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지금부터 시작 :: '길 위에서 세상 읽기 (해외)' 카테고리의 글 목록 (17 P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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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준비하는 과정은

언제나 설레임과 기대로 가득하지요.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여행 자체보다도

여행을 기다리는 그 순간을 더 사랑하게 되는지도 모르겠네요.

하지만, 여행과 관련해 제가 가장 좋아하는 시간은

바로 여행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와 얼마간 시간이 흐른 후

여행지에서의 기억을 하나하나 돌이켜보는 시간이에요.

  

떠나기 전에 꿈꾸던 막연한 환상과

터무니없이 높았던 기대감이

현실 속 경험과 만나면서 제 자리를 찾고  

그래서, 더 내 것이 된 진짜 여행의 시간이 바로 그 때지요.

쭉쟁이는 가고 알맹이만 남은 내 여행에 대한 기억.

그걸 떠올리고 정리하면서

내가 다녀온 여행이 진짜 내 시간이 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2017년 11월 1일부터 12월 30일까지 다녀온

호주 시드니 여행에 대한 기록을.


50세가 저물어가던 그 즈음에

제 인생에서 처음으로 긴 휴가가 주어졌는데

사실 처음부터 시드니를 가려던 건 아니었어요.

그렇게나 오래 시드니에 있을 생각도 아니었고요.

처음엔 그냥 제주도 한 달 살기를 갈까 고민 중이었는데

시드니에 이민간 오랜 친구가 방을 제공할테니

그리 와있으라고 해서 갑자기 결정되었어요.

사실 시드니는 이번이 두번째 여행이였고요

호주의 깨끗한 공기와 낮고 파란 하늘을 워낙 사랑하는 제겐

낙원의 이미지로 남아있는 곳이에요.

저차원적인 생존 영어만 가능한 제게

시드니를 혼자 여행한다는 건 언감생심 꿈도 못꿀 일이지만

유사시에 보호자 역할을 해줄 든든한 빽이 있으니 못 갈 이유가 없었지요.

 

어쨌든 그렇게 떠나게된 시드니에서는

주로 혼자 보내는 시간들이 많았어요.

친구는 워낙 바빠서

같은 집에 살아도 밤에 잠깐, 주말에나 만날 수 있었고  

저 역시 시드니의 구석구석을 여행하느라 좀처럼 집에 붙어있질 않았으니까요.  

서로에 대한 부담이 없으니 각자 편한대로

따로 또 같이 존중하며 사니 오히려 제가 많이 편했지요.

그 친구가 시드니로 이민간 후

중간에 몇 번 연락 끊긴 적도 있는데

그 때 잘 붙들어둔 보람이 있더라고요.

혹시 해외에 사는 친구 있으면 지금이라도 친하게 지내세요.

가까이 사는 친구도 좋지만

멀리 사는 친구는 나이가 들수록 더 쓸모가 많아요.^^

 

아무튼 그렇게해서 방값 비싼 시드니에서

여행자 혹은 장기 체류자로서 생활하던 날들의 기록을 시작하려해요.

어제 일도 기억하기 쉽지 않은 이 나이에

무려 5개월 전 일을 떠올린다는 건 쉽지 않은데다

어차피 모든 기억은 왜곡되기 마련이고

지나간 시간은 다시 올 수 없다는 이유만으로도 미화되기 마련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시간을 다시 떠올려보고 이렇게 기록으로 남겨두는 일은

어쩌면 같은 곳을 두 번 여행하는 것

아니, 앞으로 이 여행기를 볼 때마다 떠올릴 것까지 포함하면

반복해서 여행하는 것과 같으리라 생각해요.

그리고, 여행은 예습 보다는 복습이라 믿는 저에게 기록은 필수지요.

 

이 모든 이유에 더해

결국 내 인생은 내가 걸은 길의 총합이라는 점에서

여행의 기록은

먼훗날 내가 나를 돌이켜볼 수 있는 사료?가 될 수 있다고 믿기에

다른 누군가가 아니라 바로 나 자신을 위해

다시 한 번,

지금부터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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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여행은 파리에 유학 가있는 딸아이를 보러가는 게 주목적인데

저는 이번이 생애 첫번째 유럽 여행이예요.

기왕에 오는 거니까 온 김에 여행도 같이 하자는 아이 의견을 존중^^해서

어디 어디를 갈까 고민하다가

아이가 마음의 고향으로 삼았다는 런던에도 가기로 했어요.

아이에게는 세번째 런던 여행이라

이번엔 스코틀랜드 지역인 에딘버러에도 가보고 싶다기에

런던과 에딘버러 전체 여정 7박 8일이 되었어요.

 

저희는 파리에서 출발해서 에딘버러로 갔다가

에딘버러에서 다시 런던으로

그리고 런던에서 다시 파리로 돌아오는 일정인데요

다른 구간의 항공권은 다 구입해놓은 상태에서

마지막까지 고민한게 바로 런던~파리 구간 교통편이예요.

 

이건 공부하러 간 건지

여행하러 간 건지 모를 정도로

유럽 전역을 싸돌아댕기며

예전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알뜰 여행자로 거듭난 아이는

무조건 싼 걸 고집하더라고요.

런던-파리 구간은 버스를 이용하면

15유로라며 이걸 타자더라고요.

처음엔 저도 마냥 좋아했지요.

그렇게 싼 요금에 다른 나라를 오갈 수 있다니...ㅎㅎ

하지만, 그러면 그렇지.

그 물가 비싼 유럽에서 괜히 그럴 리가 있나요?



 

문제는 소요 시간. 

무려 8시간이나 걸린대요.

게다가 중간에 버스를 탄 채 거대한 컨테이너 같은 곳으로 들어가서

이동하는 구간이 있는데

폐쇄 공포증이 있는 사람들은 많이 힘들다고해요.

딱히 폐쇄공포증은 아니지만 생각만 해도 숨이 막히는데다

8시간 버스라니~ㅠㅠ

자신 없어하는 제게 딸아이는 여행자 마인드가 부족하다며 혀를 차더라고요.

늙는 것도 서로운데 가기 전부터 구박을?

돈도 내가 내는데...???

아이는 런던 여행 매번 버스로 다녔는데 견딜만 하다며  

그냥 버스 여행으로 제 멋대로 결정하더라고요.

 

이래서 여행을 함께 할 사람들의 가치관?이 서로 맞아야하는 거지요.

어차피 정해져있는 예산에서 지출의 우선 순위가 무엇인가 하는 문제요.

저는 맛있는 건 좀 덜 먹더라도

편한데서 자고 택시까지는 아니더라도 좀 편한 교통 수단을 이용하자는 주의인데

저희 아이는 오로지 식도락.

잠자리도 bed bug 안나올 정도면 됐고

차비를 아껴 맛난 걸 먹자는 주의지요.  

유학 가기 전엔 4성급 호텔도 시큰둥 하던 아이가

어떻게 저렇게 변했는지...

 

아무리 그렇더라도

유로스타에 대한 미련을 버리기 힘든 이 늙은 엄마는

아이 몰래 매일 유로스타 홈페이지에 들어가

혹시 특가가 나오지 않나 눈이 빠지도록 기다렸어요.

근데 제가 보고있던 2주 사이에 자꾸만 가격이 올라서

처음에 44유로였던 요금이 어느새 50.5유로로 오르고

그것 마저 6장 밖에 남지 않았더라고요.

애초에 44유로가 특가였던 거지요.

더 망설이다가는 정말 포기해야할 것 같아

아이에게 말하지 않고 결국 제 마음대로 유로스타를 예약했어요.

 

뒤늦게 아이에게 자백하고  

귀족병이라는 억울한 비난을 받긴 했지만

그래도 8시간 버스는 아무리 생각해도 No~~~

제가 이번에 항공권, 유로스타 끊으면서 진짜 깨달았는데요

유로스타든 기차든 항공권이든

일정이 결정되었으면 하루라도 빨리 예약하시는 게

경제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좋습니다.

여행 떠나실 분들 미리미리 예매하시길~

 

2018/03/20 - [여행, 길 위에서 세상 읽기 /영국 18'] - 파리-에딘버러 항공권 예약

 

2018/03/20 - [여행, 길 위에서 세상 읽기 /영국 18'] - 에딘버러-런던 항공권 예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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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낭에 가시는 많은 분들이

오행산과 링엄사 중 한 곳만 간다면 어디를 갈까 고민하던데

둘 다 다녀온 사람으로서 제가 결정을 도와드릴게요. ^^

이 글 먼저 읽어보시고

제가 올린 오행산 포스팅 내용과 비교해 보시고 결정하세요.

 

링엄사는 미케비치를 지나서

구불구불 산길을 올라간 곳에 위치해 있어요.

가다보면 오른쪽으로 바다가 보이고요~

미케비치가 세계 6대 해변이라기에 가기전에 기대가 컸는데

에메랄드 빛 맑은 바다는 아니고요

흐린 날씨라 더 그렇게 보였겠지만 바다색이 회색빛에 가까웠어요.

하지만, 미케비치 해변은 모래가 밀가루처럼 고운데다

해안선이 7KM나 이어져있어서

저녁 먹고 산책하기에는 더할 나위 없이 좋았어요.  

 

다낭이 워낙 대중 교통이 발달하지 않아서

링엄사 갈 때도 역시 택시 이용하셔야 해요.

꼭 그랩택시 불러서 타고 가세요.

그랩 택시 이용법도 제가 올린 다른 포스팅 참고하시고요~

 

 

일단 주차장에서 내려 사찰 입구에 들어서면

이렇게 불상이 모셔져 있어요.

관광객들은 대부분 대웅전이나 해수 관음상 근처에 모여 있어서

그 쪽은 어수선하지만

이 쪽엔 사찰다운 평온함과 고즈넉함이 느껴져서 좋았어요.

 

 

꽃도 예쁘게 피어있어서 꽃구경도 맘껏 했고요.



 

슬슬 걸어오르며 입구를 지나니

이렇게 대웅전이 나왔는데

대웅전 앞에 다양한 분재 화분이 있더라고요.

 

 

나무가 맘껏 자라지 못하고 작은 화분에 웅크리고 있는 것 같아

저는 분재를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그 기술과 정성엔 매번 감탄하게 되더라고요

 

 

분재정원을 지나면 이렇게 멋진 문이 나오고요

문 아래쪽 계단 옆으로 이렇게 거대한 용조각이 있었어요.

 

 

지난번 오행산 포스팅 때도 얘기했지만

다낭에는 링엄사(영응사)가 세군데 있는데

바로 이 곳에 동남아에서 가장 크다는

해수 관음상이 세워져있어요.

높이가 무려 67M!

게다가 이 곳에서

다낭 시내나 미케 비치를 조망할 수 있기때문에

많은 관광객들의 사랑을 많이 받는 곳이에요.

 

 

관음보살은 중생을 구제하는 보살이라고 하죠?

그 말이 사실인지

이 곳에 해수관음상이 세워진 2000년 이후로

다낭은 한 번도 태풍 피해를 입지 않았다고 해요.

동남아 최대 해수관음상이라는 말이 무색하지않게

가까이서 보니 과연 압도적인 위용을 자랑하더라고요.

밤에 미케비치 산책하면서 보니

아주 작게나마 해수관음상의 불빛이 보일 정도더라고요.

 

 

사실 이 날 날씨도 꾸물꾸물하고

흐린 날씨 탓에 전망이 영 별로일 것 같아

가지말까 망설였었어요.

그런데 산책하듯 한 바퀴 슬슬 돌고나니

오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네요.

 

아 그리고,

산 위에 있는 곳이라 돌아갈 때 택시 못잡으면 어떻게 하나 많이들 걱정하시는데요

절대 그럴 필요가 없어요.

관광지이기 때문에 끊임없이 택시들이 들어오기도 하지만  

저희는 마땅치 않아서 그랩 택시 호출했더니 5분만에 오더라고요.

그러니 Don't worry^^

 

저희는 시간이 많아

오행산과 링엄사 두 곳 다 여유있게 천천히 둘러봤는데요

두 곳이 성격?이 좀 달라요.

일단 오행산은 입장료가 1인당 한화 2천원이고 링엄사는 무료예요.

링엄사는 평평한 길이라 걷는 데 별 무리가 없고요.

시간도 1시간이면 다 볼 수 있어요.

오행산은 산과 동굴이라 제대로 보려면 등산이 필요하고요-물론, 엘리베이터도 있긴 해요- 

제대로 보려면 2시간 정도는 필요해요. 

그러니 시간적 여유와 개인 취향에 따라

선택하시길~^^

 

2018/04/05 - [여행, 길 위에서 세상 읽기 /베트남 다낭 18'] - 다낭 여행지 추천5 - <오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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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다낭에 있는 동안 날씨가 정말 변덕스러웠는데

<오행산>에 가기로 한 이 날도 마찬가지였어요.

아침 식사를 할 때까지만 해도 금방 비를 뿌릴 것처럼 흐렸는데

오행산으로 가는 도중에 점차 날씨가 개이기 시작했어요.

다낭 여행온 지 3일째였던 이 날

드디어 다낭의 푸른 하늘을 만나게 되니 정말 반갑더라고요.

 

오행산은

크고 작은 산 5개로 이루어져있는데

각각의 봉우리는 오행설에 따라 나무, 불, 흙, 철, 물을 관장한다고 해요.

산 전체가 대리석이라 영어로는 Marble Mountain이라 부르지요.

이 중에서 관광객들이 찾는 곳은 물을 상징하는 투이썬(수산)인데

여러 동굴과 사원을 둘러볼 수 있는데다

높이 올라가면 다낭 시내를 조망할 수 있어요.

 

입장료는 한화 2천원.

산에 오르는 방법은 계단을 걸어올라가거나 엘리베이터를 타고 가요.

엘리베이터 요금은 한화 750원인데

걷기 좋아하는 우리는 그냥 계단으로 올라갔어요.

 

 

계단이 꽤 많은데다 가파른 편이라

연로하신 분들은 많이 힘드실 수 있어요.

하지만, 중간 중간 조각이나 불상도 있고

사찰이나 탑 같은 볼거리들이 나와 심심치 않으니

체력만 허락한다면 걸어올라갈 것을 추천합니다.

 

 

여기도 <영응사>네요.

다낭에는 <영응사>라는 이름의 절이 세 곳에 있는데요

나머지 둘은

미케비치쪽에서도 희미하게 보이는 거대한 해수관음상으로 유명한 <영응사>와

바나힐즈 안에 있는 <영응사>예요.

 

중간 중간 쉬어가면서 계단을 오르고 오르니

그 끝에 좁은 문이 나타났어요.

 

 

좁은 문으로 들어가라

멸망으로 인도하는 문은 크고 넓어

그리로 들어가는 자가 많고

생명으로 인도하는 문은 좁고

길이 협착하여 찾는 이가 적으니라

                             마태 7:13-14

 

성경 구절대로 엄마를 생명의 길로 인도하기 위해서

진짜 좁은 길로 모시고 들어갔어요.

여기 입구까지만 해도 순진한 우리 엄마는 정말 겁이 없었는데...ㅎㅎ

입구를 들어서니  캄캄하고 좁은 동굴이 나왔어요.

여길 어떻게 가냐며 못가겠다고 하는 엄마를

당근과 채찍^^으로 설득해 겨우 모시고 들어갔지요.

 

마침내 도달한 이 곳.

들어올 때의 고생을 모두 잊게 하는

경이롭고 신비한 동굴 체험.

동굴 한 쪽에 뚫려있는 구멍을 통해 빛이 들어오는데

저 자리에 오래 서 있으면 하늘에서 밧줄이 내려올 것 같은

신비로운 분위기였어요.

엄마도 고생한 보람있어 좋아하시더라고요.

역시 젊어서는 부모 말을 잘 듣고

나이들면 자식 말을 잘 들어야 하는 건 불변의 진리지요.^^

 

 

하지만 감동도 잠시.

굴 밖으로 나가려면 들어온 길을 되돌아 나가거나

가파르고 좁고 어두운 미끄러운 돌길을 올라야했는데

이제까지 온 것과는 차원이 다른 고난도라서 잠시 망설였지요.

하지만, "인생은 직진,무조건 직진"을 삶의 모토로 하는 우리에게

되돌아나가는 건 있을 수 없는 일.

결국, 식은 땀을 흘리며 좁은 굴 속 바위를 기어서 올라갔어요.

휴우~

 

 

 

그래도 고생한 보람은 있어서

무사히 굴을 빠져나가니

이렇게 멋진 경치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어요.

 

잠시 휴식을 취하며 숨을 돌린 후

우리는 산을 내려왔어요.

내리막 역시 돌길이라 조심조심,

다행히 돌길이 곧 끝나고

계단으로 이어져 이후 순조롭게 내려왔지요.

그렇게 걸어내려오다 또 다른 동굴을 만났어요.

 

 

 

들어가는 길은 이렇게 좁은데 안에는 제법 넓은 공간이 있었어요

게다가 천장쪽 여기저기 작은 구멍들이 있어서

그 구멍으로 빛이 들어오는 모습이 무척이나 인상적이었지요.

 

 

 

 

 

 

 

 

 

 

동굴을 나와 또다시 걸으면서 이 곳 저 곳 산책했어요.

꼼꼼히 잘 둘러본 줄 알았는데

나중에 보니 동굴 한 곳을 못봤더라고요. ㅠㅠ

안내 지도보다는 직감과 본능에 따라 방향을 잡다보니

이런 실수를~

오행산 가시는 분들,

안내 지도 꼼꼼히 잘 살펴보시고 빠짐없이 잘 보고 오세요.

 

오행산은 꽤 넓고 험한 편이라서

제대로 둘러보려면 2시간 정도는 필요해요.

특히 동굴이 많고 대리석이 많아

어둡고 미끄러우니 편한 운동화는 필수고요.

연로하신 분들이나 어린 아이들 동반하신다면

특히 더 조심해서 즐거운 여행하시고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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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어른을 모시고 가는 여행에는

음식에 대한 걱정이 제일 크지요.

특히 저희 엄마는 동남아 특유의 향을

너무 싫어하시기때문에

무난한 음식을 찾는게 관건이었어요.

 

그런데 다낭에 간 첫 날,

무난한 현지 맛집이라고 추천받아간 곳에서

실패를 한 다음부터 저희 엄마는

그냥 호텔 조식만 든든히 먹겠다고 선언을 하시는 거예요.

그래도 여행왔는데 끼니를 거른다는 건 있을 수 없기에

한식집도 찾아가봤는데

역시 ㅠㅠ

 

알고보니 저희 엄마 뿐 아니라

베트남에서 음식이 입에 안맞아 힘드셨다는 분들이

의외로 많더라고요.

그래서 더 꼼꼼히 알아봤어요.

향신료가 들어가지 않으면서

한국인들의 입맛에 잘 맞는 음식점.

그렇게 해서 가게된 곳이

바로 호이안<미스 리>였는데요

결과는 대만족.

 

베트남에 웬 미스 리?했는데

알고 보니 Miss Lee가 아니라 Miss Ly, 베트남 여자 분이시더라고요.

Miss도 아니었고요~

이 분으로 말하자면

베트남의 여자 백종원 같은 분이라고 해요.

 

식사 시간에 가면 오래 기다려야한다기에  

저희는 저녁을 조금 일찍 먹기로 하고

4:40분쯤 도착했어요.

자리에 앉아 주위를 둘러보니 식사중인 사람은 하나도 없고

다들 그냥 테이블에 앉아있었는데

브레이크 타임이라 5시부터 주문을 받는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도 우리가 앉은 테이블이 마지막 빈 자리였으니

우리 뒤로 온 사람들은 대기~

바로 옆에 있는 2호점도 꽉찬 걸 보면

이 집 정말 장사 잘 되는 집 맞더라고요.

 

5시가 되니 주문을 받기 시작햇고

이 집 대표 메뉴,

<화이트 로즈>와 <완탄>을 주문했어요.

일단 입맛에 맞는지 확인 먼저 하려고요.

 

 

 

가장 먼저 바로 이 완탄이 나왔는데

바삭한 나초 위에 토핑이 되어 있는 음식이예요.

엄마랑 저랑 한 입씩 베어 먹는데

대박~소리가 절로 나오더라고요.

정말 베트남 와서 먹은 최고의 음식이었어요.

 

 

화이트 로즈는 부드러운 만두 같은 느낌?

위에 얹혀진 구운 양파가 정말 맛있었어요.

화이트 로즈는 주문할 때 맵게 해줄지 물어봐요.

우리는 매운맛을 선택했는데

살짝 매웠지만 맛있게 먹었네요. 

 

 

 

<완탄>과 <화이트 로즈>로는 양이 안차서

스프링롤도 추가했는데요

앞의 두 음식 만큼은 아니지만

이것도 무난한 맛이었어요.

 

베트남 향 하나도 없고요

베트남 음식이 느끼하다는 편견을 싹 지워준

<미스리>였네요.

한 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서비스차지도 붙고 음식값이 다른 식당들보다 비싼 편이예요.

그래도 맥주까지 마시고 우리 돈으로 2만원 정도냈으니까

우리나라 물가 기준으로 비싼 편은 아니지요.

베트남 와서 베트남 향 없는 음식을 찾는다는 게

여행자다운 마인드는 아니지만

혹시 저처럼 향에 민감한 부모님을 동반하는 경우나

다낭에서 음식이 입에 안맞아 힘드시면

꼭 한 번 가보세요.

 

여행가면 먹는 재미가 반 이상인데

입맛 안맞아 고생하면 속상하고 기운없잖아요.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 말이 괜히 있겠어요?

맛난 여행 하시길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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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호이안에 갔을 때

바구니 배를 타고 나니

셔틀 버스 출발 시간이 다가와 여유가 별로 없었어요.

그냥 동네나 한 바퀴 돌고 가자 하면서

올드타운 근처를 걸었는데...

 

마치 시간 여행을 떠난 것처럼

옛 거리의 풍경이 펼쳐지고 

그 거리를 밝히고 있는 형형색색의 등불들과

투본 강가의 아름다운 야경에 정신을 못차리겠더라고요.

그래서 결국 다음날 다시 갔지요.

이번엔 아예 작정하고 맛집도 찾아가보기로 했고요~

 

저희는 이 날도 호텔 셔틀 버스를 이용했기때문에

4시쯤에야 도착했어요.

아직 거리의 등에 불이 켜지지 않은 시각이었지만

모든 풍경들이 잡지 화보같더라고요.

 

 

 

재작년에 친구하고 전주 한옥마을로 여행을 갔었는데

전통을 지킨다는 건 명분 뿐이고

너무 상업화 되어있어 대실망을 했었거든요.

테마나 지향점은 두 곳이 비슷한데

호이안은 상업성이 옛 도시의 정취를 해칠 정도는 아니었고

오히려 옛스런 분위기와 현대적인 것들이 잘 조화를 이루고 있다고 느꼈고요.

그냥 여기 저기 걸어다니면서 가게를 기웃거리는 것만으로도

참 좋았어요.

예쁜 것도 많고 신기한 것도 많고~

 

대개 호이안을 방문하는 관광객들은 통합입장권을 끊어서

올드 타운 안에 있는 다리나, 고가, 사원, 박물관 등을 구경하지만

저희는 거리와 강변, 야시장을 내키는대로 천천히 걷고 싶어서

통합권 없이 걸어다녔어요.

 

여기서 진짜 인생 맛집을 만났는데

그 얘기는 다음 기회에~

 

 

식사를 마치고 나니 서서히 어둠이 밀려들기 시작하면서

하나 둘씩 불이 밝혀지더라고요.

 

 

호이안의 야경을 아름답게 만드는 일등 공신은

바로 이 등인 것 같아요.

 

 

아무런 목적없이 등불 구경을 하는 것만으로도 좋았던

호이안 올드타운 산책.

 

올드타운 한 쪽으로 흘러가는 투본 강에서는

나룻배를 타고 소원초를 띄우는 사람들이 꽤 많아요.

여기 지나가다보면 배 주인들이 호객을 하는데요

바가지가 무척 심하다더라고요.  

처음엔 심하면 1인당 2만원을 부르는데

결국 5천원 정도에 체험했다는 얘기도 있더라고요.  

무조건 부르는 값에 덜컥 하면 안될 것 같네요.

바가지는 야시장에서도 마찬가지인데요

이건 저도 체험했어요.

엄마랑 냉장고 자석을 하나씩 사려고 봤는데

처음엔 1개에 1$이라더니

나중엔 선심쓰듯 3개에 2$에 주겠다고 하더라고요.

하지만 저희가 최종적으로 산 금액은?

2개에 1$ㅋㅋ

아무리 흥정을 잘 못하는 사람이라도

절대로 처음 부른 가격에 사서는 안되는 곳이

바로 호이안 야시장입니다. ^^

 

지나놓고 보니

호이안에서 1박 하면서

인적드문 아침에 올드타운의 고즈넉한 분위기를 느꼈어도 참 좋았겠다는

아쉬움이 남네요.

안방 비치도 가봤으면 더 좋았을 것 같고요.

호이안 가시는 분들께

호이안에서 1박 2일 정도 머무시면서

여유있게 둘러보시길 권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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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보다 먼저 다낭에 다녀오신 분들이

다낭 보다 호이안이 더 좋았다고 많이들 얘기 하시더라고요.

특색이 서로 다른 두 도시를

어디가 더 낫다고 비교하긴 좀 그렇지만

호이안이 멋진 도시라는 사실엔 저도 백배공감해요.

 

세계 문화 유산으로 지정된 올드 타운의 정적인 아름다움과

안방 비치, 투본강, 야시장의 동적인 활기가 함께 조화를 이루는

호이안은 정말 매력적인 곳이었어요.

저희는 5박을 모두 다낭에서만 숙박했는데요

1박 정도는 호이안에서 했으면 좋았겠다 조금 후회되더라고요.

 

다낭에서 호이안을 가는 방법은 크게 두가지예요.

택시를 부르거나

셔틀 버스를 이용하는 방법이지요.

택시는 그랩 택시를 이용하셔도 되고

아니면 택시 렌트를 해서 그걸 타고 다니셔도 되고요.

셔틀버스는 지난 번 바나힐 포스트에도 언급한 것처럼

다낭 시내에 티라운지 등을 통해 이용하실 수 있어요.

 

저희는 저희가 묵었던 <더 블로섬 씨티 호텔>에

호이안까지 무료 셔틀 버스가 있어서

그걸 타고 갔어요.

호텔에서 15시15분쯤 출발해서

호이안에서 19:30에 돌아오는 버스였는데

10명 조금 넘게 탈 수 있는 미니버스였지만

정말 편리하게 이용했어요.

저희는 이 셔틀 버스를 이용해

호이안에 이틀 연달아 다녀왔는데요

우선 첫째날 얘기를 들려드릴게요.

 

다낭과 호이안에는 관광객들이 즐길 수 있는 다양한 관광 상품이 있는데요

그 중 대표적인 것이 바로 한강 유람선, 호이안 투본강 투어,

투본강 소원초 띄우기, 베트남 현지식 요리법을 배우는 쿠킹클래스,

씨클로 타기, 그리고 바구니 배예요.

베트남이 처음이 아니신 저희 엄마는 씨클로는 타보셨다며 사양하셨고

여행 와서 가장 좋은 점이 남이 차려주는 밥 먹는 건데

굳이 여기까지 와서 내 손으로 요리를 하기가 싫었던 저는 쿠킹 클래스 거부 

결국 이런 저런 이유로 제외시키니 남는 건 바구니 배더라고요.

 

저는 본 적이 없지만 한 TV 여행 프로그램 다낭 편에

바로 이 바구니 배가 나왔었다고 해요.

그래서인지 다들 호이안 가면 이 배 한 번씩 타보자는 분위기라

검색해보니 업체도 다양하더라고요.

그런데 업체마다 요금도 다르고

또 어떤 곳은 입장료를 따로 받는 곳도 있다하고해서

무수한 검색끝에 다낭 여행 카페 후기를 통해

힘들게 결정했는데요

다행히 저희는 100% 만족했어요.

 

제가 이 업체를 선택한 이유는

일단 이 곳은 입장료를 따로 받지 않는데다

쿠킹 클래스와 묶지 않고 바구니 배만 이용할 수 있기때문인데요

이용료는 1인당 5$이었어요.

팁은 자율이지만 배 타자마자 선물도 주시고

4-50분 힘들게 노 저어주시는 분들 보면

아마 고마운 마음에 저절로 드리고 싶어질 거예요.

그건 뭐 각자 알아서 하시고요~ㅎㅎ

 

이용 방법은 카톡에 hangcoconut이라는 아이디로 친구 추가해서

예약 날짜와 시간, 인원수 같은 것을 보내면

답장이 와요.

아주 짧은 영어니까 긴장하실 필요없고요^^

어차피 말만 통하면 되니까요.

 

저는 다낭에서 늘 그랩 택시를 이용했기때문에

이 곳도 그렇게 찾아가려했는데

여기가 외곽에 있다보니 택시들이 잘 안가려하는데다

이 업체가 구글 맵에 안나오더라고요.

그래서 먼저 이용하신 분들 후기대로

바구니배 업체 사장님께 택시를 보내달라고 했어요.

약속 장소는 사장님이 반미프엉이라는 빵집 앞으로 정하셨는데

제가 원래 걱정이 많은 사람이라

초행인 호이안에서 어찌 찾아가나 걱정했었는데

알고보니 호이안 올드타운 초입이라 찾기 쉬운데다가

리조트 버스 주차장 바로 앞이더라고요.

그러니 약속 장소 못찾을까봐 걱정하실 필요는 없답니다.

약속 시간 딱 맞춰서 기사님이 오셔서 그 택시 타고 갔고요

택시비는 갈 때는 3천 몇 백원, 올 때는 4천원쯤 나왔어요.

 

 

택시는 좁은 시골길을 달려서 가는데

다낭과는 또 다른 분위기예요.

호이안은 좀 더 올드하고 시골스러운 진짜 현지 느낌?

좁은 도로 한 쪽으로 떼를 지어 자전거 하이킹을 하는 여행자들을 봤는데

'아, 내가 진짜 25년만 젊었어도..'

진짜 부럽더라고요.

택시에서 내려 좁은 골목으로 걸어들어가니

현지인들이 사는 마을 한 쪽 강변에 배를 타는 곳이 나왔어요.

거기에 이렇게 바구니처럼 생긴 배들이 쭉 있는데요

저희는 조금 나이 드신 분이 노를 젓는 배를 탔어요.

 

 

배를 타면 환영의 의미로 이렇게 메뚜기 반지를 선물로 주세요.

저희 배 노 젓는 분은 순하고 욕심없어 보이는,

정직한 농부같은 그런 인상이셨어요.

영어는 한 마디도 못하셨지만

손짓, 발짓만으로도 전혀 의사 소통의 어려움 없었습니다.

 

 

배를 타고 강으로 나가보니

이미 많은 배들이 저희 앞에 있었어요.

알고보니 어느 여행사에서 패키지로 오신 단체 관광 손님들이셨는데

이 분들 태운 배가 한 쪽으로 모이더니

배를 세우고 거기에서 노젓던 젊은 베트남 남자 분들이

"내나이가 어때서""샤방샤방" 같은 트롯트 노래를 부르며 춤을 추시더라고요.

요즘 다낭 정말 많이 간다더니

가는 곳마다 한국 관광객들이 많긴 하더라고요.

조금 더 간 곳에서는 바구니 배들이 멈춰서고

가운데에 계시던 노젓는 분이 일어나 

빙글빙글 배를 돌리는 묘기도 보여주시는데 그야말로 달인의 경지더군요.

근데 전 참 이상하죠?

그런 장면을 보면 흥겹다기 보다는

다들 참 힘들게 먹고 사는구나 생각들면서 괜히 안스럽고 미안해요.

그러면서 왜 이러고 놀러다는지...모순 덩어리지요.ㅋ

 

아무튼 그렇게 4-50분쯤 강가를 돌다가

다시 출발점으로 돌아오는 것으로 바구니 배 체험이 끝났어요.

이 날 날씨가 흐렸는데

그런 날씨에 배를 타니 오히려 운치있고 좋았어요.

다른 곳에서는 좀처럼 타기 힘든 특별한 배니까

저처럼 부모님을 동반한 여행이라면 바구니 배 꼭 타보시길 추천 드려요.

패키지 여행객들을 위한 쇼 때문에 다소 소란스럽긴 하지만

다들 즐거워 하시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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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에는 베트남 마지막 왕조의 수도였던 곳으로

다낭에서 차로 2시간 정도 걸려요.

개인적으로는 유적지 탐방을 그다지 좋아하지않는데

먼저 다녀온 친구가 추천한 데다

엄마가 가보시고  싶어 하셔서 가게 되었어요.

 

다낭에서 후에에 가는 방법은 크게 세가지예요.

첫번째는 택시를 렌트-운전은 물론 기사님이 하시고요-해서

안내받는 거예요.

두번째는 버스나 기차를 이용해 후에까지 찾아가는 방법이예요.

모험을 좋아하고 시간이 여유있는 분들이 많이 이용하는데

진짜 여행을 즐길 수 있는 방법이긴 하지만 몸은 좀 힘들겠죠.  

아~내가 20년만 젊었어도ㅋ

세번째는 여행사를 통해 1일 투어를 예약하는 건데요

저는 이 방법을 선택했어요.

예약은 국내 여행사나 티몬, 위메프를 통해 미리 하거나

현지에서 현지 여행사를 통해 할 수 있어요.

 

처음에는 국내 여행사를 통해 하려고 알아봤었는데

4인 이상이어야 출발이 확정되는데

제가 가려는 날짜에 모집이 안되었다고 하더라고요.  

현지 가서 상황봐서 택시 렌트라도 해야겠다 하고 떠났는데

제가 숙박한 <아바타 호텔>에서

현지 여행사 투어를 소개시켜주길래

그걸로 예약했어요.

투어비는 1인당 45000원(90만동)이었으니

한국 여행사를 통한 것보다 많이 저렴하지만

가이드가 영어와 베트남어로 설명해준다는 건 단점이지요.

 

아침 8시경에 호텔 로비에서

우리를 픽업하러 온 가이드를 만났어요.  

20대 후반쯤 되어보이는 베트남 여자 분이었는데

영어를 꽤 잘 하시더라고요.

그 분을 따라 25인승 미니 버스에 올라타니

벌써 몇 분이 자리에 앉아 계셨어요.  

호텔까지 데리러 오고 데려다 주니 편리하긴 한데

호텔 위치상 먼저 탄 사람들은 좀 지루하긴 하죠.

 

그렇게 해서 예약자들을 다 태우자 

가이드가 다낭에 대해 간단한 설명을 해주더라고요.

현지 여행사이다 보니 베트남 분들도 많으셨고요

저희 같은 외국인들도 몇 있었어요.

가이드는 베트남 어로 먼저 설명한 후

영어로 설명해주었는데

못알아듣는 부분도 있었지만 큰 지장은 없더라고요 ㅎㅎ

 

다낭에서 후에를 가는 길에 "하이반 고개"를 지나가는데요

한국에서 본 상품들에는

하이반 고개 정상에서 잠시 쉬면서 전망을 감상한다고 했는데

이 날 저희가 이용한 여행사는 하이반 고개를 넘지 않고

하이반 터널을 이용하더라고요.

날씨가 좋았으면 하이반 고개에 가지 않은 것이 아쉬웠을텐데

이 날 비가 오락가락하고 잔뜩 흐린 날씨였기때문에

차라리 이게 낫겠다 싶었어요.

 

그렇게 해서 터널을 뚫고 나가니

가이드가 첫번째 목적지를 설명해주는데

"랑코 리조트"라는 곳이었어요.

후에 관광 코스에 왜 이런 데를 넣었을까 했더니

헐~이 안에 있는 진주 쇼핑센터를 들른다고 하더라고요.

 

 

쇼핑 끌려다니기 싫어 패키지 여행도 안가는데

아직 관광도 시작 안한 상태에 초장부터 쇼핑센터라니 김 빠지는데다

어차피 알아듣지도 못하는 베트남어 진주 설명 들어봐야 의미없어

저희는 그냥 리조트 내를 산책했어요.

해변도 가깝고 멀리 하이반 고개도 보여 산책도 괜찮더라고요~

 

그리고 나서 다시 버스를 타고

잠시 후 정차한 곳은

오일 파는 쇼핑센터.

나참 어이가 없어서...

관광인지 쇼핑인지 모를 정도로 연달아 두 곳의 쇼핑센터를 들르다니.

일정표에 쇼핑센터에 대한 언급이 없어서

쇼핑이 없는 투어인줄 알았는데...ㅠ

어쨌든 여기도 한 바퀴 휙 돌고 다시 버스.

 

한 20분쯤 더 가서

<카이딘 왕릉>에 내렸어요.

드디어 본격적인 관광이네요. 

 

 

이 곳은 베트남이 프랑스 식민지였던 시절인,

1916-25년 사이에 재위했던

응우엔 왕조 12대 황제 카이딘의 왕릉이예요.

가이드의 설명에 따르면 카이딘은 매우 사치스러운 왕이라

백성들의 미움을 받았다고 해요.

 

 

이 왕릉은 프랑스 건축 문화의 영향을 받은 고딕 양식이라는데

정말 화려하죠?

 

 

옥좌에 앉아있는 황제의 동상에서부터 18미터 아래쪽에

황제의 유해가 안치되어 있대요.

 

고작 한 군데 관람을 마쳤을 뿐인데

벌써 점심 시간이 다 되었더라고요.

저희가 이용한 상품에는 점심 식사 비용도 포함되어있었기에

가이드를 따라 식사하러 갔어요.

 

패키지 상품인데다

메뉴가 현지식이라기에

저희는 식사에 대해선 별로 기대하지않았고

영 아니다 싶으면 그냥 간식으로 때우자

뭐 그런 마음이었는데요...

식당 입구를 들어설 때부터

'오~의외인데'

잘 꾸며진 넓은 정원 안에 식당이 있었는데

깔끔하고 고급진 느낌이더라고요.

 

테이블 별로

10가지 정도의 요리들이 차려졌고

각자 먹을 만큼 덜어서 먹는 식이었어요.

기대했던 것보다 비주얼도 괜찮고 맛있어 보여서

조금씩 맛보기 시작했는데

1-2가지를 제외하고 다 맛있더라고요.

향신료에 대해 엄청 민감하신 저희 엄마도

이 곳 식사에 대해 90% 만족하셨고

저 역시 밥을 두 공기나 먹었네요.ㅎㅎ

 

 

우리 테이블에서는 우리 모녀와

동양인과 서양인 커플, 그리고 베트남 커플

이렇게 6명이서 같이 식사했는데요

식사가 나오기 전에 서로 어색한 상태로 멀뚱멀뚱 앉아있는데

앞에 앉은 커플 분이 셀카를 찍으시길래

제가 먼저 사진 찍어줄까 물어보니 좋다고 해서

그걸 기회로 대화가 시작되었어요.

 

솔직히 저는 영어도 잘 못하고  

원래는 낯선 사람에게 먼저 말걸거나 다가서지 못하는 성격이었는데

작년에 2개월 동안 호주 여행 다녀온 후로 정말 많이 변한 것 같아요.

제가 호주에서 바뀐 생각 중 가장 대표적인 게

바로 영어에 대한 두려움인데요...

그 전에는 틀릴까봐 아예 입도 뻥긋 안했거든요.

그런데 이번엔 혼자 여행이다 보니 말을 하기싫어도 안할 수가 없는 상황이고

게다가 길도 몇 번 잃어버리고 하다보니

본능적으로 생존 영어를 구사하게 되더라고요.ㅋ

그러면서 영어는 단지 소통의 도구일 뿐이고

대화라는 게 꼭 완벽한 언어를 구사해야 가능한 것도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죠. 

한국어가 모국어인 내가 영어를 못하는게 당연한 거란 걸 인정하게 되니

'틀리면 좀 어때?'

'그래도 니 한국어 실력보다는 내 영어 실력이 훨씬 더 낫거든'하는 건강한 뻔뻔함ㅋ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어를 잘 하면 여러모로 편리하겠다는

깨달음을 동시에 얻었어요.

 

그러면 여행에서 가장 중요한 건 뭐???

바로 열린 마음이지요.

말은 안통해도 진심은 통하니까요.

상대방이 목석이 아닌 다음에야

이쪽에서 먼저 호의나 호감을 표시하는데

거부할 이유가 없잖아요?

 

아무튼 그렇게 해서 시작된 대화를 통해 알게된 사실은

여자 분은 베트남, 남자 분은 미국 분이시래요.

결혼한 지는 5년 되었고 미국에 살고있는데

남편에게 자기 모국을 보여주고 싶어

함께 여행을 왔다고 하더라고요.

4살짜리 딸도 있는데 친정에 맡기고 왔다며 아이 사진도 보여줬어요

그래서 저도 저희 아이 얘기를 했더니

그렇게 큰 아이가 있을 것 같지 않다며 놀라길래-어쩌면 놀라는 척???ㅎㅎ-

저희 모녀의 나이를 얘기했더니 깜짝 놀라더라고요.

그래서 우리 엄마와 내가 꼭 자매 같지 않냐고 했더니

정말 그렇다며 막 웃더라고요.

제가 너무 갔지요??ㅋ

하지만, 덕분에 다들 웃으며 즐겁게 식사할 수 있었으니

그걸로 오케이!

 

식사를 마친 후 다시 출발 했어요.

이번 목적지는 "티엔무 사원"이었는데요

제가 후에 투어를 오면서 가장 기대했던 곳이에요.

그 이유는 잠시 후에 설명하기로 하고~

 

티엔무 사원은 향강(Perfume river) 앞에 있는데요

이 사원의 가장 큰 볼꺼리는

입구에 있는 높이 21m에 이르는 바로 이 팔각칠층 석탑이예요.

베트남 전쟁 당시에 미군의 폭격으로

후에의 왕궁 80%가 파괴될 정도로 피해가 심했는데

그걸 피하고 용케도 보존된 석탑이예요.

 

 

하지만, 티엔무 사원에서

제가 정말 보고 싶었던 건 바로 이 파란색 오스틴 자동차예요.

사원에 웬 자동차? 의아하실텐데요 

 

 

미국의 지원으로 정권을 잡은 응오딘지엠은 부패 정권이었대요.

게다가 지주와 기독교를 적극 지원하고

불교와 민중을 무지막지하게 탄압했고요.

당시에 티엔무 사원에 있던 탁꽝득 스님은 이를 참다 못해서

바로 이 자동차를 타고 사이공으로 향해 캄보디아 대사관앞에서

응오딘지엠의 불교 탄압에 저항하는 뜻으로

자신의 몸에 불을 질렀다고 해요.

그야말로 소신공양을 하신 거지요.

그 분은 화염 속에서도 끝까지 정좌 자세를 유지한 채로 죽음에 이르렀다는데

지금도 유튜브를 통해 그 동영상을 볼 수 있어요.

 

 

가끔 사는 게 참 덧없다, 다 부질없다 하는 생각이 들 때

혹은 이렇게 살면 안되는데 하는 생각이 들 때

이 동영상을 보곤 해요.

되풀이해서 봐도 매번 전율이 느껴지고

위대한 한 인간의 정신과 신념에 대해 생각하게 되지요.

그래서 보고 싶었어요.

그 분이 타고 가셨다는 파란 오스틴 자동차.

해마다 색칠을 새로 해서 시간의 흔적이 남아있지 않은 자동차의 외관은 실망스러웠지만

그 때 저 자동차를 타고 가시면서

스님은 무슨 생각을 하셨을까 두고두고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티엔무 사원 관람을 마치고

오늘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후에 왕궁"으로 향했어요.

후에 왕궁으로 들어가는 길에는

정말 많은 오토바이들이 떼를 지어 달리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다낭에서 보던 것과는 또 다른 느낌이었어요.

 

후에성 남문 앞에는

무려 17.4M나 된다는 국기 게양대가 있어요.

피라미드 모양 3층탑 위에 있는 이 깃대는

1층은 자연, 2층은 사람, 3층은 신을 의미한대요.

1807년부터 응우옌 왕조의 깃발을 여기에 게양했다고 하는데요

1960-1970년대 베트남전 때는 북베트 남과 남베트남 국기가 번갈아 펄럭였대요.

생각해보면 베트남 역사는 우리나라 역사와 많은 부분이 닮은 것 같아요.

외세의 침략을 자주 받았던 것도 그렇고

이념 대결로 인해 동족상잔의 비극을 겪은 것도 그렇고요.

 

 

깃발탑 맞은편에 오문이 있는데요

우리는 이리로 입장했어요.

오문은 문이 다섯개라는 뜻이 아니라

오가 남쪽을 의미하기때문에 궁궐의 남문이라는 뜻이래요.

오문에는 출입구가 정면에 3개 측면에 2개가 있는데

정면의 중앙 문은 황제만 지나갈 수 있었고

나머지 양쪽은 관료용

측면 문은 말과 짐을 실은 마차나 짐꾼들이 사용했다고 해요.

 

오문을 들어서면 정면에 보이는 곳이 태화전인데요

여기에서 사신을 접견하거나 대관식,

기념일 행사를 했었대요.  

제가 이 앞을 지나는데 어떤 젊은 여학생이

영어로 사진 찍어줄 수 있냐고 묻더라고요.

우리 나라 사람 같고 저희 아이 또래라 반갑기도 해서

흔쾌히 찍어주겠다고 했는데요...

이 분 요구 사항이 참 많더라고요.ㅋ

태화전 정면이 나오게 찍어라,  배경이 잘리면 안된다, 뒤에 사람도 안나오게 찍어라 ㅋㅋ

근데 거기가 워낙 지나다니는 사람이 많아서 그렇게 찍는게 불가능하거든요

게다가 바로 옆 쪽에는 나이가 좀 있는 외국인들 대여섯명이 모여 서있었고요.

그래서 제가 그 여학생에게 자리를 옆으로 좀 옮기라고 했는데

갑자기 그 여학생이 외국인들에게 다가가

자기가 사진을 찍어야 하니 좀 비켜달라는거예요,

그것도 별로 미안한 기색 없이...

그 외국인들도 당황했는지 어이 없는 표정을 짓더니

한 쪽으로 비켜서더라고요.

 

 

그걸 지켜보고 있던 제가 더 미안해서 "I'm sorry"라고 여러번 말했는데

그 여학생의 행동이 정말 부끄럽더라고요.

인증샷도 좋고 기념 사진도 좋지만

내 욕망때문에 다른 사람들의 권리를 침해해서는 안되잖아요?

그 여학생에게 한마디 해줄까하다가

꼰대처럼 보일까봐ㅎㅎ

씁쓸한 기분으로 사진 찍어주고

혼자온 것 같은데 안전하고 즐겁게 여행하라고 했더니

이 학생 끝까지 재밌네요.

원래 다낭 여행은 친구랑 같이 왔는데 다퉈서 어제부터 혼자 여행한대요.

친구끼리 여행가면 다투기 마련이고 그러면서 더 친해지는 거라고 했더니

너무 크게 싸워 그렇게 될 것 같지 않다면서 가더라고요.

 

사실 젊었을 때는 서로가 미숙하기때문에

그럴 수 있어요.

특히 여행을 함께 하다보면 부딪히기 마련이고

서로 맞춰야한다는 사실이 피곤할 수도 있지요.

얼마 전에 김영하 작가 책을 읽는데 거기 보니까

다시 젊은 시절로 돌아가면

피곤하게 친구들 비위 맞추면서 같이 술 마시며 시간 보내느니

혼자만의 시간을 더 갖겠다는 그런 내용이 있었는데

저도 공감했어요.

이 나이가 되보니 어차피 남을 사람만 남더라고요.

모든 관계 유지에는 노력이 필요하지만

그 노력이 과연 진정한 관계로 남을 것인지는 사실 그 나이엔 잘 몰라요.

그렇다고 친구가 필요없다, 다 시간 낭비다라고 말하는 건 아니지만,

때로는 친구와의 관계 보다는 혼자만의 시간이 정말 필요한 게 아닌가 생각해요.

 

얘기가 좀 산으로 갔는데 요약하자면

사진을 찍을 때는 다른 사람한테 피해주지 말라는 것과

친구랑 싸울 바에는 혼자 여행 다니자 이거네요.ㅋ

 

 

후에 성은 북경에 있는 자금성을 본 떠 만들었기에

작은 자금성이라고도 부른다던데

실제로 가보니 정말 그렇더라고요.

자금성이 어마어마하게 넓고 대신 황량한 반면

후에 성은 아기자기한 멋이 있었어요.

그래도 걸어서 다 돌아보기엔 넓은 곳이라

추가 요금을 내고 전동차로 둘러보기도 한다는데

우리는 여기에서 시간도 별로 안줬고

중간에 일행 한 분이 실종되는 바람에

가이드가 그 분을 찾아 다니느라 설명도 거의 못듣고

대충 보고 나왔네요.

이런게 바로 단체 관광의 단점이죠.

 

다낭에서 후에까지 멀기도 하지만

하루 종일 걸려 투어한 것 치곤

별로 본 게 없는 것 같아 아쉽더라고요.

게다가 마지막 오는 길에도 쇼핑센터에 들러

또 설명을 듣게 하더라고요.

하루 짧은 투어에 세번의 쇼핑이라니~

물론, 강매를 하거나 그러지는 않지만

모처럼 멀리 와서 관광을 하려는데 쇼핑만 잔뜩 끌고다니니

시간이 아까웠어요.

 

후에를 여행사투어로 가실 분들은

쇼핑 센터 몇 번 들르는지 꼭 확인해보세요.

한국 여행사 중 어떤 곳은 쇼핑 없는 곳도 있더라고요.

제가 이용한 상품은 그나마 여행 경비가 저렴했고

식사도 맛있게 먹었으니

괜히 다녀왔다는 생각은 들지 않고요

특히 저희 엄마는 후에가 참 좋았다고 하셨어요.

 

이 날 종일 흐리고 비가 오락가락했는데

이런 날씨가 오히려 옛 성이나 무덤을 둘러보기엔 제격이 아니었나 싶어요.

다낭에 좀 길게 여행하시는 분들이라면

후에에 꼭 가보시길 권합니다.

저희와 같이 여행한 분들 중 어떤 분들은

투어를 마친후 다낭으로 돌아가지 않고 

하루 더 후에에 머물면서 여행할 거라고 하시던데

옛 도시의 분위기 좋아하신다면 그것도 좋은 방법일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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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박 6일 동안 다낭을 여행하면서

가장 좋았던 곳을 한 곳만 추천하라고 한다면

저와 저희 엄마는 단연 "바나힐즈!"라고 대답할거예요.

 

바나힐즈는

베트남이 프랑스 식민지였던 시절에

프랑스 인들의 휴양을 목적으로 산 위에 조성해놓은 테마파크인데요

19세기 유럽 마을을 연상시키는 예쁜 건물들, 놀이 동산, 호텔이 있어요.

여기를 가려면 케이블카를 타고

1487m 산의 정상까지 장장 20분!!!이나 올라가는데요

세계에서 두번째로 긴 케이블카라고 해요.

 

우선 바나힐즈에 가는 방법부터 알려드릴게요.

다낭 시내에서 이 곳을 가는 방법은 크게 두가지예요.

첫번째 방법은 시내에서 출발하는 셔틀 버스를 이용하는 거예요.

업체는 몇 군데가 있는데요

가장 대표적인 업체는 다낭 시내에 위치한 T 라운지예요.

T라운지는 하나투어가 운영하는 여행자를 위한 공간으로

다양한 여행 서비스가 있다고 해요.

그 중 하나가 바로 바나산 셔틀 버스 운행인데요

가격은 현지에서 사면 왕복 8$인데 티몬에서 미리 사면 7천원이래요.

티라운지에서 9:30에 떠나 

자유 시간을 보내다가 바나힐에서 15:00에 출발한다고 하고요.

장점은 일행이 적을 경우 가격이 싸다는 점이고

시간이 정해져있으니 자유롭게 시간을 보낼 수 없는 건 단점이지요.

 

두번째 방법은 택시를 이용하는 건데요

택시 회사는 호텔에서 연결해주기도 하고

티몬이나 위메프 같은 소셜 혹은 다낭 여행 카페 같은데서도 예약할 수 있어요.

몇 시부터 몇 시까지 얼마라고 미리 정하고 떠나는 거라

정해진 시간 동안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기사가 딸린 렌터카라고 생각하시면 되고요.

일행이 3명 이상이면 버스 보다 낫죠.

12시간 정도 렌트해서 바나힐즈 보시고

다낭 시내나 다른 관광지를 구경하셔도 되니까요.

 

그런데 먼저 다녀온 사람으로서

저렴하게 택시 관광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팁을 드리자면

출국전에 미리 업체를 통해 예약하지 마시고 

다낭 현지에서 직접 기사님과 협상하는 방법을 추천하고 싶어요.

제가 그랩 택시를 타고 탈 때마다 거의 모든 기사님이

제게 다낭에서 어디 어디 갈 예정이냐고 물으시더라고요.

그래서 바나힐즈도 갈꺼다 했더니

기사님이 요금 제시하면서 명함도 주셨어요.

요금은 6-7시간 기준으로 다들 3만원 정도 부르셨는데요

제가 가기 전에 한국에서 알아본 가격보다 싸더라고요.

저희는 일행도 2명 밖에 안되고 저희가 머문 호텔에서

바나힐즈까지 가는 셔틀을 운행했기에 택시는 이용하지 않았는데요

각자 일정과 금액, 시간 잘 보시고 선택하세요.

 

하지만, 바나힐즈를 갈 때 가장 중요한 건 교통이 아니라 날씨예요.

무조건 맑은 날씨!!!에 가셔야 해요.

물론, 날씨는 복불복이지만

흐린 날이나 비오는 날이라면 차라리 안가는게 나을 것 같아요.

아무것도 안보여도 상관없으니 케이블카를 타고 싶다면 몰라도~

그러기엔 입장료 32500원(65만동)이 너무 아깝죠.

 

제가 갔던 2월엔 워낙 흐린 날씨가 많았기때문에

저는 현지에서 날씨 보고 바나힐즈 갈지 말지 정하려고 에약을 안했고요

여행 기간 내내 흐리다가 다행히 마지막 날 날씨가 맑다는 예보를 듣고

전날에야 셔틀을 예약했는데

운이 좋아서였겠지만 이게 신의 한수였더라고요.

그러니까 혹시 여행 일정 중 일기예보에 흐린 날씨가 많으면

미리 예약하시지 마시고 현지 가서 날씨 변화 봐가면서

융통성있게 계획하시는게 좋을 것 같아요

 

그리고, 일기예보는 정말 안맞아요.

저도 여행 가기 2주 전부터 매일매일 날씨 검색하면서 일희일비 했었는데

다낭 날씨는 시시각각 변하더라고요.

그래도 날씨 앱 중에는 야후 앱이 상당히 정확도가 높은 편이었지만

그것도 1-2일 전이나 되어야 비교적 정확하고요.

 

저는 여행 내내 날씨가 흐리다가

마지막 날, 날씨가 정말 좋아서 신나게 출발했어요.

다낭 시내에서 바나힐즈까지는 40분 정도 걸리고요.

저희는 오전 8시에 출발해서 그런지

케이블카 타는데도 별로 사람도 없고 좋았는데

전날 오후에 다녀오신 분 말로는 오후엔 사람이 너무 많다고 하더라고요.

날씨만 좋으면 가급적 일찍 출발하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케이블카는 안내원 지시에 따라 차례대로 타시면 되는데요

막상 타보니까 케이블이 정말 가파르더라고요.

저는 원래 고소공포증이 약간 있어서 처음엔 눈도 못떴는데

저희 엄마는 정말 멋지다며 이쪽에 앉았다 저쪽에 앉았다 하시며

사진 촬영에 여념이 없으셨어요. ㅎㅎ

도대체 언제 끝나나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제겐 긴 시간이었고요

출발한 지 15분쯤 되면 <프렌치 빌리지>라는 곳에서 모두 내려야해요.

여기서 이 곳을 먼저 관람하고 나중에 다시 케이블 카를 타고 정상으로 가셔도 되고

정상부터 올라갔다가 내려오는 길에 여길 보셔도 상관없어요.

저희는 일단 정상을 먼저 가기로 해서 정상가는 케이블카로 갈아탔어요.

<프렌치 빌리지>에서 5분 정도 케이블카 타고 가면 드디어 정상에 도착해요.

 

 

확장 공사를 하는지 여기저기 공사가 진행 중이었고요

조금 올라가면 중앙 광장 같은 곳이 나와요.

기념품 점도 있고 식당도 다양하고

프랑스나 유럽에 안가본 저같은 사람은

막연하게 거기가 이렇겠구나 상상이 가는 그런 분위기예요.

유럽에 수차례 다녀오신 저희 엄마가 "정말 유럽같아" 하시는 말씀을 들으며

내 상상이 틀리지 않았음이 입증되었고요ㅋ

아기자기하고 예쁘지만

관광객들로 어수선하고 북적거리는  

인공적으로 만들어놓은 작은 유럽 마을 생각하시면 비슷할 듯~

 

 

그래도 여기가 베트남이니까 올라가 보면 절도 나오고 불상도 있고

멀리 내다볼 수 있는 전망대도 있고

여기저기 아기자기한 꽃밭도 있고

아무튼 구석구석 볼 만하더라고요.

아이들 있으신 분은 놀이공원 쪽도 가보시고요~

놀이 공원 이용료는 입장권에 다 포함되어 있어서

그 곳에 있는 모든 놀이 시설이나 게임 종류도 다 무료 이용 가능하다고 해요.

 

저희는 놀이 기구 딱 한 가지 탔는데요

"알파인 코스터"라고 레일을 타고 내려가는 썰매? 같은 거예요.

손잡이를 앞뒤로 당겨가면서 속도 조절하면서 탈 수 있는데요

정말 재밌어요.

저랑 저희 엄마 나이 합쳐 130에 육박하는데

아시죠?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사실ㅋ 

이게 너무 재밌을 것 같아 엄마 설득해서 모시고 탔어요.

성인 2인이 타기엔 많이 좁은데

엄마가 혼자서는 무서워서^^ 안타시겠다고 해서 어쩔 수 없이 모시고 탔지요.

그런데 제가 엄마한테 장난치느라고 브레이크도 안밟고 엄청 빨리 내려갔거든요

엄마는 무섭다고 하시면서도 의외로 상쾌하다고 하시더라고요.

엄마나 저나 이거 타면서 정말 많이 웃었고

지금도 그 때 떠올리면 미소가 절로 지어져요.

 

 

역시 모든 사람의 안에는 아직 덜 자란 아이가 있나봐요.

그래서 잃어버린 동심을 살짝만 자극해줘도

그 아이가 바로 살아나는 것 같아요.

오랜 만에 만난 내 안에 살고있는

"한 때 나였던 그 아이"가 정말 반가웠어요.

 

거기에 덧붙여 한 때는 엄마의 그늘에서 엄마에게 의지하며 살던 내가

어느덧 그 때의 엄마 나이보다 훨씬 더 나이가 들어

이제는 연로하신 엄마가 오히려 내 아이 같다는 느낌이 들면서

뭔지 모르게 마음이 짠했어요.

혹시 바나힐즈 가시는 저와 같은 중년 여러분 그리고 노인 여러분도

이거 꼭 타보세요.

분명히 여러분이 잊고 살던 내 안의 아이를 깨워줄꺼예요.

그런게 젊게 사는 거지요.ㅋ

 

 

동심 체험을 마치고 점심 때가 되어서 저희는

케이블카 탑승장 부근에 있는

스시 뷔페 <리틀 도쿄>에서 점심을 먹었는데요

여기 정말 가성비 좋았어요.

1인당 우리돈으로 13000원이 채 안되었는데 

한식, 분식 종류도 있고 스시-고급지진 않아요. 그래도 먹을 만 해요- 약간의 회,

우동, 튀김류, 돈부리에 과일과 후식, 그리고 커피까지 푸짐하게 먹었고요

분위기도 깔끔해서 저희는 대만족이었답니다.

 

 

식사를 마친 후 다시 케이블카를 타고

<프렌치 빌리지>에 갔어요.

와인 셀러도 있고 신기하고 재밌는 조형물들과

아기자기하게 꾸며놓은 정원들이

곳곳에 있어서 산책하기 좋은 곳이에요.

정상 쪽 보다 덜 북적거리고요.

배경음악으로 프랑스 대중 가요들이 나오는데

제가 좋아하는 Michel Sardou노래가 나와서 정말 반가웠어요.

 

그런데 사실 조금 씁쓸했던 게

기술력도 그다지 발달하지 않은 당시에

이 높은 곳에 프랑스인들의 휴식을 위해 이런 아름다운 공간을 만들기까지

식민지배 하의 베트남 사람들이 얼마나 생고생을 했을까 싶더라고요.

지금이나마 그 공간을 활용해 베트남 정부가 돈을 벌고 있으니

그나마 다행이라면 다행이겠지만요.

 

 

<프렌치 빌리지> 구경도 구석구석 마치고

우리가 하산?한 시각은 2시쯤이었는데요

저희가 <바나힐즈>에 머문 시각은 이동 시간 빼고 5시간이 좀 안되는데

식사 시간 포함해서 여유있게 볼 수 있는 것 같아요.

다만 아이들을 동반하시는 경우라면

놀이 동산이나 게임 이용을 위해 좀 더 여유있게 계획 세우시는 게 나을 것 같고요.  

알파인 코스터는 무조건 일찍 타세요.

워낙 인기가 많은 놀이 기구라 줄이 점점 길어지더라고요~

 

다녀와서 사진을 보니 이 날의 일등 공신은 바로 파란 하늘이었네요.

사진만 봐도 그 날의 상쾌한 공기와 추억이 새록새록 되살아나요.

좋은 날씨에 즐거운 여행들 하시고

바나힐즈에서는 반드시 "나 였던 그 어린 아이"를 만나는 체험 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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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여행이 처음인 제가 이번에 여행 계획 세우면서 제일 놀란 점은

호텔 숙박비가 정말 어마어마하게 비싸다는 사실이예요.

지난 달에 다낭 여행 다녀온 후라

비교가 되서 더 그럴 수도 있지만,

생각보다 너무 비싸더라고요.

 

그래서 알아보게 된 게 바로 에어비앤비인데요

사실 저는 에어비앤비 독채 이용은 여러 번 해봤는데

호텔보다 싸면서

호텔에 없는 장점

이를테면 현지인들이 사는 동네에 있으니

덜 복잡하고 오붓한? 느낌 같은 것들이 좋더라고요.

그런데 이번 에어비앤비 예약이 지금까지와는 다른게

이번엔 독채가 아니라 개인실을 예약해야 하기때문이에요.

 

독채는 집 전체를 빌리는 것이고

개인실은 그 집의 방 하나를 빌리고 욕실이나 주방을 공유하는 형태인데요

아무래도 집 주인과 같은 지붕에 있는 것이니까

불편하기도 하고 안전 면에서도 더 신경이 쓰이더라고요.

그래서 더 꼼꼼하게 정리해봤어요.

매의 눈으로 에어비앤비를 고르는 방법.

 

첫째 평점이 높고 후기가 많을 것.

평점은 5점 만점인데요 실제로 제가 게스트 입장에서 평점을 남길 때는

웬만해서는 점수를 깎기가 미안하더라고요.

그리고 제가 매긴 점수가

다른 호스트들이 저에 대한 첫인상을 결정하는 기준이 될 수도 있으니

자칫 까다로운 게스트로 비출까봐 걱정도 되고요. 소심 소심~ㅎㅎ

그래서 저도 특별히 불편한 점이 없으면 만점을 주는 편이라

4.5점인 호스트만 봐도 이 집 게스트들은 왜 점수를 깎았을까 유심히 보거든요.

그런 집일수록 저는 후기도 꼼꼼히 읽어봐요.

어떤 문제점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

게다가 후기를 꼼꼼히 읽다보면

그 집에 관한 디테일한 부분까지도 알 수 있는데다

간혹 먼저 다녀간 게스트들이 주변 로컬 맛집 추천을 해주기도 해서

의외로 양질의 정보들을 많이 입수할 수 있어요.

다행히 요즘은 한국어 번역으로도 볼 수 있어

저처럼 영어 잘 못하시는 분들도 쉽게 이용하실 수 있으니

꼭 참고하세요.

 

둘째 에어비앤비 호스트가 부부이거나 여자분일 것.

독채를 빌린다면 호스트의 성별이 상관없지만

방 하나 즉 개인실을 빌리고 욕실이나 주방을 공동 사용한다면

신경쓰이는 일이지요.

가급적이면 동성의 호스트를 선택하는 것이 저는 마음이 편하더라고요.

 

세째 관광지로부터 많이 멀지 않거나 이동이 편리할 것.

하루 종일 여행하느라 피곤한데 다시 숙소까지 먼 길을 가야한다는 건 좀...

 

네째 내 예산에 맞을 것.

예약 조건에서 처음부터 가격 필터를 설정하면 내 예산에 맞는 곳 찾기가 수월해요.

 

다섯째 환불 규정이 유연할 것.

호스트에 따라서는 전날까지만 취소해도 전부 환불해주는 경우도 있지만

30일 이내에는 아예 환불 신청이 불가한 곳도 있으니

미리 규정을 잘 봐야해요.

물론, 예약은 약속이니 가급적 환불하지 않는 것이 좋지만

사람 일이라는 게 또 알 수 없는 거니까요.

 

이런 기준에 의해 2-3곳 정도 후보를 압축한 후

예약에 앞서 궁금한 내용을 적어

호스트에게 메시지를 보냅니다.

저는 번역앱 "파파고" 도움을 받았어요.ㅎㅎ

 

이번 여행에서

제가 호스트에게 반드시 물어봐야 했던 것이 바로 체크인 시간인데요

파리에서 마지막 비행기이다 보니

에든버러 공항에 10시 30분이나 되어야 도착하더라고요.

짐 수속에 시내에 가는 시간까지 계산해보면

거의 자정이 다 되어서 "남의 집"에 도착한다는 건데

호스트에 따라서는 늦은 시각 체크인이 불가한 경우가 있기 때문에

반드시 확인해봐야해요.

실제로 저도 이번에 3명의 호스트에게 체크인 시간을 물어봤는데

그 중 한 사람은 정중히 거절하더라고요.

물론, 호스트 소개에 보면 체크인 시간에 대해 규정해 놓았지만

호스트에 따라서는

규정 보다 늦어져도 상관없다는 답장을 주더라고요.

또 하나 확인해야 할 것이 바로

체크 아웃 이후 짐 보관 가능 여부예요. 

대개의 에어비앤비는 오전 10시나 11시까지는 체크 아웃을 요구하는데

만약 저희처럼 다음 목적지로 가는 비행기가 오후 늦게 있다면

그 짐을 들고 다닐 수는 없으니까 맡길 곳이 필요한 거죠.

 

그렇게 해서 메시지가 오고 가다보면 대충 느낌이 오더라고요.

문자로 오가는 메시지이니

좋은 사람인지 나쁜 사람인지까지는 알 수 없지만

최소한 호스트로서의 책임감은 있구나하는 느낌이요.

뭐 어디까지나 느낌이니까 직접 가보고 만나봐야 아는거지만요~

 

아무튼 그렇게 인사와 문의 사항 등에 대해

대여섯번 정도의 메시지가 오고간 후

에든버러의 에어비앤비 개인실 2박을 최종적으로 예약 완료했어요.

 

호텔 예약에 비해 절차가 복잡다단하지만

이렇게 하나씩 하나씩 여행 준비를 하는 것도

여행이 주는 즐거움이니까

최대한 즐겨봐야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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