의.ㅎㅎ

 

아무튼 그렇게 해서 드디어!!! 직원이 주문을 받으러 왔고

우리는 이 집 명물이라는 몽블랑과 알롱제와 함께 아이스초코를 주문했다. 

원래는 핫초코가 유명하다는데 이날 날씨가 너무 더워서 우리는 아이스초코로 대체.

 

 

<안젤리나>에서는 알롱제를 한 잔만 주문해도

이렇게 차주전자에 따로 나오는데

함께 나온 찻잔에 따라서 마신다.

 

여기서 잠깐 프랑스에서 커피 주문할 때 알아두어야 할 사항에 대해~

파리의 대부분 카페에는 메뉴판에 아메리카노가 없다.

우리가 생각하는 아메리카노와 비슷한 커피는 "알롱제"라고 한다.

그리고 카페 라테가 아니라 카페 오레를 파는데

우유가 이태리어로 라테(latte), 프랑스어로 레(lait)이므로

둘 다 커피가 들어간 우유라는 점에서 비슷한 맛이었다.  

또 하나 스타벅스나 프렛 같은 미국이나 영국 브랜드 카페가 아니라면

아이스 커피는 팔지않는다.

간혹 파는 경우도 가격이 일반 알롱제보다 비싼 편.

그러니 파리에서 아이스 커피를 마시고 싶으신 분들은 스타벅스로 가시길~

우리나라 만큼은 아니지만 스타벅스는 쉽게 찾을 수 있다.

 

 

우리가 이 날 음료와 함께 먹었던 빵은 몽블랑.

몽블랑(이탈리아어로는 몽테비앙코)은 흰 산이라는 뜻과

프랑스와 이탈리아에 걸쳐있는 알프스 산맥에서 제일 높은 봉우리인 몽블랑을 뜻하는

두가지 의미를 갖고 있다.

이탈리아와 프랑스에서 처음 만들기 시작한 케익으로 디저트의 한 종류다.

위에는 밤 크림이 있고 밑에는 하얀 크림과 머랭이 들어있는데

달지만 알롱제와 먹기에는 괜찮았다.

다만 꽃별이가 시킨 아이스초코가 많이 달아서

단 음식을 좋아하지 않는 나로선 속이 뒤집히는 맛ㅋ

달콤한 디저트를 좋아하는 꽃별이조차 최악의 조합이었다고 인정할 만큼

아이스초코와 몽블랑을 함께 주문한 건 좋지않은 선택이었다.

다만 각각 따로 먹으면 훌륭한 디저트라는 것에는 우리 둘 다 동의.

 

총 지불액은 23유로.

디저트치고는 꽤 비싼 가격이었기에

나처럼 단 것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권하고 싶지않지만

파리에서 몽블랑 맛이 궁금하거나 품격있는ㅎㅎ 디저트 카페 체험을 해보고 싶다면

가볼 만 한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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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서 맨리비치 트래킹을 갔던 날

지나가던 길에 우연히 보았던 브루어리 <4 PINES>

알고 보니 시드니에서 나름 유명한 브루어리라기에

며칠 후 친구를 꼬드겨서 함께 갔어요.

 

맨리비치에 혼자 트래킹을 왔을 때는 와프에서 페리를 탔었는데

이 날은 윈야드 역에서 버스를 탔지요.

여행지로서 시드니의 또다른 매력이 바로 이렇게

수영이나 서핑 혹은 산책이나 낮잠을 즐길 수 있는 비치를

다양한 교통 수단을 이용해 쉽게 찾아갈 수 있다는 사실이예요.

 

맨리비치 트래킹이야기는 여기에~

2018/05/07 - [여행, 길 위에서 세상 읽기 /호주 시드니 17'] - 길에서 길을 묻다 7

두리틀 박사?와 함께한 맨리 비치 트래킹

 

한적했던 평일과는 달리

이 날은 동네 전체가 들썩이는 분위기였어요.

주말인데다 크리스마스가 얼마 남지 않아서인지

산타모자나 사슴 뿔 등으로 코스프레를 하고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내는 사람들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지요.

 

저는 싱가포르에서 크리스마스 휴가를 지낸 적이 있기때문에

한 여름의 크리스마스가 아주 낯선 풍경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땡볕에 산타 모자를 쓰고

산타복을 계절에 맞게 개조해 짧게 입고 다니는 사람들의 모습은

신기해보이더라고요.

 

맨리 와프 근처 버스 정류장에서 내려

조금 걸어가 도착한 브루어리 <4 PINES>예요.

올드 펍 분위기가 나는 다소 어두침침한 실내에

아직 이른 시각이라 그런지 손님은 두 테이블 정도만 있었어요.

 

 

호주에는 와이너리와 브루어리가 정말 많은데요

이 곳 역시 자신들만의 기술과 개성으로 만든 맥주를

독특한 디자인의 병에 담아 다른 펍에 납품하기도 한다고 해요.

 

 

우리는 일단 샘플러를 주문해

다양한 종류의 맥주를 조금씩 마셔보기로 했어요.

샘플러에는 모두 5가지 맥주를 고를 수 있는데  

메뉴판에 보면 맥주별 특징에 대해 간단한 설명이 적혀있었어요.

특이하게도 매운(spicy) 맛 맥주가 있더라고요.

 

 

직원의 추천을 참고해 5가지 맥주를 주문해서 먹었는데

이름은 기억나지 않지만

제 친구는 흑맥주 종류

저는 바이스비어 종류가 맘에 들어

큰 잔으로 한잔씩 추가 주문을 해서 시원하게 마셨어요.

 

 

반드시 찾아가야할 만큼 대단한 맥주 맛은 아니지만

맥주를 좋아하거나 시드니의  브루어리는 어떤지 궁금하다면

들러볼 만한 곳으로 추천하고 싶습니다.

기왕이면 가는 길에 맨리비치에도 들러보시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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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에서 유학중인 꽃별이와 시간 보낸는 것이 주목적인데다 

중간에 영국 여행 7박8일이 포함되어있어 

애초의 계획보다 일정이 길어져 

결국 28박 29일(5.7-6.4)이 되어버린 내 생애 첫 유럽 여행. 


모든 여행의 시작은 항공권 구입에서부터라는 기본에 충실해 

일찌감치 대한항공 항공권을 구입해두었었는데 

2월쯤 갑자기 알게된 에바 항공의 파리 특가 항공권.

인천에서 출발해 타이페이를 경유한 파리행이라서 

직항보다 4-6시간 정도 더 소요되긴 하지만 

내가 사두었던 비행기 표 보다 무려 25만원 가까이 저렴. 

게다가 위탁 수하물 30KG와 기내수화물 7KG 무료. 

꽃별이에게 가져다주고 가져와야할 짐이 많은 내겐 금상첨화.

59만원이 채 안되는 가격으로 출발을 3개월 앞둔 지난 2월에 에바 항공권 구매 완료.  


에바항공은 우리나라로 치면 

아시아나항공 정도의 위상을 가진 대만의 대표 항공사로 

세계10위 내에 드는 안전성과 

깜찍한 키티 항공기로 유명하다. (모든 항공기가 다 키티는 아님)

재작년 설연휴에 떠난 타이페이 여행때 좋았던 기억탓에 

내게는 매우 친근하게 느껴지는 항공사. 


특히 에바항공의 인천-타오위안-비엔나노선과 

인천-타오위안-파리 노선은 

특가로 구입하면 55만원 정도에 왕복항공권을 구할 수 있다. 

2시간 좀 넘게 걸리는 인천-타오위안 구간만 해도 20만원이 훨씬 넘는다는 사실을 감안해볼 때 

이건 정말 말도 안되는 가격. 

문제는 비행 소요 시간.

인천에서 파리 직항 비행 시간이 12시간 20분임에 반해 

에바 항공을 이용할 경우 

인천에서 타이페이까지 2시간 20분이 소요되고 

타이페이에서 파리까지 13시간 50분(올 때는 13시간 10분)이 걸린다.

여기에 경유 대기 시간까지 더하면...ㅠㅠ

그나마 다행인 것은 나처럼 경유 대기 시간을 가장 짧은 표로 구입하면 

갈 때는 2시간, 올 때는 1시간만 대기하면 된다는 사실. 

유럽도 처음이지만, 경유 비행기는 더군다나 처음인 나로서는 걱정이 많았던 

파리행 에바항공 이용 후기 지금부터 시작!



0. 탑승 전 


(1) 온라인 체크인 

비행 예정시간 48시간 전부터 1시간 전까지 온라인 상에서 체크인을 미리 하고 가면 

공항 가서는 짐만 부치면 되기때문에 편리하다. 

(2) 특별식 사전 주문 

인천-타이페이처럼 단거리 구간은 이륙하자마자 식사를 주는 경우가 많다. 

내 경우는 비행 전엔 공항 라운지에 들렀다 가는 편이라 

기내에서는 식욕이 별로 없어 과일식을 선택한다. 

이번 여행 역시 인천-타이페이 왕복 구간 모두 과일식을 사전 주문해 먹었다. 

과일식 외에도 다양한 특수식(저염식, 채식, 씨푸드식 등)이 있으나

반드시 이륙 24시간 전까지 사전주문해야만 이용가능하다. 


1. 갈 때: 인천-타이페이-파리 


(1) 타오위안 공항 경유시 액체류 면세품 구입 문제. 

경유와 면세품이 무슨 상관인가?

포장만 안뜯으면 되는 것 아닌가?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혹시 있을까봐 설명하자면

타오위안공항에서 파리로 가는 비행기로 갈아탈 때 

다시 한 번 기내수하물에 대해 검사를 거쳐야한다. 

인터넷 상에서 타오위안 공항의 규정이 엄격하다는 얘기를 듣고 

에바 항공사에 직접 문의해보았더니 좋은 방법을 알려주었다. 


에바항공은 위탁 수화물 가방 갯수가 한 개여야한다는 제한이 없고 

탑승구 앞에서도 짐을 부칠 수 있다.

그러니 큰 짐은 체크인하면서 부치고 

면세품을 넣을 가방(기내용 캐리어 사이즈 정도 허용)을 하나 더 준비해

구입한 면세품을 이 가방에 넣어 탑승 수속시 탑승구에서 부치면 된다. 

나도 이렇게 해서 사전에 인터넷으로 주문한 면세품-홍삼엑기스와 화장품류들-을 찾아 

탑승구에서 부친 후 비행기에 탔다. 

주의할 점은 체크인 수속할 때 탑승구에서 가방을 하나 더 부칠꺼라고 미리 말해야 한다.

그 이유는 짐 무게 합산때문인데 위탁 수화물의 무게는 합쳐서 30KG을 넘겨서는 안된다. 

넘기게 되면 추가요금 부과!


(2) 기내식 

내가 먹은 인천-타이페이 구간의 과일식. 

일반식은 대만식 덮밥으로 통일되어 나오는 듯. 



타이페이-파리 구간에서 기내식은 두 번 제공되는데 

메뉴는 크게 타이완 식과 웨스턴 식 중에서 선택하게 된다. 



매번 웨스턴 스타일을 주문했지만 대만 특유의 향을 피할 수는 없었다. 

에바항공에 대해 내가 안타까움을 느끼는 유일한 부분이 바로 기내식. 



파리-타이페이 구간도 마찬가지. 



파리에서 출발 직후 나온 기내식 

초코렛과 치즈 한 조각도 나와 나름 신선한 감이 있었지만 

역시나 맛 자체는...ㅠㅠ



식사와 식사 중간쯤 간식처럼 샌드위치나 크래커 종류를 들고 옆을 지나가기도 하고 

비행 중간 중간 승무원들이 물이나 쥬스를 들고 오가기도 해서 

출출하거나 목이 마르면 먹고 싶은대로 먹으면 된다. 


(3) 부가적인 용품 사용

담요와 쿠션은 좌석마다 기본적으로 세팅되어있지만 

슬리퍼는 요청해야만 준다. 

1회용 슬리퍼라서 품질이 좋지는 않지만 

긴 시간 답답한 신발을 신고있는 것보다는 훨씬 편하다. 

화장실에는 안대와 귀마개, 칫솔과 치약에 핸드크림은 물론, 미스트까지 비치되어 있다. 

하지만, 일정량이 소진되면 채워놓지 않는 것인지 

두번째 식사후 가보았을 때는 칫솔이 남아있지 않았다. 

칫솔은 일회용이지만 한 번 사용하고 한 번 더 사용해도 좋을 것 같고 

아니면 미리 준비하는 편이 좋을 것 같다. 


 

4) 환승 경로와 탑승구에 관해 

타오위안 공항에 도착해 비행기에서 내려

Transfer라고 씌여진 표지판을 따라 가면 된다. 

여기에서 비행기 탑승을 위해 다시 한 번 기내용 수화물 검사를 하게된다. 

나처럼 대기 시간이 짧은 경유인 경우 

인천에서 보낸 위탁 수화물은 파리 공항에서 찾게된다. 


인천공항에서 체크인 할 때 미리 받은  

타이페이에서 파리로 가는 항공권에 탑승구 번호가 찍혀있었는데 

짐 검사대를 통과하면서 앞에 있던 표지판을 확인하니 탑승구가 변경되어 있었다. 

자주 있는 일이라고 하고 항공권에도 탑승구가 바뀔 수 있음이 명시되어 있으니 

이 곳에서 다시 한 번 확인해보길~

비행기에서 내려 탑승구 입구까지는 15분-20분 정도 소요된다. 


짐 검사를 마치고 에스컬레이터를 올라가면 면세 구역이 있는데 

경유 대기 시간이 2시간이다보니 시간 여유가 있어서 

나는 여기서 면세품들을 구경했다.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로 자국 물건들은 공항이 비싸지만 

대만 쇼핑 필수 아이템인 오르골 만큼은 대만 시내의 다른 쇼핑몰에서 사는 것이나 

공항 면세점에서 사는 것이나 별 차이가 없어서 2년 전에 나도 이 곳에서 구입했다. 

대만 오르골을 사고 싶다면 여기서 구입해도 좋을 듯~


2. 파리-타이페이-인천 

(1) 철도 파업 중일때는 공항 가는 시간을 넉넉히 잡아야 한다. 

에바항공은 샤를 드골 공항 1터미널을 이용한다.

내 경우는 파리 북역에서 공항까지 철도를 이용했고 

숙소에서 북역까지는 RER과 지하철을 이용해야했는데 

파업과 수리로 인해 이 과정에서 예상보다 많은 시간이 걸렸다. 

게다가 샤를 드골 공항은 워낙 큰데다 보안 검사대에 사람이 많아 

비행기 놓칠까봐 마지막 순간까지 조마조마 ㅠㅠ

파리 지하철은 잦은 파업이나 수리로 악명이 높으니 

특히 주말에 지하철이나 철도를 이용해 공항에 갈 예정이라면 여유있게 준비하시길~


(2) 환승 시간이 부족하지 않을까?

경유 항공을 처음 이용해보는데다 

타이페이 공항에서 경유 시간이 1시간 밖에 되지 않으니 

혹시라도 놓치면 어쩌나 고민이었는데 

결론부터 얘기하면 돈 워리!


내가 탄 타이페이 행 비행기는 파리에서 무려 50분을 지연 출발했다. 

가뜩이나 경유 시간도 짧은데 이러다 연결 비행기를 못타면 어쩌나 걱정이 되었는데 

비행기가 이륙하고 잠시 후 

승무원이 내 좌석으로 찾아와 안내를 해주었다. 

비행 시간을 맞출 수 있을 지는 확신할 수 없지만 

승무원들이 도와줄 거니까 걱정말라는 내용이었다. 

안심이 되긴 했지만 타오위안에서 인천행 비행기 출발이 7시 30분인데  

타오위안 공항 도착 예정시간이 7시 12분이라고 화면에 표시가 되었고 

착륙 1시간 전쯤 승무원이 오더니 

비행기가 멈추는대로 빨리 내릴 수 있도록 자리를 앞으로 옮겨주었다. 

나와 같은 비행기로 환승해야할 사람은 5명. 

7시 16분,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우리는 승무원을 따라 재빨리 움직이기 시작, 

짐 보안 검사대를 통과해 미니 밴을 타고 비행기에 탑승한 시각은 7시 32분. 

비록 숨차게 달리긴 했지만 

눈깜짝할 사이에 이동해 연결 비행기를 놓치지 않고 무사히 타게 되었으니 

만사 오케이^^


결론적으로 말해 에바항공은 

항공권도 싸고 무료 위탁수화물 허용량도 많았고 

승무원들의 친절한 응대와 미소가 좋은 기억으로 남은 최고의 선택이었다. 

체력과 시간 소모가 좀 많긴 하지만 

그래도 25만원 정도의 가격 차이를 생각하면 해볼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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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공항라운지란?

'정말 내가 여행을 떠나는구나'하는 

실감이 들면서 

오랫동안 기다려온 영화의 개봉을 앞두고 

드디어 예고편이 아니라 본 편을 만나는구나하는 

설렘이 느껴지는 곳. 


최종적으로 일정을 정리하면서 

가볍게 맥주나 와인 한 잔 때론 커피 한 잔을 마시며 

마음을 가다듬는 곳도 언제나 그 곳.

이 날은 아직까지 한 번도 이용해본 적 없는 

<스카이허브라운지>로~



나는 PP카드로 무료 이용했는데 

입구에 보니 제법 많은 무료 이용 카드가 있었다. 

여행을 많이 다니는 사람이라면 공항 라운지 카드가 한 장 있으면 

세계 어느 공항엘 가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라운지 이용을 위한 카드로는 

카드 실적과 무관하게 라운지를 무제한 이용할 수 있는 

현대 다이너스카드가 최고였는데 

아쉽게도 더 이상 신규 가입은 받지 않는다고 한다. 


음식은 대체로 먹을 만하지만 가짓수가 많은 편은 아니다. 

마티나 라운지가 음식 맛이나 가짓수에서 더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스카이 허브 라운지는 

마티나에 비해 훨씬 공간이 넓고 1인용 좌석도 많은데다

혼자 앉아 있어도 어색하지 않게 좌석 구성이 되어있어 편안한 시간을 보낼 수 있어 좋았다. 



그냥 저냥 먹을 만한 평범한 샐러드 



<마티나 라운지>와 마찬가지로 비빔밥 코너도 있었지만 

배가 불러 생략 



간단한 빵 두어 종류와 시리얼, 그리고 우유 



감자 튀김, 불고기 등을 비롯한 따뜻한 음식 몇 가지 



커피, 컵라면, 탄산 음료 



다양하진 않지만 어쨌든 주류도 있었고 

사진엔 없지만 몇가지 음식과 음료도 더 있었던 걸로 기억한다. 


인천공항 제1터미널에 있는 라운지 중 내가 이용해 본 세 곳을 비교하자면 

맛있는 식사를 원한다면 <마티나 라운지>

덜 맛있지만 편안하고 넓은 공간을 원한다면 <스카이 허브 라운지>

식사 보다는 음료나 주류, 스낵이 더 필요하다면 <아시아나 비즈니스 라운지>를 권하고 싶다.  



2018/04/09 - [길 위에서 세상 읽기 (해외)/호주 시드니 17'] - 출국 전 든든한 식사를 원할 때- 인천공항 <마티나 라운지>

2018/04/10 - [길 위에서 세상 읽기 (해외)/호주 시드니 17'] - 인천공항 혼자 놀기 좋은 곳- <아시아나 비즈니스 라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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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빨간마트료시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